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월야(외)> 한민족 정신사의 복원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을 펴내며 한국 근현대 문학은 100여 년에 걸쳐 시간의 지층을 두껍게 쌓아왔다. 이 퇴적층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과거화 되면서도, ‘현재’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세기가 바뀌면서 우리는 이제 과거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를 보다 냉철하게 평가하며 미래의 전망을 수립해야될 전환기를 맞고 있다. 20세기 한국 근현대 문학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은 바로 21세기의 문학적 진로 모색을 위한 텃밭 고르기일뿐 결코 과거로의 문학적 회귀를 위함은 아니다. 20세기 한국 근현대 문학은 ‘근대성의 충격’에 대응했던 ‘민족정신의 힘’을 증언하고 있다. 한민족 반만년의 역사에서 20세기는 광학적인 속도감으로 전통사회가 해체되었던 시기였다. 이러한 문화적 격변과 전통적 가치체계의 변동양상을 20세기 한국 근현대 문학은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다.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은 ‘민족 정신사의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망각된 것들을 애써 소환하는 힘겨운 작업을 자청하면서 출발했다. 따라서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은 그간 서구적 가치의 잣대로 외면 당한 채 매몰된 문인들과 작품들을 광범위하게 다시 복원시켰다. 이를 통해 언어 예술로서 문학이 민족 정신의 응결체이며, ‘정신의 위기’로 일컬어지는 민족사의 왜곡상을 성찰할 수 있는 전망대임을 확인하고자 한다.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은 이러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편집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첫째, 문학의 개념을 민족 정신사의 총체적 반영으로 확대하였다. 지난 1세기 동안 한국 근현대 문학은 서구 기교주의와 출판상업주의의 영향으로 그 개념이 점점 왜소화되어 왔다.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은 기존의 협의의 문학 개념에 따른 접근법을 과감히 탈피하여 정치·경제·사상까지 포괄함으로써 ‘20세기 문학·사상선집'의 형태로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시·소설·희곡·평론뿐 아니라, 수필·사상·기행문·실록 수기, 역사·담론·정치평론·아동문학·시나리오·가요·유행가까지 포함시켰다. 둘째, 소설·시 등 특정 장르 중심으로 편찬해 왔던 기존의 ‘문학전집’ 편찬 관성을 과감히 탈피하여 작가 중심의 편집형태를 취했다. 작가별 고유 번호를 부여하여 해당 작가가 쓴 모든 장르의 글을 게재하며, 한 권 분량의 출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별 시리즈 출판이 가능케 하였다. 특히 자료적 가치를 살려 그간 문학사에서 누락된 작품 및 최신 발굴작 등을 대폭 포함시킬 수 있도록 고려했다. 기획 과정에서 그간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문인들을 다수 포함시켰으며, 지금까지 배제되어 왔던 문인들에 대해서는 전집발간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20세기 모든 문학을 포괄하는 총자료집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셋째, 학계의 대표적인 문학 연구자들을 책임 편집자로 위촉하여 이들 책임편집자가 작가·작품론을집필함으로써 비평판 문학선집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전문 문학연구자의 작가·작품론에는개별 작가의 정신세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한국 문학연구의 성과가 집약돼 있다. 세심하게 집필된 비평문은 작가의 생애·작품세계·문학사적 의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부록으로 검증된 작가연보·작품연구·기존 연구 목록까지 포함하고 있다. 넷째, 한국 문학연구에 혼선을 초래했던 판본 미확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일제 강점기 작품의 경우 현대어로 출판되는 과정에서 작품의 원형이 훼손된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이번 기획은 작품의 원본에 입각한 판본 확정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근현대 문학 정본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신뢰성 있는 선집 출간을 위해 작품 선정 및 판본 확정은 해당 작가에 대한 연구 실적이 풍부한 권위있는 책임편집자가 맡고, 원본 입력 및 교열은 박사 과정급 이상의 전문연구자가 맡아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였다. 또한 원문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엄밀한 대조 교열작업에서 맞춤법 이외에는 고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번 한국문학 출판으로 일반 독자들과 연구자들은 정확한 판본에 입각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은 근대 개화기부터 현대까지 전체를 망라하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문학 전집 출간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권수의 제한 없이 장기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출간될 것이며, 이러한 출판 취지에 걸맞는 문인들이 새롭게 발굴되면 계속적으로 출판에 반영할 것이다. 작고 문인들의 유족과 문학 연구자들의 도움과 제보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돌다리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돌다리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돌다리 정거장에서 샘말 십 리 길을 내려오노라면 반이 될락말락한 데서부터 샘말 동네보다는 그 건너편 산기슭에 놓인 공동묘지가 먼저 눈에 뜨인다. 창섭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까지 바라보았다. 봄에 올 때 보면, 진달래가 불붙듯 피어 올라가는 야산이다. 지금은 단풍철도 지나고 누르테테한 가닥나무들만 묘지를 둘러, 듣지 않아도 적막한 버스럭 소리만 울릴 것 같았다. 어느 것이라고 집어 낼 수는 없어도, 창옥의 무덤이 어디쯤이라고는 짐작이 된다. 창섭은 마음으로 '창옥아' 불러 보며 묵례를 보냈다.
