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가 무슨 사이였죠? 나는 몇 년 전 취해서 만난 사이, 딱 그 정도로 알고 있는데.” 취해서 만난 사이. 그래. 취해서 만났고, 뜨내기 여행객으로 머물렀던…… 불완전한 사이였다. “자신 있으세요?” 툭 치면 바로 쓰러질 것같이 가냘픈 몸으로 아슬아슬하게 서서 그를 쏘아보는 갈색 눈동자가 물빛으로 반짝거렸다. “이사님이 기억하시는 것이 저의 전부라는 자신요.” “또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후회하실 거예요.” “미안하지만, 난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데.” 그의 머릿속에 자신을 각인시키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쉼 없이 이 순간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 * * - 여기……. “네? 이사님 잘 안 들려요.” - 여기, 우리 처음 만난 거긴데. 루다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오래된 그와의 추억이 머리에서 스치듯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 올래?
“우리가 배 맞추는 건 ‘내가 원할 때’ 만입니다. 알겠어요?” SG그룹의 개 같은 전무님, 차윤재. 그를 완벽하게 속여야 하는 사기 결혼에 뛰어들었다. 차영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엄마의 안위와 그녀의 자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결혼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래도 결혼할 사람인데, 확인은 한번 해 봐야죠.” “…….” “물건에 하자는 없는지.” 무례한 말들로 연신 차영을 모욕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당황하고, 곧 ‘차윤재’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데……. 그러나 차영은 몰랐다. 윤재를 사랑하게 되는 것으로 모자라, 그의 아이까지 가지게 되리란 것을.
[은수야, 보고 싶어.]어느 날, 연이 끊긴 쌍둥이 언니 은영에게서 온 빈 택배.그 상자 안에 숨겨진 쪽지가 그녀의 삶을 바꾸었다.“당신이 그 말도 안 되는 택배 같은 것을 핑계로 이은영을 찾아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주소를 따라 찾아간 집에서 맞닥뜨린 아름답고 미심쩍은 남자, 최이태.“삼백만 원을 빌리고 오천만 원을 갚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에요.”그는 할머니의 수술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채에손을 빌린 그녀를 힐난했다.“적절한 선에서 잘 해결했으니 부담 갖지 말아요.”그러더니, 그 빚을 자신이 처리했다고 통보했다.“원하는 게 뭐예요?”“잠시 동안만 이은영 씨가 되어 주십시오.”은수에게 그가 요구한 건 실종된 은영의 역할을 대행해 주는 것.그때 그의 손을 잡는 것이 아니었는데….정신을 차린 뒤는 이미 늦었다.그녀는 그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연극 안에 이은영이 되어 있었다.그리고,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속절없이 최이태에게 빠져들었다.
[은수야, 보고 싶어.]어느 날, 연이 끊긴 쌍둥이 언니 은영에게서 온 빈 택배.그 상자 안에 숨겨진 쪽지가 그녀의 삶을 바꾸었다.“당신이 그 말도 안 되는 택배 같은 것을 핑계로 이은영을 찾아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주소를 따라 찾아간 집에서 맞닥뜨린 아름답고 미심쩍은 남자, 최이태.“삼백만 원을 빌리고 오천만 원을 갚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에요.”그는 할머니의 수술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채에손을 빌린 그녀를 힐난했다.“적절한 선에서 잘 해결했으니 부담 갖지 말아요.”그러더니, 그 빚을 자신이 처리했다고 통보했다.“원하는 게 뭐예요?”“잠시 동안만 이은영 씨가 되어 주십시오.”은수에게 그가 요구한 건 실종된 은영의 역할을 대행해 주는 것.그때 그의 손을 잡는 것이 아니었는데….정신을 차린 뒤는 이미 늦었다.그녀는 그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연극 안에 이은영이 되어 있었다.그리고,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속절없이 최이태에게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