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브
평균평점
살인자의 건강법

<살인자의 건강법> 프랑스 문단에 ‘아멜리 노통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첫 장편소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는 살 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는다. 걸어다닐 수조차 없을 정도로 살이 찐 추물인 팔순의 노작가는 자신의 아주 특이한 병 ― 한 세기 전 강간 및 살인죄로 감옥살이를 하던 여남은 명의 죄수들에게서 그 증세가 발견된 뒤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던 ‘엘젠바이베르플라츠증후군’ ― 에 대단한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다. 기형적으로 늘어난 그의 몸과 작품으로 인해 의사나 독자에게 신화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타슈. 한마디로 연구대상인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인간 혐오자를 자처하는 문학의 거장 타슈는 그들 중 극소수에게만 자신과 인터뷰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다. 소설은 형태상 다섯 차례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가식과 허위에 찬 인터뷰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욱 혐오스럽고 등골이 오싹하지만 진실의 본모습을 꿰뚫는 인터뷰이다. 허위에 찬 기자들의 세속적 관심에 대해 타슈는 무참한 응징을 펼친다. 타슈는 자신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주제에 그저 죽어 가는 유명인사를 인터뷰한답시고 달려온 기자들을 잔인하기 그지없는 언변(촌철살인)으로 차례차례 ?죽여?버린다. 대문호 앞에서 감히?메타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무뢰배와, 작가의 식습관이나 캐려 드는 좀생원과, 진실이 어떻고 허위가 어떻고 입 아프게 쫑알대는 얼치기 문학기자들은 대문호의 광기 어린 언변 앞에 혼비백산한다. 하지만 다섯번째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타슈의 작품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은 젊은 여기자 니나는 괴팍스럽기까지 한 대문호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인다. 특히 작가와 기자간의 불꽃 튀는 이야기의 공방은 노작가의 유일한 미완성작인 『살인자의 건강법』을 앞에 놓고 더욱 거세어진다. 잔인함과 파렴치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는 모호함으로 점철되던 두 사람의 촌철살인적인 대화 중에 실제 살인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가 놀라운 반전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놀라운 것은 그것이 문학적 메타포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쓰기광 아멜리 노통과 함께 지옥 같은, 그러나 매혹적인 대화의 늪 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우리는 어느덧 문학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허구와 진실에 대해 냉정하게 고찰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또 하나의 살인자)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문학적 충격이 될 것이다. 출간 즉시 프랑스 문단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르네 팔레 문학상, 알랭 푸르니에 문학상 등 권위 있는 신인 문학상을 석권한 노통의 데뷔작! (현지 서평) “첫번째 소설이든 열번째 소설이든 우리가 한 작가의 소설에서 기대하는 바는 늘 똑같지 않을까? 우리를 놀라게 할 것, 동요시킬 것, 변화시킬 것. 자신만의 문체, 자신만의 세계를 품고 있을 것. 한마디로 문학다울 것. 아멜리 노통의 첫번째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은 이 모든 조건들을 두루 충족시키는 야심만만한 작품이다.”(《르 몽드》) “독자들에게 숨쉴 틈조차 주지 않는 생동감 넘치는 소설! 등장인물들의 재기발랄한 대화 속에는 젊은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라 비》) “아멜리 노통은 이 독특한 구조의 소설을 통해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문학을 가지고 노는 방법도. 끊임없는 상황의 반전과 촌철살인의 대화 - 알프레드 히치콕도 노통이 이끌어내는 서스펜스 앞에서는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폴리티스》) “숨막히는 긴장을 유지하면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정곡을 찌르는 능수능란함! 탐정소설과 같은 긴박감 속에 상징의 묘미를 한껏 맛보게 해주는 기막힌 소설.”(《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가벼운 대화체 속에 감춰진 진지한 질문들. 진정한 작가란? 불알(근본 에너지)과 자지(창조력)와 입술(관능)과 귀(음악),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쾌감의 중추)을 두루 갖춘 작가. 무람없는 듯하면서도 깊이 있는, 유쾌하면서도 비장한, 한마디로 범상치 않은 소설.”(《아르귀스》) “열정적인 대화를 통해서 문학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허구와 진실에 대해 냉정하게 고찰하는 소설.”(《랭스탕》)

황산

<황산> 프랑스 문단에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아멜리 노통브의 반 유토피아적 우화!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프랑스 비평계의 찬사와 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머쥐었던 아멜리 노통브의 열네 번째 소설. 사람들을 집단 수용소에 강제 이주시키는 리얼리티 쇼를 통해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경고하며 작가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뛰어난 대화감각으로 버무려내고 있다. 시청률이 지상과제인 한 방송사가 '집단 수용소'라는 리얼리티 쇼를 기획한다.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된 나치 수용소를 재현해놓고 선량한 시민들을 무작위로 잡아들여 등록번호를 새기고 수감시킨다. 그리고 가혹한 수용소 생활을 견디지 못하는 포로들을 골라 처형한다. 첫 방송이 나가자 언론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점점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마침내 방송 제작자들이 시청자들의 투표로 처형시킬 포로를 뽑는 쌍방향 방송을 계획하며 절대 시청률을 꿈꾸는 동안, 식물원을 산책하다 잡혀온 아름다운 여대생 파노니크는 자신에게 푹 빠져 있는 즈데나 카포와 시청자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내기를 준비하는데….

너의 심장을 쳐라

<너의 심장을 쳐라> 모녀 관계를 소재로 한 아멜리 노통브 신작, 38만 부 베스트셀러! <너의 심장을 쳐라,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매년 문학계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너의 심장을 쳐라』가 불문학자 이상해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스물다섯 살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비평가와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데뷔한 노통브는 20년 넘게 꾸준히 1년에 한 작품을 발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소설은 아름다운 엄마와 그보다 더 아름다운 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모녀 관계에 대한 신랄하고 독특한 분석을 보여 준다. 모녀뿐 아니라 교수와 제자의 유사 가족 관계, 자매나 친구 사이 등 여성 등장인물 간의 다양한 관계가 등장하는데 노통브는 그런 관계의 이면에 있는 미묘한 긴장과 아이러니를 간결한 문장으로 포착했다. 『너의 심장을 쳐라』라는 독특한 제목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가 친구 에두아르 부셰에게 바친 시(詩)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구절은 주인공이 심장내과 의사의 길을 택하는 계기가 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심장>은 말 그대로 인체의 장기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마음이나 사랑, 본능을 상징하기도 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므로 눈여겨보아야 한다. 딸을 질투하는 엄마, 그런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딸 마리는 근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로 어디를 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착하고 잘생기고 약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즉 <완벽한 신랑감>인 올리비에는 그녀에게 반한다. 마리는 다른 여자들의 질투를 유발하려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올리비에와 사귀기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가진다. 첫 아이 디안은 갓난아이일 때부터 여신처럼 아름답다. 주변 사람들이 디안을 칭찬할 때마다 마리는 괴로워한다. 순식간의 마리의 이야기는 끝나고, 이야기의 주인공은 디안이 되었다. 스무 살밖에 되지 않은 마리는 아직 아기인 디안을 질투하면서 사랑을 주지 않는다. 딱 한 번의 포옹 말고는 엄마의 사랑을 받은 기억이 없는 디안은 괴로움을 잊으려고 학업에 매진한다. 심장내과 의사의 길을 택한 그녀는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교수 올리비아를 존경하며 따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교수와 가까워지면서 교수가 자기 친딸 마리엘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아멜리 노통다운 기발함과 유머가 묻어나는, 신과 우주에 대한 세 살배기 소녀의 앙증맞은 기록! 1992년에 출간되어 이제는 유명한 작품이 된 [살인자의 건강법(Hygiene de l'assassin)]이후 매년 정확하게 한 권의 소설을 선보이고 있는 아멜리 노통은 대중작가로서 이미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으며, 아카데미 프랑세즈, 인터넷 어워드(Prix Internet)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40만 부가 넘게 팔리면서 렉스프레스(L'Express)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31주나 오르기도 하였다. 오늘의 프랑스 문학에서 30대 여성 작가 아멜리 노통은 그 또래 작가들 중에서도 단연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스타라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2000년 하반기에 출간된 그녀의 아홉번째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원제는 『Metaphysique des tubes』로 '튜브의 형이상학' 으로 직역된다) 역시 출간 직후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신과 실존, 삶과 죽음, 존재와 불안 등 철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경쾌한 문체로 유년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노통은 서구의 실존주의 문학에 자양분을 제공했던 불안이라는 진부한 화두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속도감 있는 단문으로 그 무거운 주제를 자유자재로 농락함으로써 조금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한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 없음은 공(空)도 불확실함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아무것도 없음 그 자체였다. 그것은 신이 보기에 좋았다. ……신이 하는 일이라고는 삼키고 소화시키고, 그 직접적 결과로 배설하는 것뿐이었다. 신은 제 몸이 하는 식물성 활동을 의식하지 못했다. 한결같은 음식은 신의 주목을 끌 만큼 자극적이지 않았다. 신은 고체성과 액체성 먹거리가 제 몸을 관통하도록 모든 필요한 구멍을 열었다. 그래서 우리는 신을 가리켜 파이프라고 부른다." 작가는 신과 우주 전체를 가리켜 위아래가 터진 유연한 파이프라고 부른다. 이 소설은 그 파이프에 대한 어린 신(세 살배기 소녀)의 기록이다. 또한 너무 일찍 성숙한 소녀가 지닌 '앙증맞은 눈의 관점'으로 '실존적 불안'이란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왜 인간은 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은 품어보듯이, 이 소설의 작중 화자가 회상하는 유년의 초상은 그 나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원대한 철학적인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아멜리 노통다운 기발함과 유머, 그리고 폭발적인 글쓰기의 즐거움이 생생히 전해지는 뛰어난 기교와 깊이가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갈증

