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베리의 마녀들>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에게서 발견한 또다른 공포! 스산한 공포의 세계로 초대하는 존 코널리의 중ㆍ단편 소설집『언더베리의 마녀들』. <잃어버린 것들의 책>과 미스터리 시리즈인 '찰리 파커 시리즈'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공포 스릴러 작가 존 코널리의 대표 소설들을 모은 책이다. 익숙한 뱀파이어나 늑대인간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숲의 목소리, 사랑스러운 딸의 변화, 기이한 골동품의 비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또한 원저에는 수록되지 않았고 작가의 웹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작품 <녹턴 - A 코다> 세 편을 함께 수록했다. 작가의 다양한 상상력이 빚어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놀라운 상상력, 감동적인 이야기.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 “모든 어른들의 마음속엔 그의 과거인 어린아이가 살고,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엔 그의 미래인 어른이 살고 있다.” 엄마의 죽음과 연이은 아빠의 재혼. 그리고 그로 인한 새엄마와 이복동생의 등장으로 인해 세상과 담을 쌓고 동화 속 세상으로 빠져든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환상소설의 외피를 입은 한 편의 멋진 성장소설이다. 스릴러 작가로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품을 출간한 바 있는 작가 존 코널리는 이 책에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굳게 마음의 빗장을 닫아 건 소년은 동화 속 세상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현실세계를 알아가게 된다. 바로 인간에게는 분명 한계가 있으며 세상에는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측면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깨닫게 되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성장이란 포기를 배워간다는 것, 받아들이기 싫은 현실을 겪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 그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그래서 어른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주고 있다. ■ 이 책은 … 최고의 스릴러 작가 존 코널리가 안내하는 마법 같은 시간으로의 초대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마녀, 빨간 망토를 노리는 늑대, 그리고 의붓딸의 미모를 시기한 나머지 살인을 모의하는 계모.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베게머리를 수놓던 동화들은 따뜻하고 행복하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겪은 시간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어른들에게 지나온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게 한다.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으며, 삶에는 슬픔도 고통도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어른이 된 지나온 시간들, 나이를 먹으면서 까맣게 잊고 살아온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려놓은 존 코널리에게 동화를 소재로 한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전작들과는 분명 차별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으로 존 코널리는 대중성과 문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간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존 코널리는 “왜 동화를 소재로 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고전동화는 인생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것은 모든 연령에서 새롭게 재탄생되어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고전동화의 본질적인 이야기의 힘은 『잃어버린 것들의 책』에도 여실히 드러나,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각자 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동화, 세상의 모습을 투영하는 거울 이 책은 어린 시절, 정확하게는 어린아이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데이빗은 엄마를 잃은 뒤, 연이은 아빠의 재혼으로 인해 새엄마와 이복남동생이라는 새로운 가족구성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면서 소년은 아버지에게마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동화의 세계, 즉 아이들의 두려움이 현실이 되는 세계를 만나게 된다. 거기에서 빨간 모자는 늑대를 유혹하고, 뚱뚱한 백설 공주는 난쟁이들을 학대하고, 난쟁이는 백설 공주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길 원한다. 