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에 결혼이라니, 그것도 강원도 정선 산골짜기에서! 지금은 21세기라고! 진정하자, 진정해. 심호흡! 후하-! 후하-!지금 생각해 보면 첫 만남도 어처구니없었지, 맞아.“너, 나 알지?”“제가요? 아! 아까 성함을 말하셨던가, 뭐였더라?”“서준후.”“제가 나이답지 않게 귀가 좀 어두워서요.”“서, 준, 후, 라고.”쑥 다가오는 미끈한 콧날과 은밀하고 달콤한 목소리,묘한 열기에 사로잡힐 뻔했으나나른한 시선으로 그가 내민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흥, 내가 잡을 줄 알고?“너랑 결혼할 사람이야. 잘해 보자.참고로 난 반항적인 여자가 좋아.”이 남자 뭐야!일편단심 재벌남과 무덤덤한 뇌섹녀의 선결혼 후연애 이야기!
[단독 선공개]나 돈 받을 거야, 그러기로 했어.고마워, 잘 쓸게.밤마다 그를 괴롭히던 생생한 목소리.돈 앞에 굴복한 첫사랑 따위에 무슨 심원한 미련 같은 게 남아있다고.그래, 찾아야겠다. 너를.찾아서 봐야겠다.여전히 도도하고 예쁜지, 아니면.말끔한 얼굴을 떠올리며 소망해본다.부디 납작 엎드려 비는 것만은 말아주길.그럼 너무 시시하잖아.그리고 마침내 담담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마주한 순간“……이게 네 복수야?”“그렇다면 당해줄래?”말간 눈동자가 손대면 툭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그런데 어쩌지, 별로 가엾지가 않네.표지 디자인 By 페퍼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저와 약혼해 주셔야겠어요.” 검푸른 밤바다를 제 눈 위에 옮겨 놓은 듯한 여자가 말했다. “오래 끌 마음은 없어요. 길면 6개월, 짧으면 3개월. 그 정도면 돼요.” 까맣고 무심한 눈으로 멋없는 프러포즈를 하더니, “앞으로 내 옆에선 예쁘게 입고 웃는 게 좋겠어요. 사랑에 빠진 남자처럼.” 겁도 없이 발칙한 말을 내던진다. 재하가 가벼이 웃었다. 퍽 다정하게. “원래 그렇게 겁이 없어?” “무서워하는 건 잘 없어요.” 덤덤히 말하는 낯을 보자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내가 널 위해 어디까지 하게 될지. * “당신한테 주고 싶은 게 많아요.” 그래서 그렇게 다 주고서, “안녕, 차재하 씨.” 미련 없이 떠났나. 나를 이런 쓰레기로 만들어 놓고. 떠나 버린 발칙하고, 매정한 조하온. 전부 다 먹어 치우고 싶다. 우윳빛 피부를 물들이고 두 다리를 벌려 그의 모든 걸 욱여넣고 싶다. 부족하다, 성에 차지 않는다. 대체 뭘까 이 욕망은. 나중에야 알았다. 마음도 갖고 싶은 거였다.
가장 높은 곳에서 하루아침에 바닥까지 떨어지게 된 여자, 한서경.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피아노도 더는 손댈 수 없는 불가능한 영역이 돼 버렸다. 이대로 졸부 집안에 팔리듯 시집을 가느냐, 그녀를 향한 음욕으로 뒤덮인 스승과 캐나다로 떠나느냐. 어느 쪽도 반갑지 않은 갈림길에 선 서경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그다음은 내려올 일밖에 없어.” “그러니까 높이 보지 말고, 멀리 보시라고.” “인생 지루할 만큼 기니까.” 의미 없이 다정했다가 한순간에 싸늘해지곤 하는 남자, 권시현. 그는 차갑고 무심하고, 그녀를 시종일관 귀찮다는 듯 보았지만, 서경의 세계에서는 유일한 어른이었다. “좋아해요, 선생님.”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저는, 선생님만 있으면 돼요.” 그리고 서경을 구해 줄 유일한 동아줄이었다.
“나랑 한 번만 자.”업어 키우다시피 한 친구 여동생이 작업을 건다.되도 않게.“오빤 잘생겼잖아. 그리고 잘하잖아.”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신유는 기가 막혔다.“잘하는지 아닌지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오빠 여자 많잖아. 그럼 많이 해 봤을 거 아냐.”“많이 한다고 다 잘해?”“그래서 못 해?”그렇게 가만히 있는 사람 꼬셔서 온갖 짓은 다 하게 만들고자길 주겠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하늘의 별도 따다 줄 것처럼 굴더니.하룻밤 만에 돌변해서 뭐, 쿨하게 정리하자고?“……오빠도 즐겼잖아.”“…….”“어차피 처음도 아니잖아.”내가 처음이면 어쩔 건데.다 물어내라고, 책임지라고 따지면 어쩔 건데.그를 꼼짝 못 하게 쥐고 흔들어 놓고는 새처럼 훌쩍 날아가 버리더니.“나한테 와라, 태신유.”“…….”“내가 잘해 줄게.”정말이지.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어이가 없는,봄이다.그의 세상이 온통 봄이었다.#첫사랑 #오빠친구 #비밀연애 #능글다정남 #외유내강녀 #달달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