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애플망고
유애플망고
평균평점
뜨겁게 집어삼키는

“나한테서 도망치니까 살 만해?” 해서의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정혁에게서 도망친 지 오 개월. 그가 완전히 자신을 잊었을 거라 단정했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 사이에 공백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불쑥 다시 해서의 삶으로 들어왔다.  “허락도 없이 멋대로 내 아이를 품고 도망쳐 놓고, 상관이 없으시다.” “당신 아이, 아니에요.” “넌 거짓말을 너무 못해.” 그가 당장이라도 입을 맞출 것처럼 얼굴을 바짝 붙이며 웃었다.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내 아이가 아니라고 하면,”  맞닿은 입술 표면이 간질거렸다. 민정혁이라는 늪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오만한 착각이었다.  그는 기어코 해서를 가장 깊고 위험한 늪의 한 가운데로 이끌었다. “내가 속아 줄 줄 알았어?”

너를 잔인하게 망가뜨리는 방법

“결혼이 싫으면 연애부터 시작해요. 몸부터 맞추면 그다음은 수월하지 않겠어?”동경 호텔 사장이자 최건도의 아들인 최태하.동경 그룹 최건도 회장의 내연녀였던 송연주.두 사람의 맞선이 성사되었다.“저는 송연주라고 합니다.”저 얼굴로 아버지를 홀렸던 건가 싶을 정도로 실제로 본 송연주는 웬만한 배우보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속내는 누구보다 영악하고 속물인 여자.송연주는 예상과 달리 결혼을 원치 않는다며 태하를 밀어낸다. 그러나 태하는 송연주를 순순히 놓아줄 생각이 없다.제 손으로 철저하게 송연주를 망가뜨리겠다 다짐했으니까.“내가 이런 관계에 서툴러.”그래서 태하는 기꺼이 그녀를 사랑하기로 한다.“알려줘요.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최태하가 송연주의 전부가 되는 그날,“나 진심이에요. 당신한테 다 갖다 바칠 수 있다는 말.”송연주를 가장 잔인하게 망가트리기 위해.

나쁜 수작

“아이를 낳으면 이혼해 주지.” 남아 있는 계약 결혼 기간 2년을 더 버티거나, 아이를 낳거나. 강우가 내민 선택지는 두 개밖에 없었다. 애써 표정을 관리하려는 인아를 앞에 두고, 강우는 열어 보지도 않은 서류 봉투를 그대로 찢어 버렸다. “장사판에 후한 건 없어, 인아야.” * * * “강우 씨한테는 나보다 당신이 어울리는 거 같아요.” 불륜녀라며 욕이라도 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잘 어울린다며 수긍하는 말에 선빈의 얼굴이 조금 더 일그러졌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꼭 도강우 씨 아내가 돼요.” 민선빈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이었다. 어쩌면 이 판에서 자신을 끄집어내 줄 수 있는 사람, 완강한 강우의 마음을 돌리고 이혼을 성사시켜 줄 유일한 키. 그건 민선빈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