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전> [흥부전] 경판본 25장본은 [흥부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판본이며, 경판본 20장본의 모본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후기본이며, 지리적 배경은 전라도와 경상도 이도의 어름이고, 흥부와 놀부의 정확한 성 씨는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는 전북 남원의 어느 마을로 [흥부전]의 발상지를 추정하고 있다. 이 책은 경판본 25장본의 원문을 전자본 50쪽 25장 세로쓰기로 제작했으며, 원문을 기초로 한 고어본 그리고 고어본의 고어를 충실히 반영한 국역본(나종혁 흥부전 국역본)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문의 전자본, 원문의 고어본, 그리고 신뢰성 있는 국역본을 갖춘 [흥부전]의 정본이다.
<모모타로> 일본의 5대 동화로 손꼽히는 《모모타로》 이야기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옛날이야기이다. 복숭아에서 태어난 엄지손가락 크기의 모모타로는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도깨비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모험을 떠난다. 할머니가 싸준 수수경단을 가지고 개와 원숭이와 꿩과 함께 나쁜 도깨비들을 물리친 모모타로가 많은 보물을 가지고 돌아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 이야기는 세계 각국의 영웅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듯이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모모타로 이야기의 원형은 무로마치 시대 말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옛 일본의 황자였던 ‘히코이사세리히코노미코토(’키비츠히코노미코토‘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가 모모타로의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메이지 시대 이후 모모타로는 일장기 머리띠에 전쟁터에 나갈 때 입는 옷차림을 하고 깃발을 든 모습으로 그려지게 되며 동등한 동료였던 개, 원숭이, 꿩도 부하의 위치로 격하 당한다. 메이지 시대의 국가 체제에 발맞추어 주변국을 거느린 용감한 일본 제국의 상징으로 삼기 위함이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보급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모타로를 국민적 영웅으로 추대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으며, 일본의 대표 문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역시 새로 쓴 모모타로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침략적 내셔널리즘을 지적했다. 이번에 왓북에서 출간되는 《모모타로》는 오리지널 모모타로 이야기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각색한 버전의 모모타로 이야기 두 가지를 모두 수록하였다. 시대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되는 두 얼굴의 영웅 모모타로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자.
<장화홍련전> 세종조에 평안도 철산에 배무룡이라는 좌수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이 선녀로부터 꽃송이를 받는 태몽을 꾸고 장화를 낳았다. 그리고 2년 후홍련을 낳았다. 홍련이 다섯 살 때에 부인이 죽자, 좌수는 대를 잇기 위하여 허씨와 재혼하였다. 허씨는 용모가 추할 뿐 아니라 심성이 사나웠으나 곧 삼형제를 낳았다. 허씨는 아들이 생긴 뒤 전부인의 딸들을 학대하기 시작하였다. 장화가 정혼을 하게 되자, 혼수를 많이 장만하라는 좌수의 말에 재물이 축날 것이 아까워 장화를 죽이기로 흉계를 꾸며, 큰 쥐를 잡아 털을 뽑아서 장화의 이불 속에 넣었다가 꺼내어 좌수에게 보이고 장화가 부정을 저질러 낙태하였다고 속여, 아들 장쇠를 시켜 못에 빠뜨려 죽였다. 그 순간 호랑이가 나와 장쇠의 두 귀와 한 팔, 한 다리를 잘라가 장쇠는 병신이 되었다. 이에 계모는 홍련을 더욱 학대하고 죽이려 하였다. 홍련은 장쇠에게서 장화가 죽은 것을 알았고, 또 꿈에 장화가 홍련의 꿈에 나타나 원통하게 죽은 사실을 알려주자, 홍련은 장화가 죽은 못을 찾아가 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그로부터 그 못에는 밤낮으로 곡소리가 났으며, 원통하게 죽은 두 자매가 그 사연을 호소하려고 부사에게 가면 부사는 놀라서 죽었다. 이런 이상한 일 때문에 부사로 올 사람이 없었는데, 마침 정동우(鄭東佑)라는 사람이 자원하여 부사로 부임하였다. 도임 초야에 장화·홍련이 나타나 원통하게 죽은 원인과 원을 풀어줄 것을 간청하였다. 이튿날 부사는 좌수 부부를 문초한바, 장화는 낙태하여 투신자살하였고, 홍련은 행실이 부정하더니 야음을 틈타 가출하고 소식이 없으며, 장화의 낙태물이라고 증거물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사실인 것 같아, 좌수 부부를 훈방하였다. 그날 밤 꿈에 두 소저가 나타나 계모가 제시한 낙태물의 배를 갈라 보면 알 것이라 하고 사라졌다. 이튿날 부사는 다시 그 낙태물을 살피고 배를 갈라 보니 쥐똥이 나왔다. 이에 부사는 계모를 능지처참하고, 장쇠는 교수형에 처하였으며, 좌수는 훈방하였다. 그리고 못에 가서 자매의 시신을 건져 안장하고 비(碑)를 세워 혼령을 위로하였더니, 그날 밤 꿈에 두 자매가 다시 나타나 원한을 풀어 준 일을 사례하며, 앞으로 승직할 것이라 하였다. 그뒤 그 말대로 부사는 승직하여 통제사에 이르렀다. 한편, 배좌수는 윤씨를 세 번째 부인으로 맞았는데, 꿈에 두 딸이 나타나 상제가 전세에 못다한 부녀의 연분을 다시 이으라고 하였다는 말을 전하고, 윤씨부인은 꿈에 상제로부터 꽃 두 송이를 받은 태몽을 꾸고 쌍동녀를 낳아 꿈을 생각하여 장화와 홍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두 자매가 장성하여 평양의 부호 이연호의 쌍동이와 혼인하여, 아들 딸을 낳고 복록을 누리며 잘살았다
<우라시마 타로> 《우라시마 타로》 이야기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옛날이야기 중 하나로, 우라시마 타로라는 이름의 어부가 거북이를 구해 준 보답으로 용궁에 초대받게 되는데 3년이 지난 뒤 고향으로 돌아오자 인간 세상은 이미 3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있었다는 내용이다. 《우라시마 타로》의 원형으로 추측되는 우라시마코 전설(浦島子伝説)은 《일본서기》, 《단고 국 풍토기일문》, 《만엽집》 등 8세기의 옛 문헌에도 실려 있는 오래된 이야기이다. 우라시마가 구해준 거북이가 사실은 선녀였다, 초대받아 간 곳이 용궁이 아니라 신선들이 산다는 봉래였다, 우라시마와 선녀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선녀에게 받은 보물 상자를 열었을 때 우라시마는 천년을 산다는 학이 되고 선녀는 만년을 산다는 거북이가 되어 함께 봉래산으로 향했다는 설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라는 속담의 유래가 된 나무꾼 이야기가 있고 중국에도 같은 내용의 ‘선유후부가설화(仙遊朽斧柯說話)’가 존재하며, 독일의 민화인 ‘페터 클라우스(Peter Klaus)’, 아일랜드 신화를 바탕으로 쓴 윌리엄 예이츠의 시 ‘어신의 방랑(The Wanderings of Oisin)’, 미국 소설가 워싱턴 어빙의 ‘립 밴 윙클(Rip Van Winkle)’ 등 세계 각국에 비슷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라시마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은혜 갚은 두루미> 《은혜 갚은 두루미》, 《은혜 갚은 학》, 《학의 보은》 등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이 설화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구전 설화이다. 