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맹(群盲) - 현덕 한국문학선집> 군맹(群盲) - 현덕 한국문학선집 현대문학 단편소설 시리즈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현덕(玄德) 작가/작품 소개 *현덕(玄德) 한국의 소설가, 시인, 아동문학가이다. 본명은 현경윤(玄敬允). 1932년 《동아일보》에 동화 〈고무신〉을 발표한 뒤, 김유정, 김기림, 이석훈, 박태원, 안회남, 이상 등과 교유하는 습작 기간을 거쳐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남생이〉가 당선되면서 정식 데뷔했다. 서울 동편 외곽을 둘러막으며 가로누운 낙산(駱山)이 성 밖으로 가지가 갈라져 주봉을 이룬 뫼를 만수산(萬壽山)이라 한다. *군맹(群盲) 한편 남향을 하고 밋밋이 흘러내린 두던은 갑자기 찍어 낸 듯 급각도로 비탈이 져 끝이 잘리었다. 전에 채석을 하던 자리로 군데군데 부자연하게 모진 암면이 얼굴을 드러냈다. 그 깎아지른 측면을 의지하고 양철 지붕, 거적 지붕의 토막이 한 채의 고층 건물처럼 거진 지붕 위에 거적담 조각 판장이 연해 층층이 올라앉았다.
<경칩 - 현덕 한국문학선집> 경칩 - 현덕 한국문학선집 현대문학 단편소설 시리즈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현덕(玄德) 작가/작품 소개 *현덕(玄德) 한국의 소설가, 시인, 아동문학가이다. 본명은 현경윤(玄敬允). 1932년 《동아일보》에 동화 〈고무신〉을 발표한 뒤, 김유정, 김기림, 이석훈, 박태원, 안회남, 이상 등과 교유하는 습작 기간을 거쳐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남생이〉가 당선되면서 정식 데뷔했다. [경칩] 마을은 집집이 새로 이엉을 입혔다. 밤 사이 우물 앞 얼음이 풀리고 동네 닭들이 모여 헤집는다. 맞은편 안산 골짜기에 희끗희끗 보이던 눈은 자취도 없고 축축이 젖어 한걸음 가까이 다가든 듯싶다. 간밤 비를 몰아간 바람은 언덕 다박솔밭에서 울고 마을은 잠자는 듯 조용하다. 길가 보리밭 두렁에 어린아이 셋이 나란히 서 있다. 얼굴, 손, 저고리, 바지에 점점이 흙이다. 바지괴춤이 배꼽 아래로 내려앉고 길과 밭두렁 사이 작은 도랑을 막고 눈 섞인 물이 괴기를 기다린다. 붇는 줄 모르게 물은 야금야금 밭밑까지 젖어들었다. 노마는 앉아 두 손을 물에 잠그더니 가만히 있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 - 현덕 한국문학선집> 나비를 잡는 아버지 - 현덕 한국문학선집 현대문학 단편소설 시리즈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현덕(玄德) 작가/작품 소개 *현덕(玄德) 한국의 소설가, 시인, 아동문학가이다. 본명은 현경윤(玄敬允). 1932년 《동아일보》에 동화 〈고무신〉을 발표한 뒤, 김유정, 김기림, 이석훈, 박태원, 안회남, 이상 등과 교유하는 습작 기간을 거쳐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남생이〉가 당선되면서 정식 데뷔했다. # 나비를 잡는 아버지 황혼의 종로로 방향을 돌려 버스는 떠난다. 경쾌스럽게. 건드러진 노랫소리가 푸른 언덕을 넘어온다. 바우는 송아지를 뜯기며 밤나무 그늘에 앉아, 그림 그리는 책을 펴 들었다. 송아지가 움직이는 대로 자리를 옮아 앉으며 옆으로 풀을 뜯는 송아지 모양을 그리느라 열심히 들여다보고 연필을 놀리고 하더니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흥!" 하고 빈정거리는 웃음을 한 번 웃고는 그 소리가 듣기 싫다는 듯 그 편에 등을 대고 돌아앉는다. '겨우 서울 가서 공부한다고 배워 가지고 온 것이 유행가 나부랑이냐. 그리고 나비 잡는 것하고.'
