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오세영
평균평점
만화 토지 특별보급판(흑백) 1-17권

<만화 토지 특별보급판(흑백) 1-17권 세트> 『토지』 작가 박경리 탄생 90주년 기념 만화 『토지』 특별 보급판! 박경리 탄생 90주년을 맞이해 만화 『토지』 특별 보급판을 야심차게 준비했다. 오세영 · 박명운 화백 특유의 맛깔나는 그림을 통해 원작의 생생함을 재현한 만화 『토지』를 더 싸게, 더 가볍게 만나보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만화 『토지』 특별 보급판은 기존 책 크기에서 약 4분의 3 정도 줄여 한 손에 쏙 들어오도록 했다. 판형이 작아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서류가방이나 핸드백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지루한 출퇴근길을 즐겁게 보낼 수도 있다. ▶한국적인 단색의 미! 화려한 색감으로 원작을 생생하게 전한 만화 『토지』를 흑백으로 바꿔 한국적인 미를 살렸다. 이번 특별 보급판은 흑백 이미지로 바꿔 먹과 여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고아하고 담백한 수묵화처럼 그림의 멋을 한층 돋웠다. ▶내용은 그대로! 기존 도서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인하! 판형을 컴팩트하게 줄이면서 흑백의 붓터치를 보다 생생하게 볼수 있으면서 절반 가겨으로 내렸다. 특별보급판으로 각권당 5천원의 금액으로 만화 토지를 볼수 있게 했다. 현대문학 10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작 소설 『토지』의 감동을 그대로 살린 만화 『토지』! 여러 차례 지면을 옮겨가며 연재되다가 1994년 9월 16권이 발간되면서 완성된 박경리 대표 대하 소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시대의 우리 민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한국 현대 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힌다. 소설 『토지』는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원고, 26년에 걸친 집필 기간과 여러 번 바뀐 저작권 등의 문제로 계속되는 재출간 때문에 본래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판을 거듭하며 왜곡과 오류로 원문이 훼손되었다. 이에 마로니에북스는 토지 편찬위원회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정본 작업을 진행한 정황을 토대로 토지 편찬위원회 교수진들과 함께 작가의 의도와 가장 가까운 토지를 출간하기 위해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작가 고유의 목소리를 살렸을 뿐만 아니라 여러 판본의 전권을 일일이 비교·검토하며 수정되지 않은 오류와 왜곡들도 바로잡았다. 이렇게 완성된 소설 『토지』가 총 17권의 만화로 재탄생했다.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만화 『토지』는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화됐을 때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모두가 꿈꾸는 『토지』 완독의 꿈을 만화로!원작의 감동과 만화의 재미를 동시에 즐긴다! 소설 『토지』는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을 통해 운명을 이겨낸 한 깊은 삶을 사랑의 차원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인간상들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문학적 가치를 언급함에 있어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광활한 국내외적 공간, 수많은 등장인물, 연재부터 탈고하기까지 걸린 26년의 집필 기간, 원고지 3만 매가 넘는 기록적인 분량 등으로 인해 소설을 완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토지 전권 완독의 꿈을 가지거나 각오를 다진 적이 있을 것이다. 만화 『토지』는 바로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토지』 완독의 꿈, 이제 만화 『토지』로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소설 『토지』를 만화화하는 것은 근대화 이전 시대의 한국의 풍경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더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의미다. 또한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정서와 삶을 뒷세대 독자들에게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사 · 건축양식 · 복식사 · 문화사 등을 보여 줄 수 있고 역사적 고증 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세계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만화 『토지』는 원작의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만화 한 컷이 갖는 힘과 매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 만큼 꼭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북양항로

<북양항로> 사물과 자연에 숨겨진 깨달음을 찾아 삶이란 파도를 넘는 노시인의 표류기 우리 주변의 사물과 자연에서 삶의 진리를 이끌어 냈던 오세영 시인이 신작 『북양항로』를 출간했다. 반세기에 이르도록 왕성한 활동을 보인 시인의 열아홉 번째 시집이다. 네 개의 부로 구성된 『북양항로』에는 총 60편의 시가 실렸다. 등단 이후 한결같은 서정시의 길을 걸어온 시인은 맑고 투명한 시선으로 자연과 사물을 구분하던 ‘나’라는 피아의 벽을 허문다. 벽이 사라진 세계에서는 ‘오랜 입원 끝에 병원을 나선 청년’과 ‘이제 막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바라보는 하늘이 다르지 않다. 눈부신 햇빛에 휘청거리는 청년에서 시작한 시가 반들거리는 개구리의 눈으로 끝나는 순간은 읽는 이에게 시선의 낙차를 경험케 한다. 그러나 청년의 눈이든 개구리의 눈이든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봄은 아름답다.

