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김탁환
평균평점
불멸의 이순신 1

<불멸의 이순신 1> 오늘, 영웅이 돌아온다 세계 해전사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명장 이순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입체적으로 살려 낸 장편 역사소설 박제된 위인 이순신이 살아 숨 쉬는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23전 23승, 빛나는 명장의 신화 뒤엔 가슴으로 시대를 느끼며 뜨겁게 고뇌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모두가 따르면 옛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탐구하여 승리의 길을 연 불굴의 영혼을 만난다. ■ 있는 힘을 다해 싸웠건만 녹둔도를 지켜 내지 못했다. 아아, 어째서인가. 서른두 살에 급제했다. 그로부터 11년, 변방을 돌며 추위와 배고픔 속에 힘껏 싸웠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패전, 그리고 백의종군의 치욕뿐. 개혁가 조광조와 함께했던 조부 때문에 질시와 가난을 견뎌야 했던 이순신의 어린 날과 방황하는 청년기를 치열하게 추적한다.

목격자들 1

<목격자들 1> ■ 목격자들: 돌아온 백탑파, 그 네 번째 이야기 백탑파가 돌아왔다. 한국 역사 추리 소설의 새 장을 연 백탑파 시리즈가 8년의 침묵을 깨고 신작 『목격자들 -조운선 침몰 사건』으로 돌아왔다. 『방각본 살인 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으로 이어지는 백탑파 시리즈는 조선의 문예부흥기인 정조 치세, 백탑 아래 모여 학문과 예술, 경세를 논하던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이다. 동시에 조선의 명탐정 김진, 이명방을 주인공으로 하여 당시 지식인의 고뇌와 백성들의 생활상을 담는 역사 소설이자, 추리 소설이기도 하다. 일찍이 “내가 만든 탐정과 함께 늙어 가고 싶다”던 작가 김탁환은 민음사와 함께하는 대형 기획 ‘소설 조선왕조실록’의 목록에 조선의 어느 시대보다 다채롭던 정조 시대의 이야기인 백탑파 시리즈를 포함하고, 여기에 신작 『목격자들』을 추가함으로써 앞으로 계속될 김탁환 표 역사 추리 소설의 장쾌한 도약을 알린다. ■ 목격자들: 침몰하는 조선을 구하라 정조 시절, 전국의 조운선이 동시에 침몰하는 기이한 사고가 발생한다. 의금부 도사 이명방과 조선 명탐정 김진은 담헌 홍대용과 함께 왕의 은밀한 어명에 따라 침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조운과 세곡을 둘러싼 이권과 탐욕은 무고한 생명을 숱하게 앗아갔으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설수록 예상치 못한 희생자가 속출한다. 밀양과 영암에서 조운선 침몰 사건의 전모에 접근하던 홍대용, 김진, 이명방은 결국 조운선과 자신들의 운명을 하나로 묶는 위험한 함정을 판다. 안개가 가득한 바다 위에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요동치는데……. 『목격자들 -조운선 침몰 사건』은 조선 시대 실제 기록으로 존재한 조운선의 다발적 침몰을 모티브로 삼았다. 흔적이 남지 않은 바다를 상대로 논증과 추리를 거듭하는 주인공은 담헌 홍대용과 김진?이명방 콤비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담헌 홍대용의 천문과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다. 가깝게는 세곡을 직접 징수하는 말단 관원부터, 가장 큰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영상까지 조운선을 둘러싸고 각자의 욕망과 이기심을 채우려 바쁘다. 게다가 혼란스러운 시국을 틈타 새로운 왕조의 출현을 예언한 『정감록』 무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그 민낯을 드러내려고 한다. 과연 그들은 침몰하는 조선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 목격자들: 기억의 마을과 남은 자의 책무 『목격자들 -조운선 침몰 사건』은 2014년 5월에 집필이 시작되었다. 세월호 참사가 작가에게 인간으로서 그리고 소설가로서 고뇌와 아픔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목격자들』은 국가 재난에 대한 역사 소설가로서의 반성과 해결책 등을 담은 작품이다.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에서 정의와 불의의 문제는 앎과 모름의 문제로 바뀐다. 탐정이 수사를 거듭해 몰랐던 것을 모두 알아내는 순간 불의에 맞선 정의가 실현되고 소설은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에서 정의를 구한다고 해서 사회의 부조리가 모두 걷히는 것은 아니다. 『목격자들』 또한 통쾌하게 해결되는 사건은 있지만, 사건의 모체가 되는 사회의 어두움은 여전히 남는다. 그리고 그 어두움을 목도하며 조선의 백성(오늘날의 우리)은 삶을 지속한다. 소설의 제목이 다름 아닌 ‘목격자들’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운선 침몰 사건으로 희생된 백성들을 하나하나 읊고 추모하여 기억함을 소설에서는 ‘기억의 마을’을 짓는 일이라 칭한다. 기억의 마을을 짓기 위해 우리는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바로 목격자가 되어야 한다. 『목격자들』은 '희망'을 찾는 이야기이고, 살아남은 자들이 평생 죽은 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며, 재난 앞에서 국가와 사회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뱅크 1