<달밤> 단편 <달밤>은 한국의 근대소설 중에서도 무척 빼어난 수작으로 손꼽힙니다. 작가의 소설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시대에는 당연히 일그러지는 군상들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이 단편에서는 어느 못난이가 홀연 등장합니다. 작가가 말하는 못난이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이 단편에는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그 순수하고도 흥미로운 못난이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짧은 소설을 읽다 보면, 삶이 녹록치 않으나 그럼에도 작은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웃으며 살아가는 한 못난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이 단편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겁니다. 이 책에서는 이태준의 단편들 중에서 지난 교육과정에 채택된 바 있는 단편들을 선택하여 수록했습니다. 소설의 원문을 충실히 싣고, 낱말의 풀이를 달아서 작품을 보다 수월하게 이해하도록 편집했습니다.
<뿌리깊은 한국단편소설 - 이태준 : 중고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중고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뿌리깊은 한국단편소설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베스트 작품! 제01편. 오몽녀(五夢女) 제02편. 돌다리 제03편. 복덕방 제04편. 까마귀 제05편. 그림자 제06편. 꽃나무는 심어 놓고 제07편. 달밤 제08편. 불우선생(不遇先生) 제09편. 석양 제10편. 영월영감 제11편. 패강냉(浿江冷) 제12편. 해방전후 [이태준] 작가 소개 이태준 李泰俊 (1904- ?) 강원도 철원 출생. 호는 상허(尙虛). 도쿄 상지 대학 예과를 중퇴했다. 1925년 <시대일보>에 <오몽녀(五夢女)>로 등단. 이화 여전 강사. <조선중앙일보> 학예부장 역임. '구인회(九人會)' 동인으로 <문장(文章)>지를 주관하였다. 광복 후 조선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회 부의원장으로 좌익 문학 운동을 하다가 1946년에 월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까마귀>, <달밤>, <사냥>, <제2의 운명>, <불멸의 함성> 등이 있다.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농토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장편소설)> 농토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장편소설)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농토 여러 날째 강다지로 춥더니 오늘은 해질 무렵부터 싸락눈이나마 뿌린다. 들여다보는 얼굴까지 뜨겁던 억쇠 어미의 몸도 오늘은 한결 식었다. 숨소리도 편안해졌다. 어쩌면 한고비 넘기었으니 이쯤으로 돌리나 싶어 억쇠 아비는 안경알만한 유리쪽에 붙어 앉아 밖을 내다볼 경황도 생기었다. 광대뼈가 한편이 더 불거지어 이마까지 그편으로 찡기는 것이 제격인 억쇠 아비는 찡긴 이마를 문에 대고 작은 눈을 치떠 내다보나 함박눈은 되지 않고 그저 싸래기로 그것도 시원치 않게 뿌린다. 함박눈으로만 펑펑 쏟아져 준다면 억쇠 어미는 내일 아침쯤 툭툭 털고 일어날 것 같다. 그리고 안에서도 초산(初産)이라고 모두 걱정 중인 새아씨가 힘들이지 않고 순산할 것 같다.