그리고 소년은 그 세상에서 책임감과 사랑, 슬픔과 인내, 두려움과 용기를 배워나가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사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뭔가를 조금씩 잃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안온한 즐거움을 누리던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방종과도 같은 자유를 빼앗기고, 받기만 하던 사랑을 누군가와 나누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에게 그 시간을 통과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시련은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고 또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줄거리 오랜 세월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난 엄마, 그리고 연이은 아빠의 재혼과 곧이어 태어난 이복동생, 이 모든 현실이 열두 살 소년 데이빗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외롭고 화가 난 그는 현실에서는 눈을 돌린 채 다락방 침실에서 동화책을 읽으며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어둠속에서 책들이 소곤거리기 시작한다. 죽은 어머니가 사랑했던 신화와 동화 속에 빠져들면서 데이빗의 현실 세계와 상상의 세계가 뒤섞이기 시작한다. 온몸이 뒤틀린 꼬부라진 남자가 찾아와 조롱의 미소를 지으면서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국왕 폐하! 새로운 국왕 만세!”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긴다. 당시는 유럽 전역에 전쟁의 광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전쟁의 포화는 데이빗이 살던 곳도 덮치고 말았다. 폭격이 심하던 어느 날, 정원에 나가 있던 데이빗은 폭격기를 피해 나무 둥치의 구멍에 숨었다가 낯선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딛게 된다. 그곳은 바로 데이빗이 상상하던 세계이자 섬뜩하리만치 현실적인 세계, 신화와 동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상한 세계, 늑대들과 늑대보다 더 악랄한 짐승들이 살고, 이상한 책 속에 자기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죽어가는 왕이 다스리는 세계였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왕이 갖고 있다는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책인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봐야 한다는 숲 사람의 조언에 따라 데이빗은 왕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백설 공주를 독살하다 실패한 그녀에게 착취당하는 일곱 난쟁이, 어린아이를 사냥하는 사냥꾼, 가시로 뒤덮인 궁전을 지키는 사악한 마녀 등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데이빗이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들로, 데이빗이 가진 두려움이 현실화된 존재들이다. 그리고 데이빗의 이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위험에 처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하며 조금씩 성장하게 된다. 어렵게 도착한 왕의 궁전, 그러나 그 여행의 끝에는 끔찍할 정도로 잔인한 현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 본문 중에서 데이빗은 엄마 곁을 지키고 싶었다. 엄마가 외롭지 않은지, 엄마가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이 어딘지 알고 있는지, 벌써 천국에 있는지 아니면 신부가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관을 땅에 묻기 전에는 천국에 갈 수 없는 것인지 궁금했다. 나무와 청동과 못에 갇힌 채 엄마 혼자 성당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지만 아빠에게 말을 하지는 않았다. 아빠는 데이빗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고 결국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데이빗 혼자 엄마 곁을 지킬 수도 없었다. 데이빗의 감정은 복잡하고도 미묘했다. 두려움도 있었고 안전한 집을 떠나 이 낯선 세계에 들어온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도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다. 엄마의 목소리가 왜 들려왔는지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죽으면 이렇게 되는 것일까? 죽은 사람들은 다른 세상으로 가기 전에 이곳으로 오는 것일까? 그의 엄마는 이 세상에 갇힌 것일까?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혹시 엄마는 죽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는 사람들 품으로 돌려보내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하긴, 그 여자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난쟁이들과 함께 사는 백설 공주, 난쟁이들의 살림을 축내는 여자, 난쟁이들이 죽일 수도 없었던 여자……. 그 유명한 백설 공주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 “죽일 수도 없었다고요?” 데이빗이 물었다. / “독이 든 사과 말이야. 약이 안 듣더라고. 양이 너무 적었나봐.” 꼬부라진 남자는 여왕의 꿈을 엿보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늘 그곳에서 어슬렁거렸을 테니까. 그의 세계는 상상 속의 세계였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세계였다. 이야기는 누군가가 말해주고 읽어주기를 그리고 생명을 얻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야만 그들의 세계에서 우리의 세계로 건너올 수 있었다. 꼬부라진 남자는 그 두 세계를 배회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 헤맸다. 악몽을 꾸는 어린아이들, 시기하고 분노한 아이들, 저밖에 모르는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그런 아이들을 왕과 여왕으로 만들어주고 권력을 주었지만 사실 진짜 권력은 그가 쥐고 있었다. 권력의 대가로 아이들은 그들이 질투하던 또 다른 아이들을 그에게 넘겨주었고 꼬부라진 남자는 그 아이들을 성 지하의 자신만의 은신처에 가두었다. 산다는 게 뭔지 너도 이미 잘 알겠지. 