<뱅크 1> 일본을 비롯한 세계열강들이 조선으로 몰려들던 19세기말, 자본주의의 물결은 조선 경제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런 변화에 맞서 개성상인 장훈과 인천상인 서상진, 한양상인 홍도깨비는 개항에 맞서 함께 뭉쳐 싸우기로 약속하는 것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서상진의 부하 권혁필은 조선과 일본의 강화도 회담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인천 어부들을 이용하고, 그 와중에 박진태의 아버지 박만식이 목숨을 잃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박진태는 권혁필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한편 장훈의 아들 장철호는 집에 놀러온 양반 최용운의 딸 최인향과 함께 개성 시장에 놀러가고, 그곳에서 소매치기를 뒤쫓던 중 진태의 도움을 받는다. 진태는 장훈, 서상진, 최용운이 권혁필을 시켜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해, 복수의 시작으로 아무도 모르게 장훈의 집에 불을 지르고, 권혁필은 불이 난 틈을 타 장훈의 땅문서를 비롯한 재산을 훔쳐 달아난다. 하지만 장훈은 장철호와 최인향을 구하다 죽고 만다. 아버지 장훈의 죽음으로 어머니는 병을 얻어 죽고, 동생 장현주마저 포구에서 잃어버린 철호는 전국을 떠돌아다니다 인천으로 와 서상진 밑에서 부두 노동자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먼저 부두 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진태와 인천부사가 된 아버지 최용운을 따라 온 인향을 1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서상진은 진태와 철호, 둘 중의 한 명을 감독관으로 임명하겠다고 하자 경쟁이 시작되는데……. 격동의 시기, 지옥 같은 삶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돈을 모으고, 그것을 뭉쳐 자본을 만들고, 마침내 은행을 설립하게 되기까지의 사랑과 우정, 성공과 배신 그리고 복수에 관한 청춘들의 숨 가쁜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초보 농부이자 초보 마을소설가 김탁환이 글과 생명이 태어나는 곳, 섬진강 옆 집필실에서 느리지만 성실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하루하루 하염없이 걷고 원 없이 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던 27년 차 소설가 김탁환. 어느덧 작가로서 새로운 10년을 계획해야 할 시기에, 그는 익숙한 글감에 젖어 늙어가지 않고 새로운 세계로 다가가서 살피고 사귀며 글을 쓰고자 결심한다. 이를 위해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의 이동현 대표와 동행을 그려냈던 전작『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에서 맺은 인연으로 곡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서울을 미련 없이 떠났다. 섬진강 옆 집필실에서 초보 마을소설가이자 초보 농부로 글농사와 함께 논농사를 짓고 텃밭도 가꾸고 있다. 그 첫해의 사계절을 겪으며 서툴지만 한 걸음씩 디딘 마음들을 신작 산문집『김탁환의 섬진강 일기』에 생생히 담았다. 일주일에 사나흘씩 강과 들녘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기록한 일상들과 [농민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엮었다.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가가 마주한 자연의 풍경과 그때 먹은 마음과 해야 할 일을 ‘인디언 달력’처럼 구성한다. 농부로서의 고군분투는 물론 창작을 향한 소설가의 치열한 삶도 밀도 있게 담고 있다. 작가는 시금치를 솎으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적정한 거리를 생각하고, 못줄에 맞춰 모내기를 하며 논바닥에 글을 쓰는 듯한 기분으로 자신의 문장을 돌아본다.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 “이야기가 끝나자 주문이 시작되었다” 오더메이드 가방회사 ‘그레이스’에서 펼쳐지는 그와 그녀의 일과 사랑, 그리고 성장 매혹적인 스토리디자이너 김탁환 신작 장편소설 25년간 역사소설과 사회파소설을 오가며 뜨겁게 소설을 창작해 온 김탁환 작가가 시공간을 현대로 옮겨 본격적인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신작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전2권)는 사랑이 열열한 일이었던 남녀가 이별한 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려는 남자 독고찬과 ‘자신만의 속도’로 꿈을 이루려는 여자 유다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억압과 핍박받은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복원한 역사소설, 현대의 사회적 참사를 기록하며 피해자들의 시선으로 고통을 생생히 들려준 사회파소설을 써온 김탁환 작가. 이번 소설을 통해 국가, 사회적 희생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개인으로 시선을 좁혀 희망의 서사로 남녀의 사랑과 일을 교차하며 서로 욕망하고 갈등하면서 자신답게 성장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2년 동안 크고 든든한 가방 같은 그에게 한없이 기대었던 다정은 더 이상 사랑이라는 핑계로 주저하거나 끌려다닐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동안의 결정이 그의 몫이었다면, 그 결정을 단번에 지워버릴 이별을 통보하고, 다정은 자신의 발로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간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연극배우, 아이돌 그룹 연습생 등 예술을 꿈꾸었지만 실패를 반복하며 자신의 색을 지워가던 다정은 ‘그레이스’를 창업하여 자신의 꿈이었던 가방을 만들기로 한다. 예술가와 사업가 기질을 동시에 지닌 다정은 제품을 하나의 작품으로 여기며 회사의 핵심 가치와 방향을 스스로 결정해 나간다. 점점 입소문을 통해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 온라인 오더메이드 서비스 ‘트로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아서’라는 첫 고객을 맞이하게 되는데, 아서는 그레이스에 기회이자 위기를 가져온다.

살아야겠다

<살아야겠다> “고열보다도, 구토보다도, 지구에 홀로 남은 듯한 고독이 가장 두려웠다.” 정부도, 병원도, 옆사람도 믿지 못하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로 취급받은 이들의 고통을 기록하다. 2014년 대형 해난 사고를 다룬 『거짓말이다』에 이은 김탁환 작가의 두 번째 사회파 소설. 이번엔 2015년 여름, 186명의 확진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 사태를 환자와 가족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들은 왜 메르스에 걸렸고, 얼마나 처절하게 투병했는가. 메르스가 지나간 자리는,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의 삶은 지금 어떠한가. 2015년 5월 20일 오전, 한국에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왔음이 공식 확인된다. 보건 당국의 방심으로 메르스 의심 환자가 신고된 날로부터 이틀이나 흐른 시점이었다. 병원 실명 미공개, 모호한 밀접접촉자 기준, 뒤늦은 추적 조사…… 이어지는 안일한 대처에 어느 곳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장소인지, 심지어 자신이 메르스 환자인지 판단할 방법조차 없었다. 영문도 모른 채 메르스에 걸린 사람들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힘겹게 투병한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간신히 메르스를 이겨 내고 살아남은 이들도 ‘완치’라는 말이 무색한 후유증과 사회적 멸시에 내던져진다. 폐가 망가져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지고, 바이러스에 희생당했으면서도 타인을 감염시킨 ‘가해자’로 비난받는다. 김탁환 작가는 누군가 메르스 사태를 불운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허술한 국가 방역 시스템과 병원의 잘못된 관습과 운영체계가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고 말한다. “삶과 죽음을 재수나 운(運)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전염병에 안 걸렸기 때문에, 그 배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행운’은 얼마나 허약하고 어리석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작가 김탁환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2014년 한국에서 벌어진 대형 해난 사고를 목격한 작가는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구상에서 출간까지 최소한 3년은 집중한다는 원칙을 깨고, 시계 제로의 심해로 내려가야만 했던 민간 잠수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대 여객선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침몰한 뒤, 나경수 잠수사는 동료 잠수사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심해에 가라앉은 배의 내부로 진입할 잠수사가 부족하니 도와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경수는 좁은 선내를 어렵게 헤치고 들어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한다. 하지만 몸에 무리가 올 정도로 선내를 들락거리며 아이들을 끌어안고 올라온 나경수를 기다린 것은 시체 한 구당 오백 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는 비난과 동료인 류창대 잠수사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소식이었다. 나경수와 그의 동료 잠수사들은 돈을 노리고 맹골수도에 모인 파렴치한으로 몰리기 시작한다. 애당초 그들은 왜, 누구 하나 오라고 한 적 없는 맹골수도에 자발적으로 내려갔을까. 맹골수도에서 병원을 거쳐 법정까지 이들 잠수사들에게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깊고 차가운 바다 밑 좁고 어두운 선실 안으로 생명줄 하나에 의지해 내려갔던 나경수는 지금 누구의 꿈을 꾸는가. 작가 김탁환은 이를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풀어간다

