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라이징 PD 윤이진. 최연소 입사, 최단기간 PD 승진, 잘나가는 연하 연예인 남자친구까지. 부러울 것 없던 삶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삶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삶은 전복되어버렸고, 이진은 바다 짠내 그득한 이곳, 강원도로 쫓겨왔다. 더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생각할 때쯤, 그가 나타났다. 오지랖이 넓은 남자. 다정한 남자. 아니 잘생긴 남자. 다시 서울로 가려면 저 남자가 꼭 필요하다. 이용만 하려고 했는데, 자꾸 밀어내도 직진하는 이 남자가 자꾸 마음에 들어앉는다. “그런데 있잖아. 한 가지는 알겠더라고.” “뭘?” “내 마음.” 연준이 힘주어 말을 이었다. “내가 널 좋아하더라고.” 그를 만나고 오면 셔츠에 복숭아 향이 향수처럼 남아 있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그의 사랑을 거부할 수 없을 거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