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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평점
4급 남자

흔히들 공무원을 철밥통에 고리타분한 직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 우리의 길하음 5급 사무관은 고리타분은커녕 롤러코스터보다 다이나믹한 좌천을 맛보는 중이다. 강남구청의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서울 벽촌 동장으로 발령 난 그녀. 남들은 징계성 부임이라고 손가락질한다지만, 글쎄. 우리의 길하음은 굴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여기서도 특유의 원리원칙과 강단을 고수하려 든다. 「여기 안전 사업 담당자 이름 옆에 붙은 표시는 뭐죠?」 「아, 그건. 일종의 축약어입니다.」 「축약어? SA면, SPECIAL AGENT? 외부에서 영입된 특수 전문가 뭐 그런 건가요?」 「그건 아니고…. SOCIAL AGENT입니다. 」 「소셜, 에이전트?」 「예, 사회복무요원. 그러니까, 공익입니다.」 「담당자 : 정호산 (SA)」 호산이었다.

스파이의 최후는, 결혼

인간의 감성이 가장 충만하다는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8시. 애틋한 사랑을 꿈꾸던 서유리는 5년째 짝사랑과의 숙원 사업을 드디어 끝내려던 중이었다.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 유리야. 우린, 그냥 친구로서 만난 거잖아.” “선배…?” 거하게 차인 그녀는 그와 함께 다니던 회사에서 뛰쳐나온 동시에 친구의 갑작스럽고 파격적인 취업 제안으로 경쟁사에서 도피성 산업 스파이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거기서 운명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으니. “서유리 사원한테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도 됩니까?” 어떠한 말이 필요 없는 완벽하디완벽한 존재, …이자 또라이에 집착과 직진의 아이콘인 회사 대표, 도윤제가 그녀에게 접근해 온다. 게다가 ‘사내 연애 = 무조건 결혼’이라는 사칙 또한 그녀를 압박해 온다. 스파이의 최후는 과연 결혼일까, 아니면 죽음일까? -책 속으로 “서유리 사원이 내 처음입니다.” 맞죠? 윤제의 단호한 말에 유리는 할 말을 잃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서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그녀를 일깨웠다. “다들 오해하지 마세요, 주어가 없어서 뭔가 이상하게 들리는데 이건 그러니까….” “그냥 들은 그대로 이해하면 됩니다.” ??? 유리의 말을 잘라먹은 남자가 공표하듯 말했다. “서유리 사원이 내 처음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야, 이 미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