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브로스 비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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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비어스! 흉가 + 또 다른 투숙객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9

<핼러윈 비어스! 흉가 + 또 다른 투숙객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9> 비어스의 유령 단편 중에서 핼러윈에 즐길만한 짧은 2편을 묶었다. 「흉가」는 미국 남북 전쟁을 전후로 켄터키 주에 있던 어느 농장의 대저택에 관한 이야기다. 저택의 주인 가족이 모두 감쪽같이 사라진 이후 흉가로 불리는 이 저택에 두 남자가 폭풍을 피해 들어갔다가 겪게 되는 불가사의한 일을 다룬다. 「또 다른 투숙객」들은 역시 미국 남북전쟁 당시 애틀랜타 전투가 끝난 직후 어느 호텔에 투숙한 대령의 이야기다. 호텔의 시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대령은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한다. <책 속에서> 그곳은 “흉가”로 알려졌다. 보이고 들리고 활동하는 악령들이 그곳에 세 들어 살았다. 이 지역의 어느 누구도 그것을 의심하지 않았고, 일요일마다 순회 설교사로부터 들은 말만큼이나 믿었다. 그 저택의 주인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와 그의 가족은 어느 날 밤 사라졌고 그 이후 종적을 완전히 감추었다. 그들 가족은 전부 남겨놓았다. 가재도구, 옷, 식량, 마구간의 말들, 들판의 소들, 노예 거주지역의 흑인들까지 모두 그대로 남았다. 사라진 것은 없었다.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여자 아이 셋, 남자 아이 하나, 갓난아기 하나를 제외하고! 7명이 동시에 사라진 곳이 바로 그 농장이고, 그 일로 아무도 의심받지 않았다고 해서 그리 놀랍지 않았다._<흉가> 중에서 그런데 객실 바닥에 못해도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발견했으니, 그때 내가 얼마나 놀라고 화가 났겠소! 나는 개념 없는 호텔의 조치에 욕설을 퍼부으며 윗몸을 일으키고 앉아서는, 미안한 표정을 짓고 수지 양초까지 두고 간 직원과 한바탕할 생각으로 침대를 박차고 나갈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몸을 움직이는 게 내키지 않더란 말입니다. 소설가들이 ‘공포에 얼어붙었다’고 말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게 분명했으니까!_<또 다른 투숙객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 배금주의에 물든 20세기 미국 문화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이 드러난 블랙 코미디.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 재판정에서 주인공은 어머니를 살해한 방식이 지극히 '온정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주관했던 더 잔인한 살인 사건에 대해서 증언하겠다고 한다. 피고인의 증언 가능 여부에 대해서 검사와 변호사가 설전을 벌이지만, 재판관은 피고인의 진술을 허락한다. 피고인이 이야기하는 가장 잔인했던 살인 사건은 자신의 삼촌을 죽인 것이었다. <추천평> "음침한 살인 사건에 대한 풍자적 접근이 돋보이는 이야기. 희극적 요소와 공포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상당히 끔찍한 폭력적 상황이 만화의 과정적 기법을 통해서 묘사된다. 충격적인 동시에 즐거운 독서였다." - Michael Sorbello, Goodreads 독자 "분노에 대한 회상. 작가는 풍자를 통해서 황금기 미국 문화의 속물성을 관통한다." - Columbia Journalism Review "즐거운 이야기이다. 읽은 내내 미소를 띠우게 했다. 생생하고 놀라운 이미지들을 연상시키는 잘 쓰여진 작품이다." - Anonymous, EastW 독자 "작가의 익살 맞고 위악적인 문체가 잘 살아 있는 일종의 블랙 코미디적 단편이다. 시작 부분에서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언급되지만, 줄거리 상 그 사건에 대한 설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쿠엔틴 타란티노라면 굉장한 영화를 만들 것 같다." - Scott Harris, Goodreads 독자 "비틀린 시선을 가진 작가의 작품 하나. 별 5개를 모두 준다." - Quirkyreader, Goodreads 독자 <저자 소개> 앰브로스 그위넷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1842 - 1914 추정)는 미국의 편집자이자 언론인, 단편 소설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아울크릭의 다리'와 '악마의 사전'은 오늘날까지 명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라는 그의 말에서 드러나듯 그는 상당히 퇴폐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간 본성을 관찰했다. 평론가로서의 활동에서도 그런 성향이 발휘되어 한때 그는 '지독한 비어스 Bitter Bierc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편 소설가로서 그는, 설명 없이 당혹스러운 시작 부분, 어두운 이미지, 애매한 시공간적 배경, 절제된 표현, 전쟁과 싸움의 주제, 이상한 사건 등을 특징으로 하는 특이한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비어스는 1913년 내전과 혁명이 진행 중이던 멕시코로 간 후, 실종되었다. <번역자 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

앰브로스 비어스의 생애와 문학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0

<앰브로스 비어스의 생애와 문학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0> 미국의 10대 실종 사건 중에 하나. 실종된 지 108년, 실종 당시 71세. 현재 살아있다면 179세, 이 실종자의 생존가능성은 희박하다.(무심코 쓴 ‘없다’를 슬며시 ‘희박하다’로 수정함.) 그런데도 여전히 살아있다거나 뱀파이어가 되어 세상을 떠돌고 있다는 설까지 나오는, 무엇보다 이런 황당한 주장까지 곰곰이 곱씹게 만드는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다. 작품뿐 아니라 작가 개인의 이력까지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운 비어스의 생애와 문학을 공포와 전쟁이라는 두 개의 주제로 접근해 본다.

실패한 매복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2

<실패한 매복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2> 특수 임무를 띤 기병대 소령은 초계 임무 중이던 더닝 이병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 두려움 때문에 임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보이는 더닝 이병. 그런데 소령은 뜻밖의 상황에서 더닝 이병과 조우한다. 다만 소령이 본 사람이 과연 더닝 이병이 맞는가는 묘한 수수께끼로 남는다. 작가 비어스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데, 이 수수께끼를 생각하면 할수록 서늘한 공포감과 조우하는 건 독자의 몫일지 모르겠다. <책 속에서> 레디빌과 우드버리를 연결하는 16킬로미터가량의 유료 도로는 대단한 격전지였다. 레디빌은 머프리스버러에 주둔 중인 북군의 전초 기지였고, 우드버리는 털러호마에 주둔 중인 남군의 전초 기지였다. 스톤 강의 대전투 이후 몇 달 동안 양군의 전초 기지는 지속적으로 전투를 벌여 왔고, 대부분의 충돌은 방금 언급한 유료 도로 상에서 일어났다. 종종 보병대와 포병대가 양측의 강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교전에 참가하곤 했다. 어느 날 밤, 용감하고 노련한 자이델 소령 휘하의 북군 기병대가 보안과 신중을 요하는 극히 위험한 임무를 띠고 레디빌 전초 기지를 떠났다. 그들은 보병 전초대를 지나, 어둠 속에서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두 명의 전초 기병을 향해 다가갔다. 원래 전초 기병으로 배치된 병사는 세 명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어디 있나?” 소령이 말했다. “더닝에게 오늘 밤 이 위치를 사수하라고 명령했다.” “전방으로 갔습니다. 소령님.” 기병 한 명이 대답했다. “그 다음에 작은 총성이 들렸습니다. 하지만 전선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그런 짓을 하다니 더닝은 명령에 반하고 상식에 반한 것이다.” 소령은 크게 분노했다.

악마의 사전

<악마의 사전> 친숙한 언어들을 통해 예리하고 재치 있게 세상 꼬집기. 미국의 신문기자, 풍자작가였던 저자가 다년 간 잡지에 발표한 것을 모은 것으로 2,000여개에 달하는 단어들에 대해, 이제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저자는 학교를 ‘축구하러가는 곳’이라고 말하는가하면 대화를 ‘각자의 상품을 진열하느라 바쁜 박람회’라 설명하는 등 냉소와 독설을 퍼붓는다. 책 속 한 구절 사전편찬자: 언어발달의 특정단계를 기록한다는 구실로 언어의 성장을 저지하고, 언어의 유연성을 통제하며, 언어 규칙을 기계화하기 위해 능력을 다하는 유해인간. 사전편찬자는 '권위자'로 분류되나 그의 역할은 기록하는 일일 뿐 법칙을 부여하는 일이 아니다. 인간은 사전편찬자에게 권한을 부여하기로 맹목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추론 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석상처럼 역사에 굴복했다. (이하 줄임) 사전 편찬자는 본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애초에 창조주는 사전 만들라고 사전편찬자를 창조한 게 아니었다. 말다툼: 말이 무기인 전쟁으로, 상처는 자존심을 무너뜨린다. 패자는 패배를 인식하지 못하고 승자는 승리의 보상을 거부하는 일종의 경연이다. 온순함: 해볼 가치가 있는 복수를 계획하면서 발휘되는 굉장한 인내심. 애국자: 한 부분에 대한 관심이 전체를 압도하는 사람. 정치인들에게 농락당하며, 정복자들에게는 도구에 불과하다. 성공: 친구들에게는 용서할 수 없는 죄. 문학작품, 특히 시에서는 성공의 요소는 매우 단순하다. 말다툼: 말이 무기인 전쟁으로, 상처는 자존심을 무너뜨린다. 패자는 패배를 인식하지 못하고 승자는 승리의 보상을 거부하는 일종의 경연이다.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1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1>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An Occurrence at Owl Creek Bridge」은 비어스의 대표작이자 가장 유명한 단편 중에 하나로 지금도 공포 선집이나 전쟁 선집 양쪽에 자주 실리고 있다.

막힌 창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3

<막힌 창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3> 「막힌 창The Boarded Window」은 1891년에 발표된 단편으로 에드거 앨런 포의 「때 이른 매장The Premature Burial」과 자주 비교되곤 한다.

주피터 도크 준장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3

<주피터 도크 준장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3> 전쟁의 부조리와 모순을 묘사한 풍자 소설이다. 여러 사람이 주고받는 일련의 편지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전쟁의 참상을 보는 여러 시각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전시에도 여전한 탁상행정과 전장의 현실이 대비되는 가운데, 이름 없는 장병들의 무수한 희생을 발판으로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출세한다. <책 속에서> 육군성 장관이 주피터 도크 장군에게 일리노이 주 포지 카운티, 하드팬 크로스로드 워싱턴, 1861년 11월 3일 대통령은 귀하의 우국충정과 능력을 믿고 귀하를 의용군 준장으로 임명하고자 합니다. 귀하의 의견을 알려 주십시오. 주피터 도크가 육군성 장관에게 일리노이 주 하드팬, 1861년 11월 9일 제 생애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입니다. 공직이란 얻으려 해서도 안 되고 거절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에는 동서남북의 구분이 없습니다. ‘내 조국, 전체이고 하나인 내 조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공정하고 현명한 분들이 제게 주신 막중한 책임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자유주의 원칙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누구보다 현명하신 대통령님의 영도력 아래 저의 정치적 신념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원한 워싱턴 대통령의 계승자이고 저의 임명권자이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과 공화제의 안정 그리고 공화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시는 대통령님께 약속하겠습니다. 저는 대통령님의 뜻을 이루는 데 목숨과 재산과 신성한 명예를 전부 바치겠습니다. 저의 지명을 공식화할 위원회의 의장 연설에 대비해 즉시 수락 연설을 준비하겠습니다. 수락 연설을 통해 대통령님뿐 아니라 국민의 마음속에서 깊은 공감대를 끌어내겠습니다.

