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옥
변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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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건 꿈일 거야

<아마, 이건 꿈일 거야> 은영이 눈을 떠보니 엄마가 은영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엄마, 자꾸 잠이 오네.” 슬픈 꿈을 꾸었나? 은영 눈가에 눈물 흘린 자국이 남아있었고, 베개 밑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은영은 지금의 현실이 꿈속 같았다. -본문 중에서-

어머니는 바람이 되었다

<어머니는 바람이 되었다> 어머니 일은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낮에 풀 먹여 밟기를 반복해 손질한 모시와 삼베옷을 앞 논 벼 포기 위에 널어놓았다가 밤이슬을 맞춰 촉촉해지면 숯불 다리미질을 하여 마무리 손질을 해야 했습니다. 봉숭아 꽃물을 손톱에 물들이려고 낮에 봉숭아꽃과 잎을 따 백반을 넣어 찧어놓고 손가락을 감싸줄 아주까리 잎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밤은 깊어가고 피어오르는 모깃불의 연기도 실같이 가늘어질 때쯤이면 연기를 타고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 위로 별들이 내려옵니다. 기다리다가 꾸벅꾸벅 조는 우리들 손톱에 어머니는 꽃물을 싸매주었습니다. 손톱 끝에 달린 봉숭아 꽃물은 저승 갈 때의 등불이라고 하셨습니다. 언니는 무서리 내릴 때까지 꽃물이 손톱에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그해에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나는 무명실로 꽁꽁 묶은 손끝이 저릿하고 아릿한 느낌도 예뻐질 손톱을 생각하면 즐거웠습니다. - 본문 중에서

그 둠벙가엔 아직도 잠자리가 날고 있을까

<그 둠벙가엔 아직도 잠자리가 날고 있을까> “언니, 여기서부터 나 혼자 갈게.” 〈그 둠벙가엔 아직도 잠자리가 날고 있을까〉는 유년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는, 그리고 애증으로 인한 갈등과 화해의 시간을 반복해오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변종옥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자매의 이야기, 부부의 이야기, 모녀의 이야기를 리얼하고도 입체적으로 그려가며, 작가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