<해방 전후(解放前後)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해방 전후(解放前後)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해방 전후(解放前後) 호출장(呼出狀)이란 것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시달서(示達書)라 이름을 바꾸었다고는 하나, 무슨 이름의 쪽지이든, 그 긴치 않은 심부름이란 듯이 파출소 순사가 거만하게 던지고 간, 본서(本署)에의 출두명령은 한결같이 불쾌한 것이었다. 현(玄) 자신보다도 먼저 얼굴빛이 달라지는 안해에게는 의롓건으로 심상한 체하면서도 속으로는 정도 이상 불안스러워 오라는 것이 내일 아침이지만 이 길로 가 진작 때이고 싶은 것이, 그래서 이 날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밥맛이 없고, 설치는 밤잠에 꿈자리조차 뒤숭숭한 것이 소심한 편인 현으로는 <호출장> 때나 <시달서> 때나 마찬가지곤 했다.
<패강냉(浿江冷)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패강냉(浿江冷)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패강냉(浿江冷) 다락에는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 부벽루(浮碧樓)라, 빛 낡은 편액(扁額)들이 걸려 있을 뿐, 새 한 마리 앉아 있지 않았다. 고요한 그 속을 들어서기가 그림이나 찢는 것 같아 현(玄)은 축대 아래로만 어정거리며 다락을 우러러본다. 질퍽하게 굵은 기둥들, 힘 내닫는 대로 밀어 던진 첨차와 촛가지의 깎음새들, 이조(李朝)의 문물(文物)다운 우직한 순정이 군데군데서 구수하게 풍겨 나온다.
<영월영감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영월영감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영월영감 작년 가을,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성익은 집에 들어서자 사랑마루에 웬 누르퉁퉁한 지우산과 검은 지까다비 한 켤레가 놓인 것에부터 눈이 미치었다. 한 손에 찬거리를 사든 길이라 안으로 들어가 아내에게 들은즉, 자기는 처음 보는 어른인데, 아이들더러, 나두 너희 할아범이야 하는 것을 보아, 아마 당신 아저씨뻘 되는 양반인 게라고 하였다. 옆에서 어린것 하나는, 아주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야 하였다. 나와 뵈니, 정말 성익도 어렸을 때는 무서워하던 영월 아저씨였다. 성익은 참 뜻밖이요 오래간만에 뵙는 아저씨였다. 혼인한 지 십 년이 넘는 성익의 아내는 이번이 처음이도록 여러 해 동안을 뵐 수 없던, 생사조차 모르던 영월 아저씨였다.
<석양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석양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석양 매헌(梅軒)은 벼르던 경주(慶州) 구경을 하필 삼복지경에 나서게 되었다. 가을에 동행하자는 친구도 더러 있었으나 가을은 좋으나 친구까지는 그다지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성미가 워낙 아무나 더불어 쉽게 투합되지 않았다. 아무리 허물없는 친구라도 그는 혼자만치 편치 못했다. 여럿이 왁자하며 천 리를 가기보다 홀로 백 리를 가는 것이 더 멀리 가는 맛이기도 했다. 그래 그는 틈이 난 김에 복더위를 그다지 꺼리지 않고 나서 버리었다.
<불우선생(不遇先生)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불우선생(不遇先生)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불우선생(不遇先生) H군과 나는 그를 '불우선생(不遇先生)'이라 부른다. 불우선생을 우리가 처음 알기는 작년 여름 돈의동(敦義洞) 의신여관에 있을 때다. 하루는 다 저녁때 늙은 손님 하나가 주인을 찾았다. "이리 오너라." 부르는 소리만은 아마 그 집 대문간에서 나던 소리 중에는 제일 점잖고 위풍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눈딱부리 주인마님은 안마루에 앉아 저고리 가슴을 풀어헤치고 콩나물을 다듬고 있다가 너무나 놀라워서 허겁질을 해 일어섰던 것이다.
<달밤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달밤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달밤 성북동으로 이사 나와서 한 대엿새 되었을까, 그날 밤 나는 보던 신문을 머리맡에 밀어 던지고 누워 새삼스럽게, “여기도 정말 시골이로군!” 하였다. 무어 바깥이 컴컴한 걸 처음 보고 시냇물 소리와 쏴-하는 솔바람 소리를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황수건이라는 사람을 이날 저녁에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 몇 마디 사귀지 않아서 곧 못난이란 것이 드러났다. 이 못난이는 성북동의 산들보다 물들보다, 조그만 지름길들보다, 더 나에게 성북동이 시골이란 느낌을 풍겨 주었다.
