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칼지
존 스칼지
평균평점 5.00
노인의 전쟁
5.0 (1)

<노인의 전쟁> 가장 지구적이고,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미국적인 SF 멜로소설 SF의 거장 로버트 하인라인을 잇는 존 스칼지의 첫 장편소설 "많은 SF 작가가 많든 적든 로버트 하인라인의 전통을 잇고 있지만, 스칼지의 놀라우리만큼 능란한 첫 소설은 고인이 된 거장이 쓴 작품처럼 읽힌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영리한 착상과 철저한 재미. <노인의 전쟁>은 눈부신 소설이다."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수백 년 뒤 가상의 미래. 지구는 과포화 상태가 된 지 오래이며, 지구인류는 다른 은하에서 행성을 개척하여 삶의 터전을 넓혀 가지만, 지성을 갖춘 갖가지 외계 생명체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경쟁이 언제나 골칫거리이다. 존 페리는 75세 생일에 아내 캐시의 무덤에 작별을 고하고, 75세 이상만 뽑아 주는 ‘이상한 군대’ 우주개척방위군(CDF)에 입대한다. CDF에 입대하는 순간 지구의 고국에서는 사망한 것으로 간주된다. CDF 요원이나 군인이 지구로 돌아오는 일은 없으므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 존과 같은 수천 명의 신병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연락선 안에서 존은 제시, 해리, 존, 앨런, 수전, 매리의 여섯 늙은이를 우연히 차례로 만난다. 서로 다른 주(州) 출신이고 교사, 물리학자, 교수, 의사, 주부 등 다양한 직업적 배경을 가진 일곱 늙은이는 의기투합해 ‘늙은 방귀쟁이’라는 모임을 꾸린다. 이들 앞에는 이들을 인간 병기로 재탄생시킬, 지구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놀라운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프로젝트의 내용을 미리 들춰보는 것은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데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것이다!) 존과 늙은 방귀쟁이들은 초인적인 신병훈련을 통과하고 인간 병기다운 몸에 최첨단 장비까지 지급받고 뿔뿔이 헤어져 자대에 배치된다. 오늘은 이 행성에서 이런 외계인과, 내일은 저 은하에서 저런 외계인과…… 참혹한 전투와 살육의 나날이 이어지면서 늙은 방귀쟁이들은 하나 둘 목숨을 잃고, 존도 어느 행성 전투의 참패로 온몸이 부러지고 찢기고 구겨진 채 지친 눈을 감으려 하는데―. 때맞춰 도착한 지원군 무리 속에, 지구에 묻고 온 아내 캐시가 끼어 있었다! 기적처럼 치유된 존은 실신하기 직전 언뜻 본 캐시를 찾아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CDF에는 자기들과 같은 ‘노인의 군대’ 외에, 처음부터 인간 병기로 태어난 ‘유령 여단’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캐시(라고 존이 생각한 사람)는 바로 이 본투킬(born to kill) ― 유령 여단의 장교였다. 가장 지구적인 공상 지구가 속한 은하 밖의 외계라 하더라도, 생명체(그것도 지성을 가진)가 존재할 최적 요건은 지구와 비슷한 자연조건일 수밖에 없다. CDF의 전쟁터인 행성들은 따라서 지구와 비슷한 중력, 그냥 호흡이 가능할 정도의 대기, 낯익은 산과 계곡과 들과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갑각으로 무장한 연체동물이든, 3센티가 채 안 되는 초미니 인류이든, 인간 정도 키에 새처럼 긴 다리를 가졌든 사슴처럼 예쁜 모습이든, 적군인 외계 생명체들은 모두 인류와 똑같이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음식을(더러는 지구인을!) 섭취하고, 인류가 개발한 것과 엇비슷한(더러는 인류를 능가하는) 장비와 기술을 사용한다. 존을 따라 우주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독자들은 이곳들이 전통적 SF의 낯선 이방이 아니라 지구상의 오지나 극한 지방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장 인간적인 과학 존과 늙은 방귀쟁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인간 병기’ 프로젝트는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근본적으로 개조하지 않는다. 인간 병기로 재탄생한 지구 출신의 CDF 군인들 역시 지구에서와 똑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고 마시고 배변하며, 심지어 섹스까지도 가능하다(단, 생식은 불가능). 일 년의 날수와 하루의 시간수는 다를망정 지구에서와 같이 표준시를 쓰며, 군대는 지구의 근대적 군대와 같은 편제와 위계로 이루어져 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 말고는, 지구의 물리법칙이 우주에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인간 병기라도 사람마다 성격과 능력에 뚜렷한 개인차가 드러나며, 전사하든 늙어 죽든 언젠가 죽어야 한다는 운명에도 변함이 없다. 