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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사형입니다

‘본받을 것 없는 사형의 곁에 어느 사제가 남아 있겠느냐.’ 쓰레기 같은 삶이었다. 하나뿐인 사제, ‘우사’에게 ‘사형다운 사형’이 되고 싶단 소원은 이루지 못했고, 우사와 늘 비교되는 일상에 열등감만 켜켜이 쌓였다. 그렇게 흘려보낸 세월의 끝에서 결국 나는 혼자 남겨졌다. 스승님은 죽기 전에 나를 부르지 않았고, 사제는 일방적으로 절연을 통보했다. 그 끝에서 우사가 내 목에 겨눈 건 무엇인가. 깊은 절망 속에서 다시 눈을 떴을 땐 16살, 우횡산에서 수학하던 시절이었다. 다시 시작된 기회인가, 아니면 그저 인과의 이어짐인가. “우사, 다음에 보면 그땐… 널 죽일 거다.” *본문 내 일부 한자어 뜻풀이는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인용했습니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hhh : 헌신, 희생, 호흡

유골함에서 나와 마주한 바깥은 내가 죽은 후로부터 몇십 년 뒤의 미래였다. 이제라도 나를 죽인 자들한테 복수하고 싶은데, 어떡하지. 나도 모르는 새에 벌써 구원받고 있다. ―나를 죽인 남자의 손자한테. “좋아해.” 머리 위로 고백이 떨어진다. “좋아해, 청호야.” 마치 별똥별처럼. “정말 좋아해.” 이 반짝이는 고백들에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