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신청 거절하는 방법.] ㅈㄱㄴ. 저는 싫은데 자꾸 친한 척을 해요. 어떻게 떨구죠? 내공 100 겁니다. ↳ 그렇게 싫으면 그냥 다른 애들 앞에서 공개처형 하셈. 좋게 해서 안 된다는데 별 수 있나. ↳↳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죠? 신고합니다. “젠장!” 어디서 별 거지 같은 답변을 달고 있어? *** 환생한 세계가 알고 보니 BL 소설이었다. 어쩐지 삼X도 엘X도 비X코인도 안 보이더라니…. 좌절된 주식 부자의 꿈이 눈에 아른거렸다. 이렇게 된 거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서 영재 타이틀이나 먹어야겠다. 외쳐! 이번 생은 기필코 건물주! “유아는 내가 싫, 시러?" 그런데 원작의 메인수가 자꾸 친한 척을 한다. 물론 메인수가 이국적인 생김새 때문에 유치원에서 겉돌고 있긴 하지만. 그걸 보다 못해 뒤에서 슬쩍 몇 번 챙겨 주긴 했지만! 무시하자. 엮이는 건 싫었다. 원래 주인공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법. 저 삼등신 강낭콩은 메인공을 만나기 전까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소꿉놀이를 하고, 다른 애들의 수군거림을 견뎌야, “흐어엉… 엄마… 애들이 나, 나 안 좋, 조와해애… 나랑 같, 가치 밥도 안, 안 먹고오…! 소꿉놀이도 안 끼, 끼워… 흐아앙!!” “…같이 놀이터 갈래?” …하지만 유치원 졸업할 때까지만 놀아 주도록 하자. 초등학교 입학도 안 한 꼬꼬마들이 친해져 봐야 뭐 얼마나 친해지겠어? 전생에 친구가 없던 탓에 안일한 생각을 한 것. 그것이 바로 배유아의 업보였다.
대학교 추가합격 전화를 받다 말고 빙의 당했다. 하필이면 전날 읽다 중도 하차한 무협 소설, 그것도 사형인 주인공에게 쓱싹 당해 일찌감치 명을 달리하는 허접한 흑막의 어린 시절이었다. …근데 이제 불우하다 못 해 천애 고아에 길거리 거지인. 아, 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이게 인생이냐….’ 그런 생각을 하며 기력 없이 누워 다른 거지들에게 얻어맞고 있을 때였다. 원작대로 어디선가 나타난 주인공의 스승이 같이 가지 않겠냐며 냥줍, 아니 인줍을 시전해 왔다. "함께 가겠느냐?“ 내가 미쳤냐, 미래에 친히 모가지 따줄 놈이 있는 곳을 제 발로 기어들어 가게? "…좋아요! 너무 좋아요!“ -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거지 생활이었다. 쥐 죽은 듯 얌전히 살다 어느 정도 크면 하산해야지. *** ‘근데 왜 이렇게 됐냐.’ 그저 데드 플래그만은 피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거 아무래도 소설 장르가 수상하다. "제 몸만 한 바위 하나 맨손으로 못 부수는 허약한 놈이 무슨 밥을 지어? 그거 이리 내고 저거나 처먹어.” 제가 사형이라며 텃세 부리고 괴롭힐 땐 언제고 갑자기 개과천선한 주인공에, “너만 괜찮다면 다음엔 더 좋은 걸 가져올게. …그러니까 나 또 와도 돼?” 길바닥에서 다 죽어가는 거 구해줬더니 수줍은 얼굴로 고독을 내밀며 얼굴 붉히는 수상한 놈 하며, “…….”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다 위험해지면 도와주고 사라지는 자객이라니? “에- 에취!” “야!” “나, 나한테 약 있어! 일단 눕혀!” “…! ……!!” 와중에 비실한 몸뚱이 탓에 과보호만 늘어간다.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혼자 있게 놔두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