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크르.
쉬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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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욕망

“그럴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라. 머리 빈 아내 맞이하기 쪽팔리니까.” 하준은 정략 결혼한다고 좋아하는 천방지축 열일곱 살 꼬맹이에게 나와 어울릴만한 여자가 되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6년 후 그녀가 어엿한 숙녀가 되어 돌아왔다. “오랜만이네요. 하준 오빠. 설마, 못 알아보는 거 아니죠? 저 서아예요. 한서아.” 자신과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수줍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녀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숨을 꾹 참고 손끝만 스쳐도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여전했다. 하준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어 결혼을 5년이나 앞당겼다. 그런데 뭐? 남몰래 이혼을 준비하고 있어? 하준의 마음속 깊이 묻어둔 욕망이 화염처럼 들끓어 올랐다. “날 원망해도 돼. 미워해도 돼. 내가 너한테 했던 모진 행동들 다 갚아도 돼. 대신 내 옆에서 해.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