창공의 기병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7

<창공의 기병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7> 「창공의 기병」(1889)은 비어스의 전쟁 단편 중에서 걸작으로 꼽힌다. 작가 자신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전쟁이 한 가족에게 던진 비극을 다룬다. 아들은 북군, 아버지는 남군. 이 중 한 명이 죽지 않으면 전력상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명령에 따라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상대가 자신의 혈육임을 알게 된 비극적 상황 그리고 절벽이라는 공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9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9> “극악무도한 방법으로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정에 선 지 어언 7년째다.” 종종 문학사에서 가장 도발적인 첫 문장이라는 평을 받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1888년)의 도입부다. 다만 이 문장 이후 어머니 살해와 관한 이야기는 이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어머니 대신 숙부가 비어스의 해학과 공포의 필력에 난도질당한다. 공포와 웃음을 오가는 “비어스 스타일”이 거둔 또 하나의 성과다.

레드호스 가의 여상속인

<레드호스 가의 여상속인> 숨어있는 명작시리즈! 앰브로스 비어스의 서간체 단편-나의 호기심을 끄는 남자의 주된 점은 두뇌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대화법은 이제껏 내가 들어 본 중의 최고이고 그 누구와 비교 불가한 면이 있습니다.

달빛 아래에서

<달빛 아래에서> 숨어있는 명작시리즈! 앰브로스 비어스의 미스터리 걸작. -어떤 것도 집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하인들 누구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오직 죽은 어머니의 목에 난 끔찍한 손가락 자국들을 제외하고서는 살인의 증거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숨어있는 명작시리즈! 북쪽 앨라배마의 한 철길 다리 위에서 20피트 아래의 빠르게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의 양손은 등 뒤에서 끈으로 묶여 있었다.

허공의 기수

<허공의 기수> 숨어있는 명작시리즈! 비어스의 단편 걸작-절벽의 머리 부분을 장식하는 바위의 끄트머리에는 위풍당당한 말 탄 기수의 형상이 하늘을 날카롭게 등진 채 서 있었다.

망령의 골짜기

<망령의 골짜기> 공포만큼 인간 존재의 근간을 뒤흔드는 강렬한 감정은 없다! 19세기 미국 공포문학의 대표작가 앰브로즈 비어스의 단편선 유령: [명사] 내면적 공포의 외부적, 가시적 현현 - 앰브로즈 비어스 《악마의 사전》 인간의 나약한 심리와 어둠 속 비현실적 존재가 한데 얽혀 선사하는 매혹적 공포의 세계. 사냥꾼을 찢어 죽인 정체불명의 존재, 깊은 골짜기에 사는 술주정뱅이의 밝히지 못한 비밀, 시체에게 공격당하는 악몽 속에서 실제로 사망한 남자, 영문도 모르고 목 졸려 죽은 여성의 고백 등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기이한 공포 이야기 여덟 편을 소개한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끔찍한 비밀을 감추고 있기에 공포에 짓눌려 굴복하고 마는가? 에드거 앨런 포와 H.P. 러브크래프트 사이에는 앰브로즈 비어스의 시대가 있다. 19세기 미국 공포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앰브로즈 비어스. ‘신랄한 비어스 Bitter Bierce’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간 본성에 대해 냉소적 관점을 지닌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이다. “아무 의미 없다. Nothing Matters."를 신조로, 날카롭고 매서운 비평가로 유명했으며, 제2의 에드거 앨런 포라는 평을 들으며 공포 판타지 문학의 거장 H.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893년 발간된 그의 단편집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Can Such Things Be》 가운데 여덟 편을 선별했다. 책 속 한 구절 이 글을 발견하게 될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겠다. 이것은 내 삶을 기록하는 글이 아니며 내게는 그럴만한 정보가 없다. 이 글은 서로 무관해 보이는 조각난 기억들의 기록일 따름으로, 반짝이는 구슬을 한 줄로 꿴 듯 개별적인 동시에 연속적인 기억도 있고, 거대한 황무지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마녀의 붉은 불길처럼, 혹은 공백과 암전이 사이사이 끼어든 핏빛 꿈처럼, 까마득하고 낯선 기억도 있다. ― <달빛 비치는 길> 중에서 맙소사! 비명도 그런 비명이 없었다! 마치 타이탄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내지르는 마지막 외마디 같았다. 비명을 지른 조는 포탄을 발사하고 뒤로 반동하는 대포처럼 비틀대며 물러서더니, 도축 당하는 소가 머리를 쩡하고 맞은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공포에 질린 눈으로 벽을 곁눈질해 노려보고 있었다. 나도 그쪽을 쳐다보았더니 벽에 있던 옹이구멍이 실제 사람 눈동자로 변해있었다! 크고 까만 눈동자 하나가 완전한 무표정으로 나를 쏘아보았는데 번뜩이는 악마의 눈보다도 훨씬 끔찍했다. ― <망령의 골짜기> 중에서 그는 반쯤 쓴 빨간 가죽 수첩을 품에서 꺼냈는데 찾아봐도 연필이 없었다. 핼핀은 잔가지를 꺾어 피 웅덩이에 찍어 재빠르게 써내려갔다. 갑자기 가늠하기 어려운 거리에서 낮고 흐트러진 웃음소리가 울리더니 점점 커지고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핼핀의 나뭇가지 촉이 종이에 닿는 둥 마는 둥 했다. 한밤중 호숫가에서 미치광이가 홀로 웃듯, 영혼 없이 싸늘하고 구슬픈 웃음소리는 손닿을 거리에서 섬뜩한 비명으로 고조되어 정점을 찍더니 서서히 사그라졌다. 마치 웃음을 터뜨린 지옥의 존재가 원래 있던 세상 끝 벼랑 아래로 물러가 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핼핀은 그렇지 않다고, 그것이 가까이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 느꼈다. ― <핼핀 프레이저> 중에서

존 바틴의 시계 ; 어느 의사의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8

<존 바틴의 시계 ; 어느 의사의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8> 시계에 묘한 강박을 지닌 남자의 이야기. 존 바틴은 증조부의 유품으로 물려받은 시계에 불길하고 사악한 징조와 동시에 버릴 수 없는 매혹을 느낀다. 시계에 얽힌 사연이 밝혀지는 동안, 수수께끼가 풀리기보다는 오히려 존 바틴의 정체에 대해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7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7> 미국 남북전쟁의 샤일로 전투(일명 피츠버그 랜딩 전투)를 소재로 한 비어스의 자전적 수기. 샤일로 전투는 미국 남북전쟁 서부 전역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 테네시 주 남서부의 실로(샤일로) 예배당 근처에서 1862년 4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펼쳐졌다.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의 북군이 승리했지만 양측 각각 1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책 속에서> 이것은 단순한 전쟁담이다. 작가가 아닌 병사가 병사가 아닌 독자를 위해 썼다고 해도 좋을 그런 이야기다. 일요일이었던 1862년 4월 6일 아침은 화창하고 포근했다. 긴 행군으로 지친 기병대가 하루 휴식을 취하기로 한 날이어서 기상나팔도 평소보다 늦게 울렸다. 병사들은 숙영지의 타다 남은 모닥불 주위를 한가로이 어슬렁거렸다.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병사들도 있었고, 정기 점검에 대비하여 무기와 이런저런 장비의 상태를 대충 확인해 보는 병사들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서 좀처럼 끝나지 않을 화제, 요컨대 작전의 결과와 목적에 대해 저마다 독단적인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보초병들은 평소라면 용납되지 않을 느슨한 태도와 걸음걸이로 혼잡한 전선을 오갔다. 그중 몇 명은 발에 물집에 생겼다는 이유로 군인답지 않게 절룩거리기도 했다. 조금 뒤쪽에는 걸어총을 해 둔 소총들과 군막이 있었는데, 간간이 나른한 모습의 장교들이 지저분한 머리를 막사 밖으로 내밀고 하인들에게 세숫대야를 가져오라거나 외투의 먼지를 털라거나 기병도를 윤기 나게 닦으라고 지시했다. 말쑥한 복장의 젊은 연락병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건을 전달하기 위해 동료들의 짓궂은 농담과 선임병들의 장난에도 아랑곳없이 병사들 사이를 헤치며 이리저리 께느른한 군마를 몰았다. 지위와 역할이 분명치 않은 흑인들은 자신들의 운명에 백인들이 무슨 장난질을 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배를 깔고 엎드려 빈둥거리거나, 햇볕 아래 길쭉한 맨발로 뛰어다니거나 태평하게 졸고 있었다.

딕시에서의 나흘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6

<딕시에서의 나흘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6>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작가 비어스가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한 자전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한다. 1864년 7월 애틀랜타 전투(포위전) 후 양측이 쿠사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인 같은 해 10월. 북군 장교인 화자는 전쟁 중에도 모험을 원하는 젊은 혈기로 동료 장교와 함께 강을 건넌다. 남군에게 발각되어 쫓고 쫓기는 과정에 전쟁의 부조리가 자책에 가까운 유머와 함께 녹아있다. <책 속에서> 1864년 10월, 셔먼의 북군과 후드의 남군은 애틀랜타 함락 이후 놀랍고도 무익한 진퇴를 거듭해 오다가 앨라배마 게일즈빌 인근의 쿠사 강에서 대치 중이었다. 여기서 병사들은 며칠간 휴식을 취했다. 적어도 보병과 포병 대부분은 그랬다. 반면, 기병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고 그리 관심도 없었다. 이때는 양 진영에 소강상태,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스테일리 플레밍의 환각 + 쌍둥이 중 하나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5

<스테일리 플레밍의 환각 + 쌍둥이 중 하나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5> 심리학적으로 흥미로운 두 편의 작품을 묶었다. 「스테일리 플레밍의 환각」은 죄의식이라는 흔한 소재를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룬다. 즉 동물(개)에게 투사된 살인의 죄의식과 사람이 아닌 동물의 원혼을 섞어놓았다. 반면에 「쌍둥이 중 하나」는 쌍둥이 형제간의 설명하기 어려운 교감을 다룬다. 이 특별한 텔레파시는 형제 중에서 형을 비극적인 파멸로 이끈다. 쌍둥이 형과 약혼녀의 죽음은 각각 정황상 자살로 보이지만 확정적이지 않다. 이들의 죽음이 자살이냐 타살이냐에 따라 그 범인으로 쌍둥이 동생(심리적인 고도의 계획) 또는 약혼녀와 만났던 정체불명의 남성까지 의심이 가는 등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양상이 된다. 미국 남북전쟁을 다룬 비어스의 또 다른 단편 「앵무새」(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3)에서도 쌍둥이 형제의 비극이 핵심을 이룬다. <책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남자 중에서 한 명은 의사였다. “박사, 내가 자네를 불러달라고 했어.” 상대방이 말했다. “하지만 자네가 내게 무슨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아. 자네가 정신과 전문의를 추천해 주면 좋겠군. 내가 좀 미친 것 같아.” “건강해 보이는 걸.” 의사가 말했다. “자네가 판단해 보게. 내가 헛것을 보거든. 매일 밤 잠에서 깨는데 그때마다 내 방에서 나를 열중해서 쳐다보고 있는, 덩치 크고 검은 색인 뉴펀들랜드 종, 앞다리가 흰색인 개를 보게 돼.” “잠에서 깼다고 했는데, 그게 확실해? 환각은 종종 그냥 꿈에 불과하거든.” —「스테일리 플레밍의 환각」 귀하는 쌍둥이 중 하나로서 우리가 아는 자연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귀하가 판단하겠지요. 어쩌면 우리는 그 자연법칙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나봅니다. 귀하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을지 모르고, 내게는 불가해한 것이 귀하에게는 아주 명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귀하는 내 형 존을 알고 있지요. 다시 말해 귀하는 내가 없는 동안에 존을 알아본다는 얘깁니다. 내 생각에는 귀하도 다른 누구도 우리 둘을 구분하지 못할 겁니다. 우리의 부모님도 구분하지 못했답니다. 이 정도로 닮은 쌍둥이는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군요. —「쌍둥이 중 하나」

어느 소령의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4

<어느 소령의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4> 미국 남북전쟁 시절을 회상하는 비어스식 라떼 얘기다. 전쟁보다는 유머에 치중하고 있다. 나와 동료들은 소속 부대에서 최고의 매력남이자 바람둥이로 통하는 하버턴 중위를 골려 주기로 계획한다. 포탄이 날아들고 본부 건물이 뒤흔들리는 와중에도 이들의 장난은 계속된다. <책 속에서> 사견이지만, 남북 전쟁 당시에는 저질 농담이 오늘날처럼 비난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은 아주 젊은 청년들 덕분이었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젊은이들은 혈기왕성할수록 야단스럽기 마련이다. 여러분은 1860년대 초반에 사람들이 얼마나 젊었었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하긴, 북군 전체의 평균 연령이 25세 미만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23세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관련한 통계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그런 것이 있기나 한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절충을 한 것이다. 스물다섯에 대해 말해 보자. 그 영웅적인 시대에 스물다섯 살은 지금의 같은 나이보다 훨씬 남자다웠다.