대소설의 시대 1

<대소설의 시대 1> "조선 최고의 이야기꾼 임두는 궁중 여인들을 위해 23년째 대소설 <산해인연록>을 써서 매달 혜경궁 홍씨에게 바치고 있다. <산해인연록>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임두와 그 제자들, 그리고 혜경궁 홍씨를 비롯한 몇몇 공주, 필사 궁녀 성덕임밖에 모른다. 그런데 199권까지 잘 써 오던 임두가 5개월째 200권을 쓰고 있지 못하자 궁에서는 김진과 이명방을 호출해 작가의 상황을 알아볼 것을 요구한다. 특정 시점부터 작품에 오류가 늘어나고 있음을 눈치챈 김진은 임두로부터 치매의 증상들을 읽어 내고,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는 임두는 그뿐만 아니라 작품의 결말을 기록해 둔 수첩 '휴탑'까지 잃어버렸음을 실토한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실종된 임두. 소설의 결말을 만들어 내라는 궁의 요구에 두 사람은 임두의 제자 수문과 경문에게 스승의 소설을 이어 쓸 기회를 주지지만 두 소설 다 형편없기만 한데……."

허균, 최후의 19일 1

<허균, 최후의 19일 1> 왜란과 호란의 참혹한 정세 속에서 이상세계를 향한 혁명의 불꽃을 쏘아올린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이단아 허균, 그의 마지막 19일!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개정판 |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조선 중기, 바야흐로 필사본 소설의 시대 소설가로서의 김만중을 다시 만나다 소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장희빈과 인현왕후로 대표되는 조선 중기, 당파 갈등으로 요동치는 세상에서 『사씨남정기』로 시작되는 작지만 커다란 질문 역사와 허구의 경계에서 힘 있는 서사를 만들어 온 김탁환의 수작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이 민음사의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로 다시 출간되었다. 2002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15년 만에 새 옷을 입은 것으로,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로는 2015년 『목격자들』이 출간된 이후 2년 만이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은 김탁환의 역사 소설 중에서 재미와 작품성을 두루 갖춘 웰메이드(well-maid)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역사 속 인물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유자재로 다뤄 온 김탁환은 이 작품에서 장희빈과 서포 김만중을 이야기로 되살려 냈다. 한글 소설의 정점인 『사씨남정기』를 둘러싼 서포 김만중과 장희빈의 치열한 두뇌 싸움 속에서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주제를 성공적으로 곁들였다. 그러나 단순히 ‘웰메이드’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서포 김만중과 작품의 주인공인 이름 없는 매설가(소설가) 모독이 나누는 대화는 심오하면서도 진지하다. 김탁환은 작중에 등장하는 두 명의 소설가를 통해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다. 김탁환의 역사 소설을 집대성하는 중인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에서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은 김탁환의 소설론과 창작론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귀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독자들에게는 수백 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소설가로서의 김만중과 소설가로서의 김탁환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귀한 독서의 경험이 될 것이다. 개정판에는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송희복 교수의 해설을 더했다. 송희복 교수의 해설은『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 담긴 문학적 진지함과 성취에 대한 성실한 논의가 독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두드린다. 소설 속에서 재현되는 조선 중기, 따뜻한 필사본의 시대 조선 중기는 곧 필사본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세책방과 한글 소설이 융성하던 시대였다.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라는 뜻의 매설가(賣說家)는 즉 우리 시대의 소설가였고, 그가 이야기 한 편을 완성하여 세책방에 가져가면 그 원본을 밤새 필사하여 사람들끼리 돈을 주고 빌려 보았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서 김탁환은 조선 중기의 한양 저잣거리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해 낸다. 역사와 고전문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김탁환은 작중에서 실제 숙종 시대에 인기 있던 한글 소설들의 제목을 거론하고, 작품 속에 친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설명을 곁들인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낯설고 어려웠던 고전문학 작품들을 즐거운 오락거리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고전소설에 대한 낯선 어려움 대신 흥미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은 고전문학에 대한 한 편의 길라잡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에서 빠질 수 없는 매력은 역사의 다양한 인물들이 작품을 통해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미 익히 알려진 서포 김만중과 장희빈, 장희재부터 다소 낯선 인물인 졸수재 조성기까지 이야기 속으로 참전시킨다. 역사의 공백을 흥미로운 서사로 채워 나가며 자신이 창조해 낸 매력적인 인물들과 역사 속 실제 인물들의 합을 맞춘다. 역사책 속에서 딱딱한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인물들이 김탁환의 손을 거쳐 피가 흐르고 숨을 쉬는 생동감을 지니면서 이야기의 궤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역사가 실제 있었던 일의 사실을 명시한 과거의 기록이라면 소설은 실제로 그 인물들이 삶과 분투했던 현장성을 느끼게 한다. 김탁환의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소설을 읽는 그 순간 독자인 ‘나’는 그 시대와 인물들을 마치 눈앞에서 목격하는 듯한 생생함을 지니기 때문이다. 소설가와 소설가의 진지한 대화 소설이란 무엇인가? 김탁환은 추리소설 방식의 이야기 전개 속에서 한순간도 이 질문을 소홀히 대하지 않는다. 작가 김탁환을 대신하여 이름 없는 소설가 모독이 서포 김만중과 졸수재 조성기와 같은 실제 역사 속 선배 소설가들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작법에서부터 소설이 지향해야 할 지점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은 스승과 제자의 대화록이 아닌 난상토론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토론에 탐욕스러우면서도 눈 밝은 독자로 대표되는 여성 캐릭터 백능파와 장희빈이 등장하면서 더욱 질문을 중첩시킨다. 결국 『사씨남정기』를 둘러싼 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곧 독자에게도 소설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 보는 사유의 광장을 제공한다. 외국의 고전소설이 아닌, 우리의 고전소설을 통해 생각해 보는 소설과 문학에 대한 사유는 그동안 넘어서지 못했던 사유의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된다.