<갈증> 예수 최후의 나날을 그린 아멜리 노통브 신작 공쿠르상 최종 후보, 전 세계 45만 부 베스트셀러 <갈증을 느끼기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한다>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매년 문학계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갈증』이 불문학자 이상해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스물다섯 살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비평가와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데뷔한 노통브는 20년 넘게 꾸준히 1년에 한 작품을 발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 게다가 이 소설은 재판에서부터 십자가형, 그리고 부활까지를 예수의 1인칭 시점으로 그린다. 노통브로서는 다소 의외의 선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간결하면서도 유머와 위트, 아이러니를 담은 문장은 여전하다. 『갈증』은 노통브의 소설이 항상 그렇듯 2백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짤막한 소설이다. 그러나 갈증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육체적인 욕구에서 시작해 사랑, 쾌락, 고통, 희망, 믿음, 죽음까지를 다루는 대작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목마르다>고 했던 것과 프랑스어에는 <갈증>의 반의어 즉 <해갈>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는 점을 연결하면서 언어에 대한 작가의 탐구심을 보여 준다. 항상 다채로운 인물을 창조해 온 노통브가 이번에는 무려 <창조주>를 묘사하는 호사스러운 시도를 했다. ━ 『르 피가로』 마틴 스코세이지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적인 소설. ― 『리르』 신자들과 무신론자들을 틀림없이 반응하게 할 생생한 이야기. ― 『르 몽드』 그녀는 갈증에 시달린다. 삶, 욕망, 글쓰기에 대한 갈증에. ― 『르 파리지앵』

머큐리

<머큐리>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머큐리』가 이상해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머큐리』는 거울 없는 섬에 갇힌 미녀의 이야기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현대 프랑스 문단을 주도하는 젊은 작가 중 한 사람이며,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소설들은 이미 작가의 팬 카페가 결성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열린책들에서는 그의 소설 『두려움과 떨림』, 『오후 네시』, 『불쏘시개』, 『시간의 옷』과 『사랑의 파괴』를 번역 소개한 바 있다.

사랑의 파괴

<사랑의 파괴> "엘레나는 자신을 위해서 내가 나 자신을 파괴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순진하기에 더욱더 잔혹한 유년의 사랑 문화 혁명기, 중국이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베이징의 격리된 외교관 거주지에서 각국 아이들이 벌이는 전쟁놀이와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사랑의 감정을 7살짜리 여자아이의 티 없는 눈으로 그려냈다. 응답이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꼬마 주인공의 모습이 어른의 경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독자는 깨닫게 될 것이다.

로베르 인명사전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로베르 인명사전』. 이 책은 <로베르>란 사전의 이름으로 살인자가 나를 살해하기에 앞서 언급한 이름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겨울여행

<겨울여행> 매해 8월이면 새 소설과 함께 독자들을 찾아오는 프랑스 문단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멜리 노통브가 올해도 어김없이 새 작품을 발표했다. 2010년, 데뷔 19년째를 맞는 아멜리 노통브의 열여덟 번째 소설 제목 <겨울 여행>은 슈베르트의 연작 가곡집(우리나라에는 '겨울 나그네'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주인공 조일은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죽인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을 건축학적으로 적용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아스트로라브) 첫 글자 A를 연상시키는 파리의 에펠탑을 납치한 비행기로 폭파시키려 한다. 조일에게는 사랑의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사랑의 파괴를 통해 사랑을 완성시키려는 한 남자의 슬픈 사랑법은 차가운 얼음 속에 갇힌 한 여인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을까? 프랑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겨울 여행>은 "진한 탄닌에 적절히 섞인 고통의 맛에 이어지는 살얼음의 냉기와 황홀한 착란이 섞인 뒷맛이 감미로운 작품"(르 푸엥),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의 우울한 분위기에 적절히 섞인 노통브만의 짓궂은 유머와 도발적이면서도 즐거운 명랑 쾌활함이 돋보이는 작품"(리르) 등의 평가를 받았다.

추남, 미녀

<추남, 미녀> 잔인한 유머의 대가 아멜리 노통브, 그녀의 전혀 새로운 천생연분 사랑 이야기 마음 놓고 빠져들 수 있는 진짜 즐거운 책 - 파리 마치 [프랑스 현대 문단의 블록버스터(『누벨 옵세바퇴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인기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추남, 미녀』가 불문학자 이상해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추남, 미녀』는 샤를 페로의 동화 「고수머리 리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추하지만 천재인 남자와, 아름답지만 멍청해 보이는(사실은 멍청하지 않다) 여자라는 두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있다. 오늘날 보기 드물게 따뜻한 사랑 이야기라는 평을 받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노통브는 허를 찌르는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 매끄러운 문장을 자랑하는 그의 작품들은 오랫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대 프랑스 문단을 주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실함으로 데뷔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감각적인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 46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총 1천6백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2015년 벨기에 프랑스어권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추남, 미녀』의 두 주인공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소유하는 권력의 두 축인 지식과 미모를 대표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박해를 받지만, 점차 자신들의 장점을 이용하여 자존감과 권력을 획득해 나간다. 번역자인 불문학자 이상해 씨는 『느빌 백작의 범죄』, 『샴페인 친구』 등 다른 노통브의 작품을 번역한 바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한 페로의 동화 원본은 책 말미에 실려 있다.

오후 네 시

<오후 네 시> 동화 같은 분위기에서 출발하여 중반에는 블랙 코미디로 마지막에는 으스스한 괴담이 되는, 그러나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으로 끝을 맺는 독특한 소설, 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시』의 새로운 판본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계속 말을 거는 주인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손님, 이 두 사람이 펼치는 숨 막히는 심리를 다룬 이 소설은 출간 이후 39쇄를 거듭하며 현재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멜리 노통브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성공을 거두며 세계적으로 1천6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느빌 백작의 범죄』(2015), 『추남, 미녀Riquet a la houppe』(2016), 『자기 마음을 때려라Frappe-toi le coeur』(2017) 해마다 소설을 출간하고 있다.

느빌 백작의 범죄

<느빌 백작의 범죄> 노통브는 멋진 수확을 거뒀다. 심술궂은 터치가 가미된 사랑스러운 환상이다. ― 렉스프레스 동화와 비극의 경계에 선 발칙한 작품! 프랑스 현대 문단의 블록버스터(『르 누벨 옵세바퇴르』),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느빌 백작의 범죄』가 이상해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허를 찌르는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 매끄러운 문장을 자랑하는 그의 작품들은 오랫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대 프랑스 문단을 주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실함으로 데뷔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감각적인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 46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총 1천6백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2015년 벨기에 프랑스어권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이 책 『느빌 백작의 범죄』는 노통브의 스물네 번째 소설로, 2015년 출간 이후 프랑스에서만 19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한국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등 9개국에서 출간 또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서 노통브는 장르의 경계를 지우고 여러 모티브를 혼용하며, 개인적 체험과 허구를 조화롭게 버무렸다. 그 결과 날카로운 풍자의 힘과 사랑스러움을 지닌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스 원정에 나서기 위해 막내딸 이피게네이아를 산 제물로 바친 아가멤논의 신화뿐 아니라, 오스카 와일드의 『아서 새빌 경의 범죄』는 플롯과 주제 면에서 많은 부분 상통한다. 「의무에 대한 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은 근본적인 반성이나 성찰 없이 의무에 도취된 인물과 계급의식을 비판한다. 노통브는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며 더 나아가, 사춘기를 지배하는 신비로운 사고의 팽창과 마법 같은 예술의 위력을 묘사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샴페인 친구』 등을 번역한 바 있는 이상해 역자는 노통브의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문체를 한국어로 고스란히 옮겼다.