<꽃나무는 심어 놓고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꽃나무는 심어 놓고 - 이태준 단편소설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꽃나무는 심어 놓고 “자꾸 돌아봔 뭘 해. 어서 바람을 졌을 때 휑하니 걸어야지….” 하면서 아내를 돌아보느 그도 말소리는 천연스러우나 눈에는 눈물이 다시 핑그르 돌았다. 이 고갯마루만 넘어서면 저 동리는 다시 보려야 안 보이려니 생각할 때 발도 천근이나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 고개, 집에서 오 리밖에 안 되는 고개, 나무를 해 지고 이 고개턱을 넘어설 때마다 제일 먼저 눈에 띄곤 하던 저 우리 집, 집에서 연기가 떠오르는 것을 볼 때마다 허리띠를 조르고 다시 나뭇짐을 지고 일어서곤 하던 이 고개, 이 고개에선 넘어가는 햇빛에 우리 집 울타리에 빨아 넌 아내의 치마까지 뻔히 보이곤 했다. 이젠 이 고개에서 저 집, 저 노랗게 가주 깐 병아리처럼 새로 영을 인 저 집을 바라보는 것도 마지막이로구나!
<그림자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그림자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그림자 추석은 내일이나 달은 내일 밤에 뜰 달이 내라는 듯이 지금도 대낮같이 밝은 밤이다. 막차도 떠나간 지 오래고 전차도 끊어진 때라 청량리만 하더라도 문안과 달라 이렇게 밝은 달밤에…… 어서 자고 내일 추석을 즐기려 함인지…… 거리는 벌써 빈 듯이 잠들었다. 고요한 달 아래 고요한 밤길이다. 그러나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달밤에 나뭇잎들은 가지에서 흩어지는 슬픔도 있다. 이것을 자지 않고 길 위에서 굴리고 있는 심술궂은 바람도 있다. 나는 홀로 멀―리 희미한 윤곽만 떠 있는 동대문을 바라보며 조그마한 생각 하나, 아무 쓸데없는 지나간 일 하나를 추억하면서 이 길을 걸어간다.
<까마귀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까마귀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까마귀 “호―” 새로 사온 것이라 등피에서는 아직 석유내도 나지 않는다. 닦을 것도 별로 없지만 전에 하던 버릇으로 그렇게 입김부터 불어 가지고 어스레해진 하늘에 비춰 보았다. 등피는 과민하게도 대뜸 뽀―얗게 흐려지고 만다. “날이 꽤 차졌군…….” 그는 등피를 닦으면서 아직 눈에 익지 않은 정원을 둘러보았다. 이끼 앉은 돌층계 밑에는 발이 묻히게 낙엽이 쌓여 있고 상나무, 전나무 같은 상록수를 빼어놓고는 단풍나무까지 이미 반나마 이울어 어떤 나무는 잎이라고 하나도 없이 설―멍하게 서 있다. ‘무장해제를 당한 포로들처럼’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쓸쓸한 나무들이 이 구석 저 구석에 묵묵히 서 있는 것을 그는 등피를 다 닦고도 다시 한참이나 바라보다가야 자기 방으로 정한 바깥채 작은사랑으로 올라갔다.
<복덕방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복덕방 - 이태준 한국문학 단편소설 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 복덕방 철석,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주먹구구에 골똘했던 안초시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똑 모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가지고 수챗구멍을 내다본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데기, 거피해 버린 녹두 껍질. “녹두 빈대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이었다. “추석이 벌써 낼 모레지! 젠―장…….”
<오몽녀(五夢女)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오몽녀(五夢女) - 이태준 한국문학선집 아호는 상허(尙虛), 별명은 한국의 모파상이다.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이태준(李泰俊) 작가/작품 소개 * 이태준(李泰俊) 한국문학선집 그는 탁월한 미학적인 문체로 예술적 정취가 짙은 단편을 남겼으며, 그러한 서정적인 작품 속에서도 시대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오몽녀(五夢女) 이 작품은 오직 나의 처녀작이란 액착에서 여기 거둔다. 모델 소설이 아닌 것, 여기 나오는 현실도 지금은 딴판인 십오륙 년 전 옛날임을 말해둔다. 서수라(西水羅)라 하면 저 함경북도에도 아주 북단 원산, 성진, 청진 웅기를 다 지나 마지막으로 붙어 있는 항구다. 이 서수라에서 십 리쯤 북으로 들어가면 바로 두만강이요, 동해변인 곳에 삼거리(三街里)라는 작은 거리가 놓였다. 호수는 사십 여에 불과하나 주재소가 있고 객주집이 사오 처나 있고 이발소 하나 있고 권련, 술, 과자, 우편절수 등을 파는 잡화점이 하나 있고, 그리고는 색주가 비슷한 영업을 하는 집 외에는 모두 농가들이다. 그런데 이 사오 처 되는 객주집의 하나인 제일 웃머리에 지참봉네라고 한다.
