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고전문학 13권 고리끼 단편집>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 인간 내면을 통찰한 고리끼의 단편모음집 고리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첼카시>는 초기 작품으로, 이후 <어머니> 등에서 두드러지는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색채는 그리 강하지 않다. 대신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에 집중하고 있다. 가령 힘에 대한 복종과 비굴함, 잔인한 폭력성, 배반 등이 주요 레퍼토리다. 이 책에 나오는 <우울>에서는 죽음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에 대해 깊이 회의하는 한 노인이 나온다. 그는 모든 게 재미없고 짜증이 나고 우울하다. 하루는 집을 떠나 며칠간 돈을 흥청망청 쓰며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인생의 재미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더 깊은 우울을 절감한다. 세 번째 단편인 <거짓말쟁이>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숙자들의 이야기다. 그중 프롬토프라는 한 노숙자는 잘생긴 외모에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언변을 가진 남자다. 하지만 그의 일생은 온통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이용해 필요한 밥을 구걸하고 때론 돈을 벌었고, 사람들의 환심과 사랑을 얻었다. 하지만 과연 그만의 잘못일까? 입에 발린 거짓말을 좋아하는 건 모든 인간이 가진 속물근성이 아닐까.
<스물여섯 사내와 한 아가씨> 고리키는 19세기 최후의 작가이자 20세기를 연 최초의 작가로서, 체호프의 뒤를 이어 19세기 러시아문학과 20세기 소비에트문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러시아의 고전문학이 끝나는 시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으로 문학과 혁명을 의식적으로 연결한 첫 작가이자 사상가이며, 위대한 역사가이기도 했다. 흔히 고리키를 ‘소비에트문학의 아버지’, 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한정적인 수사 어구로 고리키를 평가하기에는 그의 위대한 작품들이 세계 문학예술, 특히 민중문학의 성립과 발전에 끼친 영항이 너무나 지대하다.
<마부> 고리키의 초기 단편 속에서 오늘을 읽다 한 작가가 이룩한 문학 세계가 어디서 어떻게 발아하였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그의 초기 작품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러시아 고전 산책’ 시리즈 제6권 『마부』는 러시아 민중의 아들이라 불리는 막심 고리키의 초기 단편들 10편을 묶어놓은 책으로, 「이제르길 노파」 외에 9편은 모두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작품들이다. 러시아 문학과 고리키를 좋아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문학 연구자들에게도 고리키의 초기 작품들은 신선한 재미와 의미 있는 무게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러시아 고전문학의 명맥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를 지나 체호프에게서 방점을 찍을 무렵, 막심 고리키는 러시아 문학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만든 작가로서 러시아 문학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1905년과 1917년의 혁명을 중심으로 흔들리는 러시아의 정세 속에서 고리키는 시대적 필연으로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창시했다. 어린 시절부터 체험한 하층민의 삶은 혁명에 대한 그의 의지와 새로운 인간상에 대한 갈망과 결합해 그의 문학 정신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극한의 고통’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의 이름처럼 그의 소설 속에 그려진 러시아 민중과 그 삶의 비애를 살펴본다면, 당대의 사회적 배경을 떠나 오늘날에도 유의미한 성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삶의 방향에 대해 고찰하는 고리키의 시선 20세기 초, 소비에트 연방이 결성되던 당시에는 가난한 하층민들의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그것은 혁명에 직접 참여하면서 러시아 인민들을 옹호하는 데 주력했던 고리키의 희망과도 같았으며, 그 시선은 그의 문학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른바 서발턴, 혹은 이 사회에서 어떠한 지위도 이름도 갖지 못한 ‘몫이 없는 자’들이 「아쿨리나 할머니」와 「푸른 눈의 여인」에 등장한다. 그날그날 먹을 것을 구걸하는 아쿨리나 할머니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이 거두고 있는 부랑자들의 한 끼를 염려한다. 실패한 변호사와 그의 애인, 도둑과 그의 선생, 주인의 돈을 횡령한 전과자 등 ‘사회의 쓰레기 집합소’는 당시 러시아의 밑바닥이자 인간의 밑바닥을 드러낸다. 남편을 잃고 홀로 어린 자식들을 키우게 된 ‘푸른 눈의 여인’ 또한 핍진한 생활에 쫓기다가 몸을 팔아 가족의 생계와 앞길을 책임져야 하는 삶을 담담히 살아나간다. 하층민에 대한 연민과 포용의 반대편에서 고리키는 부르주아에 대한 비판과 삶의 윤리와 실천 역시 부르짖는다. 「마부」「환영」「종」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살인을 통해 부를 축척하고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부유하지만 무의미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삶을 살거나, 자신의 아집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왜곡된 인간상을 가진 자들이다. 