우리나라에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가 있다면 일본에는 《은혜 갚은 두루미》가 있다고 할 만큼 가장 대표적인 ‘보은 설화’인 동시에 견우와 직녀 이야기, 그리스 신화의 아라크네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대표적 '직조 설화'이기도 하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구전 설화의 특성상 지역에 따라 여러 판본이 존재하며 이야기의 세부 사항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두루미가 은혜를 갚기 위해 노부부의 수양딸이 되는 데서 시작하지만, 간혹 두루미를 구해준 사람이 노인이 아닌 청년이었다거나 노부부의 아들과 두루미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류 혼인 설화'의 성격을 띠는 경우도 있다. 《은혜 갚은 두루미》 이야기는 노부부가 은혜를 갚고자 인간이 된 두루미와 한 약속을 어기고 금기를 깨뜨리면서 일어나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의 어느 정신의학자의 말처럼 환상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고, 비밀은 그러한 환상을 보호해준다. 비밀을 밝히면 우리는 환상을 잃게 되고, 현실에 내재한 폭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인 농부처럼 욕심이 인간의 눈을 가리기 시작할 때, 판도라나 프쉬케처럼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할 때,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을 가벼이 여기고 신뢰를 저버릴 때 ‘비밀’은 무너지고 ‘환상’은 깨지며 더없이 ‘소중한’ 존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언뜻 단순한 우화로 보이는 《은혜 갚은 두루미》 이야기는 ‘인간의 비극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가’라는 주제 의식을 무겁지 않게 다루며, 잔혹한 이기심에 물든 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하고 가장 단순한 ‘신뢰’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눈이 시릴 정도로 새하얀 설국에서 일어나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보자.
<운영전> 이 작품의 구성은 매우 독특하다. 유영이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깨어나서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비극적 연애담을 다 듣고 나서, 다시 잠들었다가 깨어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구성 방식은 몽유록(夢遊錄)의 일반적 구성 방식과 차이를 지닌다. 몽유록의 일반적 구성 방식은 현실에서 잠이 들어 꿈을 꾸고, 꿈속의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잠이 깨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때 이야기의 중심은 물론 꿈속의 사건에 놓인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중심 부분인, 유영이 김진사와 운영을 만나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듣는 부분이 유영이 잠을 깬 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유영이 비극의 주인공들을 만난 것이 꿈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김진사나 운영이 현실의 사람이 아닌, 이미 죽은 사람의 환체(幻體)였다는 점에서 유영이 이들을 만난 것은 환상 체험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구성 방식도 작품에 보다 현실성을 부여하려는 몽유록의 발전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일명 '수성궁 몽유록'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몽유록은 일반적으로 액자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외화라면 김진사와 유영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의 내화라 하겠다.
<조웅전> 영웅 소설의 대표적 작품의 하나로 널리 읽혀졌던 작품이다. 전반부는 주인공의 고행담과 결연담(結緣談)이며, 후반부는 영웅적 무용담(武勇談)으로, 구성이 상당히 복잡하나 전체적인 통일성은 유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영웅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주인공의 영웅적인 활동을 도술적으로 표현하였으며, 또한 두 명의 부인을 거느리도록 꾸며 놓았는데 이는 동양적인 중세 남성들의 이상적인 애정관을 표현하려고 한 데에서 모든 영웅 소설이 동일하게 표현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유충렬전'과 유사한 구성이나 사건이 좀더 현실적이며, 한시(漢詩)의 삽입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콩쥐팥쥐전> 콩쥐가 일찍 모친을 여의고 계모를 얻었는데 계모에게는 팥쥐라는 딸이 있었다. 계모는 콩쥐에게만 힘든 집안일을 다 시키니 콩쥐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루는 팥쥐 모녀가 나라의 잔치에 가면서 강피를 찌어놓고,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워놓으라고 하였다. 콩쥐가 독 앞에서 울고 있으니 두꺼비가 나와 깨진 독을 등으로 막아 물을 채울 수 있게 해주었고, 새들이 날아와 강피를 쪼아 찌어주었다. 암소가 옷 한 벌과 꽃신을 가져다주니 콩쥐가 그것들을 가지고 잔치에 갈 준비를 했다. 잔치에 가다가 그만 신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세자가 그것을 주워보고, ‘이 신의 주인이 세자비가 될 사람이다.’ 하고 신의 주인을 찾아 콩쥐를 세자비로 맞게 되었다. 하지만 혼례 전에 팥쥐와 계모가 콩쥐를 죽여 연못에 시신을 버리고 팥쥐를 콩쥐로 꾸며 결혼을 하게 되었다. 세자가 달라진 얼굴을 보고 놀라 물어보니 팥쥐가 콩멍석에 엎어져서 그렇게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밥을 먹는데 세자가 젓가락이 바뀐 것을 보고 팥쥐에게 영문을 물으니, 어디선가 부인 바뀐 것은 모르느냐는 소리가 들렸다. 팥쥐가 소리 나는 곳을 찾아 보니 꽃이므로 그 꽃을 뽑아다 아궁이에 넣어 태워버렸다. 나중에 궁에서 불씨 속에서 나온 구슬을 찾아 몰래 숨겼다. 그런데 어느날 구슬에서 콩쥐의 혼이 나와 세자에게 시신의 위치를 가르쳐주었고, 세자가 시신을 찾아 구슬로 콩쥐가 다시 회생하게 만들었다. 결국 세자는 콩쥐와 행복하게 살게 되었고 팥쥐와 계모는 큰 벌을 받았다.
