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루리카
스즈키 루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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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12세 문학상’ 3년 연속 대상 천재 작가 스즈키 루리카의 경이로운 데뷔작 데뷔작 하나만으로 ‘일본 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작가’ ‘가능성이 끝이 없는 작가’ ‘천재 작가’ 등의 호칭을 거머쥔 스즈키 루리카. 그의 데뷔작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이 출간되었다. 스즈키 루리카는 이 책을 출간할 당시 14세로, 초등학교 4, 5, 6학년에 걸쳐 일본 대표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에서 주최하는 ‘12세 문학상’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 천재적인 작품성을 반증하듯 미치오 슈스케, 아사노 아쓰코, 이시다 이라 등 저명 작가들과 수많은 독자들의 환호 섞인 호평이 쏟아졌다.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는데, 아사히신문은 “책이라는 세계에서 발견한 칼날같이 번뜩이는 재능”이라고 평했고, 문예지 다빈치는 “이 작가를 천재라고밖에 형용할 방법이 없다. 새로운 세대의 생생한 필치”라며 작가를 소개했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신인 작가의 작품이 주목받기 어려운 일본 문학계에서 이례적으로 출간 직후 언론과 평단,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1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소설집에는 다른 가족 없이 엄마와 단둘이 지내는 초등학교 6학년생 소녀 다나카 하나미의 이야기를 다룬 5편의 연작 단편이 실렸다. 다나카 모녀의 유쾌하고도 애틋한 이야기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맑은 시선과 눈부신 통찰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성인 작가가 인위적으로 쓴 아이의 이야기와 비견되는, 통통 튀는 경쾌함과 순수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솔직하고 순수한 문장으로 담아낸 다나카 모녀의 일상은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밀려오는 먹먹한 감동에 울컥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 10만 일본 독자를 웃기고 울린 스즈키 루리카의 신작 “엄마, 진짜야? 저런 여자가 정말로 엄마의 엄마란 말야?” ‘엄마’라는 말의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딸을 버린 여자, 그 여자에게 학대당하다 끝내 버려진 여자, 수험 실패로 인해 가족에게서 내던져지듯 따로 나와 살게 된 중학생, 영문도 모른 채 사라진 형을 십여 년 간 애타게 찾아온 남자…… 여기 ‘정상 가족’의 여백에 존재하며 각자의 상처를 안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어떤 상처는 결코 극복되지 않는 채 ‘잔잔한 아픔’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역시 재미있고 여전히 눈부시다. 스즈키 루리카는 소설을 태양처럼 발광시키는 기술을 타고났다.” _미치오 슈스케(소설가,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작가) “우리가 동시대에 스즈키 루리카라는 작가를 얻은 건 사건이고, 행운이자, 커다란 희망이다.” _다와라 마치(시인, 『샐러드 기념일』 작가)

내일의 시간표

<내일의 시간표> “잊기 쉽지만 오늘, 지금 살아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야, 누구에게나.” 10대 천재 작가가 그린 평범한 일상의 찬란함 오늘과 똑같을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 “우리가 동시대에 스즈키 루리카라는 작가를 얻은 건 사건이고, 행운이자, 커다란 희망입니다.” (작가 다와라 마치) ‘타고난 재능’이란 게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갖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좌절하는 동시에, 어떻게든 그 재능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작가 스즈키 루리카는 2003년생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내리 3년 동안 출판사가 주최하는 문학상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된 《내일의 시간표》는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자, 연작소설집이다. 지방 작은 도시의 한 중학교를 배경으로 여섯 명의 캐릭터에게 일어난 일을 그린다. 학생인 작가에게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인 학교 생활, 특히 학과목을 주제로 스치고 지나갔을 법한 일상의 감정과 고민을 섬세하고 통찰력 있게 끌어낸다. 작품의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글 쓰는 재능을 타고난 이 어린 작가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매일 배우며, 살아가며 만약 입시라는 큰 산 없이 순수하게 교과목 자체를 배웠다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공부했을지도 모른다. 《내일의 시간표》는 어느 평범한 날의 시간표로 구성되어 있다. 국어, 가정, 수학, 도덕, 체육. 각 과목과 연관된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는 1장 국어에는 덜컥 소설로 상을 받았는데 앞으로 이 길을 계속 가도 되는 건지 고민하는 아스카가 등장한다. 2장에는 가정 과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잘 하는 아오이의 풋풋한 첫 사랑이 그려지고, 3장은 수학에서 9점을 받고 큰 스트레스를 받는 쓰보타의 이야기다. 아빠가 나간 집에서 어느 날 엄마마저 연락이 두절되어 엄마가 데려온 정체 모를 남자와 며칠 동안 살게 되는 마쓰오는 4장 도덕의 주인공이다. 점심시간에는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회피하기 위해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미지 메이킹 하며 살고 있는 소녀의 속마음이 공개되고, 5~6교시 체육은 타고난 운동신경이 제로인 아카네가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를 위해 마라톤에 도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마지막 장은 소설가를 꿈꿨지만 제자가 자신보다 상을 먼저 받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보는 국어 선생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 같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데다 캐릭터들이 조금씩 얽혀 있어 장편소설의 느낌을 준다. 여기에 모든 이야기에 ‘나카하라’라는, 그 어떤 주인공보다 매력적인 힐링 캐릭터가 등장해 작은 작품들에 유기성을 더해준다. 특별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특별한 이야기 《내일의 시간표》 속 중학교 2학년들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생의 속도에 혼란스러워 하고,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해준다는 사실에 울컥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더 이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자신을 들키지 않기 위해 거대한 벽을 쌓기도 한다. 죽음에 대해, 숨쉬던 존재가 어느 날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없음에 대해 불쑥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중학교 2학년의 일상이란 건 세상 어느 곳에 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학교와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 하지만 그 안에도 우주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성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별 거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일에 고민하고, 사소한 일에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매일을 쌓아간다. 10대인 작가는 중학생들의 말과 마음을 빌어 멋 부리지 않는 문장으로 이야기한다. 이 안에는 나이와 상관없는 당신이 있다고. ‘작가가 중학생 때 쓴 작품’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작품이 가진 그릇의 크기에 선입견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순간의 감정이 정확히 포착돼 어렵지 않은 언어로 표현되어 있고, 그를 통해 산다는 것, 자신의 일상을 독자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을 좋은 작품이라고 한다면, 《내일의 시간표》는 의심할 바 없이 좋은 작품이다. 반짝거리는 재능을 목격하는 행운 《내일의 시간표》는 작가가 중학생 때 집필한 작품인데, 이것이 다루고 있는 주제와 그 대사의 깊이는 작가의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벚꽃 아래서〉에는 병원 생활을 끝내고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집에서 창문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전부인 할아버지가 있다.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더 살았으면 하는 맘을 가진 손녀에게 그가 하는 말에는 살아가는 것과 죽는 것에 대한 솔직한 통찰과 진지함이 묻어난다. 작가의 재능 때문에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묻혀버리게 될까봐 안타까울 정도다. “세상에 나올 사람이라면 반드시 나와. 떠오르거든. 어떤 경로로든. 그 사람이 ‘그럴 만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돼.” 1장 〈보기 전에 뛰어라!〉 속 문장이다. 누가 봐도 ‘그럴 만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눈에 띈다는 세상의 이치. 그리고 아마도 이 대사는 《내일의 시간표》를 읽고 나면, 놀랍게도 이미 중학생 때 저 진리를 깨우친 작가에게 고스란히 돌려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찍 세상의 눈에 띈 그녀를 만나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