“해본 적 없어? 견뎌봐. 금방 좋아질 거야.” SL 그룹의 후계자 서무경 전무. 여태껏 여자니 사랑이니 전부 인생 낭비일 뿐이라 여겼는데, 한순간의 충동으로 최유연을 품고 나서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눈을 뜨게 된다. 남자도, 경험도 무경과의 그날 밤이 처음이었던 유연은 그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하지만 제 몸만 탐닉하는 남자에게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었다. “남들 다 하는 결혼 그거, 저도 꼭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 만나려고요.” 그래서 그를 떠났다. “네가 나랑 붙어먹고, 할 거 다 한 걸 그놈이 알면 어떻게 될까.” 처음엔 저를 벗어난다는 유연이 같잖았다. 그러다 점점 차갑게, 매정하게 돌아서는 그녀를 볼수록 인정하게 되었다. 그토록 욕망했던 그녀가 없으면 이제는 안 될 것 같다고. 이토록 죽을 만큼 괴롭고 아픈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게요. 원하신다면.” 강국그룹의 유력 후계자, 이제헌 전무. 그의 목표는 사생아인 자신을 멸시하던 이들을 밟고 정점에 올라 강국을 손에 쥐는 것이었다. 그런 그를 돕겠다고 나타난 여자, 한유정이 거래를 요구했다. “저랑 거래하시면 후회 없으실 거예요.” 그날 제헌이 단 한 번 내어준 틈으로 비집고 들어와 깊이 박혀버린 유정. 그리고 그가 그녀의 모든 걸 가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을 때 유정은 그를 버렸다. “이혼해주세요. 우리 계약서에 쓴 날짜보다 더 빨리.”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입술로, 그를 위해 울어주던 눈으로, 안겼던 온몸으로 이별을 말했다. 그런데, 다시 유정의 앞에 나타난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숨겨야 했던 아이의 존재까지. “말했을 텐데. 네 발목을 부러트려서라도 옆에 두겠다고.” 그리고 다시 유정을 향한 거침없는 소유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결혼에 걸고 싶은 조건이라도 있습니까?”결혼은 우습지도 않은 거래로부터 시작됐다.흔히 말하는 개천용, 검사 우강훈은가세가 기운 집안을 일으켜 주는 것을 조건으로성강그룹 장녀 윤홍주와의 계약 결혼 제안을 받아들인다.“스킨십은 없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이 결혼이 필요한 건 자신뿐이라 여겼었다.그래서 쉬웠다.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살필 필요 없이멋대로 주무르는 일은. 그런데.“배우고 싶어요. 진짜 부부가 침대에서 하는 거.”결혼이 절실했던 건 그뿐만이 아닌 것 같다.“이러는 이유가 뭔데.”“좋아해요. 검사님을.”“…….”“그래서 안기고 싶어요.”계약 결혼 기간은 3년.필요하에 한 결혼이니 필요한 것만 취하고떨어져 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생각지 못한, '윤홍주'라는 변수가 자꾸만 그를 흔든다.그가, 얼마나 질 나쁜 남편인 줄도 모르고.
“내가 너 같은 여자를 사랑했다고? 기억나게 해봐. 내 위에 올라타서.” 혼인 신고를 약속한 날, 교통사고를 당한 연인 김진헌의 기억 속에서 지은수는 깨끗이 사라졌다. 제발 우리 사랑을 기억해달라고, 배에 품은 아기를 위해 빌고 또 빌었건만. 돌아오는 것은 비참한 무시와 가시 돋친 말뿐이었다. 그러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을 잃고 절망의 바닥을 보고서야 진헌을 체념했다. 그에게 달라붙은 미련까지 겨우 힘겹게 지웠는데. “그쪽이 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게 해줘야겠어.” 2년 후. 갑자기 나타난 그가 은수를 다시 휘젓는다. 옛사랑을 떠올리기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그의 필요 때문에. “성심껏 협조해. 물론, 필요하다면 몸까지.” “뭐, 뭐라고요······?” “연인이었다면서.” 충동에 못 이긴 그의 커다란 손이 은수의 입술을 지분거렸다. “그럼 그 짓도 죽도록 했을 거 아닌가. 당연히 똑같이 해야지.” 확 끌어당긴 손길에 맞붙은 단단한 몸체가 아찔했다.
서한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인 다정.충동적으로 병원 재단 대표 태경과 밤을 보내 버렸다.“실수…… 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잊어주시면-.”“재미있네, 유다정 선생.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그의 눈매가 어쩐지 번득이는 것 같다면, 착각일까.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태경이 다름 아닌 적자투성이 소아청소년과를 퇴출시키려는 사람이라는 것.제대로 응급 상황이었다.***그런데 이 남자,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나는 무엇이든 시작하면 절대 안 멈춰. 한번 문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놔.”그렇게 경고를 날리더니.“나 잘합니다. 키스.”“대표님, 저는……!”“서로를 알아가는 단계. 그런 진부한 거 해보자고.”직구로 던지는 플러팅이 자꾸만 다정을 흔들어댄다.분명 저 남자는 소아청소년과를 없애러 온 적인데.어째서 속절없이 빠져드는 걸까?