<홍계월전> 명나라 때, 홍 시랑은 나이 사십이 되도록 자식이 없었으나 신비한 꿈을 꾸고 부인 양씨로부터 무남독녀 계월을 얻게 된다. 계월이 다섯 살 때, 북방 절도사 장사랑이 양주 목사와 난을 일으켜 쳐들어왔는데 부모에 의해 남장을 하여 피란 중에, 수적 장맹길에 의해 물에 던져진다. 물에 빠진 계월은 무릉포에 사는 여공에 의해 구조되어 그의 집에서 평국이라는 이름으로 동갑인 여공의 아들 보국과 함께 지내게 된다. 둘은 같이 과거에 응시하게 되었고 계월은 장원으로 보국은 부장원으로 급제한다. 서번과 가달국이 침범하자 계월은 원수로, 보국은 부원수로 출정하는데, 보국이 계월의 말을 듣지 않고 호기를 부리며 출전하였다가 대패하자 계월은 보국을 처벌하려다가 용서하고 자신이 나가 적을 섬멸하고, 잃었던 부모와도 상봉한다. 이에 천자는 홍 시랑을 위국공으로, 양 부인을 정렬부인으로 봉한다. 그러다가 계월이 병이 나게 되고, 천자는 어의를 보내 병세를 알아보도록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여자임이 탄로 나게 된다. 계월의 재능을 아끼던 천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용서해 주며 보국과 혼인을 주선한다. 천자의 명이기에 마지못해 혼인하여 평범한 아녀자로 돌아오게 된 계월은 보국과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영춘이라는 보국의 애첩을 죽이는 사건으로 인해 부부의 갈등은 깊어지게 되었다. 다시 오랑캐가 침범하여 둘은 전쟁에 나가게 되고 계월은 천자의 목숨과 보국의 목숨을 구한다. 이 때, 다시 전쟁이 일어나고 계월과 보국은 전쟁터에 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보국은 계월의 절대적 우위를 확인하고, 두 차례에 걸친 국가의 위기를 구한 대원수 계월은 대사마 대장군의 작위를 받게 된다. 이에 홍무는 초왕으로 여공은 오왕이 되며 보국은 승상이 된다. 나중에 보국의 자식은 초의 태자가 되고 세상은 태평해진다.
<옥단춘전> <옥단춘전>은 서로 도우며 살 것을 맹세한 두 사람의 우정의 변화와 의로운 기생 옥단춘의 순정을 그린 애정소설이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널리 읽혔던 작품인데, 작자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이 작품의 남주인공 이혈룡과 김진희는 각각 정승의 아들로 태어나 동문수학(同門受學)하면서 친형제처럼 가까이 지냈다. 두 사람은 세의(世誼)를 지키면서 서로 도울 것을 굳게 맹세했다. 그런데 이혈룡은 과거에 낙방하고 궁곤하게 되었고, 김진희는 과거에 급제한 뒤 평안 감사가 되었다. 혈룡이 도움을 청하려고 진희를 찾아가니, 진희는 거지 차림으로 찾아온 혈룡을 대동강에 빠뜨려 죽이려 했다. 이때 감사를 모시고 있던 기생 옥단춘이 혈룡의 비범함을 보고, 사공을 매수하여 혈룡을 살리고 아름다운 인연을 맺은 뒤 경제적으로 후원한다. 혈룡은 과거에 급제해서 암행어사가 되어 진희를 벌하고, 옥단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이 작품에서 가난을 참다못해 도움을 청하려고 김진희를 찾아가는 이혈룡은 몰락한 양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전일의 맹세를 생각하며 찾아온 이혈룡을 모르는 체하고 죽이려 하는 김진희는 겉으로는 신의(信義)를 내세우면서도, 자기의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서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양반층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조선 후기에 양반층이 권력을 잡은 뒤, 이를 세습하는 벌열(閥閱) 집단과 권력의 주변에서 멀어져 몰락한 선비 집단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립과 갈등을 반영한 것이다. 옥단춘은 천인(賤人) 신분의 기생이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이 뛰어나고, 헌신적인 사랑과 신의를 지닌 인물이다. 그래서 정경부인(貞敬夫人)의 가자(加資)를 받고, 정승의 아내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다. 옥단춘의 헌신적인 사랑과 신의는 하층민들이 중히 여기는 윤리의식의 표현이라 하겠다.
<임진록> 이 소설은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전쟁 소설로서 설화적 성격을 띠고 있다. 말하자면, 임란을 전후하여 유전된 많은 배왜적인 전쟁 설화가 후일 문자로 정착된 것으로 간주된다. 여이게 수록된 사람들은 최일경, 이순신, 정출남, 김덕령, 김응서, 이여송, 사명당 등인데, 이 중 사명당의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다. 임진왜란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시련을 안겨 준 전란이었다. 그만큼, 우리 민족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므로 임진록은 우리 민족이 왜적에게 비참하게 패배한 나머지 그들에 대한 울분과 복수심을 표현해 보고자 지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처절하게 당한 패전을 현실과 달리 승전사로 허구화한 것에서 우리는 기운을 잃은 민족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패전으로 인한 수모를 정신적으로 보상해 보고자 하던 민족적 설욕의 정신 자세를 엿볼 수 있다.
<계축일기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37> 한국문학산책 37-고전소설·산문 계축일기 인목대비 폐비 사건에 대한 궁중 비사를 기록한 우리나라 궁중 문학의 대표작! 《계축일기》는 인목대비 폐비 사건에 대한 궁중의 비사(?史)를 기록한 작품이다. 지존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비극적인 시절을 보내야 했던 인목대비를 중심으로, 그를 박해하는 광해군, 광해군이 부도덕한 임금이 되도록 부추긴 대북파의 권신들, 갖은 박해와 죽음을 감수해야 했던 서궁의 내인들을 등장시켜 당시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에 대해 사실적으로 서술했다. ■ 줄거리 인목대비는 선조 35년에 19세의 나이로 51세인 선조의 계비(繼妃)가 되어 그 이듬해에 정명공주를, 3년이 지나 영창대군을 낳았다. 첫 왕비에게서 낳은 자식이 없었으므로, 후궁인 공빈 김 씨의 둘째 아들 휘(광해군)가 일찍부터 세자로 있었다. 광해군은 영창대군의 탄생으로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안을 느껴 선조가 57세로 승하하자 곧바로 친형인 임해군을 죽인다. 이후에도 광해군의 의심이나 불안감은 계속 자라나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마침 광해군 5년에 당시 명문가의 서자들이 천대받는 것에 반항하여 폭력단을 만들어 재물을 빼앗은 사건이 발각된다. 이이첨이 이 사건을 이용하여 사건 주모자 중 하나인 박응서를 꾀어 인목대비의 부친인 김제남이 영창대군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사건을 일으켰다고 증언하게 한다. 그 모략으로 김제남 부자와 영창대군, 소속 나인들이 모두 참혹한 죽음을 당한다. 인목대비는 서궁에 쫓겨 나 갇혀 있다가 인조반정(1623년에 서인 일파가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왕으로 옹립한 사건)을 통해 복권된다.
