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박한 운명으로 인해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은 어린 하무는 스무 살이 되던 해 또래의 괴롭힘으로 산 중턱 비탈길에서 굴러 정신을 잃고 만다. 안개 속에서 눈을 뜬 하무가 발견한 곳은 호랑이 문양이 그려진 대저택이었다. 다행히 저택의 어르신과 기묘하게 생긴 식구들은 하무를 반기지만 어째서인지 차남 고신은 인간인 하무를 탐탁지 않아 하는데…. “…나가라고 한 적 없어.” 하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전신의 솜털이 일제히 곧추섰다. 침상 위에 있을 거라 믿은 사내는 온데간데없었다. 두 번 세 번을 다시 보아도 침상을 차지한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호, 호, 호…!” 금빛 눈동자가 영발하는, 그것은 호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