<남생이 - 현덕 한국문학선집> 남생이 - 현덕 한국문학선집 현대문학 단편소설 시리즈 * 도서 구성 및 독자 대상 -첫째, (고품격) 현대 문법 정리(띄어쓰기 및 현대어 적용) -둘째, 한국 근/현대 문학 대표작 선집(한국인 사랑하는 대표 단편소설) -셋째,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초/중/고등학생 및 남녀노소 필독서) -넷째, 현덕(玄德) 작가/작품 소개 *현덕(玄德) 한국의 소설가, 시인, 아동문학가이다. 본명은 현경윤(玄敬允). 1932년 《동아일보》에 동화 〈고무신〉을 발표한 뒤, 김유정, 김기림, 이석훈, 박태원, 안회남, 이상 등과 교유하는 습작 기간을 거쳐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남생이〉가 당선되면서 정식 데뷔했다.
<하늘은 맑건만>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양심의 가책과 친구의 유혹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한 소년의 상황을 그려 내고 있다. “문기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버지 때문에 어려서부터 작은아버지 집에서 자란다. 어느 날 문기는 고깃간에 심부름을 갔다가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수만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한다. 문기는 수만이 시키는 대로 거스름돈으로 공과 쌍안경 등의 물건을 사고 군것질도 한다. 그러다 문기의 행동을 이상히 여긴 삼촌에게 불려가 꾸중을 듣는다. 거짓말을 한 문기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게 되는데…….”
<현덕 단편집 초판본> 현덕은 1930년대 후반 문단에 등장했다. 밀도 있는 문장과 치밀한 묘사로 식민지 현실 문제를 예리하고 세련된 형식으로 포착한 그는 현실에 대한 사실적 형상화와 고도의 예술성 모두를 성취한 신예 소설가로 평가받았다. 공동체의 해체와 모럴의 상실을 통해서 타락하고 병든 현실에 주목한 그의 소설은 1930년대 후반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현덕은 1930년대 후반 신세대 작가로 문단에 등장했다. 밀도 있는 문장과 치밀한 묘사로 식민지 현실 문제를 예리하고 세련된 형식으로 포착한 그는 현실에 대한 사실적 형상화와 고도의 예술성 모두를 성취한 신예 소설가로 평가받았다. 공동체의 해체와 모럴의 상실을 통해서 타락하고 병든 현실에 주목한 그의 소설은 1930년대 후반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수작이다. 현덕의 소설은 주로 유년의 가난 체험을 근간으로 하여 궁핍한 식민지 현실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그 속에서 훼손 일로로 치닫는 불구적이고 속악한 세계의 현실을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현덕이 해방 이전에 발표한 소설(<남생이>, <경칩>, <층>, <두꺼비가 먹은 돈>, <잣을 까는 집>, <녹성좌>)에는 동일하게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현덕의 소설은 모두 농촌 공동체가 해체되고, 인물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의 변두리와 빈민촌으로 이주하는 몰락의 과정을 그린다. 이로써 1930년대 후반의 식민지 현실을 가장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나타냈다. 현덕의 소설에서 아이의 시선은 어른들의 세계가 얼마나 몰가치적인 세계이며 타락한 세계인가를 비판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쓰인다. 현덕 소설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병약한 아버지 또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모티프다. 아버지는 더 이상 가장으로서의 위엄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과 동등하거나, 심지어는 아이들이 돌봐줘야 하는 병약하고 불쌍한 인물로 그려지기 일쑤다. 당연히 아이들은 그런 아버지의 존재를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며, 바로 이 위계의 전도가 아이들에게 혼란의 경험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아버지들의 경제적 무능력을 통해서 현덕은 경제적인 능력의 파산이 결국 모든 가치의 타락과 파멸을 불러오는 원인임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현덕의 소설에 등장하는 병든 아버지들이 실상은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자들이며, 근대 자본주의 안에서 더 이상 가치를 획득하지 못한, 소멸되어 가는 상징적인 질서의 체현자임을 깨달을 수 있다. 현덕의 소설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가부장적 권위가 아니라 동정적이고 인간적인 관계로 그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덕의 소설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기존 질서의 붕괴는 교묘하게 연동되어 있다. 한편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소설에는 대부분 어린아이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들 소설에서 아이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것은 타락한 어른들과 무기력한 지식인이다. <남생이>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노마의 성장이 교묘하게 교차되고 있는 것처럼, 현덕의 소설에 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일말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서는 이런 일말의 긍정성도 찾기 어렵다. 농촌과 달리, 생존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도시 공간에서 ‘아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인식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