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문제작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 소박한 그녀 카타리나 블룸은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가 1974년 2월 24일 일요일, 한 일간지 기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범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27세의 평범한 여인. 그녀는 제 발로 경찰을 찾아와 자신이 그를 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자백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가정관리사로 일하면서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늘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로 주위의 호감을 사던 총명한 여인 카타리나가, 도대체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이 살인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화자는, 2월 20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닷새간의 그녀의 행적을 재구성하여 이를 보고한다. 경찰의 심문 조서와 검사, 변호사로부터 들은 정보 그리고 여러 참고인의 진술 들이 그 토대가 된다. 발표한 지 6주 만에 15만 부가 팔리고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어 크게 흥행했던 하인리히 뵐의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번으로 출간되었다. 뵐은 전후 독일의 정신적 폐허를 직시하고 언제나 학대받는 사람 편에 서서 폭력적인 권력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가했던 작가로 197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천사는 침묵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마지막 출간작 시적이고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낸 폐허문학의 정수 2차대전 직후의 참상 당시 신은 어디에 있었나 2차대전 종전 후 작품과 사회활동을 통해 독일사회의 모순과 불의를 비판하며 ‘독일의 양심’으로 불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천사는 침묵했다』가 창비세계문학 69번으로 발간됐다. 1946년 헤르만 헤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독일에서 26년 만에 197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펜클럽 회장(1970~72)과 국제 펜클럽 회장(1971~74)을 역임하는 등 독일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인정받고 신망이 두터웠던 작가의 마지막 출간작이다. 1949년 이전에 집필되었지만, 세계대전에 대한 묘사를 극도로 꺼리던 당시 독일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작가 사후인 1992년에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독문학자이자 소설가인 W. G. 제발트가 전후 독일문학 작품 가운데 당시 폐허에 직면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경악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한 유일한 작품이라 평하기도 했다. 독일군 탈영병 한스 슈니츨러와 군법무관 서기 빌리 곰페르츠가 목숨을 맞바꾸는 사건을 발단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후의 폐허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세계대전 중 신은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통렬한 질문을 던진다. 임홍배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가 번역을 맡아 하인리히 뵐 문장의 결을 세심하게 살렸으며, 면밀한 해설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혔다.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 <문학을 통해 참여와 저항 정신을 보여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역작!>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행동하는 지성이자 "국가의 양심"이라는 칭송을 받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역작. 포로수용소에서 종전을 맞고 전후 폐허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창작 활동을 시작한 뵐은 나치 치하에서 말살된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을 자신의 문학의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1963년에 출간된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는 사회의 벽에 부딪쳐 몰락해가는 한 어릿광대의 회상이라는 형식을 빌려서 독일 사회를 비판한 사회소설이다. 나치 시대 유대인 박해에 침묵을 지켰던 독일 천주교와 보수 정치를 비판한 이 소설은 출간되기 1년 전, 그 일부가〈쥐트도이체차이퉁〉신문에 발표된 때부터 보수 세력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설가 장 파울에게 "독일 작가 중 유일하게 유머가 있다"는 평을 받은 그는 이 소설에서도 도발적이고 풍자적인 유머를 선보이며 작가로서 독창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망각한 독일인들의 죄의식의 부재를 비판하며 지난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를 반성하게 하는 이 작품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를 잃지 않는다. <부조리로 가득 찬 세상과 타협을 거부한 어느 어릿광대의 익살맞은 사회 풍자!>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는 사회의 벽에 부딪쳐 몰락해가는 한 어릿광대의 회상이라는 형식을 빌려서 독일 사회를 비판한 사회소설이다. 하인리히 뵐은 사회질서에서 이탈한 광대 한스 슈니어를 화자로 등장시켜 그를 당시 제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 매체로 삼는다. 주인공 슈니어는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까지 규율을 세워 그에 따라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사회에서 일탈할 수밖에 없는 자유로운 존재의 전형으로 그려진다. 주인공과는 달리 그의 부모나 조부모의 세대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를 껴안고 기존의 사회질서 속에 평안히 자리 잡는다. 이처럼 뵐은 광대 주인공을 통해 외관상 균형과 질서가 잡힌 사회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거울을 비춤으로써, 말하자면 비정상으로 정상을 문제 삼음으로써 역으로 그들의 어리석음을 드러낸다. 주인공은 소설 속에서 자신의 적들을 단순히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예술적 재능을 드러낸다. 뵐은 주인공의 예술적 재능이 사회적 도덕이나 의무의 더께를 걷어낸 자연 상태, 즉 자유에서 비롯됨을 역설한다. 순수하고 자유로운 인간 슈니어는 현존하는 사회적인 강요들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의 몰락은 기성세대의 순응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자유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를 의미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자유임을 상기시킨다.
<상상동화> 독일 문학 거장들이 펼치는 돋보이는 상상동화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11인 작가들이 상상의 테마를 자유롭게 그려낸 동화 모음집. 잠시 시계바늘을 과거로 되돌려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고, 또 다가올 삶과 미래를 예단케 하는 기발한 발상의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하인리히 뵐, 헤르만 헤세, 에리히 케스트너, 안나 제거스 등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11인 작가들의 개성 짙은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들 대가들이 쓴 열한 편의 울임이 있는 상상동화, 행간 속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지와 우의, 역설과 통찰, 환상과 풍자로 가득 찬 기발한 상상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이름을 알린 작품 “전후 독일에서 쓰인 최고의 책” <쾰른의 선인(仙人)>으로 불리며 전후 독일 문단을 이끈 작가 하인리히 뵐. 그가 죽은 지 25년째 되던 해인 2010년,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집중 조명하며 특집 기사들을 게재했다. <뵐은 25년 동안 죽어 있다>(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독립과 자유를 추구한 그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귄터 발라프). 독일 문단 내에서는 이와 같이 오늘날 뵐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후반에 뵐의 중, 후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출간된 바 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는 <하인리히 뵐>이라는 이름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뵐의 초기 대표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전후의 먼지에 내몰려 침묵하는 가난한 부부 이야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53)는 1952년의 어느 주말, 한 부부를 둘러싸고 48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성당 전화 교환수로 한 달 임금이 320마르크 80페니히인 프레드 보그너와 그의 아내 캐테 보그너를 주인공으로, 먼지와 얼룩, 담배 연기로 가득한 전후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쓰라린 사색과 따뜻한 대화가 조화를 이루는 뵐 특유의 글쓰기를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다. 평단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출간된 해에 1만 7천 부가 판매되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절망감을 전면으로 드러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