세상은 네 엄마를 빼앗아갔어. 세상이 네 엄마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빼앗았고 시들고 썩은 과일 껍데기처럼 만들어 놓지 않든? 세상은 너에게서 다른 것들도 빼앗아갈 거야. 두고 봐라.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 네 아이와 연인, 모두 너에게서 빼앗아갈 테니. 네가 아무리 그들을 사랑해도 그들을 지켜줄 수 없어. 그리고 너도 늙고 병이 들겠지. 팔다리가 아프고 눈도 흐릿해지고 피부도 점점 더 쪼글쪼글해지겠지. 끔찍한 고통을 견뎌야 하지만 그 어떤 의사도 네 고통을 잠재울 수가 없겠지. “당장 이름을 대! 살려줄 테니!” 그는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데이빗에게 달려들었다. 데이빗이 다시 한 번 칼을 휘둘렀지만 이번에는 용케 피하면서 데이빗의 팔을 손톱으로 할퀴었다. 독약이 파고드는 것 같은 통증이 팔에서 느껴졌다. 독성이 혈관을 타고 흘러 손끝에까지 전해지는 것 같았고 손끝이 얼얼해지는 바람에 데이빗은 그만 칼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데이빗은 벽을 등지고 서 있었고 병사들과 으르렁거리는 늑대들이 그를 둘러쌌다. 꼬부라진 남자의 어깨 너머로 르로이가 왕에게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왕은 르로이에게 단검을 휘둘렀지만 르로이가 그의 손목을 치자 단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름을 대!” 꼬부라진 남자가 소리쳤다. ■ 작가 인터뷰 Q 좀 한심한 질문 같지만 이 책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습니까? A 제 대답도 좀 한심할 것 같군요. 실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책의 홈페이지에 창작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항상 어떻게 책을 구상하게 되었는지를 정리해놓습니다만 그것만으로는 이 책이 어떻게 해서 탄생이 되었는지가 다 설명이 되지 않아요. 어린 시절과 슬픔, 소년에서 어른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결국엔 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물론 제 어린 시절은 책과 이야기들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자신의 과거, 어린아이로서 느꼈던 두려움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느꼈던 두려움 속으로 아주 깊이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완성된 소설을 보고 제 자신도 조금 놀랐어요. 늘 제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것들이 마침내 형상화되었다는 느낌이랄까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과거 속에서 그 자신들의 두려움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배경이 된 고전동화들은 그토록 오랫동안 읽혀왔던 이유가 분명히 있고 그 동화들이 저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랬을 거라고 믿습니다. Q 이 책이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셨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A 이 책은 어린 시절에 관한 책이에요.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린아이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의 현실을 깨닫게 되는 시기에 관한 이야기이죠. 그 시기야말로 참으로 힘든 시기예요. 세상의 현실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인간의 삶은 어느 정도의 고통과 상실로 채워질 수밖에 없고, 인간이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시기에 인간은 무언가를 잃어버립니다. 그걸 ‘순수’라고 부르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어린아이였을 때조차도 저는 제 자신이 순수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어린 아이들은 항상 그 자신의 나약함을 의식하고 있어요. 아주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을 때도 있지만요. 바로 그런 점들이 고전동화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이야기들도 있지요. 소년에서 어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모든 시련은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고 또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 큰 아이들도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몇몇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과 다른 시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될 겁니다. 적어도 지금껏 제가 느낀 바에 의하면 그래요. 어른들은 이 책에 들어 있는 상실감을 훨씬 더 잘 이해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훨씬 더 큰 울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독자들이 마지막 장에 대해 논평을 한 것을 보고 무척 놀랐어요. 물론 다소 모호하게 이야기를 풀어갔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놀라운 점은, 성인 독자들이 이 이야기를 자신들의 경험으로 이해했고 그들 각자의 경험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Q 이 책은 어느 정도 자전적인 내용인가요? A 솔직히 저는 저만의 세계에 푹 빠져든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책을 하나의 도피처로 삼기는 했지요. 그러다가 서서히 책이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가 되기 시작했고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데이빗의 성격이 어렸을 때 저의 성격과 상당히 비슷한 것도 사실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분명히 그렇고요. 