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린(조선비밀수사대)> “귀신 좀 잡아 와라.” 비밀에 쌓인 섬 환선도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귀신 사냥! 한성 최고의 해결사 미남 선비, 준영. 다른 이가 들으면 뜨악할 의뢰를 받았다. 그런 준영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한성 최고 큰손이자 영향정의 주인, 서연. 단단한 사내로 성장한 형조의 좌랑 군아와 군아에게 단단히 빠져있는 박투의 대가 다희. 조금씩 준영을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가 못마땅한 몸종 오덕과 괴팍한 주인을 제 몸처럼 아끼는 감쇠, 전직 척호갑사출신의 새내기 비수대 일수. 거기에 느닷없이 등장한 ‘꽃중년 비밀 수사대’까지. 조선 최고의 수사대가 보여주는 마지막 이야기!
은정원. 27세 초짜 카페 매니저“평소엔 마스터, 기분 나쁘면 사장님, 화가 나면 아저씨! 됐어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입을 닫고 있어도 답답하고, 입을 열면 더 답답하고. 당최 답이 없다. 이런 사람이랑 대화를 해 보겠다고 열을 낸 스스로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것도 잠시, 순식간에 바닥까지 추락한다. 감정이 롤러코스터보다 더 급하게 널을 뛰었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심장에 좋지 않았다. 아주 많이.서진하. 34세 이상한 카페 마스터 “하! 서진하 꼴이 우습게 됐구나.”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커다란 눈망울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엉뚱한 행동들도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조막만한 얼굴에 선명하게 묻어나는 감정도, 거침없는 표현들도 그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된 기분. 항상 모든 것이 분명한 그로선 꽤 오랜만에 느끼는 모호함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여자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15세 개정판]백일홍과 소나무. 한창 잘(?)나가는 27세 청춘 남녀. 영판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이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으니, 짝사랑도 연애도 6개월을 넘겨본 적이 없는 한심한 청춘이라는 것이다.“으이그, 이 화상아! 너네 사귄 지 얼마나 됐어?”나무의 이마에 꿀밤을 먹인 그녀가 사감선생님처럼 따져 물었다. “석 달.” “그런데 여적 아무 짓도 안 했단 말이야?”“그런 애 아니거든?”“에라~ 꼴통아. 석 달이나 됐는데 아무 짓도 안 하는 남자가 남자니? 어느 여자가 그걸 참아줘?”“세상 여자가 다 너 같은 줄 알아?”입만 열면 칼날 같은 독설에, 좋든 싫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에, 무슨 일이든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나름 바람직한(?) 사고방식까지 고루 갖춘 백일홍이다. 그런 그녀와 붙어봐야 깨지기밖에 더할까. 백전백패, 소나무의 전적이다.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녀만 보면 심장이 고장이라도 난 듯 울렁증이 생겼다.분명히 친구인데, 친구여야 하는데, 당당하게 친구라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었다. 형제 같은 친구에게 소유욕을 느끼다니 미친 것이 분명하다. "
“이게 무슨 짓이지?”화가 잔뜩 난 은혁의 목소리는 싸늘하고 딱딱했다. 하지만 수인은 그런 은혁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자신의 립스틱이 묻은 은혁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닦아줄 뿐이었다.“남편 될 사람이 키스도 제대로 못하는 샌님이라고 소문나면 창피하잖아요. 내가 착한 여자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어쩔 뻔했어요.” 흡사 삐뚤어진 타이를 고쳐주듯 가볍게 말하는 수인이었다.하지만 역시 왕은혁.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펄펄 뛸 거란 예상된 행동보단 이쪽이 더 재밌었다. 은혁도 전혀 예상 못한 수인의 행동에 놀랐다. 아무리 개망나니라지만 이런 짓까지 서슴없이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잠시 상대방의 얼굴만 노려보던 두 사람. 곧 둘은 이 결혼을 한 후 기필코 해야 할 일을 찾게 되었다.‘왕은혁. 이 꽁생원에 샌님. 기필코 그 가면을 부셔버리고 말겠어.’ ‘연수인. 당신의 그 빌어먹을 버르장머리. 꼭 뜯어고쳐놓고야 말겠어.’
“이게 무슨 짓이지?” 화가 잔뜩 난 은혁의 목소리는 그의 할아버지라도 움찔할 정도로 싸늘하고 딱딱했다. 하지만 수인은 그런 은혁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자신의 립스틱이 묻은 은혁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닦아줄 뿐이었다. “남편 될 사람이 키스도 제대로 못하는 샌님이라고 소문나면 창피하잖아요. 내가 착한 여자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어쩔 뻔했어요.” 흡사 삐뚤어진 타이를 고쳐주듯 가볍게 말하는 수인이었다. 하지만 역시 왕은혁.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펄펄 뛸 거란 예상된 행동보단 이쪽이 더 재밌었다. “그거 참 고맙군.” 수인이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 반응을 보인 은혁에게 놀랐듯이 은혁도 전혀 예상 못한 수인의 행동에 놀랐다. 아무리 개망나니라지만 이런 짓까지 서슴없이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잠시 상대방의 얼굴만 노려보던 두 사람. 곧 둘은 이 결혼을 한 후 기필코 해야 할 일을 찾게 되었다. ‘왕은혁. 이 꽁생원에 샌님. 기필코 그 가면을 부셔버리고 말겠어.’ ‘연수인. 당신의 그 빌어먹을 버르장머리. 꼭 뜯어고쳐놓고야 말겠어.’
“당신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겠어. 당신 뭐야? 대체 뭔데 내가 잠도 못 자고 당신 생각을 해야 하지? “…….” “이쯤 되면 당신이 책임져야 할 것 같지 않아?” 한없는 욕심에 그녀를 탐하는 손끝이 저릿하게 떨려왔다. 여린 입술도, 손끝에 감겨드는 가는 머리칼도, 품안 가득 흔적도 없이 녹아날 것만 같은 부드러운 육체도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한 줌 독이라 해도 기꺼이 삼키고 말 것처럼 치명적이다. 은헌은 이대로 모든 것을 잊고 끝까지 내달리고만 싶었다. 언제 그렇게 경계했었냐는 듯 나긋하게 감겨오는 작은 육체가 꿈결처럼 부드러웠다. 찰나 새어나오는 작은 한숨마저도 그의 열망을 한껏 부채질했다. 불꽃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은헌의 붉은 입술이 위험한 미소를 그렸다. “내가, 당신을 미치게 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