원행

<원행>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천도를 단행하려는 정조 원행길에 나선 그의 목숨을 누군가가 노리고 있다! 나라의 운명이 달려 있었던 8일, 그 진실이 드러난다 『베니스의 개성상인』, 『자산어보』, 『구텐베르크의 조선』 오세영 작가의 역사소설 1794년 갑인년 동짓달. 홍문관 수찬 정약용은 성역소 총리대신 채제공으로부터 밀명을 받는다. 정조의 수원화성으로의 을묘원행을 앞두고, 수원 공역장을 은밀히 살피라는 것. 한편 1년 전까지만 해도 훈련도감에서 촉망받는 기총이었던 장인형은, 자신이 이끌던 청룡기의 해체를 맞아 군문을 떠나왔는데. 휘하 대장들을 위로하려 함께 기방을 방문했던 그는 기생 소향비를 위기에서 구해 주고 그녀와 인연을 맺는다. 수구 세력의 수장 김종수가 유배를 떠나면서 조선은 채제공이 이끄는 시파 세상이 되어 있었다. 유배에서 돌아온 김종수는 심환지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준다. 심환지에게 벽파의 앞날을 모두 맡긴 것. 그리고, 13년 전 강원도 양양에서 민란을 주도했다가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던 문인방이 돌아온다. 간신히 사지를 탈출했던 그는 먼 남방을 전전하며 또 한 번의 반란을 도모해 왔고, 마침내 비밀리에 한양에 입성한 것이다. 그는 장인형을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인다. 조선의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수원화성 천도를 계획하는 정조. 그로 인해 기득권을 잃게 된 수구 세력과,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문인방. 이들은 8일간의 을묘원행을 중심으로 각자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왕을 시해하려는 음모를 막고자 정약용은 어가 행렬을 뒤쫓아 수원화성으로 향하는데…. 시대의 거대한 변화 앞에서 그들이 꾸는 서로 다른 꿈은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과연, 새로운 세상은 열릴 것인가.