샴페인 친구

<샴페인 친구> 프랑스 문단의 블록버스터, 아멜리 노통브 우정과 샴페인을 향한 찬가 『샴페인 친구』 프랑스 현대 문단의 블록버스터(『르 누벨 옵세바퇴르』),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샴페인 친구』가 이상해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잔인함과 섬뜩한 유머를 표현하는 노통브만의 특별한 재능이 빛을 발하는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문단과 서점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 책 『샴페인 친구』는 1997년, 30세 젊은 작가 노통브가 자신의 책 『사랑의 파괴』(1993) 사인회에서 만나게 된 페트로니유라는 22세 여성 팬과의 우정 이야기다. 아멜리 노통브는 샴페인을 좋아하지만, 혼자 마시기를 즐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술친구로 삼을 만한 사람을 찾아 나선다. 자신의 사인회를 찾아온 열다섯 불량소년처럼 생긴 페트로니유를 본 순간, 노통브는 직감한다. 페트로니유가 자신이 그동안 찾던 바로 그 사람이란 것을! 작가가 되고 싶었던 페트로니유는 그동안 집필한 원고들을 아멜리 노통브에게 보여 주고, 두 사람은 문학과 샴페인이라는 관심사를 공유하며 꾸준히 어울린다. 샴페인에 취해 각종 사고를 벌이면서…. 노상 방뇨를 시작으로, 파리의 리츠 호텔에서 열린 샴페인 시음회를 망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이브 날 파리 교외에 사는 페트로니유의 공산당원 부모님 댁에 쳐들어가고, 스틱 대신 샴페인 병을 쥐고 스키를 타기도 한다. 2006년, 페트로니유는 사하라 사막으로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중요한 원고를 노통브에게 맡긴다. 수십 번 거절당했던 페트로니유의 원고는 2007년에 드디어 출간되고, 페트로니유도 인정받는 작가가 된다. 작가가 된 페트로니유와 노통브 사이에 경쟁 구도가 생기고, 페트로니유의 태도가 이상해지며 두 친구 사이에 거리감이 생긴다. 값비싼 샴페인을 곁들인 파티가 이어지는 가운데 2014년, 두 사람에게 지독한 숙취가 찾아온다.

시간의 옷

<시간의 옷> 폼페이 멸망의 비밀을 알아낸 노통브, 26세기로 납치되다! 『시간의 옷』은 1996년 공쿠르 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으로, SF적인 설정, 부조리극 같은 끝없는 대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박식한 '고전(古典)' 취미와 촌철살인적 기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화자인 주인공이 기원전 79년의 폼페이 멸망의 비밀을 직관적으로 알아채면서 시작된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미래 사람들이 꾸민 일이 아닐까?」 다음 장면에서 주인공은 26세기로 납치된다. 이유는 폼페이의 비밀을 퍼뜨린 죄. 감시를 맡은 남자와 주인공(아멜리 노통 자신)은 옥신각신하면서 지난 6세기 동안의 세계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끔찍한 이야기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논리적인 것이면서도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경쾌하고 장난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26세기에 폼페이는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녔을까? 21세기부터 26세기까지 이 세계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주인공은 1995년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왜 이 책의 제목은 「옷」(peplos, 고대 그리스 의상)인 것일까?

아버지 죽이기

<아버지 죽이기> 아버지란 존재를 부여 받지 못한 소년, 열네 살의 소년의 미성숙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무섭게 파고들다! 25살의 어린 나이에 첫 장편으로 '천재'라는 타이틀을 따내며 평단의 극찬을 받아온 작가가 자신의 20번째 소설로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른이 되려는 소년의 분투를 그린 작품을 출간하였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부모님들의 희망에서 벗어난다는 것, 즉 성인이 됨을 의미'한다고 저자가 밝힌 것처럼 열네 살 소년 조 위프의 모습은 우리와 너무 닮았다. 주인공 조 위프는 특출한 재능을 지녔지만 아버지란 존재를 부여받지 못한 사춘기 소년이다. 이 사춘기 소년과 그를 둘러싼 관계들의 믿음과 배신을 다루는 저자의 신랄함이 도발적이다. '부친 살해'라는 서구 문학의 오랜 전형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저자만의 스타일로 표현해 내어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심리의 비틀어진 그 모순을 조명한다. 아버지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그를 무너뜨리고, 넘어서려 하는 것. 아버지가 애초부터 '누구'인지도 몰랐기에 비틀리고 혼란스러운 내면에선 그 관계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모두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톡톡 티는 대화체,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마르지 않는 신비로운 창작력으로 그려냈다.

불쏘시개

<불쏘시개> 아멜리 노통브가 책의 가치에 대해 물음을 던지다 불장난하듯 문학과 유희를 즐기고, 교묘한 희열을 느끼며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인 책을 불태우는 아멜리 노통브. 이는 고도로 절제하면서 태연하게 저지르는 새로운 폭력 행위이다. -리르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아멜리 노통브의 『불쏘시개』가 함유선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아멜리 노통브는 벨기에 출신의 젊은 여류 작가로 이미 한국에서도 팬 카페가 있을 정도로 많은 마니아를 갖고 있다. 『불쏘시개』는 세 명의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으로 인해 한 공간에 숨어 있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얼어 죽지 않고 연명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불쏘시개라고는 서재의 책밖에 남은 게 없다. 작가는 이렇게 추위와 전쟁과 마주해 책을 몽땅 불태워야 하는 기상천외한 상황을 설정하여, 책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문제 삼는다. 천재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역시 이 작품을 통해서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뛰어난 상상력, 독설로 가득한 은유, 그녀만의 독창성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벨기에와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 35개국에서 번역되어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수많은 독자를 몰고 다니는 아멜리 노통브. 그녀의 작품은 마치 페스트처럼 책을 읽은 사람 모두를 중독시키며, 〈아멜리표〉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금 우리는 가학과 피학과 악의와 잔혹함이 어우러진 노통브의 세계를 단정적으로 정의하고 평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직 여전히 젊은 그녀는 마치 말하듯이 글을 쓰고 있고,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할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고픔의 자서전

<배고픔의 자서전> 현대 프랑스 문단을 주도하는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소설 『배고픔의 자서전』은 지금까지 출간된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들 중에서 자전적 색채가 가장 짙은 작품이다. 심지어 이름마저 〈아멜리 노통브〉인 주인공의 이야기는 작가가 걸어 온, 혹은 우리에게 알려진 그녀의 삶의 궤적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1967년 일본 고베 출생,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중국, 방글라데시, 미국 등 세계 각지를 떠돌며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라틴 철학을 공부하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됨.〉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단순히 성공한 작가의 자서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작가 〈아멜리 노통브〉를 간과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마치 그러한 우리의 생각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이야기는 엉뚱하게도 전체적인 줄거리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오세아니아 군도에 자리한 섬나라 바누아투로부터 시작된다. 성공한 작가인 주인공은 오세아니아에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상 한 번도 기근을 겪은 적이 없는 풍요와 고립의 섬 바누아투의 한 작가로부터 분노에 찬 편지를 받는다.

두려움과 떨림

<두려움과 떨림> * 199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 *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고발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 이 소설은 한 벨기에 여성이 일본 회사에 취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본에 대한 나름의 동경을 가지고 있던 이 여성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회사라는 조직이 가지는 비인간적인 모순들에 눈을 뜨게 된다. 회의실에서 그녀가 차를 따르며 일본어로 인사를 건넨 것이 일본인에 대한 모욕적인 행위라고 지적받게 되고 그녀의 보고서가 완벽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대한 검토도 없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완전히 무시당하게 된다. 그녀의 업무는 그녀의 탁월한 외국어 능력, 사안에 대한 분석력에 상관없이 매일 똑같은 서류의 수십 일에 걸친 복사, 숫자들을 다시 베껴 적는 것으로 점점 단순하고 효용 가치가 없는 일로 대체되고 결국 화장실 청소로 전락하게 된다. 그녀가 겪는 모멸감과 잔인성은 그녀의 내면을 황폐화시킨다. 그러나 그녀만의 내적 독백은 유머러스하고 명랑하며 도발적이고 찬란하기까지 하다.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이런 반어적인 구조에 있다. 날이 감에 따라 외부적인 상황이 비천해질수록 그런 모욕에 맞서는 그녀 내면의 무사태평한 태도, 익살맞은 내레이션은 더욱 고조되며 빛을 발하는 것이다. 엄격한 위계질서하에서 개인의 능력보다는 무조건적인 명령에 일률적으로 따라야 하는 상황, 외국인에 대한 노예와도 같은 대우, 서양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주종에 가까운 복종 관계, 비효율적인 절차와 형식 등이 풍자적인 시선과 철저하게 절제된 문체로 마치 복수하듯이 냉정하게 묘사되고 있다. 부조리에 대한 무자비할 정도의 시니컬한 야유가 압권이다. 현실을 현실보다 더욱 치열하게 그려낸 수작으로 수직적이고 획일화된 사회의 중압감을 피아노 선율 같은 세밀하고 가벼운 터치로 승화시켰다. 작가만의 명징한 통찰력, 감정을 전혀 섞지 않는 차가운 문체가 글의 재미를 더욱 높인다.

