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테이프가 고대 유물로 여겨지는 시대. 늘 푸르렀던 행성을 저버리고 새로운 개척지로 떠나왔다. 누구의 것도 아닌 드넓은 우주가 바로 그곳이었다. [……어느 종족이지?] 뿌리내릴 모성을 찾아 영원히 우주를 유람하는 바닐족. 죽는 순간까지 머나먼 푸른 고향을 그리던 지구인이 바닐족의 마지막 전사, 모티마에게 오랜 꿈을 건넸을 때. “……돌아가야 해. ……가……되더라도……지구에…….” [약속은 지키겠다.] 운명처럼 긴 밤은 깨어지고 복수의 화신이 눈을 떴다. 누이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그는 지구인 에스더의 가죽을 쓰고 우주 연합에 잠입하려 하는데. “반우주 연합 함선, ‘칼리아’에 탄 걸 환영해.” 뜻하지 않게 ‘적의 적’인 반우주 연합에 납치되어 버렸다. 감성 풍부한 에스더의 모습으로 칼리아호 선원들과 어울리면서 오직 목적만을 담아야 할 머릿속은 점점 엉망이 되어 가는데……. “나는 ‘에스더’일까. 아니면 ‘모티마’일까.” 별의 노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