<배비장전 · 이춘풍전 · 변강쇠전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42> 한국문학산책 42-고전소설·산문 배비장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판소리계 소설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통해 봉건적 사회를 조롱하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판소리계 소설들이다. <배비장전>은 양반 계층이 기생, 천민에게 조롱받는 모습을 통해 양반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풍자한다. <이춘풍전>은 거부의 아들 춘풍이 주색잡기에 빠져 패가망신한 것을 아내의 근면함과 현명함으로 해결하는 이야기로, 여성이 남편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고 가정을 다시 세우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능력을 강조하고,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를 풍자한다. <변강쇠전>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유랑민으로 전락한 사회 하층민의 설움과 애환을 드러낸다. ■ 줄거리 배비장전 김경은 제주 목사로 부임할 때 예방으로 배 비장을 데려간다. 제주에 다다를 무렵, 배 비장과 방자의 눈에 한 남녀의 이별 장면이 들어온다. 그들은 전 사또의 정 비장과 제주의 유명 기생 애랑이다. 애랑은 이별하며 정 비장의 옷, 칼, 속옷도 모자라 앞니까지 뽑고서야 정 비장을 보내 준다. 배 비장이 이 모습을 비웃자 방자는 애랑에게 배 비장이 넘어가는지 안 넘어가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부임 축하연이 열릴 때 배 비장만 기생이 모인 자리에 가지 않아, 사또는 배 비장의 마음을 녹이는 기생에게 큰 상을 주겠다고 한다. 다음 날 사또 일행이 한라산으로 꽃놀이를 가자 저 멀리서 애랑이 유혹하는 자태로 목욕을 했다. 그 여자를 보기 위해 배 비장은 꾀병을 부리고 방자를 보내 수작을 부린다. 돌아온 배 비장은 상사병에 시달리고, 방자를 통해 편지를 보낸다. 그 여자가 기생 애랑인 줄 꿈에도 모르는 배 비장은 방자와 함께 애랑을 찾아간다. 방에 들어간 그 순간 방자는 애랑의 남편인 척 호통을 친다. 놀란 배 비장은 거문고 자루에 들어갔다가, 피나무 궤로 들어간다. 방자는 궤에 업귀신이 붙었다며 불태우려다 배 비장이 말을 하자 놀란 척하며 바다에 버리러 간다고 엄포를 놓는다. 길을 가다 만난 사람에게 궤를 넘기고, 사내는 궤짝을 사또 앞 동헌 마당에 내려놓는다. 주변 사령들이 뱃사람인 척하자 배 비장은 살려 달라고 하고, 스스로 유부녀와 통간하려 했음을 시인하고 구조받는다. 눈을 떠 보니 바다가 아니라 동헌 마당이요, 사또와 기생, 노비들이 모두 배 비장을 보고 웃고 있다. 이춘풍전 서울 다락골의 이춘풍은 부모가 장안의 부자였으나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주색잡기에 빠진다. 춘풍의 처가 간곡히 말렸으나 춘풍의 행실은 여전하여 마침내 가산을 모두 탕진한다. 그제야 춘풍은 후회하며 춘풍의 처에게 각서를 써 주고 살림을 부탁한다. 춘풍의 처 김 씨는 바느질 길쌈을 잘해 그것으로 돈을 모은다. 살림이 점차 나아지자 춘풍은 다시 교만해지고, 호조 돈 이천 냥을 비싼 이자로 내어 평양으로 장사를 떠난다. 춘풍의 처는 각서를 말하며 말렸으나 도리어 머리채만 잡히고 만다. 평양에 도착한 춘풍은 평양의 유명 기생 추월을 보고 반해 장사는 내팽개치고 장사 자금 이천오백 냥을 마음대로 쓰며 놀았다. 일 년도 되지 않아 가져 온 돈을 모두 탕진한 춘풍은 추월에게 괄시받고 쫓겨나지만, 갈 데가 없어 추월 집 머슴이 된다. 한편, 서울에 있는 춘풍의 처가 이 소식을 듣고 통곡하다 남편의 버릇을 고쳐 줄 꾀를 낸다. 뒷집 참판이 평양 감사가 되어 간다는 걸 알고, 그 집 대부인에게 정성을 다해 비장 자리를 하나 얻어 낸다. 남복을 한 춘풍의 처는 회계 비장이 되어 호조의 돈을 먹은 죄로 춘풍과 추월을 엄히 다스려 추월에게 이자까지 오천 냥을 갚게 한다. 춘풍의 처는 먼저 서울로 돌아가 있고, 춘풍은 추월에게 돈을 받아 득의양양하게 집에 들어온다. 모른 체하는 처에게 춘풍은 또다시 교만하게 굴고, 춘풍의 처는 회계 비장 차림으로 다시 나타나 춘풍을 부리다가 본모습을 밝힌다. 춘풍은 주색잡기를 끊고 처와 함께 살림을 잘 다스려 많은 돈을 모으고 잘살게 된다. 변강쇠전 평안도 지방에 옹녀라는 여자가 살았다. 열다섯 살에 시집을 가지만 남편이 죽고 매년 개가를 하지만 매번 남편이 죽는다. 옹녀가 스무 살 때 결혼한 남편마저 죽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옹녀를 내쫓는다. 마을에서 쫓겨난 옹녀는 청석골에서 만난 변강쇠와 혼인한다. 변강쇠와 옹녀는 궁합이 잘 맞아서 잘산다. 하지만 변강쇠는 일은 하지 않고 싸움만 일삼는다. 이에 옹녀와 변강쇠는 지리산으로 들어가 살기로 한다. 변강쇠가 지리산에서도 일을 하지 않자, 옹녀가 나무를 해 오라고 시킨다. 그러자 변강쇠는 길가의 장승을 뽑아 와서 장작으로 땐다. 이 일로 전국의 장승이 모여 회의를 한 뒤에 변강쇠에게 벌을 내리기로 한다. 변강쇠는 온몸에 병이 들고, 옹녀에게 개가하지 말라고 당부한 뒤 죽는다. 옹녀가 변강쇠의 시신을 묻기 위해 남자를 유혹했는데 시신을 거두기는커녕 내리 여덟 명이나 죽는다. 마침내 한 남자가 꾀를 내어 변강쇠의 영혼을 위로한 뒤에 장사를 지낸다.