공격

<공격> 노통브식 『노트르담의 꼽추』혹은 『미녀와 야수』의 재해석 비록 보답 받지는 못했지만 그 숭고한 사랑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카지모도, 야수의 겉모습 속에 숨어 있는 순수한 영혼과 진실한 사랑을 알아보고 그를 구원하는, 이름마저 아름다운 벨 아가씨. 수 세기를 거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 이야기들에서 야수의 겉모습은 그가 마음에 품은 고귀한 사랑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죽음으로 끝을 맺지 않았다면 카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사랑이 가능했을까? 저주에서 풀려난 야수가 왕자가 아니라 70세를 훌쩍 넘긴 노인네라면 어떨까? 『공격』의 도입부에 이루어지는 잔인할 정도로 자세한, 에피판의 흉한 겉모습에 대한 묘사는 우리로 하여금 진실된 영혼과 절대미의 결합이라는 문학계의 공리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사람들은 이야기 속의 미녀에게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라고, 그 안에 깃든 사랑과 고귀한 영혼을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왜 추남들이 미녀의 외적인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는가? 현실 속 미녀와 야수의 관계는 동화 속의 해피 엔딩과는 다르다. 이들 사이에는 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결국 『공격』은 그러한 문제를 풀어내려는 야수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공격』의 야수 에피판은 자기 사랑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사랑 이야기의 또 다른 당사자인 미녀 에텔은 그의 논리의 뻔뻔함에 분노한다. 에피판은 자신을 끝까지 거부하는 에텔에 대해, 그를 거부한 세상에게 그러했듯이 『공격』을 가하기로 결심한다.

푸른 수염

<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신간을 드디어 전자책으로 만나다 전 세계에서 총 1500만 부 이상 판매한 노통브의 힘! 25세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아멜리 노통브가 신간 『푸른 수염』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올해로 데뷔한 지 22년이 된 그녀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프랑스에서 총 1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 46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었다. 노통브는 8월 말~10월 말 사이에 5~6백 종 이상의 문학 신간이 쏟아지는 프랑스 문학 시즌에 문단과 독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노통브의 스무 번째 소설로, 노통브 데뷔 20주년과 맞물려 문학계의 집중 관심을 받았으며 프랑스 문학계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노통브가 완벽한 경지에 올랐다〉고 평했다. 문학을 깊이 탐구하고 늘 깊은 고민 끝에 단어를 선택하는 노통브는 가벼운 주제뿐 아니라 인간 영혼의 잔인성과 추악함, 광기 등도 망설임 없이 공격한다. 노통브 특유의 냉정하고 명철한 시선, 인간 내면에의 진지한 통찰, 신선한 비유와 상징, 재기 넘치는 대사는 언제나 문학 독자들의 뇌를 즐겁게 한다. 마치 단골 요리사의 요리를 즐기듯, 올해는 어떤 요리를 내놓을까 하는 설렘을 가지고 노통브의 신간을 기다리게 된다. 이번에는 『푸른 수염』의 차례다. 〈현대판 푸른 수염〉 집주인과 그 집에 세 든 젊은 여자, 아멜리 노통브의 21세기적 잔혹동화 샤를 페로의 동화 속 푸른 수염은 노통브의 『푸른 수염』에서 황금과 중세 사상에 사로잡힌 에스파냐 귀족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로 변모했다. 그리고 푸른 수염의 젊은 아내는 영리하고 아름다운 벨기에 여자, 사튀르닌으로 부활했다. 돈 엘레미리오는 자신의 고귀한 에스파냐 혈통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프랑스로 망명한 선조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파리에 망명 중이다. 그는 파리 7구에 있는 화려한 저택에 살고 있으며, 속세의 천박함에 염증을 느껴 20년째 두문불출 하고 있다.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귀족의 품격도 지키고(아무 일 안 하기), 요리도 하고, 옷도 짓고, 종교 재판 기록도 읽는다. 그리고 여자를 만나기 위해 방을 세놓는다. 저택에 세 들었던 8명의 여자는 실종된 상태이고, 아홉 번째 세입자로 사튀르닌이 들어온다. 『푸른 수염』을 왜 다시 쓰려 했냐는 질문에 노통브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로, 나는 늘 푸른 수염이라는 캐릭터에 사로잡혀 있었다. 푸른 수염은 살인자이기 전에, 비밀에 대해 예민한 감각을 지녔을 뿐이다.〉 독자들은 이미 제목에서부터 이 소설이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의 변주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노통브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누구나 결말을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가 어떻게 이토록 흥미진진할 수 있을까? 이 소설에서 서사적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노통브 특유의 비유, 위트와 냉소적 유머가 십분 발휘된 문장들이 소설 장면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한다.

왕자의 특권

<왕자의 특권> 1.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오른 노통브의 신작소설 1992년에 출간된 데뷔작 『살인자의 건강법』이후 아멜리 노통브는 신간 소설이 쏟아져 나오는 가을 시즌을 한 해도 놓쳐본 적이 없다. 11월이면 으레 보졸레 누보를 맛볼 수 있듯이 8월 말이면 노통브의 신작을 만날 기대로 독자들의 가슴이 설렌다. 초판 25만 부로 출간된 2008년산(産) 노통브 소설 역시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기괴하기 그지없는 이번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식사 대신 최고급 샴페인을 마셔댄다. 주인공 밥티스트 보르다브는 미스터리한 스웨덴 사람 올라프 질더의 젊은 아내와 건배에 건배를 거듭한다. 그녀가 사는 베르사유의 저택에는 샴페인 저장을 위해 특별 제작된 풀장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안에는 수천 병의 값비싼 샴페인이 보관되어 있다. 작가는 샴페인을 일종의 신경안정제, 혹은 치유제로 묘사한다. 주인공들이 마시는 샴페인만큼이나 차가운 감미로움에 빠져든 독자들은 어느 때인가, “샴페인을 마시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열다섯 번째 모금과 열여섯 번째 모금 사이, 모든 인간이 귀족이 되는 순간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소설들은 다양하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천재의 예리함이 담겨 있다. 바로 이것이 노통브라는 작가의 부인할 수 없는 독창성을 결정짓는 점이다. 전작들보다 훨씬 가볍고 상상력이 풍부한 새 작품 『왕자의 특권』에서는 평범하기 짝이 없던 한 남자의 삶이 다른 남자의 삶으로 바뀌며 특별하고도 놀라운 것으로 돌변하게 된다는 기발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 고급 샴페인에 빠져 귀족같이 지내는 한 남자의 매혹적인 이야기 이 작품은 글쓰기광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4시에 일과를 시작하지만 “한 마리 고양이가 되는 것이 나의 환상이다”라고 고백하는 작가가 나태와 취기와 부, 독서, 낮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 늦잠꾸러기 프랑스와 현대 미술에 바치는 헌정이다.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우리는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한, 신경이 곤두서고 불안하다. 출구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도 유쾌해진다. 파국이 머지않았으니 삶을 즐겨야 한다.” 노통브는 경쾌한 문장들이 전달하는 짜릿함과 꿈과 허구의 혼합이 만들어내는 폭발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왕자의 특권』은 절대적인 권력을 의미한다. 집과 은행 사이에 지하 터널을 뚫고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올 수 있는 특권, 돈으로 현대 미술의 가치를 쥐락펴락하는 특권, 어마어마한 빚을 지고도 호화로운 생활을 계속하는 사기꾼의 특권, 최근 세계적인 은행들의 행태에서 보듯이 공적 자금이 파산해도 개인은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특권이다. “지그리드와 나는 지구상에서 제일가는 강대국들의 경제논리를 개인 차원에서 재현해 보이고 있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진 빚은 우리 알 바 아니었다. 우리는 왕자의 특권,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은 다른 인생, 혹은 더 나은 운명을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이다.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 그런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3. 샴페인의 알싸한 거품이 가득한 기발한 탐정소설 “자기 자신이기를 그만두는 것보다 더 굉장한 휴가가 있을까?” 아멜리 노통브와 함께라면 환상은 실제가 된다. 평범한 한 남자가 몇 초 만에 꿈에서나 볼 수 있을 미녀와 결혼한 돈 많은 부자로 거듭나 아름다운 아내가 따라주는 차가운 샴페인을 즐긴다는 내용의 이번 작품은 가벼운 코미디와 탐정소설의 분위기를 담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해도 좋겠다. 그러나 잔을 가득 채웠던 샴페인 거품은 결국 스러지고 독자들은 갈증이 덜 풀린 아쉬움을 간직한 채 책을 덮게 된다. 이야기가 몇 페이지만 더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리하여 두 주인공의 운명을 알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는 것이다. 미스터리가 해결되지 않는 결말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탐정소설에서도 끝내 미스터리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현실을 보라.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모른 채 죽음을 맞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 부분은 미스터리의 해결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처한 긴박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의 죽음은 비극적이지 않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죽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상황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타인의 신원을 입고 잠깐의 휴가를 보내는 상상을 해 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휴가를 떠날 틈도 없거니와 정작 떠난다 해도 글쓰기에 매달려 있을 뿐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작가는 자신의 문학관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악(惡)이 존재함으로 인해 문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학이 자살할 이유는 없다. 문학은 악을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읽혀야 한다. 독자들이 나의 소설 속에서 찾아내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리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는 대단히 가증스러운 것들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 가증스러움을 극복해낸다. 결국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의 유머와 에너지가 독자들에게 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믿는다.” 4.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긴박하게 펼쳐지는 섬세한 소설 (현지 서평) “아멜리 노통브는 약간의 아이러니와 적지 않은 뻔뻔스러움과 어마어마한 재능으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가이다. 그러나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에 매료된 나머지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믿게 할 수 있는 작가는 노통브밖에 없다.” ―― 라 마르세이에즈 La Marseillaise “올해 나이 마흔둘, 이제 아멜리 노통브의 글에서는 잘 숙성된 포도주의 맛이 난다. 이번 작품은 수많은 영화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현실감 있는 탐정소설이다.” ―― 프랑스 스와르 France Soir