《노인의 전쟁》은 미래과학-우주-전쟁이라는 외피를 뒤집어 쓴 휴먼 드라마이다. 가장 미국적인 멜로 소설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최선의 가치, ‘사랑과 우정’은 가장 평범한 미국인의 가치관을 그대로 미래, 우주라는 배경에 투사한 것이다. 지구에 묻고 온(그리고 유령 여단의 일원으로 환생한) 아내에 대한 존의 애틋한 마음은 이 소설을 멜로물로 만들기에 충분하며, 여기에 제시와의 단 며칠간의 풋사랑은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존이 배속된 부대의 구성원은 모두 ‘미국에서 죽은’ 늙은이들이며, 현실의 미국에 오히려 있음직한 유색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남녀의 정서적 기질과 섹슈얼리티(이성애, 동성애) 분포는 현재의 미국 사회와 비슷하며, 업무 수행능력 면에서 남녀 간에 아무런 차이도 없다. 한참 읽고서 ‘그/그녀(he/she)’라는 대명사가 나와야 비로소 인물의 성별이 구분되기 일쑤이며, 그나마 ‘그’인지 ‘그녀’인지는 많은 경우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적당한 비속어를 조금은 지나치게’ 버무려 넣은 것은 미국 소설다운 최후의 양념.

신 엔진

<신 엔진> 휴고상 및 네뷸러상 노미네이트작 마지막 한 줄을 읽을 때까지 그 무엇도 예측할 수 없다! SF의 젊은 거장 존 스칼지가 탄생시킨 완전히 새로운 SF 지금까지 스칼지에게, 그리고 SF에 기대했던 모든 것을 뒤엎는다! J. G. 발라드와 H. P. 러브크래프트가 함께 스페이스 오페라를 쓴다면 이런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독창적이고, 고통스러우리만큼 생생하며, 냉혹하리만큼 절망적이고, 지독하게 인상적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신 엔진』은 과학 문명을 기반으로 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SF 소설이지만, 신(神) 중심의 중세 유럽 사회 체제와 유사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작품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할 수도, 종교 SF라 할 수도, 판타지적 SF라 할 수도 있을 만큼 SF가 다루는 다양한 면모를 한 작품 속에서 모두 다루고 있다. 『신 엔진』의 배경은 하나의 신이 다른 신들을 정복하고, 자신에게 바쳐진 믿음과 정복한 신을 동력원으로 삼아 신앙 체계를 구축한 사회이다. 주인공 에안 테페 함장은 ‘주님’의 힘을 강력하게 하기 위한 임무를 띠고 이름 모를 한 행성의 원주민들을 개종시키러 떠난다. 이때 행성 간 및 항계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함선의 엔진은 또 다른 ‘정복당한 신’이다. 행성으로 가는 동안 테페는 ‘신’을 탈출시키려는 ‘신’의 신자들의 테러에 직면하고, 이런 일이 자기 함선에서만 발생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승무원들의 신앙심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약화되어 가고 있었고, 이에 따라 신앙의 힘으로 봉인되어 있는 ‘신’은 시시때때로 속박에서 풀려나고자 테페를 꾄다. 이런 상황에서 이름 모를 행성에 도착한 테페와 부하들은 ‘주님’이 신앙을 얻는 방식, 즉 교세를 확장시켜나는 데 대한 참혹한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사제는 미쳐버리고, 연락 장교는 자살을 택하는 등 혼란에 빠진 이들 앞에 계속해서 신에 대한 새로운 비밀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한다. 본 작품은 신앙을 가진 인간이 그것을 잃어가는 과정을 통해 종교적, 사회적, 신화적인 다양한 함의를 보여준다. 중심 주제는 종교와 믿음의 문제인데, 본 서 『신神 엔진』이 종교를 다루는 방식은 꽤 복합적이다. 종교와 신앙에 관한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는 것은 물론, 종교가 체계화되는 과정을 제국주의 시대 침략적 선교 과정에 빗대어 그리고도 있다. 또한 ‘잡아먹는 신’과 ‘잡아먹히는 신’을 통하여 보는 희생의 의미를 고찰할 수도 있다. 그런 한편 종교적인 믿음을 철저히 문화 복제자인 밈meme으로 보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저자 존 스칼지는 짧은 중편 길이의 이 소설 속에 이처럼 다양한 함의를 녹여내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소설적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의 전쟁』 4부작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칼지는 타고난 유머감각과 스피디한 전개, 경쾌한 리듬으로 영미권에서 엄청난 팬을 몰고 다니는 작가다. 때문에 암울하고 어두운 이 다크 판타지는 발표 직후 스칼지 팬들의 경악을 불러 일으켰다. 