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
김용필
평균평점
코리안 드림

<코리안 드림> 중국 동북 3성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한국에 50만 명이나 나와 있단다. 젊은 부부들이 자식과 부모만 남겨두고 거의 한국에 나와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우리 경제의 밑바닥을 지탱해 주고 있다. 아무튼 그런 대로 그들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기에 꿈을 이루고 있다. 그런 한편 베트남 파월 장병의 후예들이나 원양어선의 선원들이 남태평양의 사모아 등지와 대서양 라스팔마스에 뿌려놓은 한인 후예들이 아버지의 조국에 꿈을 안고 왔지만 그들 아버지들이 외면하는 바람에 상처만 받고 돌아간 자가 수천 명이란다. 이들에겐 코리언 드림은 엘도라도가 되지 못했다. 서울의 가리봉동이나 대림동에 가면 중국인 거리를 만들어 잘살고 있지만 다른 동남아에서 온 자들의 사정은 좀 다른 것 같다. 결코 그들에겐 한국은 꿈의 이상향이 아니었다. 난 이 책에서 인간 상실의 시대에 꿈을 안고 한국에 왔다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실의에 찬 안타까운 모습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 그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겪고 있는 실태를 다큐소설로 엮은 것이다. - 김용필, <프롤로그> 중에서

전범

<전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광기가 만들어 낸 태평양전쟁, 어쩔 수 없이 그 폭풍 속으로 휩쓸려간 조선과 일본의 젊은이들은 전범이 되었다. 역사의 격동기에 전쟁의 희생자가 된 한국인들은 전범이라는 최악의 불명예를 안고 세상이 버린 몸이 되었다. 그러나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 진실은 우리에게 신중하면서 사실에 입각한 기억을 요구한다. 미약하고 나약한 개인의 진실이 아니라 광기와 야망으로 얼룩진 한 국가의 역사를 심판하는 진실을 요구한다. 일제 36년 동안 1,000만 명의 조선인 청장년들을 강제징용으로 징집되어 현역군, 학도병, 군속, 광산노동자, 군수품 제조공장,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 중 400만이 돌아오고 600만이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500명이 전범으로 처벌을 받았다. 더 통탄할 일은 돌아오지 못한 그들 중에 2,000여 명이 일본군 전쟁 영웅으로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되어 있다. 이것은 역사의 오류인 동시에 역사의 연민이다. 아시아에서 태평양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진 연합군과 일본군의 전쟁 속에서 우리 민족은 전쟁 당사자보다 더 참혹한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남았다. 이 불행의 역사를 찾아 나선 주인공 역사소설가 김상혁과 일본인 작가 사유리는 취재 중에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러나 거듭되는 우연의 가면 속에 엄청난 인연으로 엮인 실타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두 사람은 태평양전쟁이 일어났던 현장을 찾아간다. 그 현장에서 발견한 두 집안의 인연과 악연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절망에 빠진다. 태평양전쟁에 참전한 상혁의 할아버지와 사유리 할아버지의 전쟁기록을 찾아가면서 참혹하고 가슴 아픈 역사여행은 계속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전범’은 실존 인물들을 통해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며 아찔하고 짜릿한 역사의 광기를 리얼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옥의 문을 열고 돌아온 위안부 할머니와 전쟁영웅이 되어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된 할머니의 남편, 산 자가 죽은 자로 둔갑해 가짜 전쟁영웅이 되어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된 사유리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후손들은 시대의 물결에 휩쓸린 가해자였으며 피해자였다. 그 역사의 현장 위에서 진실과 거짓의 파노라마가 파도처럼 펼쳐지는 강력하고 위험한 이야기 ‘전범’이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잃어버린 백제

<잃어버린 백제> 주몽을 사랑했던 소서노가 주몽을 버리고 떠나야만 했는지, 주몽과 소서노 그 이후 이야기를 담은 김용필 장편 다큐 역사소설. 중국사에 번연히 살아있었던 대백제 동로마제국. 사라진 백제와 역사학자들의 음모 속에 철처히 감추어져 왔던 고대사의 엄청난 비밀이 파헤쳐진다.

전쟁과 여인

<전쟁과 여인> 혜음 령을 넘으며 전쟁에 짓밟히는 여인들의 슬픈 내막을 떠올린다. 무력한 국가와 무능한 군주 때문에 막을 수 있는 외침을 막지 못해 고통과 수난을 당한 백성들의 슬픈 역사가 혜음 령에 있었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간 12만 명의 인질 여인들이 이 고개를 넘었다. 무지한 청나라 병사에게 무자비하게 성유린을 당하고 돌아왔건만 국가와 유학자들은 그녀들에게 정조 잃은 불량여인으로 낙인찍어 거리로 내쫓았다. 국가는 마지못해 정조 잃은 여인들에게 몸을 씻는 회절 례를 갖추게 하였고 임신한 여인들은 벽제관 혜음원에 가두어 놓고 아이를 낳게 하였다. 호래자식들이었다. 세계사 어디에도 없었던 잔혹한 학대였다. 국가의 잘못으로 정조를 잃은 그녀들에게 화냥년이란 불명예를 씌워 내쫓았던 정부와 유교의 몰 인권적 작태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녀들은 부모와 남편으로부터 심지어는 자식에게 버림받아 거리로 내쫓겼다. 갈 곳 없는 그녀들이 홍등가의 화냥년으로 살아야 했던 비극을 어찌하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은 막을 수 있었던 전쟁인데 유학자들이 나라를 망쳤다. 임진왜란을 맞는지 44년 만에 또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맞게 한 것은 썩어빠진 성리학의 근본에 맹종하여 세계정세를 간파하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 군주와 올챙이 신하들의 고집 때문에 국난을 맞게 하였다. 이 소설에선 3가지 이슈를 제기한다. 환향녀가 화냥년이 된 비극과 그녀들이 낳았던 호래자식 문제와 난세를 극복하려는 소현세자의 죽음이다. 여인들이 전쟁에 내몰려 처절한 비극을 당했것만 국가가 스스로 나서서 수난을 겪은 여인들을 화냥녀라고 학대한 것은 용서 못할 형극이며 9년 동안 인질로 잡혀가서 고생하다가 국제 정세를 알고 청나라 건국 영웅 도르곤의 정책 브레인이 되어 북경천도와 왕도의 기틀을 도와주고 천도교에 귀속하여 유교로 망처 버린 조선을 개혁 하려는 소현세자를 무자비하게 죽여 버린 비정한 인조왕의 무지와 인질녀들이 낳았던 호래자식들이 그 어미를 찾는데 조선은 그것마저 외면했다. 이들은 화녕년으로 내몰린 어머니의 한을 풀어주려고 조선을 치겠다고 울분하였던 것이다.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사랑했던 위인들은 유교의 율법에 맞혀 나라를 구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뒤늦게나마 고개 숙여 그들과 환향녀들에게 사죄하면서 공자를 처형하고 싶은 심정이다. ― 김용필, 작가의 말(책머리글) <혜음령에서 환향녀의 고통을 떠올린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