생명의 한 형태

<생명의 한 형태> 180kg짜리 살덩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와 글쓰기광 ‘아멜리 노통브’가 주고받은 현기증 나는 편지들 인간의 몸과 글쓰기에 관한 고민 그리고 새롭게 변형되는 삶의 의미 “노통브의 소설들 중 단연 최고의 소설” 2010년 가을, 프랑스 독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으며 단번에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오른 아멜리 노통브의 새 소설 『생명의 한 형태』가 출간되었다. 22만 부라는 초판 발행부수만으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이번 작품은 “그녀의 데뷔작인 『살인자의 건강법』 이후 다루어온 모든 요소들이 이 소설 한 권에 통합되어 있다.”(프랑수아 뷔스넬),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들 중 단연 최고의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마가진 데 리르)라는 평가 속에 노통브표 소설을 기다렸던 많은 독자들을 또 한번 전율시켰다. 이야기는 소설 속의 ‘아멜리 노통브’가 이라크전 초반부터 바그다드에 주둔해 있는 미군 병사의 편지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꿈을 잃은 일상과 떠돌이 생활의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해 군대를 택했던 이등병 멜빈 매플은 전쟁의 공포와 사람을 죽인 죄책감을 이겨내기 위해 폭식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180킬로그램의 비만한 괴물이 되기에 이른다. 소설 속의 아멜리 노통브는 “몸 안에서 일어나는 빅뱅의 희생자”인 멜빈 매플의 구구절절한 편지에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알뱅 미셸 출판사에서 첫 책을 내면서 아멜리 노통브는 ‘아멜리 카수스-벨리’라는 예명을 쓰고자 했으나 편집자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담당 편집자는 ‘카 드 게르(전쟁이라는 경우)’와 울림이 비슷한 그 이름보다는 ‘노 통브(Nos Tombes-우리들의 무덤)’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하는 아멜리의 본명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시체로 가득한 우리들의 무덤을 뜻하는 노통브라는 이름이 카수스 벨리시스트(호전적인)보다 오히려 더 호전적이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니 잔인한 사랑(『아담도 이브도 없는』), 우정(『앙테크리스타』), 사회(『두려움과 떨림』), 미디어(『황산』), 순전한 내면(『적의 화장법』), 살인 본성(『살인자의 건강법』), 사랑에 대한 집착(『겨울여행』), 자기 정체성(『제비일기』) 등등 모든 형태의 갈등에 집중해 온 그녀가 전쟁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벌써 데뷔 19년차에 접어든 노통브는 예리한 시각과 경이로운 상상력, 촌철살인적인 문장으로 다시 한 번 예상을 뒤엎는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자신의 이야기에 깜짝 놀라는 독자들 앞에 그녀는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매력적인, 비뚤어진 뚱보를 내세워 예사롭지 않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한편 여러 질문에 답을 한다. 가끔, 그동안 발표한 작품들을 읽으며 작가가 너무 문체에 치중하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을 느낀 독자들이라면, 엉뚱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가 자신의 개인적인 불안과 회의를 여과 없이 드러낸 『생명의 한 형태』로 그간의 아쉬움을 씻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빅뱅의 희생자’인 멜빈 매플과 글쓰기광인 아멜리 노통브가 주고받은 전율의 편지 “모든 마약들 중에서 가장 해롭고 중독성이 강한 건 바로 음식입니다.”(본문 중에서) 거식증과 폭식증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다루어 왔던 노통브는 이 부분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글을 이어나간다. 결핍과 과잉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인간의 몸과 자신에 대한 혐오와 타인의 시선을 신랄하게 묘사한다. 한 사람분의 살덩어리를 짊어진 멜빈 매플은 세헤라자드라는 여인을 창조해낸다. “100킬로그램은 한 사람분의 몸무게예요,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뚱뚱한. 바그다드에 있게 된 이후로 내게는 거대한 사람 한 명이 달라붙어버린 겁니다. 이곳, 바그다드에서 내게 온 사람이니만큼, 나는 그 사람에게 세헤라자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틀림없이 몸매가 날씬했을 진짜 세헤라자드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말입니다……그녀는 밤새도록 내게 이야기를 해 주죠. 내가 더 이상은 육체적인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세헤라자드는 나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사랑의 행위를 대신 하는 거랍니다.”(본문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나는 세헤라자드가 얼굴도 못 본 채 내가 죽인 저 이라크 사람들 중의 한 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내 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거예요.”라는 식으로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멜빈 매플에게, 아멜리 노통브는 그의 지방을 ‘바디 아트’로 승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생명의 한 형태』의 매력은 소설의 큰 줄기를 편지로 잡아간 것이다. 편지봉투의 필체, 우표, 편지를 열기 전의 두근거림. 이메일과 문자의 홍수 속에 잊혀졌던 이런 작은 기쁨들이 글을 통해 은밀히 전달된다. 물론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소소한 것만이 아니다. 작가의 글쓰기의 원천으로서의 편지, 편지의 이면에 숨길 수 있는 기만, 그리고 인간의 진면목…… 하루도 빠짐없이 서너 시간을 바쳐 독자들에게 친필 답장을 쓴다는 ‘편지의 대가’의 편지에 관한 소론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제 면역이 되었을 만도 한데, 아직도 노통브의 소설을 읽고 놀라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프랑스 현지 언론의 평처럼, 후반부에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어 있다. 인간의 몸과 글쓰기에 관한 고민 그리고 새롭게 변형되는 삶의 의미 소설 속의 아멜리 노통브는 “몸 안에서 일어나는 빅뱅의 희생자”인 멜빈 매플의 구구절절한 편지에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앞뒤로 꽉 채운 A4 용지 한 장을 넘어가는 편지는 결코 좋은 편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간 1인칭 자전적 소설에서 ‘아멜리 노통브’를 자주 등장시켰던 그녀였으나 이번에는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아멜리 노통브를 화자로 삼았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인지 경계가 모호한 데다가 프랑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설 속의 아멜리 노통브는 작가 자신이 아닌 소설 속의 주인공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편지에 대해서만큼은 작가의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었다고 볼 수 있다. “작가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여섯 살 때부터) 나는 편지를 많이 썼다. 만약에 편지를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더라면 작가가(어쨌거나 이런 작가는) 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본문 중에서) 이렇게 편지가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아멜리 노통브는 자신의 편지나 멜빈 매플의 편지 이면에 어떤 종류가 되었건 글을 쓰는 행위로 지속되는 ‘생명의 한 형태’가 있고 그 생명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어지는 단어들은 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생명줄이며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믿는 작가는 마지막에서 이렇게 고백을 한다.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네가 매일같이 신들린 사람처럼 글을 쓰는 건, 탈출구가 필요해서야. 너에게 작가로 산다는 건 출구를 찾는 걸 의미하잖아. 절망스러울 정도로 간절하게 말이야.” 매일 책상 위에 쌓이는 한 무더기의 편지를 분류하고 그중 몇 통은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는 작가의 고백은 일견 불친절해 보일 수도 있으나, 노통브는 독자들의 편지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힘을 주고 있는지, 아마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감사의 표현을 했다. 물론 소설의 내용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멜빈 매플의 편지가 뚝 끊기고 그의 소식을 간절하게 기다리다 마침내 수소문을 시작한 아멜리 노통브는 경악할 사실을 발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 또한 ‘생명의 한 형태’를 위해서이다. 글쓰기광 노통브와 뚱보 병사 사이에 오가는 현기증 나는 편지들은 각자 세상을 향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나름대로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노통브 소설, 변병준의 그림과 호란의 내레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노통브의 신작소설 『생명의 한 형태』가 한국에서는 만화가 변병준의 그림과 뮤지션 호란(클래지콰이)이 내레이션을 맡은 영상작업을 통해 북트레일러로 제작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영상물은 유투브(http://youtu.be/Gexm-myxDK8)와 비메오(http://www.vimeo.com/ 25339451)를 통해 볼 수 있으며, 문학세계사 트위터(@munse_books)와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댓글, 공유, 리트윗 등)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트레일러는 책의 내용을 간결하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동영상으로 대개는 저자 인터뷰나 실사 형식의 1분안팎의 영상물이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된 북트레일러는 3분이 넘는 길이로, 노통브의 소설에 변병준의 그림이 만나 새로운 형식으로 창작된 작품이다. 거기에 호란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흐르며 작품의 전반적 분위기를 더욱 잘 살려내고 있다. 변병준 작가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 전공(23기)을 하였고, 그의 만화 <프린세스안나>, <달려라 봉구야!>로 ‘문화부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미정>으로 일본 고단샤(講談社) 쇼가쿠칸 신인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전 특별전에 초대되기도 했던 그의 만화작품들은 <첫눈Premiere Neige> 등을 비롯, 프랑스에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이번 북트레일러의 편집을 맡은 류형기 PD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 전공(23기)을 하였고, 그가 만든 <오후 Afternoon>(2005, 38분, DV)는 31회 서울독립영화제 중편경쟁부문에 올랐고, <이름 없는 남자 The Anonymous Man>(2007, 10분, 35mm)는 18회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과 12회 빈터투어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며, 2회 Asian Hot Shots Berlin, Best Short Film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글쓰기는 육체적인 행동인 동시에 정신적인 활동(작가 인터뷰)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2009년 2월,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방에서 신문을 읽다가 이 작품을 ‘잉태’하게 되었다. 바그다드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 사이에 비만증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던 것이다. 나는 경악을 했다. 전쟁과 비만 사이에 대체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답을 찾으려 고민을 하다 보니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음식으로 자살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주인공의 저항방식은 어마어마한 비계로 두꺼운 성벽을 쌓는 것이다. 불투명해지는 것. 이는 전쟁에 반대하는 일종의 투쟁이다. 처음에 주인공은 자신의 비대한 몸을 혐오했지만 살을 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는 그 몸을 가지고 뭔가 의미 있는 행위를 하기로 결심한다. 나아가 일종의 예술 행위를. -폭식과 거식증은 당신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들이다. -그 두 가지는 단순한 섭식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뭔가를 표출하고 싶어 하는 문제인 것이다. 내가 지나온 아주 아주 길었던 청소년 시절에 몸뚱이를 가졌다는 사실은 내게 지옥처럼 느껴졌었다. 정말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몸이었는데도 말이다. 어른이 되면 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워하던 나의 언니와 나에게 거식증은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거식증은 육체와 정신을 망치는 악순환이었고 글을 쓰는 것이 나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나는 스물두 살이 되어서야 거식증을 극복했다. 내가 인류에게 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메시지는, 인간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등병은 극심한 고독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독과 고통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만연한 것이 아닌가. 우리는 스스로의 몸을 이러니저러니 규명해 놓고 거부라는 형벌을 과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생을 보내는 사람들은 자신을 괴물처럼 쳐다보는 타인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활을 택한 것이다. -독자들과 편지를 많이 주고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존재 사이에 오가는 편지는 <생명의 한 형태>이다. 멋진 편지를 받으면 보낸 사람과 똑 같은 열정으로 답장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다. 나는 외국 생활을 오래 했고 오랫동안 혼자였다. 10살부터 17살까지 동남아시아에 살면서 절망적으로 비어있던 우체통에 거의 매달려 있다시피 했다. 그때부터 나는 편지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하.) 이제 난 혼자가 아니고 편지도 거의 폭발할 정도로 받고 있다. 가끔씩 문제가 있는 편지를 받아서 탈이지…… -무슨 뜻인가? -예고도 없이 무슨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책에 썼듯이, 나에게 의지하는 분들이 생겨난다. 가끔은 답장을 그만두어야 할 경우도 있고. 몇 년씩 편지를 주고받던 상대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예도 있다. -인터넷 시대에 우편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것은 좀 구식이지 않나? -그렇다. 그런데 내가 시대에 많이 뒤진 편이다. 거의 크로마뇽인 수준이다. 나는 컴퓨터도 휴대폰도 없다. 인터넷도 쓸 줄 모른다. 여전히 공책에 볼펜으로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 나는 전자우편보다는 편지가 주는 미스터리, 손으로 쓰는 매력이 만 배는 좋다. 종이와 펜을 들고 글을 쓰면, 언어가 훨씬 아름다워진다. 20년 후에도 누군가가 손으로 쓴 사랑의 편지를 받는 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비 일기