그들을 통해 고리키는 다양한 삶의 방향을 보여준다. 양심의 고백과 회심으로 구원을 얻거나, 끝내 타인과 신을 탓하며 자기방어적인 삶을 살거나, 아니면 그 중간에서 고민을 한다. 이를 통해 고리키는 실천적 삶과 대안이 무엇인지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다. 하류층과 상류층, 두 세계는 양극단에 있으면서도 동일하게 현실의 추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악취 나는 현실을 덮어줄 이상향으로서 고리키는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다. 「로맨스」에서 음울한 술꾼이 되어 살아가는 한 남자에게 소년 시절에 다정한 여인에 대한 첫 사랑의 기억은 그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의미가 된다. 「아름다움」에서 어느 집 테라스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는 일은 두 남자에게 쓰레기 냄새도 잊을 만큼 강렬한 체험이 되며, 이후에도 삶에 의미를 주는 기억으로 남는다. 삶의 의미를 좇는 고리키의 시선은 따뜻한 모성과 신비로운 미(美)로서 형상화되어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거장의 성찰과 해답 어떻게 살 것인가. 고리키가 던지는 이 화두는 그의 소설 전반을 꿰는 주제 의식이다. 10편의 단편들을 통해 고리키는 궁극적으로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집요한 추적을 보여준다. 「지난해」를 통해 진리가 도외시되는 세태를 비꼬면서도, 「시간」을 통해서는 인생 전반에 대한 통찰과 삶의 실천 방향에 대해 시간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고리키는 이 작품에서 “아무런 사심 없이 자신의 이성과 열정을 삶에 바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삶에 자신을 완전히 바치라고 말한다. 벽돌처럼, 건물의 부속품이 되어 가만히 놓여 있는 삶을 살지 말라고, 이성과 영혼을 통해 감성과 사고로 가득 찬 격동의 시간을 경험하라고 권한다. 더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열정을 갖는 것, 그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제시한다. 진실, 정의, 아름다움에 봉사하는 강인한 영혼 속에 온갖 아픔과 사람들의 고통을 지니고서 빛을 비추는 삶, 이것이 진정 용감한 사람들의 삶인 것이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자가 있는 곳에 위대함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고리키는 공허하고 지루한 삶을 타개하고 강렬한 열망으로 생을 채워나가는 의지를 가진 거장이었다. 인생의 밑바닥에 떨어진 소년이 러시아의 문호가 되기까지 그를 지켜주었을 그 단단한 의지는, 그의 작품 속에서 세상을 두드리고 인간을 발견하며 삶을 여는 힘으로 발산되고 있다. 고리키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은 동시에 고리키와 그의 삶의 철학을 읽는 기쁨이 될 것이다.
<은둔자> 고리키의 작품은 문학의 정점에 서 있다. _루카치 러시아 저항문학의 상징, 막심 고리키 대표 걸작선 로맹 롤랑은 고리키를 일러 '19세기와 20세기, 두 시대를 잇는 가교와도 같은 작가'라고 칭했다. 19세기 전제주의 정권 국가에서 혁명을 통해 20세기 소비에트연방으로 변모한 러시아. 막심 고리키는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서 억압받는 프롤레타리아 민중에게 현실을 바라보게 하고 그들을 혁명으로 이끌었으며, 그러면서도 이념과 사상에 파묻혀 인간과 예술을 잊지는 않았다. 이런 고리키의 문학세계를 몇몇 단편으로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단편뿐 아니라 수많은 장편소설과 희곡, 문학론과 시평 들이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리키가 단편에서 빼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반적 평가를 고려하면 대표 단편들을 통해 고리키 문학의 특성과 현대적 면모의 일단을 맛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념과 편견 아래 가려져 있던 위대한 고통의 작가, 막심 고리키 막심 고리키의 본명은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페시코프다. 알렉세이는 첫 단편 [마카르 추드라]를 발표하면서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했다. '고리키'는 러시아어로 '고통스러움, 쓰라림'이라는 뜻이다. 막심 고리키,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처럼 들리는 이 이름이야말로 그의 삶과 문학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말이라 해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온갖 하층 직업을 전전하며 러시아를 떠돌아다녀야 했던 그가 맞닥뜨린 쓰라린 현실, 출구가 없어 보이는 자신의 삶과 러시아의 현실에 대한 비극적인 인식. 바로 이것이 '막심 고리키'라는 필명에 함축되어 있다. 고리키는 1898년 두 권의 단편집을 출간하면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깡마르고 허름한 차림새에 투박한 외투 하나를 걸치고 나타난 막심 고리키는 당대 문학인들에게 말 그대로 '민중 속에서' 그대로 걸어나온 인물이었다. 그의 작품은 러시아와 유럽 사회에 새로운 힘으로 받아들여졌고 고리키는 일약 러시아 저항문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는 억압적인 전제정권에 대한 저항과 혁명운동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또한 혁명 후에는 혁명에 수반된 잔혹한 폭력과 권력 남용, 대중의 무지한 힘의 분출과 문화 파괴를 격렬하게 비난했다. 