나, 황진이

<개정판 | 나, 황진이> 황진이는 누구인가? 노년의 황진이가 직접 전하는 오해와 편견, 멸시와 풍문으로 가득했던 황진이의 삶 기생이 아닌 시인 여인이 아닌 예인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았던 ‘황진이’에 대한 이야기 김탁환의 역사 소설 중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나, 황진이』가 민음사의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로 다시 출간되었다. 초판이 나온 2002년 이후 15년만의 개정판이며,『목격자들』이 출간된 이후 2년 만이다. KBS 드라마 「황진이」의 원작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노년의 황진이가 삶을 뒤돌아보는 회고록이라는 특별한 형식으로 쓰였다. 『나, 황진이』의 복간 의미는 각별하다, 작가 김탁환은 황진이의 회고록을 통해 황진이의 목소리를 놀랍도록 섬세하게 재현해 화제가 되었으며, 굵직한 서사만이 아닌 문학성까지 갖춘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의 소설을 쫓아 읽어 온 독자들에게 이번 복간은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나, 황진이』 함께 복간된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과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모두 여성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에서 다시 김탁환의 ‘여성 3부작’이라 명명할 수 있는 세 종의 책은 김탁환의 여성 서사를 읽어 내는 중요한 키워드로서 의미를 지닌다. ‘김탁환’이라는 작가를 애독해 온 독자들에게는 오랫동안 묻혀 있던 김탁환의 수작들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다시 읽는 황진이 작년부터 이어진 페미니즘의 열풍 속에서 황진이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의미는 크다. 조선 중기 신분과 성별이라는 도무지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황진이가 느꼈던 좌절과 절망은 ‘유리 천장’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어진다. 황진이를 그저 아름다운 외모로 사대부를 쥐락펴락했던 팜므파탈이 아닌 한 명의 위대한 시인으로 호명하는 것은 그동안 낮게 평가된 여성 문인에게 원래의 자리를 돌려주는 문학적 움직임이다. 사회의 중요한 담론이 새로이 형성된 지금, 『나, 황진이』는 역사 속의 흐릿한 존재로 남은 불세출의 여성 시인 황진이를 문학으로 다시 호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황진이의 입으로 듣는 황진이의 일생 황진이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몇 안 되는 여성으로서 현재까지 대중의 호기심과 흥미를 끄는 인물이다. 동시에 한 시대를 뒤흔든 ‘명기’이자 치명적인 ‘요부’와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기도 한다. 그러나 김탁환에게 황진이는 조선 중기, 여성과 관기라는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시와 문장에 평생을 내던졌던 일급시인이었다. 김탁환이 현재에 재현하고자 하는 황진이는 기생도 여인도 아닌 시인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렇기에 김탁환은 이사종과 벽계수를 비롯한 지족선사와 서경덕에 관한 황진이의 추문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남녀 사이의 치정이 아닌 예인대 예인, 문인대 문인으로서의 관계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 무수한 소문과 폄훼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갔던 시인 황진이로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고요한 서사 속 유려한 문장 선이 굵고 단단한 서사로 대표되는 김탁환은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 황진이의 굴곡진 삶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차분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죽음을 앞둔 황진이의 ‘회상’에 집중하는 것이다. 일류 시인 황진이를 다시 복원시키기 위해 섬세한 서정으로 가득한 문장들은 마치 황진이가 김탁환의 몸을 빌려 자신의 회고록을 써 낸 듯하다. 긴 호흡으로 아름답게 이어지는 문장에는 쉼표 하나까지 황진이의 숨결이 담겨 있다. 그 목소리 위에 김탁환의 방대한 역사적 지식과 치밀한 자료 조사가 만나 조선 중기의 문화 지형을 덧입혀 노년이 된 황진이의 목소리에 생동감을 더한다.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1

<개정판 |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 1> 구한말, 격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운명을 타고난 한 여인의 표류기 낯선 이국땅도 사랑 앞에서는 두렵지 않다 가장 낮은 신분으로 가장 먼 곳까지 나아갔던 조선의 궁중 무희, 리심 아무것도 그녀를 옭아매지 못했다 김탁환의 역사소설 중 가장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리심』이 민음사의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로 다시 출간되었다. 2006년 《세계의 문학》에서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묶인 『리심』이 11년 만에 새 옷을 입은 것이다.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로는 2015년 『목격자들』이 출간된 이후 2년 만이다. 『리심』은 격동하는 19세기, 세계열강 사이에서 위태로운 조선을 배경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주어진 운명에 저항했던 한 여인의 삶을 그려 낸다. 리심은 조선의 2대 프랑스 공사인 이폴리트 프랑댕의 『한국에서(En Corée)』에 언급된 인물로 초대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과 사랑에 빠졌던 궁중 무희라고 전해진다. 그녀는 1893년 5월 빅토르 콜랭과 함께 파리로 건너가 조선 여성 최초로 유럽 땅을 밟았고, 1894년 10월에는 모로코로 건너가 역시 조선 여성 최초로 아프리카 땅을 밟았다. 김탁환은 『한국에서(En Corée)』에 나온 한 문장으로 이 방대한 스토리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리심은 자신이 관찰한 놀라운 서양 문물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기록해 두었는데, 나는 언젠가 그 기록들을 꼭 출판하려고 다짐하고 있다.” 리심은 조선에서 나고 자랐지만 파리로 건너가 신문물을 흡수하고 체화한 ‘신여성’ 그 자체다. 프랑스인보다 더 자유와 평등, 박애의 영혼을 지닌 리심은 신분과 국적, 인종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간다. 『리심』과 함께 복간된 『나, 황진이』,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 모두 여성 인물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의 ‘여성 3부작’으로 명명할 수 있다. 『리심』은 그 3부작 중에서도 명실공히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힘 있는 서사를 품었다. 개정판 『리심』에는 초판부터 김탁환에게 프랑스 문화사에 관해 많은 도움을 준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정지용 교수의 해설이 추가되었다. 정지용 교수는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프랑스어 검수를 자청하며 개정판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리심, 배꽃의 마음 리심에 대한 기록은 이폴리트 프랑댕의 『한국에서』가 전부다. 하지만 김탁환은 얼마 안 되는 그 글을 단서로 그녀의 인생을 세밀하게 묘사해 낸다. 오직 김탁환만이 쓸 수 있는 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 이번 작품에서도 진면목을 발휘한다. 김탁환의 손에서 리심은 미천한 태생이지만 자신의 신분에 체념하지 않고 향상심과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매력적인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유연한 사고방식과 열린 마음으로 무엇이든 재빠르게 흡수하는 리심은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적응하고 성장한다. 리심의 긴 여정을 따라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녀의 성장을 눈에 띄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배나무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것처럼 그녀의 개화는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조선과 일본, 프랑스에서 탕헤르까지 『리심』은 김탁환의 다른 역사 소설과는 달리, 도쿄, 파리, 아프리카의 탕헤르까지 어우른다. 평소에 다루던 시대와 장소가 아님에도, 탁월한 이야기꾼 김탁환은 변함없이 능수능란한 면모를 보이며 보다 확장된 세계에 맞춘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신분과 국적을 막론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향연에는 ‘팩션(faction)’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역사 속 인물들 역시 포함되어 있다. 고종과 명성황후만이 아닌, 홍종우와 김옥균 같은 근대의 문제적 인물들은 김탁환의 이야기 속에서 입체적 인물로 그려지며 이야기에 맛을 더한다. 국적을 뛰어넘은 비극적 사랑 『리심』은 한 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동시에 리심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비천한 신분으로 박해받으며 자란 어린 소녀가 우연과 인연이 얽히고설켜 프랑스의 초대 공사와 사랑에 빠진다. 궁에 속한 무희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그를 따라나서고 싶다는 욕망에서부터 리심의 삶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탁환은 리심과 프랑스의 공사 빅토르 콜랭의 사랑 이야기를 마냥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리심은 세계와 마주하고, 견문을 넓히면서 사랑만을 생각하는 외곬수가 아닌 성숙한 인간으로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변치 않을 사랑에는 위기가 찾아오지만, 리심은 사랑과 자신의 존엄성을 모두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린다. 리심의 곁에는 언제나 남편인 빅토르 콜랭이 자리하지만, 그녀는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한 명의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혜초 1

