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꽤 뜨거웠는데. 밤새. 이곳 내 방에서.” 늪과 같은 현실에서 살아남으려 허우적대던 여자 정하은. 충동적인 일탈의 밤 이후, 이직한 곳에서 잊을 수 없는 그 남자 이서준과 다시 조우하게 된다. “우리, 낮도 밤도 모두 잘 맞는 것 같은데……. 나와 만나보는 건 어떻습니까?” 너무나도 쉽게 입 밖으로 흘러나온 그의 말은 하은의 마음을 휘저었다. “잘 생각해봐요, 정하은 씨. 원한다면 다른 것도 줄 수 있고.” “실수였어요. 더는 그럴 일 없을 거예요. 그날 일, 잊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에게 이끌리면서도 밀어내던 하은은 감당할 수 없는 빚에 결국 서준에게 향한다. “당신이 말한 그 제안… 아직 유효한가요? 아니면 그새 마음이 변했나요?” “설마, 그럴 리가.” 바짝 가까워진 상대방의 호흡이 서로의 입술에 닿았다.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고, 가질 수 없지만 가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이혼해요, 우리.” 은지연 서른의 봄, 첫사랑이자 3년간 남편이었던 차민우에게 이혼을 말한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환경, 그리고 새로운 남자. 사랑이란 아픔이라고만 알고 있는 지연에게 직진하는 이강현. 아직 새로운 사랑에 마음을 열기 힘든 그녀를 파고드는 달콤한 이 남자. * “지금 당신에게 키스해도 되나요?” “지연 씨, 지금 취한 것 같은데 내일 일어나면 지금을 후회할지도 몰라요.” 그의 말에 지연이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저 취하지 않았어요. 취한 척하는 거예요.” 어느새 그의 달콤함에 젖어 시작된 지연의 도발. “부디 이 순간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강현의 손이 그런 지연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감싸 끌어당겼고, 천천히 얼굴을 그녀에게로 내렸다. ‘난…… 난 이런 키스는 몰라.’ 좀 더 짙은 그들의 시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