“이제 나쁜 짓은 나하고만 해. 네 약혼자가 아니라.” 저주를 달고 태어난 서경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운명이었다. 인생을 짓밟는 가족에게도, 대놓고 부정을 저지르는 약혼자에게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체념하려는 순간, 한 남자가 나타났다. “나는 충분히 알려준 것 같은데. 너한테 무슨 마음을 품었는지.” 이복동생의 결혼 상대. 남몰래 동경하던 오빠 친구. 그리고······ 제 비밀을 알아버린 남자, 차교현. “자는 것뿐일까. 더한 짓들도 하고 싶어.” 상처와 충격으로 얼룩진 어느 밤, 서경은 가족들에게 복수를 꿈꾸며 그에게 안겼다. 처음 해 본 나쁜 짓이었다. *** “이제 이런 이상한 관계는 그만하고 싶어요.” 일탈은 한 번으로 족했다. 나쁜 짓은 끊으면 그만이었다. 무엇보다, 완벽한 남자에게 저주받은 사생아 따위는 어울리지 않았다. “대표님도 나하고 자봤으니 된 거 아닌가요?” 그래서 그의 욕망을 외면했건만. “넌 나와 가볍게 놀아보고 싶었다는 결론이군. 그럼 계속 그렇게 가볍게 남아.” 교현은 이 나쁜 짓을 끝낼 마음이 없었다. “함부로 판단하지 마. 내 처음이 언제일 줄 알고.”
서한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인 다정. 충동적으로 병원 재단 대표 태경과 밤을 보내 버렸다. “실수…… 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잊어주시면-.” “재미있네, 유다정 선생.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 그의 눈매가 어쩐지 번득이는 것 같다면, 착각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태경이 다름 아닌 적자투성이 소아청소년과를 퇴출시키려는 사람이라는 것. 제대로 응급 상황이었다. *** 그런데 이 남자,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나는 무엇이든 시작하면 절대 안 멈춰. 한번 문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놔.” 그렇게 경고를 날리더니. “나 잘합니다. 키스.” “대표님, 저는……!”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 그런 진부한 거 해보자고.” 직구로 던지는 플러팅이 자꾸만 다정을 흔들어댄다. 분명 저 남자는 소아청소년과를 없애러 온 적인데. 어째서 속절없이 빠져드는 걸까?
“침대에서 뒹굴 때는 오빠라고 잘도 부르더니.” 3년 전 하룻밤으로 끝난 후배가 동료 검사로 나타났다. “날 먹고 말도 없이 튄 건 그쪽이야. 채유민 선배님.” 그때의 불순한 모습 그대로. “그땐······ 사정이 있었어요.” “꽤 많았지. 세 번? 네 번?” 금욕적인 얼굴로 야릇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것도 여전했다. 결코 달갑지 않은 재회였다. 그런데. “해명은 다 했고. 그럼 다음에는 물어보고 할게. 뽀뽀든, 키스든.” “너 나한테 물렸어. 채유민.” 아무리 선을 긋고, 밀어내도 곧게 직진하는 이 불순한 남자를 막을 수 없다.
“파혼? 오빠 바쁜데 꼭 지금 그래야 하나. 다음에 이야기해.” 차준경은 그런 남자였다. 약혼녀인 자신의 파혼 통보를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차가운 남자. “나 다른 남자 생겼어요. 이제 오빠 안 좋아해.” “그래. 놀 만큼 놀다 와. 필요하면 카드 가져가고.” 약혼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 해도 오만을 부리는 남자. 잡은 물고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꺾어온 꽃에 물을 주지 않는 남자. 10년째 저만 바라보는 윤해수를 두고,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나쁜 남자. 그래서 윤해수는 파혼으로 제 지독한 짝사랑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차준경 감시카메라, 차준경 스토커, 차준경의 애완견. 그 모든 수식어들도 깔끔하게 지울 생각이었다. 그런데 파혼을 통보한 후부터 그가 이상해졌다. “윤해수가 여자로 보여. 갑자기.” “…….” “네가 내 몸에 10년 만에 시동을 걸었으니까 운전도 네가 해.” 얼굴 한 번만 보여달라 조르고, 자꾸만 따라다니며 성가시게 굴더니. 꼭 예전의 해수처럼, 이유 모를 직진까지 한다. “먹을 땐 맛있었지? 혹시라도 먹고 튈 생각은 마.” 심지어는 홀린 듯이 하룻밤을 보내고 오빠의 뜨거운 품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과연, 무사히 파혼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