<사냥 (한국문학전집 434)> 심란한 것뿐, 무슨 이렇다할 병이 있어서도 아니요 자기 체질에 저혈(猪血)이 맞으리라는 무슨 근거를 가져서도 아니었다. 손이 바쁘던 때는, 어서 이 잡무에서 헤어나 조용히 쓰고 싶은 것이나 쓰고 읽고 싶은 것이나 읽으리라 염불처럼 외워 왔으나 이제 막상 손을 더 대려야 댈 수가 없게 되고 보니 그것들이 잡무만은 아니었던 듯 와락 그리워지는 그 편집실이요 그 교실들이었다. 사람이 안정한다는 것은 손발이 편안해지는 데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은 한동안 문을 닫고 손발에 틈을 주어 보았다. 미닫이 가까이 앉아 앙상한 앵두나뭇가지에 산새 내리는 것도 내다보았고 가랑잎 구르는 응달진 마당에 싸락눈 뿌리는 소리도 즐겨 보려 하였다. 그러나 하나도 마음에 안정을 가져오지 않을 뿐 아니라 점점 신경을 날카롭게 메마르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이번 사냥은 이런 신경을 좀 눅여 보려는 한갓 산책에 불과한 것이었다. 한은 즐거웠다. 오래간만에 학생 때 친구 윤을 만나는 것도 반가웠다. 편지 한 장으로 구정을 생각하여 모든 것을 주선해 놓고 부르는 그의 우정이 감사하였다. 오래간만에 촌길을 걸을 것, 험준한 산마루를 달려 볼 것, 신에게서 받은 자세대로 힘차게 가지를 뻗은 정정한 나무들을 쳐다볼 수 있을 것, 나는 꿩을 떨구고, 닫는 노루와 멧도야지를 고꾸라트릴 것, 허연 눈 위에 온천처럼 용솟음쳐 흐를 피, 통나무 화톳불에 가죽째 구워 뜯을 짐승의 다리, 생각만 하여도 통쾌한 야성적인 정열이 끓어올랐다. 아무리 문화에 길들었어도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는 야성에의 향수가 늘 대기하고 있는 듯하였다. 월정리(月井里)에서 차를 내리니 윤은 약속대로 두 포수와 함께 폼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윤은 한의 손을 잡고, "그냥 만나선 어디 알겠나?" 하며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 한 역시 한참 마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열다섯 해란 세월이 인생에겐 이렇게 긴 걸세그려!“ 대합실에 나와 포수들과 지면을 하고 담배를 한 대씩 피워 물고 찻길을 건너 서북편으로, 촌길로는 꽤 넓은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패강냉 (한국문학전집 428)> 다락에는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 부벽루(浮碧樓)라, 빛 낡은 편액(扁額)들이 걸려 있을 뿐, 새 한 마리 앉아 있지 않았다. 고요한 그 속을 들어서기가 그림이나 찢는 것 같아 현(玄)은 축대 아래로만 어정거리며 다락을 우러러본다. 