조지 서스턴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2

<조지 서스턴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2> 남북전쟁에서 작가 비어스가 지형 전문가로 복무했던 경험이 반영된 단편이다. 전장에 초점을 맞춘 비어스는 종종 그 앵글 밖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는데, 이 단편도 여기에 속한다. 전쟁의 공포를 이겨내려는 조지 서스턴 중위, 어떤 상황에서도 팔짱을 끼고 꼿꼿한 자세를 취하는 이 남자의 기벽을 선뜻 이해하긴 어렵다. 다만 전쟁뿐 아니라 삶의 공포 앞에 선 인간으로 보면 조금은 이해하기 쉬워질지 모르겠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막간의 그네 위에서도 심지어 죽는 순간에도 서스턴 중위의 시그니처 같았던 팔짱은 변함이 없다. <책 속에서> 조지 서스턴 중위는 북군 소속의 한 여단을 맡고 있는 브로 대령의 전속 부관이었다. 원래 여단장이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 브로 대령은 임시로 여단을 지휘하게 됐다. 나는 서스턴 중위가 본디 브로 대령 부대의 소속으로, 우리 여단장이 복귀할 때까지 대령과 함께 파견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스턴이 맡은 부관 보직도 전임자의 전사로 인해 공석이었다. 우리 사이에서 서스턴의 출현은 지휘관의 교체에 따른 참모진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불과했다. 우리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무뚝뚝했다. 그러나 이런 면은 나보다는 다른 전우들이 더 많이 발견한 것이었다. 본부에 있든 행진 중이든 혹은 막사나 숙영지 그 어디에 있든 간에, 지형 전문가의 임무를 띤 나는 늘 비버처럼 분주했다. 하루 종일 말을 타고 밤의 절반은 제도용 탁자에서 도면을 작성했다. 그것은 위험한 임무였다. 적진에 가까이 접근할수록 아군에게 보다 유리한 정보와 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길 하나를 찾아내고 다리 하나를 그려 낼 수 있다면 사람의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임무였다. 공격과 후퇴의 짧은 막간을 이용해 개울의 수심을 측정하고 교차로의 정확한 지점을 살피기 위해, 기병대 전체가 적군의 맹렬한 사격을 뚫고 전초 기지까지 출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바닥없는 무덤 + 어느 여름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0

<바닥없는 무덤 + 어느 여름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0> 이번에 소개하는 비어스의 두 단편은 “때 이른 매장Premature Burial” 즉 생매장을 다룬다. 생매장은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 중에 하나라고 한다. 우발적인 사고나 응징과 처벌, 신화와 전설에서 문학에 이르기까지 그 연원이 깊을 뿐 아니라 형태와 쓰임 방식도 다양하다. 문학에서는 비어스를 비롯하여 에드거 앨런 포에서 스티븐 킹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사용했다. 「바닥없는 무덤」은 단순한(?) 착각으로 아버지를 생매장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 범죄자 가족의 중심엔 “고결하고 굳센” 어머니의 능란한 세뇌와 가스라이팅이 있다. 이런 유쾌하지만은 않은 글감들을 괜찮은 글맛으로 버무리는 것은 비어스의 블랙 유머다. 짧은 분량의 「어느 여름 밤」은 역시 생매장되었다가 도굴범에 의해 진짜 죽어야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어딘지 익숙한 느낌인데 문학과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해부학실과 시체 장사를 하는 도굴범 이른바 인간 구울 여기에 때 이른 매장, 이렇게 낯설지 않은 조합 때문인 것 같다. <책 속에서> 내 이름은 존 브렌월터. 술고래인 내 아버지는 진흙에서 커피 열매를 만들어내는 발명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정직한 성품이라서 직접 제조에 관여하진 않았다. 그렇다보니 딱 먹고 살만한 재산만 모았고, 실로 막대한 가치를 지닌 발명품에서 나오는 사용료(로열티)로는 특허권을 침해한 양아치들과의 소송비를 대기도 버거웠다. 그래서 나는 부도덕하고 비열한 부모를 둔 또래 아이들이 누리는 많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내 형제자매를 모두 무시하고 오로지 나만 직접 교육하신 고결하고 헌신적인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무식하게 자라서 학교 선생 노릇이나 했을 것이다. 훌륭한 여성의 가장 사랑받는 자녀가 된다는 것은 금보다 값지다. 내가 열아홉 살 때 아버지는 불운하게도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평소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셨는데, 예고 없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찾아온 그의 죽음에 당신 자신 외에는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바로 이날 아침에 아버지는 수압을 이용한 무소음 금고 폭파 장치에 대한 특허권 등록 통보를 받았다. 특허청장은 이 장치가 지금까지 자신이 심사한 것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효과적이며 모든 면에서 칭찬할만한 발명품이라고 발표했다.

고양이 화물 + 존 모튼슨의 장례식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1

<고양이 화물 + 존 모튼슨의 장례식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41> 고양이를 소재로 한 비어스의 두 단편을 묶었다. 「고양이 화물」은 10만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선박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이야기다. 믿기 어렵고 과장된 톨테일(Tall tale)에 속한다. 고양이의 수가 너무 많은 나머지 뾰족한 수 없이 그냥 화물칸에 마구잡이로 집어넣은 것이 재앙의 불씨가 된다. 「존 모튼슨의 장례식」은 고양이가 영화의 씬스틸러처럼 짧은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제법 엄숙한 장례식의 묘사에 이어 마지막에 뜻밖의 상황에서 고양이가 등장한다. <책 속에서> 1874년 6월 16일, “메리 제인”호는 고양이를 잔뜩 싣고 몰타(지중해 중부 시칠리아 섬 남쪽의 몰타 제도로 이루어진 섬나라—옮긴이)항에서 출항했다. 이 화물은 우리에게 상당한 골칫거리였다. 고양이들을 화물용 짐짝에 넣지 않고 그냥 화물실에 쑤셔 넣었다. 한때 석탄운반선을 책임졌던 도블 선장은 그것이 자기가 알아낸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화물실이 고양이로 꽉 찼을 때 해치에 누름대를 박아서 꽉 닫아놓으니 우리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고양이들이 목이 마를 거라고 생각한 항해사가 해치 한 곳으로 호스를 집어넣고 상당량의 물을 주입했고, 화물실 저층에 있던 고양이들이 모두 익사했다. 「고양이 화물」 중에서 시체는 유리판을 짜 맞춘 훌륭한 마호가니 관에 안치되어 있었다. 장례식은 워낙 흠잡을 데 없이 준비된 상태라 고인이 알았더라면 틀림없이 찬성했을 것이다. 유리판 아래 보이는 얼굴은 보기에 불쾌하지 않았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얼굴은 고통 없이 맞이한 죽음이었기에 장의사의 수선 능력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일그러지진 않았다. 「존 모튼슨의 장례식」 중에서

콜터 골짜기 일전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9

<콜터 골짜기 일전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9> 이 단편은 남북전쟁이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의 삶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비단 남북전쟁에 국한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특히 전쟁이 가져온 가족의 파멸과 해체는 비어스가 줄곧 천착해온 주제다. 남부 출신이지만 북군에 소속된 포병대 콜터 대위는 상관의 명령을 받고 딜레마에 빠진다. 공간 확보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골짜기에 포를 배치해야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퇴각하는 적군에게 포격을 가하라는 명령은 전략적인 이득보다는 단순히 살상자 수를 늘리려는 목적이다. 이 포격 사정권에는 민간인들의 주거지도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이곳엔 콜터 대위 자신의 집 즉 아내와 자녀들이 있다. 콜터 대위는 명령을 따른다. <책 속에서> “대령, 귀관은 자네의 용감한 부하 콜터가 여기에 포를 배치할 거라고 생각하나?” 사단장이 물었다. 그다지 진지해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아무리 용감한 포병이라도 그런 곳에 포를 배치하려 할 것 같진 않았다. 대령은 최근에 그들끼리 나눈 대화에서 콜터 대위의 용기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을 사단장이 유머러스하게 내비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군님.” 대령이 흥분한 기색으로 말했다. “콜터는 적군이 사정권 안에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포를 배치할 겁니다.” 그는 손으로 적군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한 곳밖엔 없지.” 장군이 대답했다. 이번에는 진지했다. 그곳은 가파른 산 정상에 움푹 들어간 ‘골짜기’였다. 험하고 좁은 길이었고 이 길을 관통하여 유료 도로가 나 있는데, 수풀이 듬성듬성한 숲을 지나 구불구불하게 최고점에 다다른 뒤 경사는 덜하지만 비슷한 지세로 적군 쪽까지 내리막을 이루고 있었다.

불완전한 화재 + 최면술사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8

<불완전한 화재 + 최면술사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8> 존속살인을 주제로 한 비어스의 단편 2편을 묶었다. 앞서 소개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 「개기름」 이번에 소개하는 「불완전한 화재」, 「최면술사」 이렇게 4편이 비어스가 존속살인을 주제로 쓴 단편이다. 영어권에서는 이 4편을 묶어서 『존속살인 클럽The Parenticide Club』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비어스는 특유의 블랙유머와 비틀기로 이 병적이고 섬뜩한 주제를 노련하게 끌고 간다. 곳곳에 지뢰처럼 묻혀있는 풍자를 밟으면 한번 씩 웃음이 터질지 모르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불완전한 화재」에서는 강도행각을 일삼는 아버지와 아들이 장물을 공평하게 나누려다가 문제가 불거진다. 아들은 아버지에 이어 목격자인 어머니까지 무참히 죽이고 불을 질러 증거를 없애려고 한다. 「최면술사」는 갑자기 자기의 재능을 알아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재능은 최면술, 문제는 이걸 범죄에 사용한다는 것. 도시락 도둑이 목숨 도둑이 된 셈. 존속살인에 관한 작품 모두 광인의 황당무계한 넋두리 같은데 묘하게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책 속에서> 1872년 6월의 어느 날 이른 아침, 나는 내 아버지를 살해했다. 이 행동은 그 당시에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가 결혼하기 전, 위스콘신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동안 벌어진 일이다. 아버지와 나는 우리 집 서재에서 간밤에 벌인 강도짓의 수익을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이 살림살이였고 공정한 분배는 어려운 일이었다. 냅킨과 수건 따위는 아주 공평하게 나눴고 은식기 류의 분배도 제법 공평했으나 하나의 완성품인 뮤직 박스를 잔여물 없이 둘로 정확히 나누려고 한다면 누구든 곤란해질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재앙과 불명예를 가져온 것이 바로 그 뮤직 박스였다.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불쌍한 아버지는 지금 살아계실 것이다. 그것은 아주 훌륭하고 아름다운 공예품이었다. 고급 목재로 상감을 했고 진기하게 조각했다.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뿐 아니라 메추라기처럼 삑삑 울고 개처럼 짖으며 태엽을 감든 감지 않든 빛이 비추는 아침이면 안식일을 가리지 않고 수탉 우는 소리를 냄으로써 십계명을 어겼다. 이 마지막 특성 때문에 아버지는 이 뮤직 박스에 혹했고 생전 딱 한 번의 비열한 행동을 저질렀다. 물론 아버지가 더 오래 살았다면 비열한 행동도 더 늘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아버지는 그 뮤직 박스를 나한테서 숨기고는 맹세코 그걸 가져가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내가 뻔히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그때 강도짓의 가장 큰 목적이 바로 그 뮤직 박스를 훔치는데 있었다. -「불완전한 화재」 중에서- 내가 종종 최면술로 독심술 따위를 즐기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은 이런 현상들의 토대를 이루는 자연 법칙에 대해 내가 명확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심심찮게 묻곤 한다.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언제나 그런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가지고 싶지도 않다고 답한다. 나는 자연의 작업장 열쇠구멍에 귀를 대고 저속한 호기심으로 자연의 사업 비밀을 훔치려는 그런 연구자가 아니다. 나의 관심이 과학에 의미가 없듯이 과학의 관심은 내게 무의미하다. 앞에서 말한 현상은 당연히 간단한 것을 이른다. 우리가 단서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이 현상은 결코 우리의 이해력을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단서를 찾고 싶지 않다. 내가 지식보다는 미스터리에서 더 많은 만족을 느끼는 유난히 낭만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면술사」 중에서-