<제비 일기> 1.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나는 매일 아침 악惡이 되었다.” 대중적이고 유능한 프랑스 작가들 중에서도 기발한 상상력과 미스터리한 매력으로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는 아멜리 노통브가 연쇄살인범을 앞세우고 다시 돌아왔다. 노통브는 매년 가을 한 편의 작품만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녀의 소설에 목말라 하는 중독된 팬들에게는 환호를 받지만 때로 문단에서는 논쟁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1992년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9월 신간을 발표하고 있는 노통브는 자신의 이런 성실함(?)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는 아침마다 눈을 뜨면 글을 쓴다. 글은 절대적이고 억누를 수 없는 목마름이다. 매일 글을 쓸 수 없다면 아마 살인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성적인 설명은 불가능하다. 더불어 가끔은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독자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다.” 매일 글을 쓸 수 없다면 ‘살인자’가 되어 있었을 것이라 말하는 아멜리 노통브가 최신작 『제비 일기』 속에 창조한 주인공은 바로 살인 청부업자! 작가가 매년 꾸준히 책을 발표하듯,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최고의 희열감 속에 계속하여 한 사람씩 제거해 간다. 실연 뒤에 모든 감각의 스위치를 꺼버리고 살인을 통해서만 유일한 기쁨을 얻는 한 남자의 슬픈 초상을, 작가는 글을 타이핑하듯 독자의 눈동자 속에 아프게 새겨 넣는다. 노통브는 이 인물의 탄생을 위해 “악을 이해하기 위해 매일 아침 나는 악이 되었다.”고 한다. “독자들은 내 책을 읽으며 역겨워하다가 스스로의 악한 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모두는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폭탄을 몸에 감고 위협하는 범죄자들과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악한은 따로 있다. 난 절대 아니다 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역설한다. 르네 팔레상, 알랭 푸르니에 문학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상 등 언제나 프랑스 문학상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던 아멜리 노통브는 이번 작품인 『제비 일기』로 공쿠르상 후보에 올랐다. 2. 스릴러와 로맨스의 교묘한 혼합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려 어떤 끔찍한 범죄도 서슴지 않는 남극의 아이스버그처럼 얼어버린 살인 청부업자. 대수롭지 않은 듯한 가벼운 문체로 표현된 잔인한 스릴러를 연애 소설이라 소개하는 노통브! 대체 작가의 음모(?)가 무엇인지 책을 펼쳐 꼼꼼히 읽으며 곱씹어야 할 것이다. 마치 주인공이 자신이 죽인 소녀의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집어 삼키는 것처럼. “이번 작품에는 지극히 어두운 상황에서의 명랑한 어투 등 그녀만의 장기가 잘 드러난다. 그녀는 볼테르의 <깡디드>처럼 요정 같은 비웃음 뒤에 세상의 어둠을 늘어놓았다.” ―― 《르 푸앵(Le point)》 “책을 열자 단숨에 우리 안에 자리잡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흔들어 깨우고 그 안에서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린다. 심리 묘사가 수학공식처럼 논리 정연하게 이어진다.” ―― 《엘르(Elle)》 “아멜리 노통브의 가장 큰 장점은 매끄러운 문체이다. 그 어떤 군더더기 설명 없이도 확연하고 간결하고 함축적이다. 깊은 강을 바라보는 이의 어둡고 비밀스러운 면모들을 잘 보여준다.” ―― 《르 땅(Le temps)》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담도 이브도 없는> 사랑 이야기, 그걸 소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살인자의 건강법』과 『적의 화장법』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가 신작 『아담도 이브도 없는』을 통해 작가로서의 소명이 싹튼 기원의 땅, 첫사랑이 깃든 일본을 소재로 작품을 썼다. 프랑스에서 서점에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아멜리 노통브의 이 책은 초기 소설들에서 보여준 우아함을 되찾고 있다는 평을 받으면서, 뜻밖에도 주로 재능이 뛰어난 신예작가에게 돌아가는 플로르(Flore) 상까지 받았다. 그녀는 이 작품에서 스무 살 일본인 청년 린리와 나눈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프랑스적인 사랑의 감정과 다른, 철저히 규범화되어 있는 일본 사회의 연애 코드들을 해부한다. 어떻게, 왜 작가가 되었는가? 그녀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16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그곳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던 일본땅을 떠나 있던 16년의 세월과, 데뷔 후 16년째이자 16번째 출간 작품인『아담도 이브도 없는』의 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다. 어쩌면 그녀의 첫소설이 될 수도 있었을 이 작품에서 그녀는 강박적으로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17세 때부터 글을 쓰긴 했지만 당시에 출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을 환영해주리라 기대했던 일본에서 회사 입사 후 겪은 엄청난 좌절과 스트레스, 결혼을 재촉하는 연인에게서 달아나고 싶은 욕망으로 인해서 글쓰기와 자유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하여 첫소설『살인자의 건강법』을 출판사에 보낼 용기를 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되어 드디어 일본 출판사측의 초청으로 그곳에 되돌아온다. 아담과 이브가 있는 에덴이 아니라, 사무라이들의 우애가 자리잡은 세상으로 귀환한 것이다. 『아담도 이브도 없는』은 곳곳에 배치된 패러디와 문화적, 언어적 차이에 착안한 유머가 돋보이고, 아멜리 노통브가 쓴 작품 중에선 드물게도 ‘누군가를 죽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이가 없는’ 깔끔한 소설이다. 올해 갓 나온 보졸레 누보 맛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2007년산 아멜리 노통브표 소설의 맛은 빼어나다. 마음껏 시음해 봐도 될 듯하다. “초기 소설들에서 보여준 우아함을 되찾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가장 내밀한 소설.” ――《르몽드 데 리브르》 “우아함과 판타지로 가득한 매력적인 소설.” ――《마담 피가로》 “매년 이맘때쯤이면 늘 그렇듯 당신은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에 달려들 것이다. 당연한 선택! 문화적 차이의 틈새를 헤집는 섬세함, 유머, 잔인성으로 가득하다.” ――《르 주르날 뒤 디망슈》 “진실하고, 애틋하고, 발랄하고, 감동적이다. 모든 면에서 성공한 작품.” ――《르 파리지엥》