<혜초 1> 1200년 전 실크로드를 쉼 없이 걸었던 한 승려의 기록, 『왕오천축국전』 그 노정의 흔적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기록, 소설 『혜초』 치밀한 고증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우리 역사 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가 김탁환의 신작 장편소설 『혜초』가 출간됐다. 혜초는 두 발에 의지하여 아시아 문명권을 넘나든 우리 역사 최초의 ‘세계인’으로, 그동안 실크로드 여행기나 『왕오천축국전』 연구서들에서 혜초가 다루어지긴 했지만, 소설로 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1년여에 걸친 답사 끝에,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그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혜초의 삶과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고서 『왕오천축국전』에 얽힌 음모와 비밀을 광활한 실크로드 위에 생생히 펼쳐 낸다. 세계를 딛고 선 두 한국인, 혜초와 고선지의 숨겨진 여정을 추적한다 사진으로 여행의 추억을 남기듯, 혜초는 간결하고 단정한 문장으로 자신이 여행 중에 보고 들은 것들을 남겼다. 사진 속에 사진을 찍은 사람이 드러나지 않듯, 혜초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에도 혜초가 드러나지 않는다. 한 지역에 도착해 그곳의 풍경이나 풍물을 보여 줄 뿐 “한 달 만에 ……에 이르렀다.”라는 말로 그사이 여정은 모두 압축해 버리는 식이다. 작가 김탁환은 이 틈을 이용하여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불어넣었다. 그리하여 문장 속에 은밀히 숨어 있는 ‘인간’ 혜초의 모습을 소설로 되살려 냈다.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지난했을 혜초의 길을 면밀한 조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펼쳐 놓은 것이다. 한편,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밝힌 곳인 당나라 ‘구자’는 고구려 유민의 후예로 젊은 나이에 당나라 장수가 된 고선지가 서역 원정의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에 주목해 소설 속에서 동시대의 두 걸출한 한국인, 혜초와 고선지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혜초와 고선지 외에 작가가 창조한 가상 인물, 신라 상인 김란수와 서역 무희 오름도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김란수는 험난한 파밀 고원과 대유사를 지나는 여러 갈래의 실크로드를 횡단하여 진귀한 물건들을 사고팔던 그 당시 신라의 교역상을 대변한다. 오름은 서역에서 널리 당나라까지 유행했던 호선무를 추는 아름다운 무희로, 실크로드의 이국적 분위기를 한껏 풍기며 마지막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다. 기억을 잃은 혜초가 고선지와 만나 시작되는 현재의 이야기와 혜초가 양피지에 남겨 놓았던 과거의 여행기가 교차되어 진행되는 소설 『혜초』는, 구도자로서 혜초가 길 위에서 얻는 깨달음을 잔잔히 풀어 놓으면서도 고선지의 행보에서 펼쳐지는 추리적 요소들로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또한 훗날 고선지의 서역 원정 성공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덕분이었다는 설정을 가미해 소설 말미에 여운을 남긴다. 『왕오천축국전』의 여정을 따라 1년여에 걸친 답사 끝에 재현한 혜초의 생애 소설을 쓰기 전 철저하게 조사하고 고증하기로 유명한 작가 김탁환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담긴 여정을 따라 실크로드 위에서 1년여를 보냈다. 고증의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실크로드학의 창시자이자 혜초 연구의 권위자인 문명교류사가 정수일 교수도 답사에 동행했다. 1200년 전의 고대 실크로드를 우리 눈앞에 실감나게 펼쳐 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여행에서 희미한 혜초의 숨결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혜초가 보았을 풍경, 들었을 말투, 맡았을 냄새 등 이 여행의 흔적을 소설 곳곳에 느낄 수 있다. 특히, 혜초의 여행이 부처의 도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그의 종교적 고뇌도 잘 녹아들어 있다. 불교뿐 아니라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경교 등도 모두 아울러, 다양한 종교가 만개했던 당시 서역의 모습을 소설 속 혜초의 여정에 담아냈다. 국내 최초 시도, 국내 작가의 단행본 공식 홈페이지 오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왕오천축국전』 반환 운동도 함께 전개 김탁환과 답사 팀이 혜초의 흔적을 좇은 여행에서 수집한 방대한 자료들은 ‘혜초’ 공식 홈페이지(hyecho.minumsa.com)를 통해 또 하나의 기록으로 새로이 탄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소속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제작한 이 홈페이지는, 소설과 작가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혜초』를 영상화한 예고 동영상, 『왕오천축국전』 원문을 비롯하여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작가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이곳에서는 외규장각 도서나 『직지심경』과 같은 처지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왕오천축국전』의 반환 서명 운동도 진행된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오도릭의 『동유기』와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손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이자 고대 동서 교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이 고서가 외국의 도서관 한 귀퉁이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혜초’ 공식 홈페이지는 승려 혜초의 이야기가 하나의 소설에 머무르지 않고, 시공간을 아우르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잃어버린 우리 유산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로써 대표적 아날로그 문화인 종이 책이 디지털 문화로 거듭나 콘텐츠가 확대·재생산되고 새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을 열고자 한다.