적합한 환경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7

<적합한 환경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7> 숲속 폐가에서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이 단편 「적합한 환경」은 시체가 발견된 시간 전후를 오가면서 전개된다. 비어스는 한 남자가 죽음에 이르는 동선에 작가의 권리라는 이색적인 주제를 올려놓는다. 어딘지 괴팍스럽지만 제법 성공한 작가 콜스턴은 독자에 대한 작가의 권리를 주장한다. 독자를 울고 웃기는 건 쉬운 반면 공포감을 주려면 “적합한 환경”에서 작품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조건에 따른다면 죽을 수도 있는 공포감을 선사하겠다는 콜스턴의 도발, 여기에 말려든(?) 독자는 사업가 마시다. 마시는 예상하겠지만 폐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책 속에서> 밤 어느 한여름 밤, 신시내티에서 15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시골소년이 말만 다닐 수 있는 좁은 승마길을 따라 울창하고 어두운 숲을 지나고 있었다. 사라진 소들을 찾아다니느라 자기도 길을 잃은 아이는 한밤이 가까운 무렵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지역 어딘가에 와 있었다. 그러나 용감한 소년은 집에서 온 대략적인 방향은 알고 있었기에 별을 길잡이삼아서 망설임 없이 숲으로 뛰어들었다. 승마길까지 왔을 때 그 길이 바른 방향으로 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그리로 따라갔다. 밤하늘은 맑았으나 숲속에서의 밤은 너무 어두웠다. 아이는 시각보다는 촉각에 의지해 길을 가고 있었다. 사실 아이는 웬만해선 길을 잃지 않았다. 길 양쪽의 수풀은 너무 무성해서 뚫고 가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숲속으로 2킬로미터 쯤 갔을 때 길의 왼쪽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던 나뭇잎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불빛이 그를 펄쩍 뛰게 만들었고 심장을 귀에 들리도록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브리드 할아버지의 집이 이 근처에 있어.” 아이는 혼잣말을 꺼냈다. “여기는 우리 집 쪽에서 온 방향과 정반대의 끝이 분명해. 엇! 저 불빛은 뭐지?”

교수형 참관, 차가운 인사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6

<교수형 참관, 차가운 인사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6> 비어스의 짧은 유령 이야기 두 편을 묶었다. 「교수형 참관」에서 대니얼 베이커 노인은 한 행상인을 죽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행상인이 실종됐고 마을주민들의 의심은 있으나 증거는 없다. 그런데 미제로 남을 것 같았던 이 사건은 7년 후 베이커 노인이 독특한 방식으로 죄과를 치름으로써 해결된다. 「차가운 인사」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유령에 관한 이야기다. 이 글의 화자 벤슨은 콘웨이라는 남자의 방문을 받는다. 벤슨은 자기가 잘 아는 바팅의 소개장을 가져온 콘웨이를 반갑게 맞아 준다. 그런데 어느 날 콘웨이가 벤슨에게 차갑게 인사를 건네고는 그냥 지나가버린다. 다음날에도 그러자, 벤슨은 그 이유를 묻는다. 콘웨이는 예상 밖으로 바팅 얘기를 꺼내는데... <책 속에서> 아이오와 주 레바논 인근에 사는 대니얼 베이커라는 이름의 노인은 통행권을 가지고 밤에 그의 집을 지나가던 한 행상인을 죽였다는 마을사람들의 의심을 사고 있었다. 그때가 1853년으로 서부에서 지금보다는 행상이 더 흔하고 꽤 위험하던 시기였다. 등짐을 진 행상인은 어김없이 쓸쓸한 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며 마을사람들의 호의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보니 괴팍한 사람들과 연이 닿기도 하는데 이중에는 사는 방식이 양심적이기는커녕 생계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자들이 있었다. 짐은 줄고 지갑은 두둑해진 행상인이 악한의 호젓한 거주지를 지나가다가 행방이 묘연해지는 일이 간혹 있었다. 늘 “베이커 노친네”로 불리는 사람의 경우도 여기에 속했다. (서부 “정착촌”에서 이런 식의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존경받지 못하는 노인들뿐이었다. 즉 사회적 무가치에 대한 일반적인 오명에 덧씌워진 시대 특유의 비난이었다.) 행상인이 그의 집에 들렀다가 사라졌다. 이것이 사람들이 아는 전부다. 7년 후 어느 밤, 이 지역에 널리 알려진 침례교 목사 커밍스 씨가 마차를 타고 베이커 농가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땅에 깔린 안개의 가벼운 베일 위로 조각달이 떠 있었다. 늘 쾌활한 성격의 커밍스 목사는 휘파람을 불다가 이따금씩 멈추고 말을 향해 살가운 격려의 말을 건네곤 했다. 메마른 계곡 위로 나 있는 작은 다리에 다다랐을 때 목사는 안개 낀 회색 숲을 등지고 또렷하게 서 있는 한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등에 뭔가를 묶었고 묵직한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떠돌이 행상이 분명해보였다. 그의 태도에는 뭐랄까 몽유병자 같은 암시가 있었다. 그 남자 앞에까지 간 커밍스 목사는 말고삐를 당기고 남자에게 유쾌한 인사와 함께 마차에 타라고 권했다. “가는 길이 같다면요.” 목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헛수고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5

<헛수고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5> 신문사 기자인 헨리 슬레이어는 세간에 화제인 어느 흉가를 다녀오라는 편집장의 지시를 받는다. 유령이 출몰한다는 그 집에서 하룻밤 있으면서 기삿거리를 가져오라는 얘기. 슬레이어는 참 기괴한 밤을 보내지만 이것이 과연 기사화될지는 의문이다. <책 속에서> 코빙턴에서 안토니오 핀치와의 다툼 중에 살해된 헨리 슬레이어는 《신시내티 커머셜》의 기자였다. 1859년 바인 스트리트에 있는 빈집은 밤마다 벌어진다는 기이한 모습과 소리 때문에 일대 소동의 중심지가 됐다. 빈집 가까이 사는 존경할만한 거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소동은 이 집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것 말고는 달리 부합하는 가설이 없었다. 어딘지 굉장히 낯선 어떤 것과 함께 여러 형체들이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에 띄곤 했다. 그 형체들이 어디에 있다가 홀연히 잔디밭에 나타나서 현관문으로 들어가는지, 그들이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나타났을 때처럼 홀연히 사라지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편 목격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충분히 긍정하면서도 두 명만 비교해도 서로 진술이 일치하지 않았다. 그들이 묘사하는 형체들의 모습이 제각각이었다.

두 건의 즉결처형, 두 목숨의 사나이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4

<두 건의 즉결처형, 두 목숨의 사나이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4>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비어스의 짦은 유령 단편 2편을 묶었다. 먼저 「두 건의 즉결처형」은 돈벌이를 위해 자원입대한 미국의 어린 병사들이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린 이등병은 자유에 익숙한 반면 엄격한 군기에는 버거워하는 당대 미국 젊은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그린은 상관을 폭행하고 군사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집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그린은 묻는다. 이 정도 사안이 과연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아야 하는지, 다른 해결 방법은 없었는지... 「두 목숨의 사나이」는 18보병연대 소속 데이비드 윌리엄 덕이 "죽은 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사연이다. 인디언 수족과 미군 사이에 벌어진 페터먼 학살 사건이 배경이다. 덕은 긴급 공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디언 무리의 공격을 받고 쫓긴다. 구사일생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그를 대하는 상사의 태도가 영 이상하다. <책 속에서> 1862년 봄, 뷰얼 장군의 대군이 샤일로 전투에서의 승리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 중에서 일부는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의 산간에서 많은 전투를 치르면서 혹독한 실전 경험을 쌓았으나, 대부분은 훈련이 되지 않은 풋내기 병사들이었다. 개전 초반이었고, 당대 미국의 청년들은 군인이라는 새로운 직업에서 자기들 취향에 딱 맞지 않는 특징들을 발견해냈고 이해심도 부족했다. 특히 군인의 핵심인 군기와 복종에 대해 그랬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매혹적이나 그릇된 신념에 감화되어 온 미국 청년들의 입장에서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기란 쉽게 체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군율에 가장 적응하지 못한 이들은 ‘풋내나는’ 어린 나이에 자원입대한 병사들이었다. 뷰얼의 부하 한 명에게 벌어진 일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베넷 스토리 그린 이등병은 장교를 폭행했다. 전쟁 후반이었다면 앤드루 에이규치크(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의 등장인물로 부유하지만 무능하고 겁 많은 멋쟁이 청년―옮긴이)처럼 그도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군대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상대 장교의 고발이 있은 직후, 그린 이등병은 체포되어 군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앵무새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3

<앵무새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3> 전쟁이 개인과 가족에게 가져온 비극, 비어스가 자주 다룬 주제다. 「창공의 기병」에서 남북전쟁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눈 아버지와 아들에게도, 「쿠드그라스」에서처럼 다행히 서로 같은 편에 소속된 형제에게조차 비극은 비켜가지 않는다. 이 단편 「앵무새」에서는 북군 소속의 그레이록 이등병과 남군 소속의 쌍둥이 형제가 등장한다. 쌍둥이라는 관계가 밝혀지면서 비어스다운 그래서 익숙한 파국과 비극이 예견된다. 그러나 전쟁의 상흔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책 속에서> 1861년 이른 가을의 어느 유쾌한 일요일 오후. 버지니아 주 남서부 산간 지역의 숲 한복판. 북군 소속의 그레이록 이등병은 커다란 소나무 밑동에 편안히 기대앉아서 두 다리를 쭉 뻗고 허벅지에 소총을 걸쳐놓은 채, 두 손은 (양 옆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움켜잡아) 총열에 올린 상태로 발견되었다. 뒤통수가 나무에 닿아 모자가 밀려 내려가면서 두 눈을 거의 가리다시피 했다. 누가 보았다면 잠이 들었다 보다 생각했을 터였다. 그레이록 이등병은 잠을 자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미합중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이었다. 그는 전선에서 꽤 먼 거리에 있어서 적군에게 포로로 잡히거나 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의 심리 상태는 휴식을 달가워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를 불안하게 만든 원인은 이러했다. 전날 밤, 그는 바로 이 숲에서 초계 임무 중이었다. 달이 뜨지 않았지만 밝은 밤이었다. 물론 숲 속의 어둠은 짙었다. 그레이록의 초소는 좌우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자세한 상황 보고조차 어려울 정도로 초병들이 주둔지에서 쓸데없이 멀리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전쟁 초반이었고, 군 진영은 이런 실수를 용인했다.