앙테크리스타

<앙테크리스타> 1. ‘대중을 선동하는 문학소녀’, 또는 프랑스 문단의 ‘앙팡 테리블’로 불리는 아멜리 노통브의 2003년 최신작 애독자들이 성자처럼 추앙하고, 미디어가 팝스타처럼 대접하며,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매년 가을이면 새로운 작품을 출간해낸다. 사람들은 그녀의 신작을 마치 보졸레 포도주처럼 기다린다. “올해 것은 (맛이) 어떨까?” 그녀의 작품들이 대개 그렇듯이 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는 『앙테크리스타』에서 작가는 고통스런 청소년기 우정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 매년 소설을 한 권씩 출간하고 있는 그녀의 리듬에 맞춰 2003년 9월에 출간된 아멜리 노통브의 열두 번 째 소설인, 『앙테크리스타』는 출간되자마자 또다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수십만 명의 젊은 팬들이 아멜리 노통브 책을 서로 차지하려고 달려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일명 ‘노사모’(우리가 알고 있는 ‘노사모’와는 물론 다르다) 독자들이다. 알벵 미셀 출판사에 작은 사무실을 두고 있는 작가는 “독서야말로 범상성에 대한 가장 좋은 해독제 가운데 하나다”라고 털어놓는다. 그녀 뒤로는 산더미 같은 편지들이 쌓여 있다. 그녀는 매일같이 독자편지를 수백 통씩 받고 있다. 왜 글을 쓰는가? 라는 한 매체의 질문에 그녀는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어요!”라고 잘라 말한다. “글쓰기가 나를 삶에 끌어들였고, 내 삶의 모든 칸을 채우고 있다.” 막 마흔아홉번째 책을 끝낸 작가는 스스로를 그렇게 분석한다. 서른여섯 살에, 소설 12권을 이미 출간했고, 37권이 대기중이다. 노통브는 서늘한 유머를 담은 완숙된 작품을 한 줄 한 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모의 노통브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역시 꽃미남으로 프랑스 문단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프레데릭 베그베데Fr?d?ric Beigbeder와의 관계이다. 언젠가 프레데릭이 노통브와의 경쟁을 끝내기 위해 그녀에게 결혼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노통브는 “프레데릭과는 이해타산으로 맺어진 멋진 결혼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여운을 남겼고, 이에 프레데릭 베그베데도 “둘이 합치자고 제가 제안했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프레데릭은 2001년 9월 11일 사태를 다룬 책으로 판매부수 2위를 차지한 작가이다. 아멜리 노통브 현상은 프랑스와 벨기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독일에서 영국을 거쳐 일본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초청받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알벵 미셀의 저작권 담당 책임자인 자클린 파브로는 “미국인들이 아멜리를 프랑스 문학의 ‘앙팡 테리블’이라 부르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말한다. 사실, 소설 가운데 한 편이 백만 부 이상 팔린 일은 프랑스 소설가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1984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만이 동그라미 여섯 개의 한계를 넘은 적이 있다. 아멜리 노통브는 하루에 네 시간씩 글을 쓴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2. 악에 지배당하고 있는 청소년기를 매혹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소설 “악이 세상에 침투한 것은 거짓말을 통해서이지 범죄를 통해서가 아니다.” 이 문장은 악마적인 벨기에 작가의 열두번째 소설을 여는 인용문으로 쓰일 수도 있다. 1992년 첫 소설을 출간한 뒤, 그녀는 자신의 강박관념인 ‘타인’의 관에다 못을 박는다. 그 타인을 우리는 “적대자” 혹은 “침입자”, 또는 사르트르식으로 “지옥”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앙테크리스타』는 따라서 노통브 특유의 이야기다. 여주인공인 블랑슈는 열여섯 살이다. 그녀는 수줍음 많고 얌전하고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다. 그녀의 부모, 두 원죄자들을 그녀는 “나를 태어나게 한 창조주들”이라고 부른다. 그것이 모든 걸 말해준다. 블랑슈는 학업에는 조숙하나, 신체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한마디로 그녀는 서툴고 멋없는 청소년의 외적 특징을 모조리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외로운 그녀는 언제나 남자애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애들을 향해 존경어린 시선을 던진다. 그에 비해 크리스타는 재능 넘치고,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는 악마적 인물이다. 그녀는 자기중심적이고 가까이 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은근슬쩍 블랑슈의 삶에 끼어든다. 그러더니 그녀의 방, 그녀의 공간을 차지하고 그녀의 부모까지 사로잡는다. 블랑슈는 장식은커녕 방해만 되는 거추장스런 장롱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크리스타는 매혹적이고 영악한 거짓말쟁이요, 제 주위로 해로운 거미줄을 치는 땅거미다. 『앙테크리스타』는 거짓말에 대한 냉소적인 탐구다. 작가는 고양이와 쥐 놀이를 하는 두 여자애들의 관계를 잔인하게 관찰한다. 이 작품은 약간의 사디즘과 퇴폐적 사악함의 색채가 묻어나고, 신랄한 유머가 듬뿍 담긴 작품으로, 청소년기의 고뇌에 대한 탐구로서는 매우 성공적이다. 게다가 그 모든 걸 제대로 엮어내고 있어, 행복하게 빠져들 수 있게 해준다. 3. 내 이름은 ‘아멜리 노통브’ 2004년 여름 국내에 소개된 데뷔작 『살인자의 건강법』과 관련한 국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에서조차 ‘아멜리 노통’으로 알려져 있는 자신의 이름은 ‘아멜리 노통브’라고 하면서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바로 잡아주기를 요청했다. 5년 전부터 국내에 ‘아멜리 노통’으로 소개되어 지금까지 그렇게 불렸지만, 잘못 알았던 작가의 올바른 이름을 찾아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작품에는 노통브의 신화적 세계를 이루는 고유한 요소들이 모두 담겨 있다. 독기 서린 아름다움, 그리고 그와 짝을 이루는 추함, 침입자 등에 대한 이끌림, 문학 혹은 말 자체에 대한 숭배, 일상 세계의 범상성에 맞서는 내적 삶에 대한 찬미, 일상성 속에 침입해 들어오는 기괴함 혹은 끔찍함 등. 요컨대, 이중성, 그림자와 빛, 아름다움과 추함, 강자와 약자의 문제를 다루는 이 이야기는 작가가 원숙한 솜씨로 다루고 있어 긴장감이 살아 있으며, 기분 좋게 읽힌다. 박해받는 영혼이 겪는 번민의 정묘한 과정을 독자는 파도 타듯 가볍게 따라갈 수 있다. 아멜리 노통브가 독자들을(어디든 따라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어떤 문학적 깊이까지 이끌 수 있는지 이미 여러 차례 보여준 작가이기에 그렇다. . 서서히 숨통을 죄어오는 섬뜩하고 잔인한 적과의 결투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에는 어김없이 ‘적’이라 부를 만한 성가신 타인이 등장한다. 대개 그 ‘적’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성가신 침입자나 섬뜩할 정도로 잔인한 가학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희생자를 모욕하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서서히 숨통을 조인다. 이 ‘적’은 내부에서 출현하기도 한다. 공항 대기실에서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문득 다가와 말을 걸더니 도무지 놓아주지 않는 성가신 인물이 있다. 자신이 범한 강간과 살인까지 털어놓는 그 인물은 알고 보니 이 성가신 타인에게 붙잡혀 꼼짝없이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게 된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적의 화장법』). 그밖에 다른 작품들에서도 이 ‘적’의 존재는 비록 비중이 적을지언정 빠짐없이 등장한다.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웃으며 지켜보고만 있는 잔인한 보모로든(『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혹은 발레리나의 꿈을 접게 된 양딸에게 혐오감을 드러내며 박해하는 어머니로든 말이다(『로베르 인명사전』). 적과 희생자, 박해와 고난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에 끈질기게 등장하는 테마로서, 이번 소설 『앙테크리스타』의 주 테마 역시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두 인물이 악의에 찬 적과 박해받는 희생자로 대립하고 있다. 크리스타와 블랑슈가 그들이다. 한데 아멜리 노통브는 대체 왜 이렇게 ‘적’이라는 존재에 집착하는 걸까?