<숙향전 · 운영전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39> 한국문학산책 39-고전소설.산문 숙향전, 운영전 신분 질서를 초월한 사랑을 통해 봉건 사회 속의 탈출을 꿈꾸다! 신분 질서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봉건 사회의 신분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한 백성들의 열망을 드러낸 작품들이다. <숙향전>에서 숙향은 지상에서 헤어진 선을 다시 만나기 위해 온갖 시련을 다 견디다가 마침내 애정을 성취한다. <운영전>은 신분을 초월한 운영과 김 진사의 비극적 사랑을 통해 당대의 억압된 신분 질서의 단면을 보여 준다. ■ 줄거리 숙향전 송나라 때 김전은 거북이를 죽을 위기에서 구해 주고 진주 구슬 두 개를 얻는다. 이후 김전은 장 씨와 결혼해 숙향을 낳는다. 금나라가 송나라를 위협하여 피란 중 도적을 만난 김전 가족은 도망치다 숙향을 버린다. 숙향은 도적이 마을에 업어다 주고 동물들이 도와주어 살아남는다. 새의 안내에 따라 후토 부인을 만난 숙향은 사슴을 타고 장 승상 집 뒷동산에 도착하고, 장 승상 부부는 숙향을 양녀로 삼는다. 숙향은 계집종 사향의 계략으로 집을 나오게 된다. 숙향이 물에 몸을 던져 죽으려 하자 용녀가 나타나 구해 준다. 숙향은 태을의 현세 모습인 위공의 아들을 만나야 액운을 넘길 수 있다는 말에 태을을 찾아 나선다. 숙향은 갈대밭에서 불이 나 죽을 뻔했으나 화덕진군이 구해 주고, 길 가던 노파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어느 날 숙향이 잠들자 파랑새 한 마리가 숙향을 천상으로 이끈다. 잠에서 깬 숙향은 그 광경을 수로 남기고, 조적이란 사람이 이 그림을 비싼 값에 사 간다. 한편, 위공과 왕 부인은 오래도록 자식이 없다가 태을을 점지받아 이름을 선이라 하였다. 선이 꿈에서 왕모의 잔치 구경을 따라가는데 숙향의 꿈과 똑같았다. 마침 조적이 찾아와 수놓은 족자에 어울릴 글을 부탁하자 선은 이화정의 노파를 찾아 소아(숙향)와의 만남을 부탁한다. 노파는 선의 진심을 알고 결혼을 허락하고, 선의 고모도 선의 소원대로 결혼을 시키나, 위공은 허락하지 않고 낙양 태수에게 숙향을 죽이라고 명한다. 낙양 태수는 김전으로 숙향이 자신의 딸인 것은 몰랐으나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문초를 하지 못한다. 선의 고모가 위공을 말리러 궁에 가고, 위공은 선을 서울로 불러들여 공부시키며 숙향과 떨어뜨려 놓는다. 얼마 뒤 노파는 숙향에게 자신이 마고할미였음을 밝히고 떠나고, 도적이 마을을 침범하게 되자 숙향은 마고할미의 무덤에서 통곡한다. 선의 유부가 지나다 사연을 듣고 위공 부부에게 데려가니 그들은 숙향의 인물됨을 마음에 들어 하고 며느리로 인정한다. 한편 과거 시험에서 좋은 성적으로 급제한 선은 고향집에 숙향이 있어 놀라고 기뻐한다. 이후 김선은 황후의 병을 구할 선약을 구하러 봉래산으로 갔다 돌아와 죽은 황후를 살려 낸다. 선은 여행 중 설매향이 천상에서 자신의 부인이었음을 알고 제2 부인으로 맞는다. 셋은 화락하다가 칠십 세가 되자 선녀가 준 약을 먹고 하늘로 올라간다. 운영전 선비 유영은 어느 날 안평 대군의 옛집 수성궁에 놀러갔다 한 소년과 미인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듣게 된다.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 대군은 글솜씨가 뛰어나 수성궁에는 문사들이 몰려들었다. 안평 대군은 여자에게도 재주가 있을 수 있다며 어리고 아름다운 궁녀 열 명을 골라 손수 글을 가르쳤다. 소옥, 부용, 비경, 비취, 옥녀, 금련, 은섬, 자란, 보련, 운영이 그들이다. 안평 대군은 이들을 사랑하여 외인과 만나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하였다. 하루는 열 명의 궁녀가 시를 지었는데 운영의 시에 다른 남자를 그리워함이 있다고 의심받는다. 자란은 운영의 얼굴이 날로 수척해지자 사연을 물어 보고, 운영은 일 년 전 가을에 김 진사를 만났던 이야기를 한다. 안평 대군이 김 진사가 어리고 착하여 궁녀들을 물리치지 않았던 것이다. 운영은 김 진사의 자태와 시 솜씨에 크게 반하여 상사병에 시달리고, 이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모의 정을 키운다. 운영은 궁 밖으로 빨래하러 나가는 날을 틈타 무녀 집에서 김 진사와 해후하고, 서쪽 담을 통해 만날 것을 약속한다. 담 넘기를 어려워하는 김 진사에게 종복인 특이 사다리를 만들어 주어 일을 성사시킨다. 특은 함께 궁에서 도망치기로 한 김 진사와 운영을 죽이고 운영의 재산을 빼돌리려는 계획이었다. 도망치기로 한 날에 운영은 불길한 꿈을 꾸고, 자란의 만류로 떠나지 못한다. 시에서 안평 대군의 의심을 산 운영은 자살 시도를 하고, 김 진사에게 이별을 고한다. 일이 일단락되는 듯하였으나 특이 운영의 재산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안평 대군이 알게 되고 궁녀들을 문초한다. 궁녀들이 모두 자기의 잘못임을 호소하며 운영을 용서할 것을 부탁하자 안평 대군은 노여움이 풀어져 운영을 별당에 가두기만 했다. 그러나 운영은 그날 밤 목을 매고 죽는다. 김 진사는 특에게 사면의 의미로 운영을 위해 불당에서 재를 올리는 일을 시켰다가 특이 절에서 패악질을 일삼았다는 말을 듣고, 특에게 벌을 주라는 발원을 한다. 칠 일 뒤 특은 우물에 빠져 죽고, 식음을 전폐한 김 진사는 곧 운영의 뒤를 따른다. 이야기를 마친 둘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유영에게 주고 사라진다.
