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만 생각하면서 막 살아 볼 거야."드디어 지긋지긋한 대출을 모두 갚은 날,엄마와 여동생의 사치를 수습하느라 청춘을 보낸 유진서에게 돌아온 건당연하다는 듯 이어지는 또 다른 대출 요구였다.이제는 나만을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난생처음으로 한껏 여유를 즐기던 중호텔 라운지바에서 패륜아라 손가락질받는 TE그룹 장남 태현우를 만나고,“당신도 내가 독해 보여?”잔뜩 가시를 세우는 그를 위로하다가 충동적인 제안을 건넨다.“방에 와인 있는데, 마실래요?”다음 아침 진서는 멋진 하루를 보내는 건 딱 한 번뿐이라 선을 긋고 떠나 버리고,얼마 지나지 않아 현우는 T.F팀 팀장이 되어 진서의 앞에 나타나는데...
여자라서 안 돼! 아카데미를 다니는 것도, 프로벤으로 가서 정착하는 것도, 잘하는 것을 뽐내는 것도. 헬레나 루비아니, 지긋지긋한 노블 제국 탈출 계획을 세우다. 결혼해서 찬밥 되기! 남편의 외면과 무관심으로 외로운 헬레나는 슬픔을 안고 자유와 낭만이 있는 곳, 여자가 존중받고 세상을 배울 수 있는 곳, 프로벤으로 가다! 그럼, 날 거들떠도 안 볼 남자를 찾아보자! 첫 번째 후보, 지오르 데 파르네. 제국 유일의 공작. 늘 무관심과 냉정함을 장착한 그에게 어차피 치러야할 결혼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게 해주고 탈출한다. 두 번째 후보, 장자스 콜만. 제국 최고의 부호. 그러나 평민이라는 이유로 제 돈을 물쓰듯이 하는 귀족들과 황제에게 천대받는 그에게 귀족 작위를 주고 탈출한다. 자, 이제 남편감을 사냥하러 가보자!
그때, 내 손목을 부러뜨려야 했다.왜 네가 뭐라고 그 결혼을…… 이 꼴을 보려 한 짓이냐?베르나는 제 손바닥 위에 얌전히 놓인 황제의 친서를 망연히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그 나쁜, 아니 못된, 아니 악마 같은, 세상의 모든 사악한 말을 늘어놓아도 부족한 키센과 결혼하라니.그래,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자.그와 결혼해 말라 죽나 지금 죽나 뭐가 다르겠나.에잇!베르나는 제 혀를 깨물려다 말고 얼음처럼 굳었다.내가 죽으면?우리 불쌍한 아일라가 그 인간하고 결혼하게 되는 건가?그건 안 되지. 그건 못하지. 그러면 차라리 내가 키센을 죽이고 말지.고개를 축 늘어뜨린 베르나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입 하나 줄인다고 생각하자!나 하나 줄면 조금은 더 여유가 생기지 않겠는가?그래도 명색이 후작 부인인데 품위 유지비도 있을 테니 약간만 떼어다 집에 보낼 수도 있고.데뷔탕트도 못 해 본 아일라에게 후작 형부가 있다면 신세가 달라질 거야.맞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베르나의 턱이 점점 치켜 올라갔다.나쁘지만은 않을 거야.스스로를 위안하며 베르나는 결심했다.아무튼 열심히 살아보겠어!이대로 꺾이지도 주저앉지도 않을 거야.보란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