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S급 에스퍼 서수현. 누구나 정신이 나간다는 각성 순간에조차 이성을 유지한 그는, 비행기의 추락을 막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원은 그 순간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자, 수현에게 첫 가이딩을 해 준 가이드였다. 그의 가이드가 되고 싶다. 아니, 될 것 같다. 지원은 운명처럼 직감했지만…. “동거하겠다고 선언하기 전에 저와 상의할 수는 없었습니까?” “연락도 안 받는 에스퍼님과 무슨 상의를 어떻게 해요? 양심도 없으신가?” 지원을 비웃듯 모두에게 깍듯한 수현이 그에게만 유독 냉랭하다. 어디서부터 꼬였는지도 알 수 없는 관계. 다정했던 수현은 이제 없지만 지원은 그의 전담 가이드가 된다. 서수현의 목숨이 위험하니까. “혹시… 첫 키스였어요?” “…….” 10년. 긴 시간, 손만 잡는 가이딩을 고수한 게 무색하게 저 스스로 손을 뻗어 직접 그은 선을 넘어 버린 지원. 단지 수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일까? “혹시 좋아하는 사람 없어요? 내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이야기 들었나? 최근에 소환된 겁쟁이 용사. 황궁에서 도망쳤다면서?” 난데없이 소환당해 이세계의 용사가 된 성연은 징그러운 마물과 황궁 사람들의 핍박에 못 이겨 도망친다. 소문의 천재 마법사 ‘이나스’에게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그 열매 되게 떫었죠? 근데, 제가! 진짜 달고 맛있게 만들 수 있거든요? 정말이에요! 저 요리 잘하거든요!” “…달고 맛있게 만들어? 어떻게?” 천재 마법사를 밥으로 꼬셔 버리겠다! …근데 이 사람 진짜 천재 마법사 맞아? 생활 능력 빵점에 만사가 귀찮은 이 사람이? “성연 거 안 먹었어…. 기다렸어, 나. 진짜야….” “제 거 안 드셨다고요…? 이상하다. 저 두 입밖에 안 먹었는데… 왜 이렇게 남은 양이 적지?” 왜 내가 이 집에서 요리하고 집 치우고 있는 건데?! “내가 성연을 용사로 만들어 줄게.” 대체 왜 내가 용사가 되어야 하는 건데…! 얼빠 겁쟁이 용사와 미남 사차원 천재 마법사의 우당탕탕 한집 생활기!
태권도 국가 대표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어 있던 열여덟. 승승장구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원의 미래는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어그러진다. 8년 후.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얕은 희망마저 잃어버린 영원. 새벽녘 질주하는 트럭에 치이고 만다. 그대로 즉사해 저승에 온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아니, 누구세요? 그보다, 아, 여기가 어디야….” “도련님. 술이 아직도 안 깨신 거예요?” 웬걸. 소설 〈EX급 헌터의 평화로운 일상〉 속 동명의 인물 ‘윤영원’에게 빙의했단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통칭 ‘익스급’의 윤영원. ‘무늬만 S급’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이 등급만 높은 헌터. 주인공 옆에서 깝죽거리다가 프롤로그에서 허망하게 죽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 “사지 멀쩡한 몸이 있는데,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지.” 꿈인가? 꿈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프롤로그에서 사망하는 엑스트라로 빙의했음을 안 순간부터 영원이 할 일은 하나였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유로운 몸을 누리기 위해 살아남는 것. 강해지자. 그리고 주인공을 피하자. 원래 사건·사고란 주인공 옆에서 일어나는 법이니까. 그러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말 좀 그만 걸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아…. 그 말 내가 꼭 하고 싶었는데. 반대로 들으니까 새롭네요?” 원작 속 한해성은 윤영원에게 전혀 관심 없으므로 수월할 줄 알았는데. “너무 차가워진 거 아니에요? 나에 대한 애정이 식었어요, 형?” “…뭐라는 거야.” 그런데 왜. “오늘따라 형 되게 멋있어 보이네요.” “하….” 도대체 왜. “형이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요. 막상 부르니까 싫어요?” “예. 싫어요.” “사람이 어떻게 한순간에 변해요….” 한해성이 이딴 개소리를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게 된 걸까?
#처절하게반성하공 #수빼곤다쉬웠공 #후회하며완전변하공 #이기적이공 #스토커수 #자낮수 #각성했수 다정한 그 한마디에, 옆집 남자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형을 편애하고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님과 함께 살기 싫어 혼자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는 은오는 최근 한 남자를 스토킹하고 있다. 상대는 바로 자신의 옆집에 사는 남자, 서선우. 선우가 은오에게 건넨 다정한 말 한마디를 계기로 은오는 그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는 은오는 자신의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선우의 발소리를 듣고, 샤워 소리를 듣는 등 '선우에게 피해 주지 않는 스토킹'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선우를 향한 마음이 커지면서 은오는 그런 행위만으로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래 선우를 기다리던 은오에게 다가온 선우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네는데...?[미리보기]죄를 지어 쫓기는 사람처럼 은오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다행히 은오가 도망칠 필요는 없었다. 고요하던 복도에서 다시금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이쪽에 가까워졌다면 경계했을 테지만, 걸음은 멀어지고 있었다. 걸음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그리고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1층을 눌렀다는 안내 음성이 금방 이어졌다. 은오는 몸을 웅크린 채 여러 의문을 생각하느라 바빴다. 집에 가려다 말고 어딜 가는 거지? 뭘 사러 가는 걸까? 들어오려다가 생각이 난 건가. 아예 외출을 하는 거면 보통 차를 끌고 나가니 지하로 갔을 테다. 근데 뭘 사러 가는 거지? 아니면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려고? 빨리 돌아올까? 늦을까?물론 아무리 생각해 본다고 해도 자신은 선우가 아니니 알 수 없다. 은오가 지금 확신할 수 있는 건, 그저 뒷모습만 조금 가까이서 보려고 했던 이 사소한 계획마저 실패했다는 것이다.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사람이 남지 않은 복도가 금방 고요해졌다. 곧 한껏 시무룩해진 은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시 꺼져 있던 센서등이 켜지자, 은오가 얼굴을 왈칵 일그러트린다. 선우가 올 때까지 좀 더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맥이 빠졌다. 그 마음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금방 이어졌다.“…….”은오는 곧 비상구 밖으로 나와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딱 그쯤, 그러니까 제 등 뒤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함께 들려오던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은오는 일순 걸음을 멈췄다. 제 발걸음과 겹쳐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발걸음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당혹스러움에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럼에도 은오는 막상 뒤돌아보지는 못했다. 제게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무척이나 익숙하다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여은오.”“헉.”그렇게 잠시간 일었던 침묵은 결국 은오가 아닌 다른 이가 깼다. 역시나 발걸음 소리는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지금 은오의 뒤에 사람이, 그러니까 서선우가 있었다.하지만 그를 깨달았으면서도 은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맞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달음박질쳤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여기에 숨어 있었다는 걸 들켰다는 당혹감이 더 컸다. 무어라고 변명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기만 하다.그사이, 몇 걸음은 떨어져 있던 선우가 은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가까워지는 소리에도 은오는 제자리에 박힌 사람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이내, 선우가 은오의 앞에 섰다. 은오가 좋아하는 부드러이 웃는 낯이었다.“어디 가요?”“……아, 지, 집에…….”은오가 겨우 한 대답에 선우가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나 금방 미간이 구겨지고 만다.“나 기다려놓고 얼굴도 안 보고요?”“…네?”“너, 나 기다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