<전우치전 김원전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38> 한국문학산책 38-고전소설 산문 전우치전, 김원전 전우치와 김원의 영웅적 일대기를 통해 더 나은 삶을 향한 백성들의 소망을 엿보다! 영웅 일대기를 통해 당대 사회 현실을 꼬집은 작품들이다.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전우치전>은 도술이라는 비현실적 상상으로 현실 비판 의식을 드러냈다. 백성의 삶과 지배 계층의 부정적인 모습에 저항하는 전우치의 모습을 통해 더 나은 삶을 향한 백성들의 염원을 엿볼 수 있다. <김원전>에서는 고생과 행복을 반복하다가 결국 부귀와 미인들을 얻는 김원의 모습을 통해 당대 사람들의 행복해지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냈다. ■ 줄거리 전우치전 조선 초 송경에 신선의 도를 배운 전우치라는 선비가 있었다. 남방에서 해적들이 노략질을 일삼는데도 조정에서 백성들의 질고를 내버려 두자, 전우치가 세상에 나갔다. 전우치는 임금에게 천상의 태화궁을 지을 황금 들보를 만들어 바치라 하고, 이것으로 전국의 빈민들을 구제한다. 후에 이 사실을 안 임금은 전우치를 체포하라고 전국에 명한다. 전우치는 여러 곳을 다니면서 자신의 도술을 이용해 어진 일을 한다. 살인범으로 몰린 백발 노옹의 아들을 구하고, 저잣거리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관리들을 혼내 주며, 자신에게 거만하고 냉소적으로 대하는 운생과 설생을 혼내고, 형장으로 가던 호조 고지기인 장세창의 억울함을 구제해 주며, 부모를 장사 지내지 못해 우는 한자경을 돕기도 한다. 이에 조정에서는 전우치에게 선전관이라는 벼슬을 내려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한다. 함경도 가달산의 도적이 재물을 노략하며 인민을 살해하자 전우치가 그 도적의 우두머리를 잡아 사건을 해결한다. 또한 지난번에 약탈한 호조의 은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러나 호서 지방의 역모자들이 문초를 당하는 과정에서 전우치에게 누명을 씌우자 전우치는 도술과 기지를 이용해 위기를 모면한다. 도망친 전우치는 이조판서 왕연희를 찾아가 그의 잘못을 벌하고, 남편을 업신여기는 오생의 부인을 벌한다. 한편 양봉환이라는 선비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여인의 정절을 훼손하려다 강림 도령에게 꾸짖음을 당한다. 이후 전우치는 도학이 높다는 서화담을 찾아가 내기를 하고, 내기에서 진 후 그의 제자가 되어 태백산으로 들어가 도를 닦는다. 김원전 운남 서촉 땅의 좌승상 김규는 부족한 것이 없으나 늦도록 자식이 없었다. 어느 날 부인 윤 씨가 꿈에서 선녀를 만나 자식을 점지받았으나 해산일에 나온 것은 수박처럼 둥근 덩어리였다. 이를 사람들은 변괴라고 하였으나 승상 부부는 김원이라 부르며 정성으로 길렀다. 십 년이 되는 해에 한 선관이 찾아와 원에게 하늘에서 지은 죄의 기간이 끝났으니 보에서 나오라 하고 천서 세 권을 선물한다. 원은 자라면서 문무를 모두 갖춘 월등한 인재가 되어 승상 부부를 기쁘게 한다. 원은 천마산에서 수련을 하다 흉악한 짐승 아귀가 미인 셋을 도적질하여 가는 모습을 보고 막으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은신처를 확인해 둔다. 원은 돌아와 아버지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다. 한편, 명나라 황궁에 ‘아홉 머리 장군의 아들’이라고 지칭하는 아귀가 나타나 공주 셋을 약탈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황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낙향해 있던 김규를 불러들이고, 김규는 아들이 봤던 사건을 고한다. 황제는 원을 도원수에 임명해 공주를 탈환해 올 것을 명한다. 천마산에 도착한 원은 아귀가 끌고 온 여자들과 힘을 합해 아귀를 물리친다. 공주 셋과 여자들을 구해 내 지상으로 올려 보낼 때, 공을 탐낸 부원수 강문추가 원을 지하로 떨어뜨리고 구멍을 메운다. 공주들은 아버지께 사연을 고하고 원을 구하러 사람을 보냈으나 실패한다. 이에 셋째 공주는 원의 생사와 관계없이 원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자청한다. 지하에 혼자 남은 원은 헤매다 우연히 용왕의 아들을 구해 주고, 용왕의 호의로 용녀와 혼례를 치른다. 원은 용녀와 함께 지상으로 나올 때 용왕의 선물로 연적을 얻는다. 그런데 원과 용녀가 머문 집의 점주가 연적을 빼앗으려고 원을 살해한다. 원을 기다리던 셋째 공주에게 우연히 연적이 오고, 황제가 연적의 주인을 찾기 위해 방을 내자 점주가 찾아와 거짓말을 한다. 이때 연적에서 용녀가 홀연히 등장해 자초지종을 아뢰고 죽은 원을 다시 살린다. 용녀와 셋째 공주는 함께 원의 아내가 되고, 원은 형주후에 임명되어 행복한 삶을 누린다.