자기 부모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도요.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말입니다. 데이빗이 심리상담사를 만나는 장면의 묘사는 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쓴 것입니다. 제가 열두 살인가 열세 살 무렵, 부모님이 저를 상담사한테 데리고 가셨어요. 사실 그 상담은 누구한테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죠. 상담사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렸는데 그가 짜증을 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는 제가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아이라고 했어요.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죠. 마치, 의사한테 찾아갔더니 넌 아주 기분 나쁜 아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사실 제가 아무 걱정이 없었다면 왜 심리상담사를 찾아갔겠어요? 데이빗이 앓았던 강박신경증을 저도 잠시 앓았었어요. 물론 심각하지는 않았지만요.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소망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차차 그런 증세가 사라졌지만 어른들의 세상에 적응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 책에는 동화에 대한 특별한 환상 같은 것이 담겨 있어요. 왜 그런가요? A 왜냐하면 그런 고전들이야말로 아주 본질적인 이야기들이거든요. 그림형제가 어느 단편집의 서두에 쓴 글을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모든 사회, 모든 연령대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낸다고 했더군요. 고전 동화나 미스터리, 초자연적인 이야기들 같은 것에서 일종의 공통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런 것들이 제 초기작품에 영향을 미쳤죠. 『잃어버린 것들』에서 그 고전동화들은 데이빗이 어머니가 죽은 후 데이빗이 건너가게 되는 도피처, 즉 새로운 세계를 세우는 벽돌 역할을 했습니다. 고전동화야말로 최초의 이야기들이고 모든 이야기들의 정수이죠. 그래서 데이빗은 그런 동화의 세계로 돌아가서 그 자신의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의 변형들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Q 『잃어버린 것들의 책』 코널리 씨의 전문으로 알려져 있는 범죄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들과의 완벽한 결별을 선포하는 작품이라고 평가될 것 같은데요. 동의하십니까? A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항상 제 관심을 끌어왔던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특히 슬픔과 상실감을 극복하는 과정이라든가, 어린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이라든가, 어린 시절의 상처가 성인으로써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본 것이죠. 그 점은 이 책의 헌사 “모든 어른들의 마음속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모든 아이의 마음속에는 어른이 산다”에도 분명히 밝혀두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 나타났던 고전 동화들에 대한 관심이 여기서 아주 분명하게 부각되고 있죠. 제 작품 『세상의 모든 죽은 것들』에서는 어린아이를 훔치는 행위나 살인자 아델레이드 모다인이 사약한 마녀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고요. 『어두운 구멍』에도 동화에 등장하는 비유들과 전형적인 동화 속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이를테면 어두운 숲이나 숨겨진 아이, 숲 속의 괴물 같은 것들이죠. 『잃어버린 것들의 책』에서는 『야상곡』에 수록된 소설 몇 편의 흔적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요정의 왕 〉이나 〈의붓딸〉같은 것들이죠.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들에서 기본적인 골격을 빌려왔습니다. 사건을 전개시키기 위해서, 혹은 독자들에게 인물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해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죠. 『잃어버린 것들의 책』에서 이야기들은 보다 미묘한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데이빗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지만 이야기를 선택하는 사람은 데이빗이고 데이빗 자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서 속에서 자신이 겪게 되는 감정적인 고통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본능적으로 깨달아가게 됩니다. Q 이 책은, 처음부터 책 읽는 행위를 우리 자신의 존재의 진실과 연결시키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A 데이빗은 그가 읽은 동화들을 통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그는 자신의 두려움, 그가 생각하는 괴물들을 이야기 속에서 형상화하고 그렇게 해서 그들과 맞서게 되지요. 저는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얻게 된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그런 점이 부족하지요. 물론 언뜻 보기에는 다소 모순된 것처럼 보일 겁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독한 행위이고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특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그리고 도전적인 자세로 바라보게 해 줍니다. 