혁명 1

<혁명 1> * 김탁환 [소설 조선왕조실록]의 첫걸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조선의 흥망성쇠.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역사소설의 탄생. ―정사와 야사, 침묵과 웅변, 파괴와 생성의 세계를 넘나들며 인생과 국가를 탐험함. ―엄정한 사실성, 기발한 상상력, 예술적 풍미. 가슴에 새로운 국가를 품은 혁명가 정도전의 마지막 절규 고려의 불꽃이 스러지고 조선의 동이 튼 18일의 광활하고 내밀한 비망록 길고 깊은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을 향한 날선 물음 혁명이란 무엇인가? 혁명의 길엔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없다. 아니 모든 일이 다 일어난 뒤 혁명은 완성된다.―본문에서

열하광인 - 상

<열하광인 - 상> 한국형 팩션의 신기원을 이룩한 김탁환의 역사 추리 소설 조선 후기 정치사의 최대 미스터리, 문체 반정! 개혁의 정점에서 정조는 왜 갑자기 박지원의 목에 칼을 들이댔는가? 『열하일기』를 둘러싸고 지금 피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국왕 정조가 1792년에 일으킨 문체에 관한 논란은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든다. 규장각과 장용영에 특채된 백탑파는 정조를 위해 헌신해 왔다. 정조라면 조선을 개혁시키리라 굳게 믿고 젊음을 바쳤던 것이다. 그러나 정조는 그 겨울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금서로 꼽으며 백탑파에게 자송문을 바치라는 명을 내린다. 지금까지 연마한 패관소품체를 버리고 고문체를 받들라는 것이다. 정조에 대한 백탑파의 믿음이 금 가는 순간이었다.―작가의 말 중에서

방각본 살인 사건 - 상

<방각본 살인 사건 - 상> 역사의 중흥기, 그 동틀 무렵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던 젊은 그들이 있었다. 장안을 뒤숭숭하게 한 연쇄 살인 사건. 그 현장에는 언제나 당대 제일의 매설가 청운몽이 쓴 소설들이 놓여 있었다.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처형당한 그를 기리며 김홍도가 초상화를 그리던 날, 젊은 금부도사 이명방은 백탑 아래 친구들을 처음 만나게 된다. 종친이며 순진한 유림이었던 이명방, 그가 알던 세계는 꽃미치광이(花狂) 김진과 조우함으로써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이제까지 알아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조선을 보여 주는 품격 있는 역사 추리의 야심작.

열녀문의 비밀 - 상

<열녀문의 비밀 - 상> 거짓 열녀를 적발하라! 18세기 조선의 명탐정 김진과 의금부 도사 이명방에게 내려진 정조의 특명. 그들이 열녀문을 둘러싼 음모를 밝힌다. ★영화 「조선명탐정」 원작 소설 정조의 새 정부에 검서관으로 등용된 서얼 출신 백탑파 인재들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서이수. 5년이 지났지만 조정의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흉중에 품은 꿈은 펴 볼 길이 없다. 드디어 이덕무에게 적성 현감 임명이 내리고, 나라를 새롭고 부강하게 할 북학을 실천하고자 검서관들 마음은 들뜨는데…….

밀림무정 1권

<개정판 | 밀림무정 1권> “남자의 일생을 걸고 무너뜨리고 싶은 적敵이 있는가!”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개마고원 포수의 7년에 걸친 추격전. 치열한 본능만이 존재하는 밀림에서 펼쳐지는 ‘두 야성’의 운명적 승부! <불멸의 이순신>, <조선명탐정> 등 역사팩션의 정수를 선보여온 김탁환 작가가 15년 동안 밀림을 누비며 투혼으로 쓴 역작 『밀림무정』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10년 초판이 출간된 뒤 독자들의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몰아치듯 힘찬 서사, 매력적인 공간과 인물 설정, 거기에 치밀한 고증까지 뒷받침되어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그동안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삶을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복원하는 데 힘써온 김탁환 작가는 『밀림무정』을 통해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하고 있던 1940년대, 폭설로 뒤덮인 개마고원에서 펼쳐지는 포수와 호랑이와의 추격전을 생생하게 담았다. ‘인간 대 인간’의 승부가 아닌 ‘개마고원 포수 대 조선 마지막 호랑이’의 목숨을 건 7년간의 승부를 그린 이번 작품은 『노인과 바다』, 『모비딕』 등 ‘자연과 인간의 집념 어린 대결’을 그린 고전들과 맥을 함께한다. 동시에 구한말이라는 시대적 상황, 삶에 대한 본능만이 존재하는 개마고원, 눈발 날리는 밀림 속을 짐승의 감각으로 드나들며 생계를 이어나갔던 개마고원 포수들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서로를 단 하나의 적수로 인정했던 포수와 호랑이의 승부는 개마고원에서 시작해 경성으로 이어진다. 서로에게 가족을 처참히 잃은 후 ‘너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상황’에 빠진 그들. 그러나 7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서서히 서로에게 동화되어가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치면서 세상을 돌아보지 않고 서로만을 노려보며 나아갔던 그 시절이 실은 가장 통렬하게 살아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조선 마지막 포수의 일생을 건 추격전! “너를 쫓던 7년간은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때만큼 내 심장이 살아 있었던 적은 없었다.” 오랫동안 사로잡혀 있었지만 섣불리 쓸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밀림무정』이 그렇다. ‘인간 대 맹수’의 운명적인 승부를 그리기 위해 작가는 15년 동안 준비했다. 일본의 지배하에 놓여 있었던 1940년대의 시대상황을 담기 위해 수많은 역사서와 자료들을 탐독했고, 맹수의 습성과 서식지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동물도감과 서식지분포지도를 공수했고, 실제 호랑이의 사냥방법, 적을 덮칠 때의 행동반경에서부터 그 시절 개마고원에 서식했던 표범, 삵, 불곰 같은 맹수들의 생태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체득했다. 제주도와 러시아를 아우르는 현장답사는 필수였다. 이 작품은 『노인과 바다』, 『모비딕』의 뒤를 잇는 위대한 승부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이며, 야성이 살아 숨 쉬었던 ‘날것의 시절’에 관한 이야기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누구나 냉혹한 설산을 헤치며 거대한 사냥감을 쫓는 고독한 인간이 된다. 나라가 없다는 이유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총과 칼을 빼앗기고, 맹수를 잡던 강인한 기개를 묻어둔 채 기껏해야 그물을 들고 사냥감을 몰아야 했던 개마고원 포수가 된다. 세상사 돌아보지 않고 단 하나의 적을 추격했던 광기 어린 승부사가 된다. 작가가 그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쏟아 부은 15년이라는 기다림은 결코 길지 않았다. 오랫동안 숨죽이고 있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강한 고동, 『밀림무정』 누구나 한 번쯤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꾼다. 아침에 집을 나와, 끝날 것 같지 않은 회의시간을 견디고 눈치 보기와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은 생활의 반복. 생활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떠올려보는 것은 멈출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불현듯 배낭을 꾸려 캠핑을 떠나고 싶어진다. 텔레비전 속 누군가를 응원하며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흥분에 사로잡힌다. 『밀림무정』은 잠깐씩 ‘다른 곳’을 꿈꾸는 남자들을 위한 소설이다. 일상 속에 짓눌려, 남자의 뜨거운 본능을 잊고 살았던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생을 송두리째 걸 만한 거대한 목표에 대한 열망, 내 안의 강함을 확인시켜주는 최고의 맞수에 대한 갈망, 의리와 뜨거운 땀으로 뒤범벅된 세계에 한번쯤 몸담고 싶은 로망을 간직한 사람들에게 『밀림무정』 속의 밀림은 너무 오랫동안 숨죽이고 있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촉매제다. 그곳에는 쩨쩨한 세상사 대신 대의가 있고, 동지가 있고, 싸워보고 싶은 적이 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이 존재한다. 그것이 총 800페이지에 육박하지만 책을 든 순간부터 거침없이 빠져드는 이유다. 가끔씩 ‘이곳’을 잊을 수 있어야 또다시 일상에 충실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명제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개정판 출간에 부쳐」 중에서 『밀림무정』은 이 삶의 버팀목이 된 소중한 작품입니다. 독자들을 영하 30도에 이르는 겨울 개마고원에 가두고 싶었고, 그 개마고원에서 홀로 백두산 호랑이와 만나는 순간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밤 다시 그 문장들을 만지노라니, 골짜기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풍광과 기운이 찾아들어 어제와 오늘을 구별하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꾸게 만드는 이야기를 또 쓰라고 『밀림무정』이 제게 명령하는 듯합니다. 단단히 준비해서 다시 설산을, 이야기에 굶주린 호랑이처럼 오르겠습니다. 어흥! _ 작가 김탁환