<춘향전 · 옹고집전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40> 한국문학산책 40-고전소설·산문 춘향전, 옹고집전 조선 후기 민중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계 소설! 조선 후기에 창작된 판소리계 소설들이다. <춘향전>은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남녀 간의 자유연애사상과 당시 사회의 신분 제도를 둘러싼 불합리한 모습을 그렸다. <옹고집전>은 욕심 많은 옹고집이 학 대사의 술법에 혼이 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옹고집은 조선 후기에 나타난 자본 중시 현상과 윤리적 가치의 붕괴를 보여 주는 인물로, <흥부전>에 나오는 놀부와 유사하게 등장한다. ■ 줄거리 춘향전 남원 부사의 아들인 이몽룡은 몸종인 방자와 함께 광한루에서 바람을 쐬던 중, 그네를 뛰는 춘향의 모습을 보게 된다. 춘향의 모습에 반한 몽룡은 그날 밤 춘향의 집으로 간다. 춘향의 어미인 월매의 허락을 받고 춘향과 백년기약을 맺은 몽룡은 춘향과 깊은 사랑을 나눈다. 몽룡은 어느 날 갑자기 부친이 영전되어 서울로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몽룡은 어머니에게 춘향의 존재를 알리지만 꾸지람만 듣고 춘향을 서울로 데려가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춘향과 이별하게 된 몽룡은 춘향에게 꼭 다시 내려오겠다는 약속을 한다. 몽룡이 떠나간 후 남원에는 변학도라는 인물이 부임해 온다. 변학도는 남원 고을에서 춘향의 미모가 출중하다는 소문을 듣고 춘향을 불러들인다. 변학도는 춘향에게 자신의 수청을 들라고 명하지만 춘향은 이를 거절한다. 이에 변학도는 춘향을 매질하고 옥에 가둔다. 이몽룡은 서울에 올라간 후 열심히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한다. 호남 지방의 어사를 제수받아 남원으로 내려온 몽룡은, 농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변학도의 부패와 실정을 알게 된다. 몽롱은 변학도의 생일잔치에 가서 시를 한 수 짓고는, 곧 암행어사 신분으로 변학도를 파직하고 춘향과도 재회한다. 옹고집전 옹진골 옹당촌에 옹고집이 살았는데 성미가 괴팍하고 욕심이 많았다. 부자인데 병든 팔십 노모를 제대로 봉양하지 않고 박대하며, 불도를 우습게 알아 동냥중들을 괴롭히곤 했다. 한편, 월출봉 취암사의 한 도사가 학 대사를 불러 옹고집을 혼내 주라는 명을 내린다. 학 대사가 옹고집의 집에 가 시주를 부탁하자 시주는커녕 하인들을 시켜 꼬챙이로 귀를 뚫고, 태장 사십 대를 때려 보냈다. 학 대사는 중들에게 돌아와 옹고집을 혼낼 여러 의견을 듣다가 마침내 괴이한 꾀를 하나 냈다. 짚 한 단으로 가짜 옹고집을 만든 뒤 진짜의 집으로 보낸 것이다. 가짜 옹가와 진짜 옹가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하인, 며느리, 아들, 아내까지 나왔으나 확실히 답을 내지 못하였다. 지나던 구불촌 김 별감이 송사를 해 보라 하여 사또 앞에 나아가니 사또가 묻는 집안 내력과 형편을 가짜 옹가가 더 잘 대답하여 진짜가 된다. 진짜 옹가는 매를 맞고 쫓겨나 걸인 신세가 된다. 그 사이에 가짜 옹가와 진짜 옹가의 부인은 아이를 많이 낳고, 진짜 옹가는 죽으려다 도사를 만나 개과천선을 약속하고 부적을 받아 집에 돌아온다. 부적의 힘으로 가짜 옹가와 아이들은 허수아비로 변하고, 진짜 옹가는 모친께 효도하고 불도를 공경하며 살았다.
<흥부전 · 장끼전 · 토끼전 : 고전소설 · 산문 - 한국문학산책 41> 한국문학산책 41-고전소설·산문 흥부전, 장끼전, 토끼전 조선 후기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계 소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판소리계 소설들이다. <흥부전>은 욕심쟁이 놀부와 착한 흥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고, 당시 서민의 생활상을 보여 준다. <장끼전>과 <토끼전>은 각각 꿩과 토끼를 의인화하여 남존여비 사상과 가부장적 태도, 피지배 계층을 억압하는 지배 계층의 횡포를 우회적으로 전달한다. ■ 줄거리 흥부전 성이 박가이고, 이름은 놀부인 형과 흥부인 동생이 살았다. 동생인 흥부는 심성이 곱고 착한 데 형인 놀부는 성품이 고약했다. 부모가 돌아가시자 놀부는 흥부 가족을 돈 한 푼 주지 않고 내쫓았다. 몇 년 후, 흥부 내외는 아들 스물다섯 명을 낳고 키우다가 더는 살 길이 없어 놀부 집으로 찾아갔다. 조금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흥부를 놀부는 매질을 하여 쫓아냈다. 흥부네는 열심히 일했지만 먹고살기 힘들었다. 이에 흥부 부부가 상심하고 목 놓아 울자 길을 지나가던 중이 그 소리를 듣고 명당터를 알려 주었다. 흥부네가 그곳에 집을 지었더니, 이른 봄에 강남에서 온 제비가 날아들었다.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데, 하루는 제비 집에 큰 뱀이 다가갔다. 흥부가 그 뱀을 쫓았는데, 제비 새끼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 살아남은 제비 새끼가 대발 틈에 발이 빠지자, 흥부가 다리를 고쳐 주었다. 제비는 무럭무럭 자라 한 해를 보내고 겨울이 되자 강남으로 날아갔다. 이듬해 봄에 흥부가 다리를 고쳐 준 제비가 흥부네 집으로 돌아와 ‘갚을 보(報), 은혜 은(恩), 박 표(瓢)’라는 글씨가 새겨진 박씨를 흥부에게 주었다. 박을 타자 하나둘 열릴 때마다 금은보화가 넘치도록 나와 흥부네는 남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었다. 놀부는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부를 찾아가서 그 사연을 물었다. 놀부는 흥부처럼 똑같이 해 보리라 생각하고 봄에 제비가 날아오기를 기다렷다. 제비가 놀부집 처마에 집을 짓고 새끼를 낳자, 놀부는 제비 새끼의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는 다시 동여맸다. 다음 해 봄에 제비가 박씨를 물고 날아오는데, 박씨에는 ‘갚을 보(報), 원수 구(仇), 바람 풍(風)’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놀부가 박을 타자 그 속에서 나오는 것들은 놀부의 재산을 탕진하고 빚을 지게 만들었으며, 끝내는 놀부를 완전히 망하게 만들었다. 놀부는 울면서 흥부를 찾아갔고, 흥부는 놀부에게 자신의 재산 절반을 나누어 주고 우애 있게 잘살았다. 장끼전 동지섣달 눈 덮인 겨울, 장끼와 까투리는 자식들을 데리고 콩을 주우러 들판으로 나선다. 장끼와 까투리는 들판을 돌아다니다가 분 콩 한 알을 발견한다. 장끼가 탐을 내어 먹으려 하자 까투리는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하며 먹지 말라고 한다. 장끼는 까투리의 꿈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콩을 먹어도 된다고 합리화하고, 급기야는 까투리를 비난한다. 결국 장끼는 자신의 고집대로 콩을 먹다가 덫에 걸린다. 까투리와 자식들은 덫에 걸려 죽게 된 장끼를 보고 울며 슬퍼하고, 장끼는 까투리에게 수절하여 정렬부인이 되어 달라고 말한다. 까투리는 슬퍼하며 제상을 차리고 축문을 읽는다. 축문 읽기가 끝난 뒤 제상 위의 제물을 치우려 할 때, 하늘에서 소리개 한 마리가 내려와 새끼 꿩 한 마리를 채어 날아간다. 갈까마귀는 장끼의 죽음을 애도하고 요기를 청한 뒤 까투리에게 결혼하자고 하는데 까투리는 삼년상도 안 치르고 개가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쏘아붙인다. 까투리의 말에 외려 화를 내는 갈까마귀에게 부엉이가 조문을 끝내고 와서 책망하고, 푸른 하늘을 날던 외기러기는 이들을 꾸짖는다. 앞 연못 물오리는 까투리가 상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혼도 하지 않을 채 혼인 잔치를 준비한다. 홀아비가 된 지 삼 년이 지난 장끼는 까투리에게 정중히 청혼하고, 까투리는 이에 화답하여 개가한다. 토끼전 동해 바다의 용왕이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써 보아도 효험을 보지 못했다. 