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시월이
평균평점 3.75
따끔한 것이 좋아
3.75 (2)

“눈, 감아요.” 공포로 얼어붙은 다정의 두 눈을 커다란 손이 덮었다. 성후가 말했다. “여기 이 감각에만, 집중합니다.” 그는 단숨에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신체 중 입술은 가장 작은 부위의 접촉이었다. 그런데 요망하게도 시야가 어둠에 지배당하자, 그의 말처럼 온 감각이 입술에 집중되었다. 갑작스러운 키스는 허락 따위 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야만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 빌어먹을 VVIP 환자 마성후라는 사실조차 망각될 만큼 키스는 단숨에 다정을 굴복시켰다. 그럼에도 신비한 건, 전혀 굴욕적이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그가 옳았다. 시야를 가린 것도. 키스를 한 것도. 그리고 얼마 후. 그가 물었다. “며칠간 내 생각했죠?” “아니요!” 강한 긍정을 드러내듯, 강한 부정을 뱉어버렸다. 뱉고 나서 아차 쉽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성후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번진다. “난, 했는데. 온다정 씨 생각.” 왜 이렇게 훅 들어오는 걸까. “그래서 그쪽도 내 생각했을 것 같더라고. 정확히…” 그가 말할 때마다 눈앞에 보이는 도톰한 목젖이 꿈틀거렸다. 이게 뭐라고, 무진장 야하다! …꿀꺽. “내 입술, 그리고 혀.” [간호사 경력 8년 차. 인생 최대 적수를 만났다! 기 센 남녀의 한판 승부! 과연 그 승자는?!] ※본문에 등장하는 기관, 사건, 바이러스 등은 작가의 순수 창작이며 의학적 지식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예민한 그의 은밀한 취향

[15세이용가 개정판입니다.]“당신 같은 남자가 나에게 진심일 리 없잖아요.”한 번도 날씬했던 역사가 없는 여자, 육덕희.그녀는 오늘도 직장 상사에게 모독적인 발언을 들으며 제 속에 저장되어 있는 ‘예스 걸’ 가면을 꺼내 들었다. 세상은 그렇게 그녀를 짓눌렀지만 건강한 신체만큼이나 건강한 정신을 가진 덕희는 오늘도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현실과 맞서 싸운다.“지금 나 놓치면 영영 시집 못 갈 각인데.”재벌들의 재벌인 예민한. 그는 특권계층 자녀들의 이상형으로 손꼽힐 만큼 완벽한 조건을 자랑하는 남자였다.그런 그에겐 사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심각한 ‘마른여자공포증’을 앓고 있다는 것.어째저째 31년을 무사히 잘 살아왔건만 혼기에 접어들자 이제는 주변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마주보고 터치해도 혐오스럽기는커녕 뜨거운 욕정을 일으키는 덕희에겐 언제나 희미한 맛있는 냄새가 났다. 민한은 편안한 일상을 누리고 싶었고, 마침 전 남친에게 시달리던 고달픈 덕희에게 쇼윈도 연애를 제안하게 되는데…….대한민국 대표 흔녀 육덕희의 매력 속으로 퐁당 빠진 재벌 3세 예민한! 그들의 달콤야릇한 로맨틱 코미디가 이제 시작 됩니다!

고객님과 이혼했어요

“오늘 밤, 내 것이란 화인을 새길 겁니다.” 전남편과의 두 번째 첫 밤이 그렇게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왜 당신만 제게… 새긴다고 생각하세요?” 느릿한 청아의 손이 지운의 입술에 닿았다. 늘 맛으로만 느꼈던 입술은, 적당한 두께에 주름이 별로 없고 윤기가 흘렀다. 그 섬세한 손끝의 감촉에, 잘생긴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동시에 날 것의 눈빛이 그대로 청아를 관통한다. 확실히. 그녀는 그를 미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고객센터 상담원 청아의 전남편 밀어내기 VS 금수저 스타 PD 지운의 마지막 구애]

색다른 품격

“혹시 날 유혹하는 겁니까, 서서영 씨?” 화류계를 막 벗어나, 작가로 등단한 기쁨도 잠시. 오갈 데 없는 처지의 미혼모가 되어버렸다. 할 수 없이 선택한 숙식 제공의 도우미 자리. 그곳에서 동경했던 천재 소설가를 만났다. 우아인. 냉혈한 그가 이 성 같은 저택의 주인..

야릇한 특권

셀럽계 무소불위의 존재, 톱 소설가 형이 죽으며 유언을 남겼다. 부디 저를 대신해 미완성 소설을 완성해달라고. 미친 짓이라 생각했지만 덜컥 수락을 했다. 하지만 그 첫 시작부터 녹록치가 않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열정 넘치는 단세포 경호원에게 금방 정체가 탄로 ..

운명이 내린다 (클린버전)

세상이 자신의 발아래 있는 남자, 에이스 그룹 전무이사 안도현. “애원하는 걸 잘 못해. 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솔직하게 그냥 내 심정을 말할게.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나 지금 그쪽한테 애원하는 거야. 기회를 달라고.” 자신을 버린 엄마 앞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었던 여자, 언더 가수 ..