유머감각이나 경쾌함은커녕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는 이 작품이 스칼지의 최초, 그리고 아직까지는 유일한 것으로 매우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블로그 소설 연재로 유명세를 탄 스칼지이니만큼 특유의 스피디한 전개와 독자의 호흡에 딱 맞는 길이의 장 배분, 가볍게 치고 나가는 문장력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즉, 소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재미가 보장되어 “역시 스칼지!”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스칼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난 새로운 면모를 보였으며, 뿐만 아니라 여타 종교 SF와도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했다. 소설적 재미와 참신함, 다양한 함의를 갖춘 이 작품은 2009년 휴고상 및 네뷸러상 중편 부문에 후보작으로 오르며 평단과 독자 양 측의 지지를 받았다. *아마존닷컴에 쏟아진 독자들의 찬사 -전혀 읽어본 적 없는 새로운 소설. SF와 판타지 애호가라면 이 작품을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D. Perrine) -이 작품에서 펼친 흥미롭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 스칼지는 언젠가 다시 한 번 쓰게 될 것이다. (Peter D. Tillman) -스칼지의 그 어떤 작품과도 다른 새로운 작품 (J. Morris) -재미있다! 짧아서 아쉽다. (Christopher Sullivan) <<줄거리>> 주인공 에안 테페 함장은 ‘주님’의 힘을 강력하게 하기 위한 임무를 띠고 이름 모를 한 행성의 원주민들을 개종시키러 떠난다. 행성으로 가는 동안 테페는 함선의 엔진인 ‘신’을 탈출시키려는 ‘신’의 신자들의 테러에 직면하고, 이런 일이 자기 함선에서만 발생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승무원들의 신앙심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약화되어 가고 있었고, 이에 따라 신앙의 힘으로 봉인되어 있는 ‘신’은 시시때때로 속박에서 풀려나고자 테페를 꾄다. 이런 상황에서 이름 모를 행성에 도착한 테페와 부하들은 ‘주님’이 신앙을 얻는 방식, 즉 교세를 확장시켜나는 데 대한 참혹한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사제는 미쳐버리고, 연락 장교는 자살을 택하는 등 혼란에 빠진 이들 앞에 계속해서 신에 대한 새로운 비밀이 밝혀지고, 거대한 운명이 몰아닥친다.

레드셔츠

<레드셔츠> 2013년 휴고상 수상작 “살고 싶으면 푸른 셔츠를 입은 고위직과 가까이하지 마라.” SF 드라마의 소모성 단역 ‘레드셔츠’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레드셔츠’란 SF계의 유명한 클리셰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미국문화의 한 축을 지배하고 있는 TV 시리즈 〈스타 트렉〉에서 주인공들(푸른 셔츠를 입은 고위직 승무원들)과 함께 원정에 나섰다가 죽어버리는 엑스트라를 일컫는 말이다. 소설은 그런 레드셔츠 누군가가 죽어가면서 마지막 순간, 자신의 죽음이 어떤 거대한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었음을 깨닫는 장면으로 프롤로그를 연다. 본문의 주인공 앤드류 달 소위는 일반 승무원으로 우주연맹 함대 인트레피드호로 배속된다. ‘레드셔츠’인 달과 친구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험담이 이야기의 큰 축이다. 그러므로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현재와 과거, 픽션과 현실을 오간다. 본문이 끝난 후 이어지는 일종의 외전인 세 개의 ‘코다’는 본문에 다 담지 못한 ‘드라마 밖’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전체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스칼지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는 유쾌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모습을 잘 살려주고, 이들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호흡은 속도감 넘치는 전개에 한몫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마냥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픽션의 등장인물, 그것도 단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의 존재론적 고민과 살고 싶다는 욕망은 ‘실제’다. 후반에서 주인공이 실제 단역 배우들을 만나는 장면에 이르면 이야기는 하나의 SF 시리즈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단역, 인생의 모든 단역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어 슬프고 우스꽝스러운 지금의 잉여 시대에 호소력을 발휘한다.