신의 아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1

<신의 아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1> 엄폐물이 없는 개활지 앞에서 군대가 멈춰있다. 그대로 전진하기에는 개활지와 산등성이 너머 적군이 있을 위험이 크다. 적군의 유무를 알아내는 방법은 누군가 가서 보는 것이다. 대개는 척후병과 정찰대가 이 임무를 맡지만 자칫 큰 희생이 따른다. 한 기병이 혼자 이 임무를 맡겠다고 나선다. 그는 적을 발견한다면 아군이 보는 앞에서 죽을 것이고 적이 없다면 무사 귀환할 것이다. 둘 중에 하나다. 죽더라도 적의 전력이 확실히 드러나는 상황에서 죽어야한다. 기병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1만의 전우는 그 모습에 울컥하고 감정에 북받친다. 그러나 예상 밖의 명령이 떨어지고... <책 속에서> 산들바람이 부는 날, 화창한 풍광. 전방과 좌우에는 개활지, 후방에는 숲. 이 숲의 가장자리에는 엄폐물이 없는 그 개활지를 앞에 두고 거기로 진입하지 못하는 군대의 긴 열이 정지해 있다. 숲은 그들의 활기로 넘치고, 알 수 없는 소음으로 가득하다. 보병의 진격을 엄호하기 위해 배치 중인 덜거덕거리는 포병대의 포차, 병사들의 흥얼거림과 중얼거림, 나무 사이 마른 잎을 밟는 무수한 발소리, 목이 쉰 장교들의 구령 소리...... 전방에 멀찍이 떨어져 대원의 일부가 노출되어 있는 기병 대다수는 가로막힌 진군 방향으로 1.5킬로미터쯤에 있는 산등성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전투 명령에 따라 숲 속을 뚫고 온 이 막강 병력이 개활지라는 커다란 장애물에 봉착한 것이다. 1.5킬로미터쯤 떨어진 완만한 산등성이는 겉보기에 불길하다. 마치 ‘전방 주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산등성이를 따라 왼쪽과 오른쪽으로 멀리까지 돌벽이 늘어서 있다. 돌벽 뒤에는 울타리, 울타리 뒤에는 흡사 산개 명령이라도 받은 듯한 나무들의 우듬지가 보인다. 그리고 나무 사이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그것을 알아야 한다. 어제 그리고 그보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었다. 언제나 포성과 함께 간간이 날카로운 총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아군의 것인지 적군의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환호성 속에서 우리는 전세를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오늘 새벽녘에 적군이 퇴각했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 번번이 공략에 실패했던 적군의 토루를 지나 버려진 병영의 파편들을 헤치고, 죽은 적군의 무덤을 거쳐 그 너머 숲 속으로 들어왔다.

죽음의 판정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0

<죽음의 판정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30> 비어스의 작품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딕 유령 단편이다. 하버(이 글의 화자)는 어느 여름 동안 친척을 방문했다가 빈 집 한 채를 빌려서 생활한다. 이 집은 매너링이라는 의사가 살았던 곳으로 이 의사는 홀연히 종적을 감춘 뒤 행방이 묘연하다. 매너링은 시한부 환자가 아닌 지극히 건강한 사람의 죽음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매너링의 실물 크기 초상화가 남아있는 이 집에서 하버는 기이한 일을 겪는다. <책 속에서> “나는 댁들처럼 그러니까 과학자로 불리길 좋아하는 그런 의사들 중 일부처럼 그리 미신적이지는 않아요.” 하버는 아무도 하지 않은 비난에 응수하면서 말했다. “여러분 중에서 일부분, 솔직히 말해서 극소수만이 영혼의 불멸을 믿고, 댁들이 솔직하지 못해서 유령이라고 부르지 않고 환영이라고 하는 것을 믿지요. 나는 산자가 종종 지금 있는 곳이 아니라 있었던 곳 요컨대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아주 열정적으로 생활함으로써 사방에 그들의 흔적을 남겨놓은 그런 곳에서 목격된다는 확신 그 이상은 말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누군가 지냈던 환경이 그 누군가의 개성에 큰 영향을 받아서 오랜 시간 후에 다른 사람의 눈에 그 누군가의 이미지를 보이게 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요. 물론 각인되는 개성은 적절한 개성이어야 해요. 대상을 인식하는 눈이 적절한 시력이어야 하듯이 말이죠. 내가 보기엔, 이를테면 그렇다는 겁니다.”

양심에 관한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9

<양심에 관한 이야기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9> 북군의 하트로이 대령은 위조 통행증으로 초소를 통과하려는 남군 스파이를 체포한다. 통행증 위조는 즉결처형 감이다. 그런데 하트로이 대령은 스파이의 정체 때문에 적법한 처형 명령을 내리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을 총살해야 하는 것이다. <책 속에서> 1 패럴 하트로이 대령은 초소에서 목소리를 낮추고 보초병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초소는 대령의 주둔지를 이등분하는 유료 도로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주둔지가 보이지는 않지만 대략 800미터 거리였다. 대령이 초병에게 뭔가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어쩌면 단순히 이상이 없는지 묻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면서 서 있는데, 한 남자가 주둔지 방향에서 무심히 휘파람을 불면서 다가오다가 초병의 제지를 받았다. 민간인이 분명했다. 키가 컸고, 집에서 만든 노르스름한 회색 옷―‘버터너트’라는, 남부 연합 시기의 후반기에 남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입었던 옷―을 조잡하게 걸치고 있었다. 한때는 흰색이었을 챙이 늘어진 펠트 모자 아래로는 가위질이나 빗질을 해 본 적이 없어 보이는 헝클어진 머리칼이 늘어져 있었다. 남자의 얼굴은 퍽 인상적이었다. 넓은 이마, 오뚝한 코, 갸름한 뺨, 머리칼처럼 다듬지 않아서 덥수룩한 검은 수염에 가려진 입. 커다란 눈에서는 안정감과 흔들리지 않는 확고함이 전해졌다. 관상학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눈을 가진 사람들은 지능이 뛰어나고 의지가 강하여 목표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관찰받기 쉬운 남자였다. 숲에서 방금 만든 듯한 새 지팡이를 지니고 있었고, 궁색한 소가죽 부츠는 하얗게 먼지로 덮여 있었다. “통행증을 제시 하시오.”

양치기 하이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8

<양치기 하이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8> 비어스는 「양치기 하이타」에 등장하는 해스터(Hastur)를 통하여 본의 아니게(?)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에 기여했다. 이 단편에서 해스터는 자애로운 목신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을 러브크래프트가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자」에 차용하는 과정에서 공포화 되었다. 비어스는 해스터 외에 '할리 호수'와 '카르코사'로도 러브크래프트와 세계관을 일부 공유한다. 먼저 소개한 단편 「카르코사의 주민」에서 언급되는데(할리의 경우는 「핼핀 프레이저의 죽음」 도입부에서 잠깐 언급되기도 한다), 할리는 가상의 호수, 카르코사는 가상의 도시로 크툴루 신화에 포함됐다. <책 속에서> 하이타의 마음속에서 청년의 환상은 나이와 경험의 환상으로 대체되지 않았다. 그의 순박한 삶과 야망을 모르는 영혼 그래서 그의 생각들은 순수했고 유쾌했다. 그는 일출과 함께 일어나 목신 해스터의 성소를 찾아 기도했고, 해스터는 이 기도를 듣고 기뻐했다. 이 경건한 의식이 끝난 후, 하이타는 양 우리의 문을 열고 쾌활하게 양떼를 몰아 들판으로 향했다. 길을 가면서 때우는 아침식사는 커드와 오트케이크, 간혹 발길을 멈추고 이슬로 차가워진 딸기를 조금 더 따먹거나 아니면 산에서 계곡 중간까지 흘러들어 다시 또 어디론가 줄달음치는 개울물을 마시기도 했다. 긴 여름 동안, 양떼가 신으로부터 하사받은 좋은 풀을 뜯거나 가슴 밑에 앞발을 괴고 앉아 새김질을 할 때, 하이타는 나무 그늘에 기대거나 바위에 앉아서 감미로운 선율의 갈대피리를 불었다. 종종 숲의 군소 신들이 피리소리를 듣기 위해 수풀 사이로 뾰조록이 몸을 내민 모습이 그의 눈가에 스치곤 했다. 그러나 그가 똑바로 쳐다볼라치면 그들은 곧 사라져버렸다. 이때마다 하이타는―앞으로도 자신이 양으로 변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에―-행복은 찾지 않을 때 오고 찾으려하면 영영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결론을 얻었다.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해스터의 호의 다음으로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그의 이웃이자 숲과 개울의 수줍은 신들이 주는 상냥한 관심이었다. 어두워질 때 그는 양떼를 도로 우리에 넣고 문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후 휴식과 꿈을 위해 자신의 동굴로 들어갔다.

쿠드그라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6

<쿠드그라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6> 남북전쟁에 참전 중인 세 남자, 매드웰과 핼크로 형제는 서로 묘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매드웰 대위는 캐펄 핼크로 상사와 절친으로 전장에서도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는 반면 그의 형인 크리드 핼크로 소령과는 적대적인 관계다. 이 작품의 제목 “쿠드그라스”는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최후의 일격 또는 자비의 일격으로 일컬어진다. 그런데 등장인물간의 긴장 관계가 이 쿠드그라스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바꾸어놓을 수도 있다. 이 단편은 묻지 않았는데 자꾸만 답변을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 같다. 갑작스러운 결말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책 속에서> 전투는 치열하게 계속되었다. 그야말로 총력전이었다. 전장의 기운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이제 모두 끝났다. 부상자를 구하고 전사자를 묻는―매장을 맡은 어느 병사의 우스갯소리처럼 “조금 깔끔하게 정리하는”―일만 남았다. “깔끔한 정리”에는 많은 일손이 필요했다. 숲 속에는 시선이 미치는 거리까지 박살 나 흩어진 나무 사이로 쓰러진 병사와 말이 즐비했다. 그 사이로 들것이 오가며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극소수의 병사들을 실어 날랐다. 부상병 대부분은 방치된 상태에서 숨을 거두었고, 그들의 권리는 지켜지지 않았다. 부상병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군의 규정이었다. 요컨대 부상병을 치료하는 최선책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승리는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에게 분명히 혜택을 주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릴 때까지 살아남지 못한다. 수습한 전사자들의 시신은 열 구 혹은 스무 구씩 나란히 놓였고, 그들을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파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너무 먼 곳에서 발견된 일부 시신들은 현장에서 그대로 묻혔다. 대체로 그렇듯이, 이곳에서도 시신의 신원 확인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신 매장을 담당한 병사들은 지침에 따라 되는대로 단서를 수집했고, 그에 따라 승전군의 전사자 명단이 작성되었다. 적군의 시신은 몇 구인지 세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때론 지나치게 많았다. 적군의 시신 중 상당수가 여러 번 중복되어 계산되다 보니, 나중에 제출되는 총지휘관 공식 보고서의 적군 전사자 총수는 기대감에 맞춰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기 마련이었다.

