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김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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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의 살인마

<내 이웃의 살인마> 살인마에 관한 색다르고 흥미로운 크라임 단편 앤솔러지 『내 이웃의 살인마』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추리 미스터리에서 호러, 오컬트, 판타지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8인의 작가들이 펼쳐보이는 '살인마'에 관한 단편소설집. 연쇄살인마를 쫓는 펜션 주인, 갑자기 연쇄살인마와 맞닥뜨려 스무고개 게임을 통해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 청년,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죽음들, 한밤중에 만나게 된 기억을 잃은 여자와 의문의 운전자, 대학시절 절친의 육아 스트레스가 불러온 참극과 수상한 여자, 신선과 호랑이의 살인마를 붙잡기 위한 활약, 밤마다 세탁기 안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와 위층에 사는 미청년, 유튜버 애인이 살인마일지 모른다는 의문을 품은 사내 등 잔인하거나 강렬한 살인 묘사보다는 '살인마'라는 소재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품별 줄거리 혼자 온 손님 이혼과 은퇴 후, 외딴곳에 펜션 운영을 하며 노후를 보내려던 나. 그러나 생각보다 손님은 적고 기나긴 지루함과 무료함에 시달리던 어느 날, 손님 하나가 찾아온다. 낚시를 한 듯 비린내가 진동하는 트렁크에서 꺼내든 가방은 볼링공 두 개가 들어간 듯 묵직하고, 때마침 라디오에서 잔혹한 살인사건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온다. 악마의 장난 비디오방에서 갑자기 총을 들고 들이닥친 한 사내가 밑도끝도없이 스무고개를 제안한다. 죽음의 위협 속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묘수를 쓰지만, 그때마다 예상과 다른 전개가 기다린다. 앞뜰과 뒷동산에 남편을 따라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온 쌍둥이 엄마는, 초면부터 살갑게 맞아주며 아이까지 챙겨주는 박 씨 아주머니에게 호감을 느낀다. 아주머니는 이 마을에서 부인들은 다 죽어나가고 자기밖에 없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흘리는데. 손가락 트렁크 기억을 잃고 벌판에서 헤매던 여자는 마침 지나가던 한 사내의 자동차를 얻어타게 된다. 최근 살인 후 손가락만 챙기는 살인범 때문에 뒤숭숭한 와중에, 자동차의 트렁크에선 마치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미영 대학 시절 절친이었지만 현재는 소원해진 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출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던 미영의 하소연에, 한번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지만 정작 미영의 집에 찾아간 날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미영의 싸늘한 시신이었다. 귀매 신선 설원과 호랑이 호는 우연히 들른 주막에서 호랑이에게 죽임당했다는 시체 이야기에 놀란다. 한사코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호를 데리고 설원은 사건의 중심에 다가간다. 세탁기가 있는 반지하 반지하지만 싼 값에 거의 새거인 세탁기가 옵션이라는 말에 덜컥 계약한 효정. 윗층에 산다는 미남 지현과 친분까지 생겨 기분이 좋은 와중에, 이사온 밤에 세탁기에서 나타난 귀신 때문에 기겁을 한다. 연출자 X 유튜버로 인기있는 여자친구 성미를 둔 하민은, 성미가 사실은 살인자라며 자신에게 협조해 달라는 사내의 제안에 당황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미의 말은 하나둘 거짓으로 밝혀지고, 점차 여자친구에 대한 의심이 커져간다.

친구 찾기

<친구 찾기> 학교 괴담 소설집 『야간 자유 괴담』 시리즈! 죽은 친구와 나누는 메시지에는 죽음의 이유가 담겨 있다 연주는 같은 공간 안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기만 해도 참을 수가 없고, 나보다 오래 앉아 공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짜증도 나는 신경질적인 아이다. 연주의 부모는 연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사귀지 말라고까지 한다. 강박은 호러 소설 주인공의 좋은 자질이다. 그날따라 평소보다 더 짜증이 났던 연주는 적당히 시간이나 죽일 셈 화장실로 갔다가 준영의 전화를 받는다. 도움은 안 되어도 얼굴 하나는 봐 줄 만한 남자애인 준영은 심심풀이로 ‘죽은 사람을 불러오는 의식’을 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한다. 마침 연주에게는 찾고 싶은 물건이 하나 있다. 속마음을 적어 놓은 다이어리인데, 친구에게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했다. 그 친구가 자살하면서 다이어리가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연주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시간 죽이기는 꽤 괜찮은 방법 아닌가? 그리고 장난 같은 의식은 실패하지 않으며 예상은 빗나가고 원하지 않은 결과가 치명적인 상처를 불러온다. 좋은 이야기에는 항상 미끼와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미끼는 독자를 끌어들여 속이고, 허점은 태연하게 숨어 있다가 기습적으로 찌른다. 「친구 찾기」는 미끼와 허점, 모두 훌륭하게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