노서아 가비

<노서아 가비> ★★★ 출간 즉시 영화화 결정! ★★★ ★★★ 영화 '가비' 원작소설! ★★★ ★★★ 고종독살 음모사건이 경쾌한 사기극으로 재탄생한 소설 ★★★ 개화기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유쾌한 사기극! 고종은 커피 애호가였다.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 베베르 공사의 처형인 독일계 러시아인 손탁의 권유로 처음 커피를 접한 뒤, 수시로 세자인 순종과 함께 커피의 향을 즐겼다. 허나 고종은 좋아하던 커피로 인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겨야 했다. 1898년, 아관파천 시절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세도를 부리던 역관 김홍륙金鴻陸이 권력을 잃고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보현당 창고지기인 김종화 등과 모의해 고종과 세자가 즐겨마시던 커피에 독약을 타 넣었던 것. 다행히 고종은 한 모금 머금었을 때 이상한 냄새 때문에 곧 뱉어내서 위기를 넘겼지만, 한 모금 마셔버린 세자 순종은 이가 모두 빠져버려 18개의 의치를 해야만 했다. 이 사건으로 김홍륙과 공범인 공홍식, 김종화는 참수형에 처해졌고 그들의 시체는 순검들이 바지를 잡고 종로바닥을 질질 끌고 돌아다녀 백성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그동안 방대한 역사 지식과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불멸의 이순신』『나, 황진이』『방각본 살인사건』『열하광인』 등의 주목할 만한 역사 팩션을 선보여 왔던 김탁환은 이 고종독살 음모사건에 이야기꾼다운 상상력을 덧보태 경쾌한 사기꾼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황현의 『매천야록』에서 고종독살 음모사건의 주모자인 김홍륙의 일화를 보고 영감을 얻은 그는 그 인물 옆에 러시아의 광활한 숲을 얼빠진 귀족들에게 팔아치우는 희대의 여자사기꾼이자, 고종황제의 모닝커피를 직접 내리는 조선최초의 바리스타가 된 ‘따냐’라는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창조해내어 그 상대역으로 세웠다. 그 순간 우리는 러시안 커피처럼 달콤 씁쓸한 ‘맛있는’ 이야기 『노서아 가비』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평범한 역사적 사건에 불과했을 ‘고종독살 음모사건’을 이야기꾼 김탁환은 한국소설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여주인공 ‘따냐’를 창조해냄으로써 박진감 넘치고 읽는 재미가 살아 있는 ‘개화기 유쾌 사기극’으로 탈바꿈시켰다. 희대의 여자사기꾼이자 조선최초의 커피 바리스타 ‘따냐’ 대대로 역관이었던 집안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따냐는 평안하고 유복한 삶을 누리던 중, 청나라 연행길에 수행역관으로 따라갔던 아비가 천자의 하사품을 훔쳐 달아나다 절벽에서 떨어져 즉사했다는 비보를 듣게 된다. 누명임에 분명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천자의 하사품을 훔친 대역죄인의 딸이 짊어지게 될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열아홉의 꽃다운 나이로 국경을 뛰어넘어 광활한 러시아로 향하게 된다. 그 뒤로 따냐는 그림 위조 사기꾼인 칭 할아범과 동업하여 가짜 그림을 팔아치우기도 하고, 얼음여우 무리에 가담하여 광대한 러시아 숲을 어수룩한 유럽 귀족에게 팔아치우는 ‘대업’에 동참하기도 한다. 이 대담한 여자사기꾼의 모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사기를 치다 만난 연인 이반을 따라 조선으로 흘러들어와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의 바리스타로 변신, 아관파천 시 러시아 공사관 안에서 벌어지는 더 거대한 음모와 협잡의 세계를 엿보게 된다. 독자들은 러시아 평원부터 대한제국 황실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질주하는 따냐의 행적을 따라가며, 고종 독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이고, 따냐의 아비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는 누구인지, 러시아 공사 베베르와 이완용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속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의 반전으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숨 돌릴 틈 없이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달려가게 된다.

