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 빵의 달인이 되고 싶은 오란주와 빵셔틀 보이 달고의 고군분투 성장기! 오~란주가 만든 팥빵, 크림빵 한번 맛보실래요? 짝퉁 명품에 목매는 친아빠, 팔자 한번 다림질하려다 태워 먹은 친엄마, 신도들의 헌금만 사랑하는 새아빠, 짝퉁 침술사 새엄마까지. ‘란주’는 버릴 수만 있다면 가족들을 쓰레기통에 쳐 넣고 싶다. 우울한 마음을 빵 만들기로 달래 보지만, 새로 전학을 간 학교에서도 일진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이전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며 힘의 논리를 맛본 ‘란주’는 반에서 빵셔틀 당하는 달고와 동급으로 묶이는 게 싫어 일부러 못되게 군다. 그러던 어느 날, 달고가 학교 일진들에게 심하게 맞아 의식을 잃는다. 란주는 쓰러진 달고가 은근히 신경 쓰여 일진과의 관계에서 갈등하는데……. 쓰나미 같은 성장통 속에서 일진들에게 왕따를 당한 란주의 마음은 과연 어디로 기울까? 질풍노도 속 불안한 10대, 소설읽기를 통한 치유법 『팥빵 먹을래, 크림빵 먹을래?』는 중3 여중생 오란주의 반성이 담긴 고백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힌 란주와 왕따를 당하는 달고의 주변을 집중력 있게 다뤘다. 작가는 현재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해체된 가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부모의 번복된 이혼과 잦은 전학 생활로 안정을 찾을 수 없었던 란주는 세상 모든 것이 애매하기만 하다. 그 전 학교에서는 일진이 아닌 이진으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가해자의 입장이었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는 반 일진 패거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피해자의 입장이 된 오란주가 이미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달고에게 못되게 군다는 점이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란주는 반에서 루저로 통하는 달고와 같은 동급으로 묶이는 게 싫다. 달고를 볼 때마다 자신의 처지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란주는 반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자신을 부정하려고 달고를 무시하지만, 어느덧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동안 가족에게 온기를 느끼지 못한 란주는 달고가 아빠와 혈연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 아껴주는 모습을 보며 가족의 따스함을 느낀다. 또한 란주 는 빵 만들기를 통하여 부모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동네 골동품 가게 할아버지와 문신 아저씨의 배려로 가족은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작가는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한 란주를 일진 입장의 가해자에서 왕따를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으로 설정했는데, 이 지점에서 인물의 감정 변화를 꾀하며, 질풍노도를 겪은 청소년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지 질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