이방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7

<이방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7>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유령 단편이다. 한 기묘한 사내가 애리조나 사막에서 야영 중인 모험가들의 캠프를 불쑥 찾아온다. 이 사내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30년 전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이 유령 이야기에서 기묘한 화자의 정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행간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는 유령인가, 생존자인가 아니면 사람들을 놀려먹는 구라쟁이인가 그도 아니면 미래에 대한 은유인가.... <책 속에서> 어둠 속에서 나온 한 남자가 희미한 모닥불 빛이 비추는 작은 원 안으로 들어오더니 바위에 걸터앉았다. “이 지역을 탐험하러 온 사람이 댁들이 처음은 아니오.” 그가 심각하게 말했다. 아무도 그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자신이 그 말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 일행이 아니라 인근의 다른 곳에 캠핑을 하고 있음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일행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을 터였다. 그 지역은 혼자 살거나 여행할 만한 곳이 아니었다. 일주일 넘게 우리가 본 것이라고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짐을 운반하는 짐승 외에는 방울뱀과 뿔도마뱀 따위가 고작이었다. 이런 생물들과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오랫동안 공존하지 못한다. 짐을 나르는 동물이며 양식, 무기 같은 장비가 있어야 한다. 이런 장비는 곧 동료인 셈이다. 불쑥 나타나서 시비조의 말을 던지는 이 이방인의 동료들은 과연 어떤 부류의 사람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만한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여섯 명의 우리 ‘모험가’들은 전부 자세를 고쳐 앉고 무기를 집어 들었는데, 시간과 장소를 감안한다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방인은 조금도 아랑곳없이 방금 전처럼 의도적이고 단조로운 말투로 다시 말문을 열었다. “삼십 년 전, 투산(애리조나 주 남동부 도시—옮긴이) 출신의 레이먼 갤리고스, 윌리엄 쇼, 조지 W. 켄트, 베리 데이비스가 산타 카탈리나 산맥을 넘어 서쪽 거의 끝까지 여행한 적이 있소. 우리는 만약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빅벤드 인근의 길라 강을 따라가면 마을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소. 장비는 훌륭했지만 길잡이가 없었소. 레이먼 갤리고스, 윌리엄 쇼, 조지 W. 켄트 그리고 베리 데이비스가 전부였으니까.”

카르코사의 주민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4

<카르코사의 주민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4> 「카르코사의 주민An Inhabitant of Carcosa」은 《샌프란시스코 뉴스레터》(1886년 12월)에 발표됐다. “카르코사”라는 고대 도시는 H.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와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다. 이 기상의 도시는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 속으로 차용되어 크툴루 신화의 일부로 확장되었다. <책 속에서> (신의 안식을 받은) 할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그 뜻을 궁리하다가 언뜻 암시를 얻었음에도 여전히 그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던 나는,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에 퍼뜩 정신을 차릴 때까지 어디를 헤매고 있는지도 몰랐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는 모든 것이 생경하게만 보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위로는 온통 시든 풀이 무성하게 뒤덮여 있는 황량한 평원이 펼쳐져 있었고, 가을바람에 실려 오는 바스락거림과 소음은 신만이 알고 있을 불가사의하고 불안한 암시를 던지고 있었다. 한참의 간격을 두고 저 위로 거무스름한 기암괴석들이 솟구치더니, 마치 저희들끼리 거북한 눈짓을 주고받고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지켜보려는 듯 머리를 쳐들었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몇 그루의 시든 나무는 숨을 죽이고 뭔가를 잔뜩 기대하는 심술궂은 음모의 우두머리 같았다. 해는 보이지 않았으나 날이 밝은 지 한참 지난 것 같았다. 게다가 공기가 싸늘하게 느껴지면서도 그것이 육체적이라기보다 정신적인 느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불편하거나 고단한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산한 풍경 위로 눈에 보이는 저주처럼 납빛 구름이 낮게 뒤덮고 있었다. 그런 광경 속속들이 위협과 어딘지 숙명적이고 불길한 전조가 가득했다. 어디에도 새나 짐승, 곤충 한 마리 없었다. 죽은 나뭇가지에서 바람이 탄식했고, 잿빛 풀들은 줄기를 숙이고 섬뜩한 비밀을 땅에 속삭였다. 그러나 이 음산한 곳의 오싹한 고요를 깨뜨리는 소리나 움직임은 없었다.

레사카에서 죽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5

<레사카에서 죽다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5> 남북전쟁이 한창인 전장 레사카, 북군의 브레일 중위는 훤칠한 외모와 비범한 용기를 지닌 쾌남아다. 특히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엄폐물이 없는 가장 위험한 곳만 골라다니는데,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완전군장으로 말을 탄 그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이색적인 눈요기다. 유혈의 전장에서 화보를 찍는 이 남자, 처음보는 사람에겐 과시와 허세 가득한 관종이다. 반면에 전우들은 묘한 매력의 그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의 위험한 행동은 결국 심각한 인명 피해와 전력 손실을 가져오고 만다. 그리고 뜻밖에 밝혀지는 그의 비밀. 그것은 전쟁의 거대한 명분과 거리가 멀다. 이어서 또 한번의 반전.... 비어스답다. <책 속에서> 우리 중에서 가장 훌륭한 군인은 두 명의 부관 중 한 명인 허먼 브레일 중위였다. 장군이 어디서 그를 차출해 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하이오의 어느 연대지 싶다. 우리 중에서 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던 사람은 없다. 같은 주는 물론이고 가까운 주 출신도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장군은 자신의 참모를 임명할 때 당파적 질시를 일으키지 않고 나아가 국가의 통합을 해치지 않는, 지극히 공평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심지어 참모를 지명할 때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고 소속이 다른 부대원들이 모여 있는 본부에서 일종의 뽑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가 군대에서 맡은 임무도 그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아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아무튼 이 쾌남아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 브레일 중위는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체격이 다부졌고, 담색 머리칼과 잿빛이 도는 눈을 지녔으며, 보통은 아주 용기 있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재능을 겸비했다. 대부분의 장교들이 그리 화려하지 않은 복장에 만족하는 반면, 그는 평상시나 특히 전투 중에 완전 군장을 했는데, 이때 그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고 이채로웠다. 타인의 눈에 비친 그는 신사의 예절과 학자의 두뇌 그리고 사자의 심장을 지닌 인물이었다. 나이는 대략 서른 살쯤.

벽 너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3

<벽 너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3> 남자는 한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그는 자존심만 남은 귀족이다. 귀족의 알량한 체면과 위신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고 외면한다. 그런다고 쉽게 물러가지 않는 게 사랑의 열정이라.... 사랑은 더 커진 열정으로 되돌아온다. 뜻하지 않은 곳, 벽 너머에서. <책 속에서> 오래 전, 나는 홍콩에서 뉴욕으로 오는 도중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주일을 머문 적이 있다. 당시 동양에서 벌인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번창해 많은 돈을 벌었고, 금의환향 길에 올라 여전히 깊은 애정으로 나를 기억하고 있던 젊은 시절의 친구들과 재회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지만 그 전에는 이따금씩 소식을 주고받던 몬 댐피어라는 동창이 무척 보고 싶었다. 단순히 사교적인 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서로 떨어져 있는 거리가 멀수록 더 마음이 내키지 않는 법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내 기억에, 댐피어는 잘생긴 외모에 학구열이 대단했으며, 일하기를 싫어하고 경제적 성공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들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을 만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 친구였다. 댐피어 가는 마을에서도 가장 유서 깊고 귀족적인 가문 가운데 하나로서, 문중에 무역업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이 없고 눈에 띄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다는 데 대해 남다른 긍지를 지니고 있었다. 몬은 약간 감상적이고 미신적인 성향이 강해서 초자연적인 주제에 탐닉했지만, 정신적으로 환상적이고 위험한 신념에 빠져들지 않을 만큼은 건강했다. 그는 과감하게 초자연적인 세계로 뛰어들었으며, 얼마간 탐닉한 세계와 영역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달빛 비추는 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2

<달빛 비추는 길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2> 「달빛 비추는 길」은 비어스의 대표적인 고딕 호러 단편 중에 하나다. 조엘 헤트먼이라는 여성의 피살 사건을 다룬다. 이야기는 조엘 헤트먼의 아들, 남편(또는 그렇게 보이는), 죽은 본인(유령)의 시각을 따라 세 부분으로 전개된다. 각각의 진술은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형태인데, 퍼즐 조각을 맞추듯 세 진술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조엘 헤트먼 주니어의 진술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다. 나는 부자로서 존경을 받고, 퍽 괜찮은 학벌에 몸도 건강하고, 그밖에 가진 자들만이 가치를 알고, 가지지 못한 자들이 질시할 만한 장점들까지 가지고 있다. 차라리 이런 것들이 내게 없었다면, 그래서 내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이 끊임없이 고통스러운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지금처럼 불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빈곤에 짓눌려 늘 노력해야 하는 삶이었다면, 이처럼 당혹스럽고 침울한 비밀을 이따금씩은 잊을 수 있었을 테니까. 나는 조엘 헤트먼과 줄리아 헤트먼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복한 지방 유지였으며, 어머니는 교양 있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끊임없는 질투와 가혹한 헌신으로 이루어져 있었음을 나는 이제 알고 있다.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고향집은 대저택이었지만 특별한 건축술을 따르지 않고 도로에서 가까운 숲 속에 지어졌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19세로 예일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나는 부친에게서 전보 한 통을 받았는데,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니 무조건 집에 오라는 내용이었다.

격투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1

<격투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1> 「격투」는 전장에서 불합리한 공포가 가져온 결과를 다룬다. 인간이 시각적인 형태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정신(심리)의 영향에 얼마나 좌우되는지, 비어스가 자주 다룬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 전쟁 트라우마를 일찍이 선보인 작품 중에 하나로도 평가받는다. <책 속에서> 1861년 어느 가을 밤, 한 남자가 버지니아 주 서부 숲 속에 홀로 앉아 있었다. 가장 험준한 곳 중 하나인 치트 산(웨스트버지니아 주에 있으며, 웨스트버지니아 주가 버지니아 주에서 독립한 것은 1863년이다―옮긴이) 지역이었다. 그렇다고 인근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자가 앉아 있는 곳에서 1.5킬로미터쯤 떨어진 거리에 북군 여단이 주둔 중이었다. 그리고 주변 어딘가, 아마도 꽤 가까운 거리에 규모를 알 수 없는 적군도 있었다. 적군의 수와 배치 상황을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점, 그것이 바로 이 고즈넉한 곳에 남자가 앉아 있는 이유였다. 그는 북군 보병 연대 소속의 젊은 장교였고, 그의 임무는 기습 공격에 대비해 야영지에서 잠이 든 전우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그는 초병으로 구성된 파견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방금 땅거미가 졌을 때 그는 지형의 특징에 따라 불규칙하게 전초선을 배치했고, 지금은 그가 앉아 있는 곳에서 전방으로 수백 미터에 걸쳐 병사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바위와 월계수 덤불 사이를 지나 숲을 관통하는 전초선에서 병사들은 열다섯 내지 스무 보폭가량의 간격을 두고 몸을 숨긴 채, 침묵과 경계 엄수라는 명령에 따르고 있었다. 앞으로 네 시간 동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면, 꽤 떨어진 좌측 후방에서 대위의 지휘하에 대기 중인 근무조와 교대하고 쉴 수 있을 터였다. 지금 이 글에서 말하고 있는 이 젊은 장교는 자신이 보고받아야 할 사항이나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병사들을 배치하기 전에 두 명의 상사에게 자기가 어디에 있을지 알려 두었다. 오래된 숲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희미한 달빛 속에 앞으로 구불구불 펼쳐진―길 뒤쪽 어딘가에서 두 명의 상사가 근무를 서고 있는―그곳은 참 조용했다. 적군의 기습 공격을 받을 경우 초병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저항하지 말고 숲길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집결한 뒤 공격 대형을 갖추기로 되어 있었다. 장교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괜찮은 전술이었다. 만약 나폴레옹이 워털루에서 그런 영리한 전술을 구사했더라면, 기념비적인 승리를 거두고 권좌를 조금은 더 유지했을 터다. 브레이너드 바이링 소위는 같은 인간을 죽이는 일에 비교적 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이었지만, 용감하고 유능한 장교였다. 그는 전쟁 초기에 군사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사병으로 입대했고, 높은 학력과 성실함 덕분에 중대의 선임 하사관이 되었다. 그리고 남군 총탄에 중대장을 잃는 행운에 힘입어 장교로 임관되었다. 필리피, 리치 산, 캐릭스 포드, 그린브라이어 등지에서 몇 차례 전투를 겪으면서 상관의 이목을 끌지 않을 정도의 용맹성을 보여 주었다. 전쟁의 흥분은 마음에 들었으나, 시체를 보는 것은 싫었다. 진흙 묻은 얼굴, 휑한 눈과 빳빳하게 굳은 몸, 오그라들 때는 그리 이상하지 않지만 부풀어 오르면 아주 이상한 그 시체들의 모습을 그는 늘 견딜 수 없었다.

