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본 | 적과 흑 (전2권, 완결)>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거장 스탕달의 대표작 낭만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에 사실주의 문학의 문을 연 선구적 작품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욕망에 관한 탁월한 연애 심리 소설 19세기 프랑스의 가장 뛰어난 소설가 스탕달의 대표작. 1830년 출판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잊혔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대부분의 걸작 소설들이 그렇듯이 『적과 흑』은 단일한 관점에서 조명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의 소설이 아니다. 관점에 따라 정치 풍속 소설로 읽힐 수도 있고 연애 심리 소설일 수도 있고 주인공의 기이한 일생을 다룬 일종의 모험 소설일 수도 있고 인간의 행복 문제를 다룬 소설로 읽힐 수도 있다. 이 소설의 흥미와 매력과 가치는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의 소설 구조 속에 혼합, 융해하여 수미일관하게 짜 넣은 작가의 탁월한 기술에서 나온다. 이 소설의 핵심은 드 레날 부인과 마틸드 드 라 몰, 쥘리앵 소렐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사랑 이야기는 작가의 중심 관심사였으며 작품 말미에서 주인공의 본질적 문제로 떠오르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개념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된다. 무엇보다도 이 사랑의 우여곡절은 시대적 현실과 복잡하게 얽혀 들어 이 작품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적과 흑 (상)> 목수의 아들 쥘리앵 소렐. 하층 계급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는 우연한 기회에 레날가의 가정 교사가 된다. 쥘리앵은 준수한 외모와 타고난 총명함으로 레날 부인의 마음을 얻지만 곧 레날 씨에게 들켜 신학교로 쫓겨나게된다. 교장 피라르 신부의 추천으로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되자 이번에 쥘리앵은 후작의 딸인 거만한 마틸드를 유혹한다. 마틸드와의 결혼을 앞두고 귀족의 칭호와 거대한 부를 손에 넣은 그는 세상 부러울게 없다. 그러나 마침 그때, 레날 부인이 쓴 밀고장이 날아드는데...... 스탕달의『적과 흑』은 19세기 문학의 백미라 할 만한 작품이다. 언듯 연애담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 줌음 물론 정치와 계급으로 얽힌 프랑스 사회를 예리하게 간파해 내고 있다. '1830년의 연대기'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 이 작품에서는 프랑스 왕정복기 시대 말기를 조명하고 있다. 스탕달은 쥘리앵 소렐이라는 한 개인을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한가운데 자리 잡게 하고 이 인물이 밟아 나가는 삶의 도정을 사회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고찰하는 방식으로 당대 사회를 예리하게 파헤쳐 보인다.
<파르마 수도원> 사랑하라! 그리하여 행복하라! 세상은 오직 이것뿐이다. 앙드레 지드가 극찬한 “프랑스 문학의 최고봉” 정의를 추구하고 사랑을 꿈꾸는 ‘행복한 소수’를 위한 낭만의 대서사시! 세상에 진실한 것은 오직 “사랑과 행복뿐” [파르마 수도원]의 주인공 파브리스는 [적과 흑]의 쥘리앵 소렐만큼 세련되지 못하다. 그는 오히려 무모하리만큼 영웅을 꿈꾸고 광기에 가깝게 사랑을 좇는다. 하지만 무작정 모험 속으로 뛰어드는 돈키호테적 인물이라기보다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는 야심을 품은 나폴레옹적 인물이리라. 스탕달이 [파르마 수도원]에서 그려내는 ‘행복한 소수’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사람, 비굴함 속에서는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 감각과 본능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랑과 행복’만을 위해 치닫는 예외적 인물들은 결코 우리에게 낯섦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익숙하고 정겨우며 때론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것은 스탕달이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떠오른 감상을 곧바로 적어가며 작품에 응용한 덕분이다.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인 결점이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이 작가의 유머러스한 풍자를 통해 용서되고 극복되기 때문이다. 심리적,정치적 통찰로 유명한 스탕달은 붓이 흘러가는 대로 소설을 쓰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에게는 다듬어진 문장보다는‘단번에 분출하는 생각’이, 그 진실성과 자연스러움 면에서 더 귀중한 것이었다. 소설의 시작과 함께 주인공들을 둘러싼 가족적 환경, 역사적 상황 등이 파노라마 형태로 소개되며, 그들이 겪는 수많은 역설적 갈등과 욕망이 뒤섞인 현실이 끝없이 확대되어 나간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을 만한, ‘사랑과 행복’의 추구에 있어서 허영심과 자만심의 묘사를 통한 공감 형성이야말로 세기를 넘어 진실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해준다. 대담한 영웅주의, 영원한 로맨티시즘! 이탈리아의 고문서(古文書)에서 착상한 이 작품에서 스탕달은, 자유를 꿈꾸는 청년이 단조롭고 용렬하며 타산적인 19세기 사회(파르마 공국)에서 어떻게 살아나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불멸의 청춘상(靑春像)을 찾았다. [파르마 수도원]의 결말은 비극이고, 누구 하나 행복하지 않은 채 죽음을 맞게 된다. 파브리스는 아들의 죽음과 사랑하는 클렐리아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수도원에 은거하다가 세상을 등진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과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스탕달은 ‘파르마’라는 역사적 장소를 중심으로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이탈리아의 정치적 현실과 법정 음모, 그리고 타고난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의 운명을 놀라울 만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이 과정에서 때로 극한으로 치닫는 인물들의 모험과 사랑이 환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독자를 공모자로 끌어들이는 스탕달의 글의 힘, 만년에 이른 작가 자신의 경험을 쏟아넣은 진정성일 것이다. 물질주의와 기회주의가 팽배한 세상, 가진 자들이 온갖 악행과 음모로 ‘루저’들이 즐비한 세상. 지금 우리에게는 영웅이 필요하다. 비인간적은 능력을 가진 자가 아닌 ‘우리와 닮은 영웅’이 말이다. 영웅주의와 로맨티시즘을 꿈꾸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파르마 수도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