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출신의 금산 재단 장학생. 여기에 더해 채가연을 수식하는 단어는 ‘빚’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부모가 떠넘긴 막대한 빚은 가연의 하루하루를 짓눌러 갔다. 그런데…… “후원해 주고, 기회를 주면. 할 수 있나?” “……네?” 젊은 나이에 교수로 부임한 권인호. 그의 호의, 혹은 관심은 가연에게 기대를 심어 주었다. 게다가 그가 준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교수님. 아, 아니 작가님.” “네.” “……그냥 작가님이 좋은 것 같아요.” 절대로 알 수 없었을 것 같던 감정까지…….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그에게 속절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강당에서 혼자 축구 연습을 하는 하준에게 반한 수아는 조심스럽게 고백을 했지만 그 용기가 닿은 건 차하준이 아니라 웬 낯선 남자였다. “좋아한다고요.” “하준이를?” 첫 번째 고백, 실패. “나 오빠 좋아해요!” “……너 민망할까 봐 자는 척하는 중이었는데.” 두 번째 고백, 실패. “……오빠! 나 오빠 좋아해요!” “못 들은 거로 해 줄게.” 세 번째 고백, 실패.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고백은 하준에게 닿았지만 거절당하고 말았다. 세 번의 도전과 한 번의 시작은 꽃을 피워 보지도 못한 채 져 버리고 말았다. “너 나한테 고백 세 번 했잖아. 두 번 더 해야 공평하지. 두 번 안에 차하준 싫어질 수 있게 도와줄게.” 내 고백을 세 번이나 가져가 버린 남자, 임도영. 충동적인 감정으로 그가 내민 손을 덥석 잡았지만 이 남자, 믿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