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카로사
한스 카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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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변모

<젊은이의 변모> 책은, 양친의 슬하를 처음으로 떠나 란츠후트의 김나지움에 입학한 소년이 졸업하기까지의 9년 동안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하여 성장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묘사된 체험이란 결코 극적인 대사건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평범한 것이어서 소홀히 다루게 되는 것 속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실, 즉 영원의 문제가 숨겨져 있음을 카로사는 우리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은 여기에 묘사되어 있는 순수하고 천진 난만한 소년 시절을 경험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인간이란 성인이 되면 목전의 분망한 생활에 쫓기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차차 잃어간다. 그럴수록 천진스럽던 소년 시절의 추억은 더욱 빛나게 된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 일깨워 줄 이 작품의 일독을 감히 권한다.

유년 시절

<유년 시절> ≪유년 시절≫은 한스 카로사의 자전소설이다. 자전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는 유년기의 한 소년의 삶을 통해 어린 영혼 일반이 관찰하고 느끼는 감정을 리얼하게 재현해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유년기를 인간 존재의 서막으로 보고, 어린아이의 의식을 어른의 예지를 통해 회상하게 하고 있다. 전 16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일화의 형식을 띠면서도 각 일화가 분리되어 따로 놀지 않고 한 알 한 알이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 염주나 묵주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여기서 연결고리를 이루는 것은 주인공 ‘나’의 의식 세계다. 작가는 주인공의 의식 세계를 어른의 눈, 즉 객관적인 눈으로 냉철하게 바라본다. 평범한 아이의 마음과 행동, 주관과 객관세계를 미시적으로 들여다보고, 망막에 투영된 상들을 가감 없이 옮겨 적는다. 이렇듯 유년 시절의 기억을 세밀화처럼 생생하게 재현하고, 어린아이의 행동거지와 심리 세계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한스 카로사는 헤르만 헤세를 방불케 한다. 헤르만 헤세는 이 소설의 ‘정원’의 장에서 작가가 자상하고 섬세하게 묘사하는 자연을 극찬했다. 그는 카로사에게 “한밤중에 나는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유년 시절≫의 ‘정원’을 찾아냈습니다. 그 후부터 나는 이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가장 사랑스러운 책들 중의 하나입니다”라고 전한다. 여기서 카로사는 헤세처럼 아름다운 식물의 세계에만 눈길을 주는 것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벌레들, 심지어 땅속을 기는 해충들에게도 현미경을 들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