자산어보 1권

<자산어보 1권> 책 소개 영화 <자산어보> 개봉 기념 출간! 정약전과 섬 소년 창대의 나이와 신분을 넘어선 우정! 그들이 흑산도에서 함께 펼치는 실사구시의 꿈 이 책 <자산어보>는 정치 경제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던 18,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1801년 신유사옥 때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를 만드는 과정과 어민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소설이다.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절해고도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한양에서 다 피우지 못한 ‘실학’을 펼칠 수 있으리란 희망을 안고 섬사람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면서 그곳에서 어보를 쓰기로 결심한다. 정약전은 바다를 잘 아는 흑산도 청년 어부 창대를 만나 어보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얻으며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스승이자 벗이 된다. 소설 『자산어보』에서는 어지럽고 지난했던 조선후기 사회상이 농민과 어민들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 어부와 잠녀들의 일상사나 표류민들의 애환, 홍경래의 난으로 봉기한 농민들과 그로 인해 쫓기는 잔당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또 옥패의 친구인 이국영과 허회영의 결혼을 앞두고 죽은 줄만 알고 있던 고상운(이국영의 남편)이 살아돌아온 것이나 노비의 신분으로 은인과 정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야기 등은 남성우위 및 봉건제 신분 사회의 한계와 특성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한편 서원의 동주(원장)가 서민들이 공부하던 사촌서당의 맥을 끊기 위해 약전과 최종문(약전의 제자)을 배척하고 고사시키려 했던 모습은 조정의 비호 아래 외딴섬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서원의 행태와 조개껍질 속으로만 숨으려 했던 조선후기 보수 지배계층의 단순무지함이 결국 근대사회 우리 국운을 몰아갔음을 암시한다. 격동기 조선사회의 이면을 주된 배경으로 하면서 탄탄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의 결합을 통해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자산어보》는 동시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실천하는 지식인인 정약전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인과 리더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책 속으로 창대는 계속해서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잡아 올렸고 약전은 창대가 잡아 온 물고기를 문헌과 비교해 가며 특성과 습성을 빠짐없이 기록해 나갔다. “앞으로는 어류 외에도 해조류와 조개류도 다룰 것이니 빠뜨리지 말고 채집하거라.” “날이 풀리는 대로 물속으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런 것들은 물질을 하면 많이 잡을 수 있습니다.” 창대는 신이 났다. 한양 선비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다. 물질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창대는 어보의 초가 한 장 한 장 늘어나는 것을 보며 약전 못지않게 뿌듯했다. 더구나 물눈을 얻은 마당이다. 물눈을 끼면 물속이 바깥세상처럼 환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얼마나 멀리까지 보일까. 창대는 당장이라도 물질을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약전은 기다렸다가 준치를 먹고 가라고 했지만 창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신다. 그리고 아무리 한양 선비가 허물없이 대해 주더라도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1권 28~29쪽 약전은 한 장 한 장 늘어 가는 초들을 살피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보람을 느꼈다. 애초에는 큰 기대를 않고 시작한 일이지만 어보의 초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약전은 점점 물고기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바다의 신비로움에 빨려 들어갔다. 창대는 초를 이리저리 넘기며 혹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창대는 웬만한 책은 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데다 매사에 성실해서 약전은 창대로부터 큰 도움을 얻고 있었다. “소인은 매일 보면서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선비님께서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는 데 놀랐습니다.” 창대가 초를 넘기며 감탄을 했다. “그런데 여기 편어(扁魚 병어)는 머리가 작고 목이 움츠러들었으며 꼬리가 없다고 적혀 있는데 편어에게는 작기는 하지만 꼬리가 있습니다. 아마 제가 꼬리가 떨어져 나간 놈을 잡아 온 모양인데 다음에 제대로 된 놈을 다시 잡아 오겠습니다.” “그러냐? 그렇다면 고쳐 적어야겠구나.” 약전은 즉시 붓을 집어 들었다. 이렇듯 약전은 매사를 창대와 의논하고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흑산도에서는 조기와 홍어가 제일인데 아직 철이 되질 않아서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어 큰 놈은 넓이가 육칠 자나 되는데 그 넓적한 놈이 바다 밑을 유유히 헤치며 나가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1권 39~40쪽 今有圓形城 不知周徑 有四面門 乙出南門直行一百三十五步 至此 點 甲出東門直行一十六步 視此點 問城直徑幾何 원형으로 된 성이 있다. 둘레와 지름의 길이는 알 수 없는데 사면에 문이 있다. 을이 남문을 나와서 똑바로 백삼십오 보를 걸어가서 어느 지점까지 왔다. 그리고 갑이 동문을 나와 똑바로 십육 보를 걸어간 곳에서 그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성의 지름은 얼마인가? 천원술 중에서 어려운 편에 속하는 사원술(四元術 연립다원고차방정식)에 속하는 문제다. 약전은 최종문도 쉽게 답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종문은 심각한 얼굴로 풀이에 들어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풀기를 포기한 듯 멍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과연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약전은 호기심을 가지고 풀이에 몰두하고 있는 최중문을 지켜보았다. 어지럽게 수식을 적어 내려가던 최종문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희색이 만면했다. “답은 이백사십 보입니다.” 정답이었다. “풀이는” 약전은 감탄을 억누르며 해답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수학에서 풀이 과정은 답보다 더 중요하다. “먼저 천원(天元)을 설정해서 성의 반지름으로 삼고 남행보(南行步)로 고(股 높이)를 정한 후에 여기에 동행보(東行步)를 더하여 구(句밑변)를 얻습니다. 그리고 현(弦 빗변)을 구하고서 이것으로 현멱(弦冪빗변의 제곱)을 얻어서 차례로 구멱(句冪 밑변의 제곱)과 고멱(股冪 높이의 제곱)을 계산한 다음에 이들을 가감해서 반경(半徑)을 산출하면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최종문이 차분하게 풀이를 설명했다. 나무랄 데 없는 풀이였다. 최종문은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풀이를 한 것이다. 약전은 기뻤다. 흑산도에서 이런 인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최종문은 정녕 한양에서도 찾기 힘든 인재였다. -2권 63~64쪽