대장 김창수

<대장 김창수> 영화 [대장 김창수] 원작소설 “천하고 평범한 사람, 대장 김창수!” 탄환처럼 개화기를 질주한 문제적 인간. 새 세상을 만들려는 거의 모든 사상을 섭렵하며, 불의와 부당과 불공평에 맞서 싸웠으며, 내일 따윈 없다는 듯 온몸을 던졌다. 열혈남아 김창수의 핵심에 인천 감옥소가 있다. 감옥소는 그 자체로 강력한 적(敵)이다. 당연한 듯 누리던 자유가 사라지고 수인(囚人)으로 전락한 김창수는 한 마리 짐승을 강요하는 감옥소에서 사람답게 시시각각 살고자 몸부림쳤다. 동학군 선봉을 맡았던 해주성, 의병이 되어 건넌 겨울 압록강보다 치명적이고 비열하며 악랄한 전쟁터가 바로 감옥소였다. 그곳에서 청년 김창수는 더 높이 바라보고 더 깊이 가라앉았다. 반성하고 깨달은 삶의 지혜들을 감옥소에서부터 실천해 나갔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끔찍한 불행 앞에서도 침몰하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끔찍한 불행 앞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참사의 진상이 무엇인지를 찾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목소리와 작은 희망들을 문장으로 옮기고 싶었다.” 이 말은 제33회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한 김탁환 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는 역사소설가 김탁환에게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작가는 이 과정을 “심장을 바꿔 끼운다”라고 표현했다. 이 말은 타인의 호흡과 삶의 습관들을 내 몸에 익히고, 그것을 내 손을 통해 문장으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세월호의 진실을 자신의 삶 속에서 녹여내고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말이다. 고통스러운 창작일 수밖에 없다. 김탁환 작가가 세월호를 상기하는 태도는 ‘헌신’이다. 작품을 해설한 문학평론가 김명인은 작가의 헌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월호 이후의 그의 모습에 ‘자기 헌신으로의 비약적 전환’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을 재고할 생각이 없다. ……그날 이후 많은 작가들이 고뇌하고 비통해했겠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만큼 행동하고 그만큼 쓰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참사 이후 비로소 가까이 알게 된 김탁환은 한마디로 ‘세월호의 사람’이었다. _‘해설’ 중에서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의 처참한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다시 그날의 아픔을 떠올렸다. 세월호의 상처만큼이나 많은 상처들을 우리도 내상(內傷)으로 갖고 있었던 것이다. 3년의 기간 동안 정확한 침몰 원인도, 미수습자 수습도,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그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이 없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이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했다. 세월호의 인양과 함께 다시 한 번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때다. 3년의 시간 속에서 김탁환 작가는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몸짓을 보았다. 그리고 그 몸짓 하나하나를 단편소설로 엮어냈다. 작은 기쁨들이 모여 큰 슬픔을 이겨내듯,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모여 크나큰 세월호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견딜 수 있다면, 소설의 쓸모를 다한 것이리라. 이 책은 그렇게 세월호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8편의 세월호 중단편소설집이다.

뱅크 세트 (전3권)

<뱅크 세트 (전3권)> 거대한 절망의 시기, 그들은 좌절 대신 세상과의 한판 승부를 택했다! 100년 전 일제와 조선 스페셜리스트 간의 숨 막히는 화폐전쟁 “너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한없이 단정한 악마, 자본의 맨 얼굴을.” 『뱅크』에서 작가 김탁환은 오늘날 우리들 삶의 화두인 ‘자본’을 탐구하기 위해 100년 전 민족자본이 싹트려 했던 시점을 포착했다. 찬란한 욕망 가운데 탄생해 생명체처럼 증식하고 탐욕 속에서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자본의 속성을 투시하면서, 작가는 주인공들을 그 권모술수와 살인, 음모와 치정이 난무하는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몽테크리스토 백작』보다 치열하고 박진감 넘치는 복수극을 직조해냈다. 작가는 고전을 통해 지금 여기의 문제를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듯, 100년 전으로 돌아가 근대 자본의 얼굴들을 만나며 2013년 현재를 헤쳐나갈 길을 찾고자 했다. 그러했기에 작가가 펜을 놓았을 때 『뱅크』는 ‘변치 않는 인간 탐욕에 관한 보고서’이자 ‘선한 자본에 관한 작가 나름의 묵상’이 되었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열강들이 조선으로 몰려들던 19세기말, 자본주의의 물결은 조선 경제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런 변화에 맞서 개성상인 장훈과 인천상인 서상진, 한양상인 홍도깨비는 개항에 맞서 함께 뭉쳐 싸우기로 약속하는 것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서상진의 부하 권혁필은 조선과 일본의 강화도 회담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인천 어부들을 이용하고, 그 와중에 박진태의 아버지 박만식이 목숨을 잃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박진태는 권혁필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한편 장훈의 아들 장철호는 집에 놀러온 양반 최용운의 딸 최인향과 함께 개성 시장에 놀러가고, 그곳에서 소매치기를 뒤쫓던 중 진태의 도움을 받는다. 진태는 장훈, 서상진, 최용운이 권혁필을 시켜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해, 복수의 시작으로 아무도 모르게 장훈의 집에 불을 지르고, 권혁필은 불이 난 틈을 타 장훈의 땅문서를 비롯한 재산을 훔쳐 달아난다. 하지만 장훈은 장철호와 최인향을 구하다 죽고 만다. 아버지 장훈의 죽음으로 어머니는 병을 얻어 죽고, 동생 장현주마저 포구에서 잃어버린 철호는 전국을 떠돌아다니다 인천으로 와 서상진 밑에서 부두 노동자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먼저 부두 노동자로 일하고 있던 진태와 인천부사가 된 아버지 최용운을 따라 온 인향을 1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서상진은 진태와 철호, 둘 중의 한 명을 감독관으로 임명하겠다고 하자 경쟁이 시작되는데……. 격동의 시기, 지옥 같은 삶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돈을 모으고, 그것을 뭉쳐 자본을 만들고, 마침내 은행을 설립하게 되기까지의 사랑과 우정, 성공과 배신 그리고 복수에 관한 청춘들의 숨 가쁜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