무너지는 제국

<무너지는 제국> 2018 휴고 상 후보작 · 2017 아마존 베스트 SF 2017 굿리즈 베스트 SF 후보 · LA 타임스 베스트셀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노인의 전쟁》 시리즈 작가 존 스칼지의 새로운 스페이스 오페라 휴고 상 단골 후보이자 명실공한 현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SF 작가이며 자신의 최고 히트작 《노인의 전쟁》 시리즈의 넷플릭스 영화 제작을 앞둔 존 스칼지가 2017년 새로운 세계관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발표했다. 행성과 행성을 연결하는 시공연속체 플로우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자원을 교환하며 40여 개의 행성에 나뉘어 살게 된 미래, 플로우에 붕괴가 일어나며 겪게 되는 정치, 경제, 문화의 초반 몰락과 변화를 그려내는 《무너지는 제국》은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랐고 2017년 아마존닷컴 베스트 SF로 선정되었으며 TV 시리즈 판권 또한 계약되었다. 상호의존성단(interdependency) 시리즈 첫 편인 이 작품으로 존 스칼지는 통산 다섯 번째 휴고 상 후보로 지명되었으며 2018년 8월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작은 친구들의 행성

<작은 친구들의 행성> 경쾌한 흐름, 통쾌한 반전, 인간다운 비통함까지 모두 갖춘 SF의 새로운 한 걸음! 『작은 친구들의 행성』은 H. 빔 파이퍼가 쓴 1962년 휴고상 후보작 『작은 보송이Little Fuzzy』의 줄거리와 사건들을 존 스칼지가 다시 상상해 쓴 소설로, 최근 영화 J. J. 에이브럼스의 영화 <스타트렉> 리부트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처럼 『작은 보송이』의 리부트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주축이 되어 우주 개척을 한 이래, 대기업이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여 자원을 고갈시키는 일이 잦아지자 마침내 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생겨난다. 그 미래의 지점에서 『작은 친구들의 행성』은 시작된다. 주인공 잭 할로웨이는 자라투스트라 기업이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자라23 행성에서 억만장자가 될 만한 보물을 캐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처럼 생긴 ‘작은 친구들’이 출연하고 할로웨이는 그들과 우정을 쌓아 나간다. 얼마 후 이들이 인간과 비슷한 ‘지성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생긴다. 기업이 행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인 행성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성체’인 이들을 ‘동물’로 폄하하려는 기업과 이들을 보호하려는 할로웨이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 이야기의 큰 축이다. 과연 ‘동물’과 ‘지성체’를 구분할 수 있는가? 인간의 시선으로 다른 종을 판단할 수 있는가? 인간을 위한 ‘개발’을 합당하다고 여길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등 경쾌한 서술 속에 담긴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과 인간의 탐욕, 자본의 폭력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이 빛난다. 『작은 친구들의 행성』은 매력적인 괴짜 주인공, 상식과 정의감을 지닌 주변 인물들,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 미지의 생명체 ‘작은 친구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재기 넘치는 내레이션, 통쾌한 반전 등은 존 스칼지의 작품이 어떻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먼 우주의 이야기지만 바로 지금 현실과 다름없는 자본의 폭력, 소수자의 처지를 숙고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줄거리>> 우주개척 시대, 대기업이 행성의 자연자원을 탐욕스럽게 채집하여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명체가 멸종되는 일이 생기자 개척행성의 자연자원과 생명체를 보호하는 법이 발족되었다. 