질퍽하게 굵은 기둥들, 힘 내닫는 대로 밀어던진 첨차와 촛가지의 깎음새들, 이조(李朝)의 문물(文物)다운 우직한 순정이 군데군데서 구수하게 풍겨 나온다. 다락에 비겨 대동강은 너무나 차다. 물이 아니라 유리 같은 것이 부벽루에서도 한 뼘처럼 들여다보인다. 푸르기는 하면서도 마름〔水草〕의 포기포기 흐늘거리는 것, 조약돌 사이사이가 미꾸리라도 한 마리 엎디었기만 하면 숨 쉬는 것까지 보일 듯싶다. 물은 흐르나 소리도 없다. 수도국 다리를 빠져, 청류벽(淸流壁)을 돌아서는 비단필이 훨적 펼쳐진 듯 질펀하게 깔려 나갔는데 하늘과 물은 함께 저녁놀에 물들어 아득한 장미꽃밭으로 사라져 버렸다. 연광정(練光亭) 앞으로부터 까뭇까뭇 널려 있는 마상이와 수상선들, 하나도 움직여 보이지 않는다. 끝없는 대동벌에 점점이 놓인 구릉(丘陵)들과 함께 자못 유구한 맛이 난다. 현은 피우던 담배를 내어던지고 저고리 단추를 여미었다. 단풍은 이제부터 익기 시작하나 날씨는 어느덧 손이 시리다. '조선 자연은 왜 이다지 슬퍼 보일까?' 현은 부여(夫餘)에 가서 낙화암(落花巖)이며 백마강(白馬江)의 호젓함을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현은 평양이 십여 년 만이다. 소설에서 평양 장면을 쓰게 될 때마다, 이번에는 좀 새로 가보고 써야, 스케치를 해와야, 하고 벼르기만 했지, 한 번도 그래서 와보지는 못하였다. 소설을 위해서뿐 아니라 친구들도 가끔 놀러 오라는 편지가 있었다. 학창 때 사귄 벗들로, 이곳 부회 의원이요 실업가인 김(金)도 있고, 어느 고등보통학교에서 조선어와 한문을 가르치는 박(朴)도 있건만, 그들의 편지에 한 번도 용기를 내어 본 적은 없었다. 이번에 받은 박의 편지는 놀러 오라는 말이 있던 편지보다 오히려 현의 마음을 끌었다. ―---내 시간이 반이 없어진 것은 자네도 짐작할 걸세. 편안하긴 허이. 그러나 전임으론 나가 주고 시간으로나 다녀 주기를 바라는 눈칠세. 나머지 시간이라야 그리 오래 지탱돼 나갈 학과 같지는 않네. 그것마저 없어지는 날 나도 그때 아주 손을 씻어 버리려 아직은 지싯지싯 붙어 있네. 하는 사연을 읽고는 갑자기 박을 가 만나 주고 싶었다. 만나야만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손이라도 한번 잡아 주고 싶어 전보만 한 장 치고 훌쩍 떠나 내려온 것이다. 정거장에 나온 박은 수염도 깎은 지 오래어 터부룩한데다 버릇처럼 자주 찡그려지는 비웃는 웃음은 전에 못 보던 표정이었다. 그 다니는 학교에서만 지싯지싯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전체에서 긴치 않게 여기는, 지싯지싯 붙어 있는 존재 같았다. 현은 박의 그런 지싯지싯함에서 선뜻 자기를 느끼고 또 자기의 작품들을 느끼고 그만 더 울고 싶게 괴로워졌다. 한참이나 붙들고 섰던 손목을 놓고, 그들은 우선 대합실로 들어왔다. 할 말은 많은 듯하면서도 지껄여 보고 싶은 말은 골라 낼 수가 없었다. 이내 다시 일어나 현은, "나 좀 혼자 걸어 보구 싶네."