정권은 고리키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했고 이는 수차례의 투옥과 망명으로 이어졌다. 고리키 사후 소련 정권은 고리키를 추앙하고 신격화했다. 그의 작품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고전의 반열에 놓였고, 수많은 학자들의 입에 발린 수사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몰락하자, 소련 시절에 대한 무조건적인 무고와 부정의 회오리가 고리키를 덮쳤다. 곳곳에서 고리키 동상이 끌어내려지고 '고리키가 어떻게 스탈린에 매수되었는지' '실제로는 별 예술성이 없는 그의 문학이 얼마나 이데올로기적으로 부풀려졌는지'를 무고하는 기사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격정과 소란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계는 다시 고리키에 주목했고 그의 작품은 이념적 회오리에 사로잡히지 않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과연 진정한 고리키는 누구였는가, 그의 문학은 어디에 있는가. ... 오늘날 이 위대한 고통의 작가, 거인과도 같은 작가 고리키를 러시아문학의 위대한 주춧돌 중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는 독자나 문학자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_이강은(옮긴이) 초기-적극적 행동주의의 보샤키 문학 고리키가 초기 십여 년 동안 발표한 단편들은 대부분 떠돌아다니거나 보잘것없이 사는 사회 하층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보통 '보샤키(부랑자) 문학'이라 불린다. 이들은 당시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 과정, 즉 농촌이 해체되고 농촌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계층이다. 그러나 고리키의 작품은 당시 시대 분위기에 부응하며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을 내세웠다. [첼카시]와 [이제르길 노파]의 주인공들은 농촌에서 내몰려 항구나 도시 주변, 건설현장, 초원지대를 떠돈다. 그들은 가난하고 돌아갈 곳이 없으며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침울하고 무기력하지 않다. 오히려 대담하고 강렬한 저항과 자유를 추구하며 로맨틱하기까지 한, 인간성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다. 고리키의 초기 작품들은 이러한 주인공들을 통해 농민적 세계관에 결별을 표하며 기존의 도덕률을 거부한다. 또한 자연을 묘사할 때도 전통적인 사실적 묘사를 중시하기보다 인물과 상황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신낭만주의적 경향을 띤다. 중기-소외당한 노동 현장의 세밀한 묘사 초기의 부랑자 주인공들은 중기에 접어들면서 보다 구체적인 사회계층으로 변모한다. 작품 속 노동현장에 대한 묘사 또한 매우 세밀해진다. [스물여섯 명의 사내와 한 처녀]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정착노동자라는 점과 노동현장에 대한 묘사가 매우 세밀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개인적 자유를 갈망하지만 이유와 방향이 모호했던 초기 문학세계가, 제한된 노동현장에서 억압된 심리를 분출하는 현실적 형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현실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심리 포착은 중기 문학의 핵심을 이룬다. 고리키는 구체적 현실과 그 안에서 태어나는 노동자의 감성을 상세하게 표현하고 집단으로서의 노동자가 가지는 심리를 파헤침으로써 노동자 문학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후기-혁명, 그리고 진정한 인간 속으로 1917년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은 누구 못지않게 그것을 기다려왔고 또 직접적으로 지원했던 고리키에게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었다. 그러나 혁명 과정을 지켜보던 고리키는 뜻밖에도 혁명을 가혹하게 비판하기 시작한다. 혁명 과정의 혼란함과 폭력에 큰 충격을 받은 고리키는 혁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강권에 의해 해외로 '망명'해야 했다. 혁명 이후 고리키의 작품세계는 크게 변화한다. 적극적 행동주의와 러시아 현실 비판이 주조를 이루었던 초?중기에 비해 후기 작품들은 현실에 대한 회의와 반성, 역사와 혁명에 대한 새로운 성찰,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대한 새로운 관찰을 다양하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카라모라]의 주인공은 탁월한 혁명 운동가였으나 동료를 배신하고 기관의 앞잡이가 되었다가 혁명가들에게 붙잡힌다. 그는 자신의 분열성을 긍정하며 혁명과 반혁명의 이념 이전에 보다 근본적인 인간적 본성에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은둔자]의 주인공은 산속 동굴에 은거하며 도덕적 훈계나 설교, 논리적 설득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 담긴 말로 사람들을 위로한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이념을 외부에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추함과 어두운 과거를 인정하고 자기 안에 숨어 있는 인간성을 피워낸 사람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혁명과 관련된 인간의 내면적 변화와 성찰의 일단을 보여주는 동시에 고리키의 새로운 내면적 변화와 그 핵심을 시사하고 있다. 