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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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학점의 천재들 1

『F학점의 천재들』을 리메이크하면서 대학은 사회의 온실이다. 이 온실에는 시대를 구원할 젊은이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스펙 7종 세트인 학벌, 올 A학점, 토익 990점, 자격증 3개, 해외연수, 외모, 성형에 대한 강박감을 받으며 버거운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어른들의 과거나 현재는 자기들의 현재나 미래가 아니라며 소통하기를 포기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유롭고 깨끗한 영혼이라고 자처하지만 어른들의 아바타가 되고 있다. 그들은 ‘내로남불’이라는 늪에서 어른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그들은 어른들의 죄를 뒤집어쓰고 황폐한 감옥 속에서 고독을 씹고 있다. 그들은 고독을 즐기며 사랑도 즐기려 한다. 그들은 캠퍼스 안팎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대학은 공붓벌레인 고시파, 건수에 민감한 낭만파, 돈 맛을 알아버린 알바파, 사회운동에 신념을 거는 참여파, 대학에서 졸업장 하나 건지려는 간판파, 주야장천 취업에 목숨을 거는 취준파들의 온실이다. (신) 『F학점의 천재들』 연작소설은 예의 다섯 개의 파들로, 몽타주 한 주인공을 간절한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콩트로 이루어져 있다. 36개의 캠퍼스 이벤트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련을 맺고 있지만 각자의 얘기가 따로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소설이 대학인들의 내면의 애정을 표현하지 못했다고 독자들의 삿대질을 보내도 할 말이 없다. 삿대질을 달게 받겠다. 그들의 고뇌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며 갈채를 보내 준다면 깊은 애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시대의 양심이라고 자처하는 대학인들에게 아부해 환심을 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태양을 쫒아간 광대가 무사히 되돌아오기만 기다릴 뿐이다. 2021. 4.25. 방배동 아파트에서

굿모닝 소울메이트

<굿모닝 소울메이트> [굿모닝 소울메이트]는 첫사랑을 내친 이민규와 내침을 당한 강수지가 30년 만에 다시 만나 사랑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이야기이다. 이민규는 젊은 시절 강수지에 대한 절교 선언에 대한 참회를 목적으로, 강수지는 이민규에 대한 증오와 보복을 목적으로 다시 만나지만, 애증을 거두고 또다시 사랑의 불꽃을 피워 올린다. 결혼 생활에 불만을 갖고 살던 이민규와 강수지는 배우자들과 사별한 후 1박 2일 동반 해외여행을 하면서 열정적인 정념에 휩싸여 빠져나오기 싫은 심연에 빠지게 된다. [굿모닝 소울메이트]는 첫사랑의 기억이 무거운 저울추처럼 매달려 있는 수지의 연민 어린 애증과, 학창 시절 야망을 불태우며 도전했으나 끝내 고시에 실패한 민규의 상처와 회한을 대칭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했지만, 그 결혼이 가볍고 형식적인 부부관계로 형성되어 결국 인간의 사랑과 결혼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첫사랑 민규를 우연찮게 다시 만나게 된 수지는 민규를 한시적으로 ‘소울솔메이트’로서 사귀면서 배반에 대한 복수를 꿈꾸지만 ‘에로틱한 우정’의 심연에 빠지게 된다. 사랑은 그 자체의 무거움 탓에 누구나 외로움과 그리움이라는 병을 앓게 하는 것 같다. 변하지 않는 사랑, 가슴을 적시는 사랑,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사랑하는 부부임에도 각자 이기적인 삶을 추구함으로써 결국 결혼의 가벼움 마저 느끼게 되어 만들지도 모른다. 소설 속 민규와 수지가 펼쳐낸 꿈과 야망, 사랑과 배반, 가정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남다른 시각과 필력으로 재미있고 에로틱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낸 이야기이다.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에 평생 그리워하던 첫사랑이 당신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