<한국 근현대 소설 모음집: 까마귀/달밤> 색다른 읽기의 즐거움, 한국 근현대 소설. [까마귀] 1936년 1월 <조광>에 발표한 이태준의 단편소설. 친구의 별장 바깥채를 빌려 든 문필가가 폐병치료를 위해 이웃에 와 있는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의 죽음을 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달밤] 1933년 10월 <중앙>에 발표된 이태준의 단편소설. 좀 모자라고 아둔한 황수건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기를 매우 좋아한다. 그는 삼산학교 급사로 있을 때, 도 학무국 시학관을 잡고 잡담을 하다 결국 쫓겨난다. 또한 성북동 신문배달원이 되어 방울을 딸랑거리며 집집이 신문을 배달하는 것이 소망이라는 그는 보조배달원 자리에서조차 밀려난다. 학교 앞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하지만 이 일 역시 장마로 망쳐 버리는데…
<밤길 외 : 중 · 단편소설 - 한국문학산책 07> 한국문학산책07-중·단편소설 밤길 외 전통적 풍류와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한국의 대표적 서정을 드러내다! 이태준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 풍류와 서정을 작품 속에 녹여 낸 작가이다. 사상적이거나 현실적인 내용보다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섬세한 묘사를 통해 드러내 단편소설의 예술적 완성도와 깊이를 세워 나갔다. 해방 전후 해방 전후를 배경으로 일제 청산과 이념의 대립 그리고 해방 이후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해관계의 충돌 등 수많은 갈등이 나타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현’이라는 작가가 해방 전후를 살아가며 느끼는 내면의 혼란과 갈등, 선택 등을 보여 주며 당시의 지식인이 어떤 정신적 고뇌를 겪어야 했는가를 이야기한다. 복덕방 일제 강점기의 경성을 배경으로 빠른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소외된 세대의 궁핍과 좌절을 작은 복덕방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안 초시, 서 참의, 박희완 세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의 이기심과 탐욕에 대해 비판했다. 달밤 달밤이라는 아름다운 배경을 두고 달밤이 풍기는 따사로운 분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렸다. 1930년대 서울 성북동을 배경으로 우둔하지만 천진한 품성을 가진 황수건이 빠른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픔을 겪는 과정을 ‘나’의 서술 시점에서 따뜻하고 안쓰럽게 지켜본다. 까마귀 사회에서 소외된 ‘그’와 죽음을 가까이에 두고 있는 ‘여인’이 한적한 별장에서 만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1930년대의 독특한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소설로 당대에 유행하던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묘사했다. 예로부터 흉한 징조로 여기던 까마귀 소리를 통해 죽음에 대해 미리 암시한다. 밤길 고대하던 첫 아들을 치료도 변변히 하지 못하고 죽여야 하는 주인공 황 서방의 상황을 통해 도시 하층민 삶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1930년대 일제 강점기 현실에서 가난한 도시 빈민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아들의 생명을 구할 수조차 없는 무력하고 순박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한 문체로 그려 낸 수작이다. 돌다리 의사로 성공한 아들 창섭이 농토를 팔아 병원에 투자하자고 아버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땅을 천지 만물의 근거이자 우리 민족의 근원으로 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물질 만능주의의 세태를 비판한다.
<세동무> 『세동무』는 저자의 여러 문학 장르 중 장편 소설 하나로 1943년 ‘남창서관’에서 발간한 초판본이다. 다작의 단편 이외에 연재소설, 장편 등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통속소설의 현실적 입장을 당대 시대 속에 인텔리겐치아 여성의 결혼에 대한 애환과 근대적 신여성의 진취적 욕망, 봉건적 사회의 모순에서 탈피하려는 의지를 한층 심화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지식인의 현실문제에 대응하는 일상의 이모저모와 남녀 간 사랑, 식민지 지식인의 한계성에서 탈바꿈하려는 시도로, 이런 모순적 갈등을 신여성의 결혼관을 통해 명분을 파헤치려 하였다. 본문 대부분은 원전 그대로 훼손하지 않도록 충실히 옮겼으며 등장하는 사투리 등도 모두 포함하였다.
<행복> 『행복』은 1929년 청소년《학생》지에 발표한 것으로 주인공 ‘황 영감’은 일찍 부인을 사별하고 아들과 삶의 기구한 숙명적 비극을 희망적 내면세계로 그린 작품이다. 영감에게는 순박한 밤장수로 생계를 꾸려가며 유일한 희망은 오로지 아들의 안녕만을 비는 것이다. 그는 일찍이 유일한 혈육인 아들(만석)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사곳덩어리 아들은 죄를 짓고 도피생활을 전전한다. 그러나 어느 날 아들에게 편지를 받고 그를 보러 서울로 향하는 그의 부푼 기대는 마침내 산산조각 무너져버리고 만다. 이 작품은 노인을 통해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부정하고 현실에 항거하는 소시민의 신분과 계급구조의 불합리성을 대변하는 모순을 제시한 것으로, 아들의 비행이 결코 이치에 올바르지는 않은 것이지만 세태적 지배층의 불합리함을 상징적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노인에게는 오로지 아들에 대한 연민과 혈육의 애정으로만 감싸려 하며 모든 것을 정당화 하려한다. 그러나 무기력한 노인에게 있어 그동안의 많은 회한과 소망의 갈등은 유일한 혈육인 아들과 함께 살며, 빈한한 현실의 타개와 행복한 생활 영위로 그의 정신적 염원을 꿈꾸고 만들어 가는 것이 소박하고 작은 꿈이다.