소설 자산어보

<소설 자산어보 세트> 책 소개 영화 <자산어보> 개봉 기념 출간! 정약전과 섬 소년 창대의 나이와 신분을 넘어선 우정! 그들이 흑산도에서 함께 펼치는 실사구시의 꿈 이 책 <자산어보>는 정치 경제적으로 격동의 시기였던 18,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1801년 신유사옥 때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를 만드는 과정과 어민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소설이다.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절해고도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한양에서 다 피우지 못한 ‘실학’을 펼칠 수 있으리란 희망을 안고 섬사람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면서 그곳에서 어보를 쓰기로 결심한다. 정약전은 바다를 잘 아는 흑산도 청년 어부 창대를 만나 어보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얻으며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스승이자 벗이 된다. 소설 『자산어보』에서는 어지럽고 지난했던 조선후기 사회상이 농민과 어민들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 어부와 잠녀들의 일상사나 표류민들의 애환, 홍경래의 난으로 봉기한 농민들과 그로 인해 쫓기는 잔당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또 옥패의 친구인 이국영과 허회영의 결혼을 앞두고 죽은 줄만 알고 있던 고상운(이국영의 남편)이 살아돌아온 것이나 노비의 신분으로 은인과 정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야기 등은 남성우위 및 봉건제 신분 사회의 한계와 특성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한편 서원의 동주(원장)가 서민들이 공부하던 사촌서당의 맥을 끊기 위해 약전과 최종문(약전의 제자)을 배척하고 고사시키려 했던 모습은 조정의 비호 아래 외딴섬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서원의 행태와 조개껍질 속으로만 숨으려 했던 조선후기 보수 지배계층의 단순무지함이 결국 근대사회 우리 국운을 몰아갔음을 암시한다. 격동기 조선사회의 이면을 주된 배경으로 하면서 탄탄한 구성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의 결합을 통해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자산어보》는 동시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신념을 지키는 실천하는 지식인인 정약전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인과 리더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책 속으로 창대는 계속해서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잡아 올렸고 약전은 창대가 잡아 온 물고기를 문헌과 비교해 가며 특성과 습성을 빠짐없이 기록해 나갔다. “앞으로는 어류 외에도 해조류와 조개류도 다룰 것이니 빠뜨리지 말고 채집하거라.” “날이 풀리는 대로 물속으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런 것들은 물질을 하면 많이 잡을 수 있습니다.” 창대는 신이 났다. 한양 선비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다. 물질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창대는 어보의 초가 한 장 한 장 늘어나는 것을 보며 약전 못지않게 뿌듯했다. 더구나 물눈을 얻은 마당이다. 물눈을 끼면 물속이 바깥세상처럼 환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얼마나 멀리까지 보일까. 창대는 당장이라도 물질을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약전은 기다렸다가 준치를 먹고 가라고 했지만 창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신다. 그리고 아무리 한양 선비가 허물없이 대해 주더라도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1권 28~29쪽 약전은 한 장 한 장 늘어 가는 초들을 살피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보람을 느꼈다. 애초에는 큰 기대를 않고 시작한 일이지만 어보의 초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약전은 점점 물고기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바다의 신비로움에 빨려 들어갔다. 창대는 초를 이리저리 넘기며 혹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은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창대는 웬만한 책은 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데다 매사에 성실해서 약전은 창대로부터 큰 도움을 얻고 있었다. “소인은 매일 보면서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선비님께서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는 데 놀랐습니다.” 창대가 초를 넘기며 감탄을 했다. “그런데 여기 편어(扁魚 병어)는 머리가 작고 목이 움츠러들었으며 꼬리가 없다고 적혀 있는데 편어에게는 작기는 하지만 꼬리가 있습니다. 아마 제가 꼬리가 떨어져 나간 놈을 잡아 온 모양인데 다음에 제대로 된 놈을 다시 잡아 오겠습니다.” “그러냐? 그렇다면 고쳐 적어야겠구나.” 약전은 즉시 붓을 집어 들었다. 이렇듯 약전은 매사를 창대와 의논하고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흑산도에서는 조기와 홍어가 제일인데 아직 철이 되질 않아서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어 큰 놈은 넓이가 육칠 자나 되는데 그 넓적한 놈이 바다 밑을 유유히 헤치며 나가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1권 39~40쪽 今有圓形城 不知周徑 有四面門 乙出南門直行一百三十五步 至此 點 甲出東門直行一十六步 視此點 問城直徑幾何 원형으로 된 성이 있다. 둘레와 지름의 길이는 알 수 없는데 사면에 문이 있다. 을이 남문을 나와서 똑바로 백삼십오 보를 걸어가서 어느 지점까지 왔다. 그리고 갑이 동문을 나와 똑바로 십육 보를 걸어간 곳에서 그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성의 지름은 얼마인가? 천원술 중에서 어려운 편에 속하는 사원술(四元術 연립다원고차방정식)에 속하는 문제다. 약전은 최종문도 쉽게 답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종문은 심각한 얼굴로 풀이에 들어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풀기를 포기한 듯 멍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과연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약전은 호기심을 가지고 풀이에 몰두하고 있는 최중문을 지켜보았다. 어지럽게 수식을 적어 내려가던 최종문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희색이 만면했다. “답은 이백사십 보입니다.” 정답이었다. “풀이는” 약전은 감탄을 억누르며 해답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수학에서 풀이 과정은 답보다 더 중요하다. “먼저 천원(天元)을 설정해서 성의 반지름으로 삼고 남행보(南行步)로 고(股 높이)를 정한 후에 여기에 동행보(東行步)를 더하여 구(句밑변)를 얻습니다. 그리고 현(弦 빗변)을 구하고서 이것으로 현멱(弦冪빗변의 제곱)을 얻어서 차례로 구멱(句冪 밑변의 제곱)과 고멱(股冪 높이의 제곱)을 계산한 다음에 이들을 가감해서 반경(半徑)을 산출하면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최종문이 차분하게 풀이를 설명했다. 나무랄 데 없는 풀이였다. 최종문은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풀이를 한 것이다. 약전은 기뻤다. 흑산도에서 이런 인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최종문은 정녕 한양에서도 찾기 힘든 인재였다. -2권 63~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