우연에게 미치다

[15세 이용가 개정판입니다.] 그녀가 머무는 곳은 버려진 땅이라도 새싹이 올라올 터다. 맑은 마음씨에 꼭 어울리는 직업을 가졌던 전직 소방대원 우연은 제 손으로 불구덩이 속에서 미래의 남편을 구해냈다. 은명그룹 외아들이자 이사인 도진은 그렇게 아내 밖에 모르는 팔불출이 되었고 그녀의 앞에만 서면 욕정을 삼킬 수 없는 짐승이 되었다. 그러기를 7..

처음부터 너였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기점으로, 내 마음 속에 작은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너는 내게, 공기처럼 당연한 존재였을..

네가 없는 나는

여섯 살 때, 강도의 칼날에 모친을 잃었고 열아홉 살 때, 교통사고로 첫사랑을 잃었다. 지독한 운명을 타고 난 찬영은 악랄하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불운..

달콤한 거짓말

여주인공/공보리/28세/특징: 야동을 드라마처럼 챙겨 봄.고교시절, 맛깔나게 쓴 야설로 사춘기 친구들의 허기를 채워줬던 보리는 그 불명예로 짝사랑 상대인 하연에게 보기 좋게 까였다. 그날 이후 그녀의 인생엔 남자의 ‘남’자도 등장하지 않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보리는 19금 웹툰 작가가 되었다.남주인공/권하연/30세/특징: 기억상실독일에서 유학 중에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다. 주변인들의 말론 흠 하나 없이 완벽했다고 했으니 굳이 기억을 찾으려 애쓰지 않는다. 그는 맨손으로 탑 엔터테인먼트를 일궈냈고 현재는 다수의 작가와 몇몇의 연예인을 데리고 있는 감각 있는 제작자다....어느 날, 보리의 작품으로 인해 두 사람은 조우하게 되었고 일방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보리에게 기억을 잃은 하연의 존재는 낯설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그녀는 곧 방향을 틀었다. 굴욕적인 과거에 대한 복수를 하겠노라고!-본문 중에서-전화를 받는 보리의 목소리가 차분하다.“우리가 꽤 가까웠었나요.”인사도 생략하고 다짜고짜 본론부터 꺼내는 하연.-…우리 처음 만난 날 제가 많이 당황해하던 것, 기억나세요?지금 생각해보니 그랬다. 그도 보리가 좀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기억나요.”다음으로 보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우린 첫사랑이었고 아울러 첫 경험이었어요.담담하게 전했지만 하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맥주를 꺼내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가 그 문을 닫지도 열지도 못하고 차가운 냉기를 느끼며 얼어붙어버렸다.“나 지금 공 작가 집 앞에 갈게. 잠시 나와.”그는 평소의 여유를 잃었다. -…지금요?물론 그녀가 반길 리 없다.“지금. 꼭 지금.”

고귀한 편애

희수의 심장은 이미 죽어 있었다. 너무나 고독해 말라 비틀어져 버렸다. 아무도 구원해주지 않는 불쌍한 삶. 그러니 자신도 자신을 버리기로 했다. 이곳이 지옥이라면 숨 쉬는 마지막 날까지 모질게 겪어내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치열한 싸움이기도 했고 불공평한 형벌에 대한 승복이기도 했다....‘삶은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야, 시간이 목숨을 가져갈 때까지.’지완은 늘 그렇게 생각했다. 부유 속에 파묻혀 살아도 삶은 처절하기만 하다. 그때 아득한 어둠속에서 질식할 것 같은 여자를 만났다.“그냥 버티는 거야……. 언젠간 시간이… 날, 데려갈 거야……. 언젠가는…”술 취해 쓰러진 호스티스의 혼잣말이 지완의 심장을 발밑으로 쿵 떨어뜨렸다. 아주 다른 삶을 사는 데칼코마니. 들어버린 이상, 모른 척 할 기회를 잃었다.불완전한 남녀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치유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사랑해, 너만을

[15세이용가 개정판입니다.]-본문 중에서-“한 번 잤다고 우습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날 밤 일은 아무 것도 아니야. 너 나 사랑해서 나랑 잤어? 아니지? 나도 아니야. 그때 일을 볼모로 더 이상 내게 함부로 대할 생각하지 마.”래미의 칼칼한 반응에 지안은 하마터면 웃음 지을 뻔했다. 그녀가 호락호락하게 굴지 않아 오히려 안심되었기 때문이었다.“애들한테 말하고 싶으면 해. 동창회 같은 거 안 나오면 그 뿐이야. 사는데 아무 지장 없어. 알겠어?”휘둘리는 쪽보다 우스워 지는 쪽을 선택하겠단 뜻이다. 그렇게 말하며 몸을 획 돌리는 래미의 팔을 다시 붙잡는 지안. 그는 사악한 미소를 띠운 채 물었다.“내 몸, 그립지 않았어?”래미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그의 말에 지난밤에 뜨거웠던 열기가 생생히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더 솔직해지자면 그의 몸이 생각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아니, 생각이 났다!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쉽기까지도 했다!“표정 보니 그리웠나보네.”“그게…!”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 너무 귀엽다. 불혹이 다 되어가는 여자가 이렇게 치명적으로 귀여워도 된단 말인가. 말을 하며 상기된 그 날의 기억이 지안의 몸도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찍는 작품마다 연이어 대박을 쳤지만 살벌한 지휘 방식으로 영화계에서 폭군으로 불리는 차선후 감독.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DVD방 소파 구석에 끼어있던 콘돔을 치우며 지내다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하기로 결심하고 덜컥 영화계에 발을 내딛은 미술 팀 막내 홍린.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생팬으로 오해해 훈계질 작렬했던 톱스타이자 ‘연예인병’말기 환자, 권정오.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영화 촬영장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랑을 써내려가는 세 사람과 그 주변인들의 단짠단짠 사랑 이야기!