이제까지 고리키의 단편을 소개한 여러 단편집들은 대체로 초기 작품들에 집중되어 있거나 혹은 별다른 선별 관점이 없었기에 고리키 문학세계의 진면목을 감상하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은둔자]는 초기에서 중기, 후기로 가며 변화하는 고리키 문학세계를 파악하고 현대적 해석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 단편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민중 출신의 혁명가이자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라는 신화,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낙인, 그리고 1990년대의 급격한 평가절하까지. 막심 고리키라는 작가와 그의 문학세계를 왜곡하는 모든 것을 넘어, 이 책은 독자들이 러시아 역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고리키의 진정한 삶과 문학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마카르 추드라> <마카르 추드라>는 막심 고리키의 첫 작품으로 1892년에 발표되었다. 어느 가을 저녁, 나와 추드라는 모닥불 가에 앉아 얘기를 나눈다. 추드라는 방랑생활을 하는 늙은 집시로서 자유로운 그의 삶을 사랑한다. 세상 곳곳을 여행하고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은 더욱 확고해졌다. 추드라는 속세적인 것에 구속 받지 말라고 나에게 충고하면서 아름답고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집시 청년 로이코 조바르와 아름답지만 차갑고 도도한 집시 처녀 랏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숭고한 자유는 심지어 비굴한 사랑도 뛰어넘는다고 생각하는 로이코와 사랑을 삶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랏다. 두 집시 남녀의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뒤흔들며 잠 못 들게 만드는 큰 울림을 남긴다.
<20분 고전읽기 16권 어머니> 바쁜 현대인을 위한 스마트한 고전 읽기 <20분 고전읽기> 시리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 청소년들을 위해 고전문학의 핵심가치와 스토리, 철학은 살리되, 중요도가 낮은 서술적 은유적 표현은 최대한 배제해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신개념 고전읽기를 제시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이동시간을 고려해 20분에 독파할 수 있는 분량으로 압축요약했다. 부당한 세상에 반기를 든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어머니의 깊은 위로 젊은 노동자인 파벨에겐 가엾은 어머니가 있다. 술만 마시면 아내를 때렸던 술주정뱅이 남편이 탈장으로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는 아들만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아들은 여느 동네 청년들과는 달리 사회주의자의 길로 빠져들고, 어머니는 남들과 다른 길로 가는 아들이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파벨은 노동자촌에 공장의 제도를 비난하는 내용과 노동자들의 시위 내용이 담긴 소식지를 뿌린 혐의로 감옥에 끌려간다. 그 후 어머니는 아들의 뒤를 이어 소식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점차 사회의 불평등에 눈 뜨기 시작한다. 순례자처럼 농촌을 찾아다니며 소식지를 전달하고, 곁에 있는 어린 동지들의 마음을 진심 다해 위로하며 다독인다. 이제 그녀는 ‘파벨의 어머니’에서 ‘세상 모든 이들의 어머니’로 변화했다. 노동절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다시 감옥으로 끌려간 파벨. 법정에서 당당하게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했던 아들의 연설문을 가방 안에 넣고 어머니는 위험한 역할을 자처한다. 예상대로 위기상황에 처한 어머니. 하지만 아들의 연설문을 버리고 도망칠 수 없었던 그녀는 병사들에게 붙들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간다.
<막심 고리키의 그 여자의 애인> 『한영 세계단편선』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주옥 같은 단편을 엄선하여 국어판과 영어판을 한데 묶은 단편 시리즈입니다. 새로운 우리말 번역을 통해 단편문학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꾸준하고 폭 넒은 영어 읽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자책 전용으로 기획하여 하나의 단편을 한 권으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를 통해 출퇴근길이나 여가 시간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 영어 텍스트와 핵심 영단어 해설이 들어 있으며, 화면 터치를 통해 손쉽게 본문과 해설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세계단편선은 작가의 단편집이 아니라 단편 한 작품만 실려 있습니다.
<고리키 단편집> 러시아의 가장 뛰어난 단편 작가 중의 한 사람인 고리키의 초기 단편들은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고리키는 의인화된 자연의 강력한 힘과 전설적인 용감한 거인들에 대한 그럴듯한 옛날이야기를 늘어놓듯이 그렇게 인간의 삶을 서술한다. 초기 단편의 낭만적 경향은 인간에게 인간과 인간의 힘에 대한 강한 신념을 불어넣으며, 인간의 인간다움을 가로막는 현실에 대해 저항의 열정을 고취시킨다. 또한 인간의 운명을 자유분방한 유희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 세계에 등을 돌린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서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창조를 향한 작가의 예술적 갈망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