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이 ‘두 인물의 대립’ 혹은 ‘적과의 대적’이라는 구도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으로 보이지 않으며, 적이라는 존재 또한 ‘절대적 악’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 ‘적’의 존재와 관련하여 작가는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하고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열두 살 때 자기 안에 “창조적임과 동시에 파괴적인 엄청난 적”이 탄생했으며, 그에게 글쓰기란 곧 이 “적과의 결투”라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내면 깊은 곳에서 집요하게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적’의 존재. 그에게는 “이 세상에서 없어서 안 될 것”이 바로 이 ‘적’인 것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새 작품을 출산해내는 그다. 올 가을에는 또 어떤 형태의 적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브 세트> 아멜리 노통브 신간을 드디어 전자책으로 만나다 전 세계에서 총 1500만 부 이상 판매한 노통브의 힘! 세트도서 1권 : 『푸른수염』 25세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아멜리 노통브가 신간 『푸른 수염』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올해로 데뷔한 지 22년이 된 그녀의 작품은 오늘날까지 프랑스에서 총 1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 46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었다. 노통브는 8월 말~10월 말 사이에 5~6백 종 이상의 문학 신간이 쏟아지는 프랑스 문학 시즌에 문단과 독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노통브의 스무 번째 소설로, 노통브 데뷔 20주년과 맞물려 문학계의 집중 관심을 받았으며 프랑스 문학계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노통브가 완벽한 경지에 올랐다〉고 평했다. 세트도서 2권 : 『공격』 비록 보답 받지는 못했지만 그 숭고한 사랑만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카지모도, 야수의 겉모습 속에 숨어 있는 순수한 영혼과 진실한 사랑을 알아보고 그를 구원하는, 이름마저 아름다운 벨 아가씨. 수 세기를 거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이 이야기들에서 야수의 겉모습은 그가 마음에 품은 고귀한 사랑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죽음으로 끝을 맺지 않았다면 카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사랑이 가능했을까? 저주에서 풀려난 야수가 왕자가 아니라 70세를 훌쩍 넘긴 노인네라면 어떨까? 세트도서 3권 : 『두려움과 떨림』 이 소설은 한 벨기에 여성이 일본 회사에 취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본에 대한 나름의 동경을 가지고 있던 이 여성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회사라는 조직이 가지는 비인간적인 모순들에 눈을 뜨게 된다. 회의실에서 그녀가 차를 따르며 일본어로 인사를 건넨 것이 일본인에 대한 모욕적인 행위라고 지적받게 되고 그녀의 보고서가 완벽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대한 검토도 없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완전히 무시당하게 된다. 세트도서 4권 : 『배고픔의 자서전』 『배고픔의 자서전』은 지금까지 출간된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들 중에서 자전적 색채가 가장 짙은 작품이다. 심지어 이름마저 〈아멜리 노통브〉인 주인공의 이야기는 작가가 걸어 온, 혹은 우리에게 알려진 그녀의 삶의 궤적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1967년 일본 고베 출생,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중국, 방글라데시, 미국 등 세계 각지를 떠돌며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라틴 철학을 공부하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됨.〉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단순히 성공한 작가의 자서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작가 〈아멜리 노통브〉를 간과하는 일이 될 것이다. 세트도서 5권 : 『불쏘시개』 『불쏘시개』는 세 명의 등장인물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으로 인해 한 공간에 숨어 있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얼어 죽지 않고 연명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불쏘시개라고는 서재의 책밖에 남은 게 없다. 작가는 이렇게 추위와 전쟁과 마주해 책을 몽땅 불태워야 하는 기상천외한 상황을 설정하여, 책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문제 삼는다. 천재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역시 이 작품을 통해서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뛰어난 상상력, 독설로 가득한 은유, 그녀만의 독창성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세트도서 6권 : 『아버지 죽이기』 25살의 어린 나이에 첫 장편으로 '천재'라는 타이틀을 따내며 평단의 극찬을 받아온 작가가 자신의 20번째 소설로 아버지를 극복하고 어른이 되려는 소년의 분투를 그린 작품을 출간하였다. '아버지를 죽인다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부모님들의 희망에서 벗어난다는 것, 즉 성인이 됨을 의미'한다고 저자가 밝힌 것처럼 열네 살 소년 조 위프의 모습은 우리와 너무 닮았다. 주인공 조 위프는 특출한 재능을 지녔지만 아버지란 존재를 부여받지 못한 사춘기 소년이다. 이 사춘기 소년과 그를 둘러싼 관계들의 믿음과 배신을 다루는 저자의 신랄함이 도발적이다. 세트도서 7권 : 『오후 네시』 어느 날 오후 4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노부부의 일상은 악몽으로 변한다. 동화 같은 분위기에서 출발하여 중반에는 블랙 코미디로 마지막에는 으스스한 괴담이 되는, 그러나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으로 끝을 맺는 독특한 소설. 계속 말을 거는 주인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손님, 이 두 사람이 펼치는 숨 막히는 심리 게임이 펼쳐진다. 세트도서 8권 : 『시간의 옷』 이야기는 화자인 주인공이 기원전 79년의 폼페이 멸망의 비밀을 직관적으로 알아채면서 시작된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미래 사람들이 꾸민 일이 아닐까?」 다음 장면에서 주인공은 26세기로 납치된다. 이유는 폼페이의 비밀을 퍼뜨린 죄. 감시를 맡은 남자와 주인공(아멜리 노통 자신)은 옥신각신하면서 지난 6세기 동안의 세계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끔찍한 이야기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논리적인 것이면서도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경쾌하고 장난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26세기에 폼페이는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녔을까? 21세기부터 26세기까지 이 세계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주인공은 1995년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왜 이 책의 제목은 「옷」(peplos, 고대 그리스 의상)인 것일까? 세트도서 9권 : 『사랑의 파괴』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 순진하기에 더욱더 잔혹한 유년의 사랑 문화 혁명기, 중국이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베이징의 격리된 외교관 거주지에서 각국 아이들이 벌이는 전쟁놀이와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사랑의 감정을 7살짜리 여자아이의 티 없는 눈으로 그려냈다. 응답이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꼬마 주인공의 모습이 어른의 경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독자는 깨닫게 될 것이다. 세트도서 10권 : 『머큐리』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머큐리』가 이상해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머큐리』는 거울 없는 섬에 갇힌 미녀의 이야기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현대 프랑스 문단을 주도하는 젊은 작가 중 한 사람이며,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그의 소설들은 이미 작가의 팬 카페가 결성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열린책들에서는 그의 소설 『두려움과 떨림』, 『오후 네시』, 『불쏘시개』, 『시간의 옷』과 『사랑의 파괴』를 번역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