자라투스트라 기업이 독점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자라23 행성에서 계약직 측량업자로 일하는 잭 할로웨이는 실수로 절벽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리고 계약을 파기당할 처지가 되지만, 무너진 절벽에서 약 1조원의 가치에 해당하는 태양석을 발견하며 위기를 모면한다. 어느 날, 잭 할로웨이가 사는 집에 고양이처럼 생겼지만 두 발로 걷는 새로운 생물이 나타나고, 잭과 친해진다. 그러나 전 여자친구이자 외계생물학자인 이자벨이, 이들이 동물이 아니라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잭은 큰 갈등에 빠진다. ‘사람’이 사는 행성에서는 기업이 개발 및 채굴을 할 수 없으므로 모든 인력이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라투스트라 기업은 이들이 ‘사람’과 같은 지성체가 아닌 ‘동물’이라고 입증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할로웨이를 돈으로 매수하려 든다. 억만장자의 꿈이냐, 원주민의 삶이냐. 자라23 행성을 둘러싸고 자라투스트라 기업과 할로웨이 간에 첨예한 공방전이 시작된다. <<본문 중에서>> 할로웨이는 오두막집 쪽을 가리켰다. 그와 동시에 오두막집을 본 그는 작업용 책상 위쪽으로 난 창문을 통해 그를 쳐다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다. 할로웨이는 고양이를 마주 보았다. 1초 정도 지나서야 그에게 고양이가 없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리고 또 1초가 지나서야 고양이는 보통 두 다리로 서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도대체 저건 뭐야?” 할로웨이는 큰 소리로 말했다. _3장 중에서 “이 광층이 우리에게 얼마만 한 가치가 있지요?” 오브리가 물었다. “광층의 태양석 밀도에 따라 다릅니다. 여기 할로웨이 씨가 캐낸 조각은 이례적으로 조밀해 보였습니다만, 우리가 견본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전의 발굴 데이터에 기초한 표준 태양석 밀도를 적용하는 편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루버가 대답하자 오브리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좋아. 숫자를 대봐요.” “8000억에서 1.2조 크레디트 사이입니다.” 그 숫자의 어마어마함이 좌중에 스며드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_6장 중에서 그는 샌드위치를 덮고 재료들을 냉장고에 다시 집어넣으려고 몸을 돌렸다. 그러고 돌아보니 얼룩이가 애원하는 눈으로 앞에 서 있었다. “시도는 좋다만, 넌 귀여운 녀석이 아니거든.” 할로웨이는 그렇게 말하고 샌드위치를 집었다. 아가가 일어나더니 얼룩이 옆으로 걸어와서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인마, 이건 완전히 반칙이야.” 아가는 할로웨이에게 걸어오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원하듯이 팔을 살짝 건드렸다. “그만해. 너의 사악하고 신비로운 귀여움은 나에게 아무 영향도 못 미쳐.” 아가는 보송보송한 작은 팔을 할로웨이의 팔에 감고 배고픈 티를 내며 애처롭게 한숨을 내쉬었다. 2분 후에 샌드위치는 딱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 있었고, 보송이들은 한입 먹을 때마다 기분 좋게 재잘거리면서 처음 먹어보는 밀빵에 훈제칠면조와 스위스 치즈를 즐겼다. 할로웨이는 확 줄어든 샌드위치 조각을 침울한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_8장 중에서 “내가 5억 크레디트를 거절하기 전에 그 말을 해줄 수도 있었잖아, 이자벨.” 이자벨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따라왔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자라 ⅩⅩⅢ은 Ⅲ급 행성이야.” 할로웨이가 말했다. 그는 오두막집 문 앞에 멈춰 서서, 이제는 살짝 조는 듯한 아가 보송이를 가리켰다. “이 녀석이 사람이라면, 여기는 Ⅲa급 행성이 되지. 토박이 지성체가 있는 행성. 그리고 자라 기업의 탐사 개발 인가는 효력을 잃어. 그건 여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멈춘다는 뜻이야, 이자벨. 채굴도, 구멍 뚫기도, 채취도 없어. 그건 내가 태양석 층의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지.” _9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