저는 소설이 우리 삶에서 일종의 프리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을 흡수해서 여러 갈래로 나누고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식세계에 우리 자신을 존재하게 합니다. 그것은 소위 ‘감정 이입’의 전단계이고 저는 그것이야말로 훌륭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런 세계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A 잘 모르겠습니다. 동화 속에는 너무도 탐험할 것이 많아요. 저는 그저 겉만 살짝 건드렸을 뿐입니다. 동화들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에서는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시작되어야 하는 식으로 시작됐고 끝나야 하는 식으로 끝났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래요. 고전들은 항상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지만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읽힐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그리고 작가로써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소설을 썼습니다. 이 책만으로도 저는 작가로서의 제 삶에 만족합니다.
<무언의 속삭임> [찰리 파커와 연쇄살인범이 보여주는 치열한 두뇌 싸움,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연쇄살인범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찰리 파커는 충격으로 경찰직을 그만두고 방황하다가 살해당한 가족의 복수를 다짐하고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도시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살인마의 흔적들. 사건의 시발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던 파커는 어지럽게, 하지만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수많은 죽음들과 직면하게 된다. 신중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파커의 눈에 하나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어느새 수사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듯하다. 그러나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수면 위로 떠오른 듯했던 진범의 실체는 다시 가라앉고야 만다.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대체 무엇을 위해 이 악랄하고 무모한 질주를 계속하는가. 끝없이 추락하는 찰리 파커. 사악한 범인을 쫓아 결국 그도 악마의 탈을 쓰는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찰리 파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모든 죽은 것> [찰리 파커와 연쇄살인범이 보여주는 치열한 두뇌 싸움,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연쇄살인범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찰리 파커는 충격으로 경찰직을 그만두고 방황하다가 살해당한 가족의 복수를 다짐하고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도시 여기저기에서 발견되는 살인마의 흔적들. 사건의 시발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던 파커는 어지럽게, 하지만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수많은 죽음들과 직면하게 된다. 신중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파커의 눈에 하나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어느새 수사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듯하다. 그러나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수면 위로 떠오른 듯했던 진범의 실체는 다시 가라앉고야 만다.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대체 무엇을 위해 이 악랄하고 무모한 질주를 계속하는가. 끝없이 추락하는 찰리 파커. 사악한 범인을 쫓아 결국 그도 악마의 탈을 쓰는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든 찰리 파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헬즈벨> 공포스릴러의 거장 존 코널리가 작정하고 웃겨주는 코믹판타지 열두 살 꼬마부터 예순넷 할배까지 빠져들게 만드는 지옥 어드벤처 제2탄! [‘로알드 달’과 ‘해리 포터’의 만남! 《더 게이트》의 후속작, 《헬즈벨》] 공포스릴러 ‘찰리 파커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한 존 코널리가 잔혹함은 잠시 내려놓고 작정하고 웃겨주는 코믹판타지 소설 《헬즈벨》을 선보인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된 《더 게이트》의 후속작으로, 열세 살 소년 새뮤얼 존슨과 그의 강아지 보즈웰이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려는 황당한 악마들과 다시 한 번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전작을 읽지 않았다고 난감해 할 필요는 없다. 친절하게도 작가가 지난 줄거리를 요약해서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물리학, 천문학 등의 과학 분야에서 입자가속기, 다중우주론, 암흑물질과 같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를 빌려와 소설 속에 맛깔나게 버무리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주의 탄생, 다른 차원의 세계는 우리가 성장하면서 혹은 이미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늘 궁금해 하는 주제이며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미스터리이지 않은가. 