덩굴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0

<덩굴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20> 「덩굴」(1905)은 비어스 특유의 짧지만 서늘한 공포를 전한다. 흉가와 덩굴을 주인공의 신체적 특징과 연결시키는 방식은 전통적인 유령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끌고 가는 비어스의 능력을 잘 보여준다.

철학자 파커 애더슨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9

<철학자 파커 애더슨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9>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1891)에 「제임스 애더슨, 철학자와 재치James Adderson, Philosopher and Wit」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포로로 잡혀 곧 처형될 운명의 북군 스파이 애더슨은 재치 넘치는 언변과 죽음에 초연한 철학자의 자세로 남군 장군의 흥미를 유발한다. 그런데 그는 과연 끝까지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표범의 눈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8

<표범의 눈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8> 「표범의 눈」은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The San Francisco Examiner》(1897년 10월)에 발표된 단편으로 표범인간(werepanther)이 등장한다.

전초지에서 생긴 일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6

<전초지에서 생긴 일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6> 「전초지에서 생긴 일」(1897)은 그저 죽고 싶어서 전장에 나가고 싶다며 주지사에게 임명장을 부탁하는 명문가 젊은이. 그를 만류하다가 마지못해 허락하는 주지사. 진정한 군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젊은이와 주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 전쟁 영웅이 되는데, 역시나 비어스의 반전(사랑의 뒤엉킨 우연과 삼각관계를 포함해서)이 기다린다.

매커저 협곡의 비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5

<매커저 협곡의 비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5> 「매커저 협곡의 비밀」(1891)은 협곡의 묘사에서 전해지는 쓸쓸함과 긴장감이 인상적이다. 타임 슬립과도 관련이 있어서 3개의 타임라인이 연결되는 단편이다. 비어스는 타임 슬립을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 그것을 촉진하는 것은 주로 섬뜩한 사건이다. 이 단편에서도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 사건이 시간 중첩의 촉매가 된다.

치카마우가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4

<치카마우가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4> 「치카마우가Chickamauga」(1891)는 순진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공포를 전달한다. 아이의 환상과 전투의 처절한 현실이 뒤섞이면서 소름끼치는 인상을 극대화하고 있다. 비어스는 실제로 1863년 치카마우가 전투에 참전했다.

심리적인 난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3

<심리적인 난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3> 비어스가 편집장으로 있었던 《아르고넛Argonaut》에 「나의 난파My Shipwreck」(1879)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제목은 나중에 「심리적인 난파」로 바뀌었는데, 짧은 분량임에도 백년 넘게 많은 선집에 두루 실리고 있는 작품이다. 인간의 의식이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심령현상을 다루고 있다. 다소 허전해 보이는 결말로 인해 오히려 작품 안에 흩어져 있는 단서 찾기를 통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이를테면 자넷 하퍼드의 자살한 친부가 화자인 윌리엄 자렛과 단순히 이름만 같은 걸까? 등등.

어떤 장교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2

<어떤 장교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2> 군인은 명령에 복종한다. 그런데 표면적으로는 군율에 따라 철저히 명령에 따랐던 한 지휘관이 이 과정에 사적인 감정과 비틀린 의도를 개입시켰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장교One Kind Of Officer」는 전장에서 철저히 명령에 따름으로써 파국을 가져온 이야기다.

인간과 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8

<인간과 뱀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8> 1890년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The San Francisco Examiner》에 발표됐다. 뱀의 눈을 통해 최면에 걸린 남자 이야기다.

실종자 하나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0

<실종자 하나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0> 「실종자 하나 One of the Missing」(1888년)는 전쟁의 예측 불가능성과 가변성을 전달한다. 불과 22분을 오랜 시간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병사의 주관적인 시간 인식을 묘사하는 대목도 돋보이는데, 이 효과를 위해 비어스는 단편집에 재수록할 때 구성을 바꾸고 고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임무를 맡았던 아군 병사의 죽음이 아무렇지 않게 적군으로 오인되고 또 일상적으로 취급되는 전쟁의 부조리가 인상적이다.

오른발 가운데 발가락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1

<오른발 가운데 발가락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11> 「오른발 가운데 발가락 The Middle Toe of the Right Foot」은 1890년에 발표한 유령 단편이다. 신문기사(어둠 속에서 벌어진 결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러브크래프트는 “전개는 요령이 없으나 클라이맥스는 강렬하다”고 평했다.

개기름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2

<개기름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2> 「개기름Oil of Dog」은 비어스 특유의 해학과 공포가 결합된 단편이다.

시체를 지키는 사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7

<시체를 지키는 사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7> 「시체를 지키는 사람A Watcher by the Dead」는 1899년에 발표한 단편으로 공포를 놓고 세 의사가 벌인, 흔한 돈내기가 가져온 예기치 못한 공포를 다루고 있다.

요물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6

<요물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6> 「요물The Damned Thing」은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대결을 그린 단편으로 호러 앤솔러지에 자주 실리는 비어스의 대표작이다.

핼핀 프레이저의 죽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4

<핼핀 프레이저의 죽음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4> 1891년《웨이브The Wave》에 발표했다. 비어스의 고딕 유령 단편 중에서 백미로 꼽힌다. 러브크래프트는 위어드 픽션 사상 최고의 걸작 중에 하나라고 평했다. 이 단편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유령 이외에 여러 “언데드Undead”의 형태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런 점에서 좀비 이전에 그 등장을 알리는 선구적인 작품이라는 의견도 있다. 핼핀과 어머니와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근친상간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등 심리적인 복잡성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일부 평가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새로운 해석이 계속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막슨의 주인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5

<막슨의 주인 : 공포 그리고 전쟁 l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05> 「막슨의 주인Moxon's Master」은 1899년에 발표한 단편으로 체스를 두는 자동인형을 소재로 한다. "로봇robot"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전에 영어로 쓰인 작품 중에서 로봇을 묘사한 가장 초기작 중에 하나다. 비어스의 작품 중에서 드물게 SF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비어스를 아직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얼간이다. 그는 가장 위대한 미국 단편 작가이자 미국적 천재성의 완벽한 본보기이다. - 커트 보네거트 단편 소설의 대가 앰브로즈 비어스가 그려낸 미국 남북 전쟁 실종된 지 99년, 실종 당시 71세, 살아 있다면 170세. 미국 10대 실종 사건 중 하나의 주인공. 이 사람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살아 있다거나 뱀파이어가 되어 세상을 떠돌고 있다는 설마저 돈다. 그리고 웬일인지 이런 황당한 주장을 우스갯소리로 넘기기보단 곰곰이 곱씹게 된다. 앰브로즈 귀네트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작품뿐 아니라 작가 개인의 행적에 관해서 이처럼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도 드물다. 아모르문디 세계문학 제2권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은 미국 근대 문학의 중요한 작가인 앰브로즈 비어스의 전쟁 문학 작품들을 엮었다. 비어스는 무엇보다 독특한 소재를 다룬 완결성 뛰어난 단편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후대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비어스는 그간 공포 ㆍ 환상문학 작가로 주로 소개되어 왔는데, 이 책은 비어스의 일생에 걸쳐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는 미국 남북 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들(civil war stories)을 선별하여 실었다. 전쟁의 참화 속에 드러난 아이러니한 인간의 운명! 이 작품들은 단순히 전쟁의 참화 속 인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아이러니한 운명과 설명할 수 없는 비이성성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과 함께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와 기발한 반전이 깃들어 있으며,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배어 있다. 전쟁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인 잔혹한 상황의 안팎에 놓인 다양한 군인과 민간인 군상의 모습을 섬세한 솜씨와 서정적 염세주의로 묘사한 비어스의 이 작품들은, 어느 작가에게서도 만나 보지 못한 독특한 전쟁 문학의 묘미를 선사한다.

유령 계곡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50

<유령 계곡 : 공포 그리고 전쟁 | 앰브로스 비어스 걸작선 50> 비어스의 첫 단편이다. 인종차별(특히 중국인에 대한), 동성애, 무법적인 살인 행위 등이 복잡한 얼개에 녹아 있다. 제일 큰 관건은 조 던퍼라는 지역 유지가 죽인 중국인 아위의 성 정체성이다. 남자로 기술되어 있지만 사실은 여자라는 견해, 남장여자라는 견해 등 상황에 따라서 작품을 읽는 관점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아위에 대해 그(he)와 그녀(her)라고 혼용되고 작가 비어스는 끝까지 모호한 거리두기를 고수한다. 후반부의 고퍼라는 또 다른 남자(아위를 두고 던퍼와 삼각관계로 보이는 백인)가 등장하면서 아위의 죽음에 이어 던퍼의 죽음까지 의혹을 일으킨다. <책 속에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조가 한번은 그 협곡에서 꽤 먼 곳에 오두막 한 채를 지으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포기하고 지금의 어지자지 같은 집 그러니까 반은 주거지고 반은 술집인 거처를 자신의 토지 중에서 가장 후미진 곳인 그 도로변에 지었다. 그것도 얼마나 마음이 금세 바뀌었는지 일부러 보여주려는 듯이 자신의 땅 맨 구석자리에 말이다. 조 던퍼―아니 이 일대에선 위스키 조로 더 많이 알려진 남자―는 이 지역에서 아주 거물급 인사였다. 나이는 대략 마흔 정도, 길고 부스스한 머리털과 힘줄이 불거진 얼굴, 주름진 팔과 감방의 열쇠 꾸러미처럼 옹이진 손을 가지고 있었다. 털이 많았고 걸을 때는 뭔가를 향해 달려들어서 찢어발길 것처럼 잔뜩 웅크렸다. 지역에 알려진 던퍼 씨의 또 다른 특이점이자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중국인에 대한 깊은 반감이었다. 나는 언젠가 그가 노기등등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그의 목동 중에 하나가 길을 가다 목이 마르다고 한 어느 아시아인에게 조의 건물 중에서 술집 앞에 있는 말 물통의 물로 갈증을 달래라고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서 소심하게나마 조의 기독교인답지 않은 처사에 항의를 했지만, 그는 신약성서에는 중국인에 관한 얘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성큼성큼 걸어가서 애먼 개한테 화풀이를 했는데, 뛰어난 필경사들이 이런 얘기는 간과한 것 같다.