<누이> '누이'는 1929년《문예공론》에 기고했던 작품으로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한 젊은이의 원초적 인간의 성적 방황과 한 무명 여인의 번민과 속박의 자유에서 넋두리로 갈등하는 심리적 고뇌를 묘사하고 있다. 이른바 옆집 젊은이는 이웃집으로 이사 온 부부 사생활 엿보기의 관음증으로 시작된 생활은 세상에 홀로 떨어진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을 달래는 유일한 낙이다. 하지만 우연히 방황하다 만난 일명 ‘누이’라는 미명하에 한 여자는, 삶의 참담함과 제도적으로 봉건적 시대적 상황에서 생활의 진정한 고통을 자유의 해방으로 호소하며 부르짖는 것으로 탈피하려는 내적 욕구를 드러낸다.
<농토> 『농토』는 해방기 전후 북한의 한 농촌 ‘가재울’을 배경으로 주인공 ‘천억쇠’가 겪는 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아픔과 세태적 소시민의 삶을 다룬 것으로 식민지로 지배받는 농촌 하층민들의 숙명적 항거를 지주와 피지배의 계층 간 갈등, 공평한 토지개혁의 갈등과 대립으로 경직된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항거를 드러낸 작품이다. <서평> 이 작품은 일제강기 속의 고통받는 현실을 핍박받는 약자의 모습과 사회 구조적 모순을 작가 이태준의 이데올로기적 색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해방기 소설은 이른바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가치관의 혼란으로 이를 분명히 극명하려는 계급주의 문학과 순수문학 양대 대립으로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문학적 가치보다는 짙은 관념적 배경으로 하는 의도적 사상을 투철한 의식으로 자각하는 식민지 문학과 민족적 문학의 이중성을 내포한 것으로 지적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주도권적 대립에서 민족정신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올바른‘토지개혁’이라는 것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조선 인구에서 백 명이면 여든 명까지가 농군이라며?” “그럼! 또 조선만 그런 줄 알우? 전 인류의 대부분은 농군인 거요! 전 세계에서 농군들이 문명이 되지 않군 문명세계란 허튼소릴 거요! 조선서두 이 가재울과 서울이 문명에 들어 똑같이 차별이 없두룩 돼야 그게 진짜 문명국일 거요! 그러니까 어디서나 제일 뒤떨어진 우리 농민들이 어서 깨닫구 어서 배우구 잘 싸우구 잘 건설하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요!” 이른바 농촌의 토지정책과 비현실적 지배계층의 부당성은 그의 행동하는 양심의 정당한 권리는 무기력한 존재의식에 방황하는 하층신분에 불과한 것이었다.
<달밤·돌다리> 「달밤」은 1933년 《중앙》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적한 시골 풍경을 보이는 성북동에서 ‘황수건’이란 인물과 ‘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변해가는 세태 속에서 여전히 아름답게 남아있는 인정미를 그려내고 있다. 「돌다리」는 1943년 《국민 문학》에 발표된 작품이다. 물질을 중시하는 근대 사회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0년대 시골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의사인 아들이 병원 확장을 위해 땅을 팔자고 하자, 아버지는 땅이 천지 만물의 근거라는 논리를 내세워 거부하고는 땅을 돈으로만 여기는 세태를 질타하는 내용이다.
<까마귀·밤길> 「까마귀」는 1936년 1월 《조광》에 발표된 단편소설. 내용은 가마귀(까마귀) 소리 들리는 고색창연한 친구의 별장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나’와 ‘나’의 문명(文名)을 사모하던 어떤 폐병환자 여인과의 만남과 그 여인의 죽음을 묘사한다. 「밤길」은 1940년 <문장>에 발표된 단편 소설. 1930년대 도시 빈민의 궁핍한 삶과 어린아이의 죽음 앞에 어쩌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칠흑 같은 밤, 계속하여 내리는 비, 아이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과는 전혀 상관없이 들려오는 개구리와 맹꽁이 울음소리. ‘밤’과 ‘그치지 않는 비’라는 배경으로 암흑기의 절망적 상황과 하층민의 가난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