비록 작가가 상상해낸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이 책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새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책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많은 지면이 할애된 ‘각주’이다. 독특한 사고와 위트가 돋보이는 각주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하고, 영국의 헨리 8세,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프랑스의 작가 볼테르와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각주를 집중해서 보길 바란다. 예상치 못한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횡재한 느낌이 들 것이다. ‘로알드 달과 해리 포터의 만남’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 이 책, 한마디로 진짜 웃긴다. 과학적 상상력과 유머가 겹겹이 쌓여 잘 구운 페이스트리로 완성된 존 코널리의 《헬즈벨》. 이제 맛을 볼 차례다. 웃음이 고팠던 독자라면 포복절도할 맛을 기대해도 좋다.
<죽이는 책> 2013 에드거 상 최종후보작 현존하는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들이 인생 최고의 미스터리 걸작을 이야기하다! 《죽이는 책》이 다루는 미스터리 소설들은 1841년 작부터 2008년 작까지 두루 포진해 있으며, 그 각각의 작품들은 이 명예의 전당과 같은 책에서 합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_마이클 더다 20개국 119명의 작가들이 온 마음으로 열렬하게 옹호하는 세계 최고의 걸작 미스터리들을 만나다 이젠 식상함마저 느껴지는 사립탐정 셜록 홈스와 닥터 왓슨을 주인공으로 2010년 첫 번째 시즌을 시작한 영국 드라마 〈셜록〉은 신드롬이라 할 만한 현상을 일으키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왜 사람들은 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소환된 이 사립탐정과 그가 해결하는 범죄 사건에 열광하는 것일까? 미스터리 소설은 펄프소설, 다임 노블 등으로 불리며 싸구려 오락거리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대중문화를 지배해왔다. 그리고 순문학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은 수준의 수많은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단지 상업적으로 너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유로 진지하게 평가받지 못하거나, 아예 읽힐 기회조차 갖지 못했을 뿐이다. 인간과 삶에 대해 ‘왜’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소설의 보편적인 힘에 대해, 미스터리 소설은 그 답을 제시하려는 의지를 밀어붙이면서 인간의 욕망과 선악의 탐구, 사회의 그늘을 무대로 더 도드라지는 정의와 도덕에의 열망,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쾌감을 선사하며, 삶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가 미스터리 소설의 역사를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죽이는 책》은 영미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19세기 작가들부터 최근 주목받는 미스터리 작가들까지, 미스터리 소설의 역사를 빛낸 작가들의 걸작 미스터리 121편을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20개국 119명의 장르작가들이 엄선하여 비평한 미스터리 비평 선집이다. 미스터리의 망망대해에 처음으로 발끝을 적시려는 이들에게는 물론, 익숙한 항해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미스터리 가이드북의 결정판으로, 에드거 앨런 포와 찰스 디킨스, 레이먼드 챈들러, 대실 해밋, 조르주 심농, 마이 셰발 & 페르 발뢰, 트루먼 커포티를 거쳐 페터 회, 기리노 나쓰오, 이언 랜킨에 이르기까지, 고전은 물론 풍문으로만 접해본 ‘전설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골고루 다루고 있다. 이 선집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소설 한 권(이 책을 엮은 존 코널리와 디클런 버크는 각각 한 권씩을 더 골랐다)을 골라내어 열정적인 옹호의 목소리로 그 책을 경전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그렇게 완성된 목록에는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나 제임스 M.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처럼 여전히 숭배되는 전설의 작품들뿐 아니라, 미국 최초의 탐정 소설(《죽음의 편지》[1867])을 발표했지만 철저한 망각 속에 잊힌 메타 풀러 빅터처럼 발굴과 복권을 기다리는 작가들의 보석 같은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누구라도 동의할 법하지만 지루한 필독서 목록이 아니라, 오직 ‘한 권’에 대한 사랑의 고백들이 모여 빚어낸,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목록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미스터리의 문학사와 작가 계보는 물론, 미스터리 문학이 반영한 당대의 사회상과 그 안에 담긴 계급․인종․젠더 문제들을 두루 살피게 된다. 각 작가들이 풀어놓은 거장들의 뒷이야기와 미스터리 입문기, 문학론 같은 풍성한 읽을거리도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흔히 ‘심심풀이’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되는 장르소설의 역사와 콘텍스트와 가치를 작품별로 꼼꼼하게 짚어보고, 그 의미를 탐색하는 《죽이는 책》은 제한된 소수의 미스터리 작품만을 접해왔던 국내 독자들의 오랜 갈증을 해소시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