수도사와 사형집행인의 딸

<수도사와 사형집행인의 딸> <책 소개> 이 이야기는 국내에는 최초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Ambrose Bierce(앰브로스 비어스)의 중편 소설이다. 고딕풍의 로맨스인데 지금 읽어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이 이야기는 독일 바바리아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실화인지 꾸민 이야기인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인할 수 없으나 실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이 이야기의 원본은 원래는 Bavaria(바바리아)의 Berchtesgaden(베르히테스가덴)의 프란시스코 수도원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원본을 하이델베르크의 Herr Richard Voss(헤어 리하르트 호스)가 한 농부로부터 입수하였고, Voss(호스)가 정리한 독일어 판을 폴란드계 미국인 Adolphe Danziger De Castro(아돌프 단지거 드 카스트로)가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하여 작품화 한 후 당시 미국의 유명한 작가인 Ambrose Bierce(앰브로스 비어스)에게 다시 손을 보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래서 출판 과정에서 문학적 야심을 갖고 있던 단지거와 소설가 비어스 사이에 저작권에 대한 분쟁이 있었다. 결국 저작권은 단지거의 소유로 (1891년) 기록되었고 작가는 단지거와 비어스의 이름이 동시에 오르게 되었다. Voss(호스)의 독일어판을 구할 수는 없어서 단지거가 어느 정도 소설의 완성에 기여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역자의 의견으로는 이 작품은 단지거에게서 힌트 내지는 소재를 얻은 비어스의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비어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An Occurrence at Owl Creek Bridge(아울 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에서 보였던 비어스의 솜씨가 중간 중간 보일 뿐만 아니라 단지거의 무리한 부탁 (이야기의 결말을 바꾸어 달라는)을 Bierce(비어스)가 거절하는 등 두 사람 사이의 편지 왕래의 기록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화이던 소설이던, 저작권이 어쨌든 간에 이 이야기는 Bierce(비어스) 의 탁월한 솜씨 덕분에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작품성에 대한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다. PS: Danziger(단지거) 는 Bierce(비어스)가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작품을 구성하는데 불만이 있었는지 (아니면 자신도 적법한 저자라고 생각했는지) Bierce(비어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지막 부분을 삽입한 것 같다. (자신이 저작권을 갖고 있었으니까.) 역자에게는 정말 불필요한 삽입이며 사족으로 보인다. <책 소개> 제 1 장 제 2 장 제 3 장 제 4 장 제 5 장 제 6 장 제 7 장 제 8 장 제 9 장 제 10 장 제 11 장 제 12 장 제 13 장 제 14 장 제 15 장 제 16 장 제 17 장 제 18 장 제 19 장 제 20 장 제 21 장 제 22 장 제 23 장 제 24 장 제 25 장 제 26 장 제 27 장 제 28 장 제 29 장 제 30 장 제 31 장 제 32 장 제 33 장 제 34 장 제 35 장 제 36 장

오른발 가운데 발가락

<오른발 가운데 발가락> 미국 단편 소설을 자리잡게 한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의 유령 이야기 단편. 미국 남부 작은 도시 근처 한적한 지역. 그 한가운데 우뚝 솟은 저택 하나. 그 저택은 10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폐가이다. 10년 전 그 저택에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유령이 나온다며 그 저택을 꺼려한다. 그런데 그 저택을 찾은 4명의 남자가 있다. 그들은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은 상관없다는 듯 저택 안으로 들어가 뭔가를 준비한다. 생명을 건 결투를. <추천평> "첫 시작부터 유령 이야기에 어울리는 매우 적절한 묘사가 진행된다. 유령이 나온다는 집에 네 남자가 마차를 세우고, 그들은 나이프를 이용한 결투를 준비한다. 그 다음 이야기는 아마도 복수라고 불릴 법하다." - Moba, Goodreads 독자 "이 작품이야 말로 내가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에게서 기대했던 것이었다. 으시시한 느낌을 주는 한기가 도는 유령 이야이다. 마지막까지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 Michea, Goodreads 독자 "간략한 문구들로 내 감상을 정리했다. 보이지 않은 우연, 과거의 천박한 생각은 다른 몇몇 생각들과 다르지 않다." - Anna Kragrt, Goodreads 독자 "작가는 우리를 데리고 으시시한 저택으로 데려가고, 거기에서는 결투가 벌어진다. 이 결투를 벌이는 자들은 누구이고, 발가락이 없는 여자는 누구일까? 약간의 반전과 약간의 혼란, 그리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 중간중간 변경되는 관점과 인물 묘사가 흥미롭다." - Peter, Goodreads 독자 "어느 밤, 네 사람이 커다란 저택 앞에 나타난다. 10년 동안 버려진 그 저택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들은 목숨을 건 결투를 시작하려 한다." - Laura, Goodreads 독자 <저자 소개> 앰브로스 그위넷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1842 - 1914 추정)는 미국의 편집자이자 언론인, 단편 소설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아울크릭의 다리'와 '악마의 사전'은 오늘날까지 명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라는 그의 말에서 드러나듯 그는 상당히 퇴폐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간 본성을 관찰했다. 평론가로서의 활동에서도 그런 성향이 발휘되어 한때 그는 '지독한 비어스 Bitter Bierc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편 소설가로서 그는, 설명 없이 당혹스러운 시작 부분, 어두운 이미지, 애매한 시공간적 배경, 절제된 표현, 전쟁과 싸움의 주제, 이상한 사건 등을 특징으로 하는 특이한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번역자 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

양치기 하이타

<양치기 하이타> 양치기 하이타는 산속에서 혼자 살면서 양떼를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매일 경건하게 하스투르 신에게 경배를 올린다. 혼자 사는 하이타가 어떻게 이곳에 이르기까지 이르렀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사나운 폭풍이 불어와 하이타가 사는 계곡 너머 도시를 위협하게 되자, 하이타는 하스투르 신에게 폭풍을 멈추지 않으면 경배를 멈추겠다고 협박한다. 그리고 그 협박은 효과를 보는 듯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이타의 앞에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나서, 그의 눈과 마음을 모두 빼앗는다. <추천평> "초반부터 굉장히 잘 쓰여진 글이 충분한 배경을 제공하고, 등장 인물들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굉장히 잘 읽힌 작품이었다." - Anonymous EastW, 독자 "굉장한 의미들로 풍성한 줄거리가 이어지면서 조용히 뛰어나게 마무리되는 전개이다.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아하' 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 Anonymous EastW, 독자 "순간의 행복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인해서 우리는 뭔가 다른 것을 찾아 나서고는 한다. 마치 양치기가 다른 어딘가로 옮겨가면 풀밭이 훨씬 더 푸를 것이라고 예상하듯. 그러나 지금의 풀밭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위대한 것임을 깨닫는 인간이라는 종족은 참 멍청한 족속이다." - Doc, RAudio.com 독자

치카모가의 숲

<치카모가의 숲> 현실의 숨겨진 측면을 기이한 시선을 통해서 밝혀내는 작가의 특징이 섬찟한 초단편. 남북 전쟁 직후, 거대한 숲 옆에서 살고 있는 여섯 살의 어린 소년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서 홀로 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이는 상상 속에서 거대한 군대를 지휘하고, 그들을 이끌어서 머나먼 곳을 정복하고,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그렇게 놀이에 정신이 팔린 아이는 숲속에서 길을 잃고, 집을 찾아 헤매다가 지쳐서 잠에 빠진다. 아이가 일어나자, 주변에서 이상한 형체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호기심을 가진 아이가 그 형체들 곁으로 다가가서 정체를 확인하는데, 그들은 부상을 입고 팔다리가 잘려 나간 병사들이다. 피투성이가 된 병사들이 줄을 이뤄 무릎과 팔을 이용해서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추천평> "전쟁의 폭력과 현실에 대한 기이한 관찰 등,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 다만 이 작품이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은, 꿈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생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구절이 너무도 인상적이다. 비명을 지르려고 하지만 지르지 못하는 주인공 소년에 대한 묘사는 현실의 끔찍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enotes <저자 소개> 앰브로스 그위넷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1842 - 1914 추정)는 미국의 편집자이자 언론인, 단편 소설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아울크릭의 다리'와 '악마의 사전'은 오늘날까지 명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라는 그의 말에서 드러나듯 그는 상당히 퇴폐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간 본성을 관찰했다. 평론가로서의 활동에서도 그런 성향이 발휘되어 한때 그는 '지독한 비어스 Bitter Bierc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편 소설가로서 그는, 설명 없이 당혹스러운 시작 부분, 어두운 이미지, 애매한 시공간적 배경, 절제된 표현, 전쟁과 싸움의 주제, 이상한 사건 등을 특징으로 하는 특이한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비어스는 1913년 내전과 혁명이 진행 중이던 멕시코로 간 후, 실종되었다.

괴물

<괴물>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사건들을 어두운 이미지로 묘사한 앰브로스 비어스의 공포 단편. 두 명의 사냥꾼이 사냥을 나갔다가 이상한 존재의 습격을 받는다. 한 명은 죽고, 다른 한 명은 성공적으로 달아나서, 자신의 경험을 신문에 싣는다. 사망자를 조사하기 위해서 검시관이 파견되고, 마을 사람들이 임시 배심원으로 사전 심문을 하기로 한다. 뭔가에 맞아 죽은 시체 앞에서 검시관은 사인에 대해서 의혹을 가지게 되고, 유일한 목격자이자 동행자였던 신문 기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추천평> "미국 문학 초기 명장의 무서운 단편. 현실과 판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짧은 소설이다.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Jim Hardison, Goodreads 독자 "비어스의 작품 중 처음 읽은 소설이었다. 조금 더 길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묘사와 적절한 유머. 비어스의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다." - scott kobzar, Goodreads 독자 "100년도 더 된 소설이지만, 비어스는 현재의 작가들과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존 맥티어넌의 '프레데터'라는 영화를 보자. 칼 웨더스라는 군인이 프레데터에게 팔을 잃고 비명을 지르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잘려나간 팔이 움직이면서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 비어스가 그 장면의 원조이다." - Addy, Goodreads 독자 "굉장히 짧은 소설이다. 두 사냥꾼이 보이지 않는 힘의 습격을 받고, 한 명이 죽는다. 이 소설은, 그 죽음에 대한 조사 과정을 묘사한다. 엄청난 줄거리는 아니지만, 이 소설이 쓰여지던 당시 이런 사고 방식 자체가 굉장히 진보된 것이었으리라 확신한다." - Ken, Goodreads 독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이 소설이 러브크래프트의 '우주 밖의 색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을 안 후부터, 이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 '프레데터'와 드라마 '로스트'의 장면에도 비슷한 부분이 존재한다. 비어스의 작품으로는 두 번째로 읽은 것이고, 이제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 Lesa Loves Book, Goodreads 독자 <저자 소개> 앰브로스 그위넷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1842 - 1914 추정)는 미국의 편집자이자 언론인, 단편 소설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아울크릭의 다리'와 '악마의 사전'은 오늘날까지 명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라는 그의 말에서 드러나듯 그는 상당히 퇴폐적이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인간 본성을 관찰했다. 평론가로서의 활동에서도 그런 성향이 발휘되어 한때 그는 '지독한 비어스 Bitter Bierc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편 소설가로서 그는, 설명 없이 당혹스러운 시작 부분, 어두운 이미지, 애매한 시공간적 배경, 절제된 표현, 전쟁과 싸움의 주제, 이상한 사건 등을 특징으로 하는 특이한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비어스는 1913년 내전과 혁명이 진행 중이던 멕시코로 간 후, 실종되었다.

요물

<요물> 세계 문호들의 판타스틱 단편 고전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시리즈의 열세 번째 작품! 숲 속에서 갈가리 찢진 채 목숨을 잃은 사내. 배심관들은 퓨마의 습격이라 판결하지만......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의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