용왕과 신하들이 의논 끝에 지혜가 뛰어나다는 세 명의 사람을 불러왔다. 세 사람은 용왕의 병이 나으려면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육지에 사는 토끼를 누가 잡아 올지 의견이 분분하다가 자라가 그 임무를 맡는다. 육지에 다다른 자라는 동물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그림과 꼭닮은 토끼를 발견하고는 토끼에게 높은 벼슬을 준다고 유혹하여 용궁으로 데려간다. 토끼는 자라와 함께 수중 세계로 들어간 뒤,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라가 자신을 데려왔음을 알아차린다. 이에 토끼는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지상에 두고 온 간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며 용왕을 설득한다. 이에 용왕은 토끼를 다시 지상으로 돌려보낸다. 육지에 도착한 토끼는 다른 이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도망간다. 자라는 토끼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다시 수중으로 들어간다. 토끼는 살아났다는 흥겨움에 벌판에서 뛰놀다가 독수리에게 사냥당한다. 이때도 토끼는 기지를 발휘해 독수리를 속여 넘겨 무사히 도망친다.
<하룻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양들이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마을 주민들은 들개나 늑대의 소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쪼개진 강철 사슬 고리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수수께끼에 싸인다. 한편 그 마을의 최대 지주의 저택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대규모 축제가 열리고, 손님들을 재울 방이 없자, 지주의 딸들이 자신의 방을 비우고 다른 방에서 잠을 자게된다. 그중 이제 막 성인이 된 막내딸, 로자 역시 자신의 방을 자신의 대모이자 부유한 미망에게 양보하고, 목재 창고로 쓰이던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 방에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전설 같은 것이 내려오고 있다. 그런 방 안에서 로자는 왠지 모를 두려움에 싸여 잠든다. <추천평> "이 작품의 장점은, 알려지지 않은 것, 즉 모르는 것이 가져오는 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모든 측면에서 전형적인 고딕 공포 소설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다." - Ken B., Goodreads 독자 "거대한 저택의 부유한 상속녀이지만, 몰려든 손님들 때문에 외딴 건물의 낯선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여자. 부제가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 임을 고려하면 공포는 배가된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조작된 주사위> 도박과 욕망, 사랑, 연인, 서정적 시골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애절함의 미스터리. 주인공은 친구와 함께 영국 시골 지방을 여행 중이다. 작은 소도시를 지나가던 여정 중 친구가 그 도시에 사는 로벨 가족이라는 사람들을 찾아가 보자고 제안한다. 원래 부유한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자신의 사랑과 자족함을 찾아 시골 목사로 살고 있는 그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게 로벨 가족을 찾게된 두 사람은, 그 지역의 교회 공동 묘지로 들어오는 장례 행렬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장례 행렬은 모두 군인들로 이뤄져 있다. <추천평> "낭만주의 시인들이 찬양해 마지 않던 목가적이면서 자족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목사 부부와 그들의 사랑스러운 아이들. 한가로운 영국의 전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운명과 욕망의 엇갈림의 비극."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저자 소개> 이 작품의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작품은 1850년대 찰스 디킨스가 발간한 교양 및 문학 주간지인 "Household Words"에 실린 단편 소설이다. <번역자 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
<천상의 목소리> 성당 성가대의 지휘자인 주인공이 거리를 걷다가 어떤 남자와 마주친다. 그는 자신을 호주에서 온 사업가라고 소개하면서, 주인공이 일요일 성가대를 지휘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감명 깊게 봤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거대한 사업 기회를 제안하기 위해서 오후에 집을 방문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부푼 마음으로 그를 집으로 초대한다. <추천평> "성가대 지휘자와 호주에서 온 사업가. 얼핏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인물들이 벌이는 아주 작은 오해의 사건."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저자 소개> 이 작품의 작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번역자 소개> 번역가. 번역 작품으로는 '요재지이'를 비롯한 여러 편의 고전이 있다.
<다마미즈 이야기> # 천 년 전 일본의 아이들과 여자들을 사로잡은 동물과 인간의 순애보 # 일본 중세 최고의 로맨스 판타지라 불러도 좋을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환상 설화 「다마미즈 이야기」는 ‘오토기조시’라 불리는 일본의 설화다. 오토기조시는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 초반에 걸쳐 유행한 장르로, 아이와 여성과 노인을 위해 쓴 문화설화다. 귀족의 아씨에게 첫눈에 반한 여우가 사람으로 변한 뒤 둘도 없는 사이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물교구설화에 속한다. 다만 여우가 남자가 아닌 여자가 되어 연인 관계가 아닌 주종 관계를 이룬다는 점이 다른 특징이다. 「다마미즈 이야기」에는 창작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문 밖 출입이 쉽지 않을 만큼 행동에 제한적이던 여자들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그런 여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독특한 놀이 ‘모미지아와세(단풍 견주기)’도 소개된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잘 담아낸 여러 시가는 「다마미즈 이야기」의 백미다. 은유적인 단어로 엮은 유려한 문장은 품격마저 느껴진다. 시가들에서 이 설화의 문학적 가치가 나온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각에서는 다마미즈와 아씨의 묘한 관계를 근거로 GL(걸스 러브) 장르의 시초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넓은 의미에서 로맨스 판타지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사람과 여우의 환상적인 순애보, 그것이 바로 「다마미즈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