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가 vs 흥보전 (같은 인물, 다른 작품! 동시에 읽는 소설 :흥보전 열전)> 흥보가 vs 흥보전 : 같은 인물, 다른 작품! 동시에 읽는 소설 - 흥보전 열전! * 같은 인물, 다른 작품(다른 느낌)을 한 권으로 함께 있는 E-BOOK 시리즈 입니다. * <작자미상> "흥보가" * <신재효> 정리 "흥보가(전)" 흥보가(興甫歌) 또는 흥부가(興夫歌), 박타령(-打令(鈴)), 흥부타령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의 하나로 작자미상이다. 흥부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동리 신재효가 내용을 수정하였다. 다른 판소리보다 익살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욕심 많고 심술궂은 형 놀보(놀부)와 마음씨 착하고 우애 있는 아우 흥보(흥부) 사이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다. 놀보는 부자로 살면서 아우를 내쫓는다. 쫓겨난 흥보는 갖은 고생을 한다. 어느날 흥보가 부러진 제비 다리를 고쳐주자 이듬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줬는데, 박씨를 심었더니, 열린 박 속에서 온갖 보물이 나와 흥보는 부자가 되었다. 놀보는 더 부자가 되겠다고 억지로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고쳐 주고 얻은 박 씨를 심었다가, 박 속에서 나온 상전, 놀이패, 장수 따위에게 혼이 난 뒤 개과천선(改過遷善)한다는 이야기이다.
<박타령> ≪흥부전≫은 한국 독자에게 매우 친숙한 소설이면서도,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는 독자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흥부는 ‘착한 사람’, 놀부는 ‘악한 사람’의 전형으로 보아 왔으며, 최근에는 흥부를 ‘게으르고 무능하며 의지가 약한 사람’, 놀부를 ‘부지런하고 유능하며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도 생겨났다. 이와 같은 인물상의 단순한 이분법은 작품의 원전을 읽지 않고 줄거리만 가지고 제멋대로 추측하는 데서 빚어지는 오해다.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라는 뛰어난 두 인물을 창조했다. ‘흥부’의 이름은 원래 ‘흥보(興甫)’로서 ‘흥할 사람’이라는 뜻이다. ‘놀부’는 ‘놀보’로서 ‘놀 사람, 노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놀부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며, 많은 재산을 가지고 편하게 놀고먹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갖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냉혹한 사람이다. 반면에 흥부는 놀부에게 쫓겨나온 뒤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온갖 품팔이를 하며 부지런히 산다. 심지어는 목숨 걸고 매품까지 팔려고 했을 정도로 책임감도 강하다. 또한 이웃의 불행을 자기의 불행으로 알고 구원하려 애쓰며, 나아가 제비 같은 미물에게마저도 동정심을 잃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다. 이와 같은 인물의 형상화 외에도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가치를 지닌다. 첫째로, 이 작품은 해학(諧謔)이 뛰어나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웃음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흥부가 박을 타는 장면은 물론이고, 흥부가 죽기 살기로 매품을 파는 괴로운 상황이나 굶주림에 시달리는 슬픈 상황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다. 이는 과거 우리 민족이 지녔던 삶의 슬기와 여유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둘째로, 조선 후기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놀부에게 쫓겨나 떠돌아다니며 살아가는 흥부의 삶 속에는 집과 땅 없이 떠돌던 유랑민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또한 작은 오막살이집에서 자주 끼니를 거르며 먹고살기조차 힘겨운 흥부 가족의 삶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부자로 사치스럽게 편히 놀고먹으며 사는 놀부의 모습에는 돈 많은 지주(地主)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떠돌아다니며 놀이를 팔아먹고 살던 놀이패들의 모습도 잘 그려져 있다. 셋째로, 사상의 우수성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윤리가 중요한가, 돈이 중요한가?’를 묻고 있다. 흥부는 윤리는 있되 돈이 없고, 놀부는 윤리는 없되 돈이 있다. 과연 어떤 게 잘 사는 삶인가? 이 작품은 둘 다 옳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게 정답인가? 윤리가 중심이 되되 돈도 있어야 잘 사는 삶이다. 이게 흥부가 부자가 된 뒤의 모습인 지상선(地上仙)이다. 그러면 흥부는 어떻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었을까? 흥부는 남과 더불어 착하게 열심히 살다 보니, 이웃이 은혜를 갚아 도와주어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반대로 놀부는 자기 혼자 잘 살려고 남에게는 피해를 입히면서 살다 보니, 결국 남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또 자기 욕심이 지나쳐서 끝내는 망하고 말았다. 따라서 혼자만 잘 살려는 생각보다는 남과 더불어 잘 살려는 생각이 인생의 승리자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놀부의 생각은 ‘배타주의(排他主義)’라고 부를 수 있다. 한편 흥부의 생각은 ‘더불어 살기주의’ 또는 ‘공존공영주의(共存共榮主義)’라고 부를 수 있다. 이처럼 ≪흥부전≫은 우리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인 ‘더불어 살기’를 가르쳐주고 있다.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라는 보편적인 인물들을 창조한 것과 동시에, ‘공존공영주의(共存共榮主義)’라는 보편적인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품이며, 영원히 한국인의 고전으로 남을 작품이다.
<개정판 | 신재효의 가사> 조선의 최고 인기 예능, 이것이었다! 조선 후기 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예능은 <춘향가>도 <흥보가>도 아니었다. 너무 길기 때문이다. 장터에서, 잔칫집에서, 일터에서 모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 것은 단가, 잡가, 시조 등으로 불리던 노래들이다. ‘가사’라는 이름 아래 신재효가 남긴 노래들을 모두 엮어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소리꾼들도 정확한 단가의 연창을 위해 정본에 해당하는 이 책이 필요하다. <허두가>, <단잡가>, <어부사>, <방아타령> 등 장르를 넘어선 이 노래들을 통해 조선 시대 서민 문화와 우리 판소리의 실체를 맛볼 수 있다. 정확한 교감, 상세한 주석과 해설뿐 아니라, 신재효의 사설 개작과 가사 창작에 대한 부록도 함께 실어 판소리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2019년에 출간해 2020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 도서로 선정된 ≪신재효의 가사≫에 2020년 새로 발견된 ‘청계본(淸溪本)’의 내용을 추가하고 대조해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