톱스타 A양의 사생활

어느 날.톱 가수 아미의 ‘동영상’이 유출 되었다.강인한 이미지완 다르게 그녀는 남자와 술에 의지해 살아왔고 그것이 그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거기서 끝이 아니다.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또 다시 낯선 남자의 품안이었다. 더욱이 누군가가 작위적으로 도려낸 것처럼 필름은 완벽히 끊겼다. 이미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은 제 생각보다 더욱 깊었다.스스로를 경멸했던 지난밤은 그렇게 운명이 되었다.<뜨거운 여자와 따뜻한 남자의 평범을 위한 로맨스>

죽이는 그녀

어릴 적, 암살단 조직<스네이크>에 납치 되어 킬러로 길러진 소진은 조직에서 내려 온 특수 임무를 맡게 된다. 그것은 명실그룹 후계자인 유준의 경호원이 되는 것. 그녀는 마지막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암살단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누군가가 설계한 인생을 살아내는 소진.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태워내기로 한 유준. 짜릿하고 아픈 그들의 만남.위험한 사랑은 과연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양을 지키는 늑대

[15세이용가 개정판입니다.]부모님의 재혼으로 인해 은수와 지혁은 13년을 남매로 살아왔다.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양처럼 여리고 순수한 은수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던 형사, 공지혁. 은수에게 남자는 모두 늑대라는 교육을 세뇌처럼 시켰건만, 늑대는 자신이었음을 벼락처럼 깨달았다.결국,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보았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알게 되었고, 그렇게 사랑의 방황이 시작되는데…….-본문 중에서-“하아……. 미치겠다. 정말.”제 머리칼을 헝클이며 답답해하는 지혁에게 은수는 얌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그래. 내가 계속 오빠의 여동생으로 있어 줄게. 그러니까 오늘처럼 나한테 간섭하는 일, 자제해줬으면 해. 여느 오빠든 오빠처럼 다 큰 여동생을 단속하진 않아.”여동생이라.몇 달 만에 본 은수는 미치도록 여자 내음을 풍겨댔는데, 여동생이라니. 아까 은수의 입술을 훔치던 남자에게 화가 났던 건, 분명 남자로써였다.“어떻게 간섭을 안 해?!”“피식…. 오빠. 지금 엄청 웃긴 거 알아? 그렇게 걱정되는 사람이 집에 몇 달이고 발길을 끊냐, 마치 원수처럼.”“은수야…. 너 정말 왜 그래.”강하게만 말하던 지혁의 목소리가 애원하듯 부드러워졌다.“내가 왜 이럴까. 공지혁.”그녀의 입술에서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지혁은 참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정말로 타인처럼, 그저 여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는 대답지 않고 고개를 획 돌렸다. 늘 그랬듯이, 외면. 은수는 지혁의 얼굴을 잡고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힘으로 떨쳐내려면 은수 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그러나 지혁의 손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몰아치는 본능이 이대로 그녀를 삼키라 명령하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은수는 함락당하는 지혁을 확인하고 그의 다리 위로 올라타 앉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의 입술을 탐했다.

오렌지 신호등

누가 그랬던가. 결혼이 미친 짓이라고. 오민과 해리에겐 적용되지 않는 문구였다. 마성의 남편, 오민과 신비한 매력의 아내, 해리는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했다.그러던 어느 날.완벽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오민은 해리에게 자신이 만나는 여자라며 대뜸 낯선 여인을 집으로 데려왔다. 파국은 그때부터였다. 완벽한 버림을 받은 해리는 지독한 자기연민에 끙끙 앓으며 닥쳐오는 시간들을 견뎌냈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위해 전문의로 복귀한 얼마 후. 환자의 보호자라는 어설픈 타이틀의 연우를 만나게 된다.상처의 홧홧한 통증을 온 감각으로 버티고 있던 그런 시기에, 연우는 해리에게 단비처럼 스며들었다. 그는 다정하고 영리했으며 유쾌했다.남자란 족속과는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은 그녀였는데 연우의 사랑을 자꾸만 허락하고 싶어진다. 연우를 향한 감정이 커다란 덩치를 자랑할 때 해리는 오민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오민과 연우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해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새로운 사랑을 향해 가야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오렌지 신호동 앞에서 그녀는 망설이고 있다.

절망의 끝에서 사랑을 마주하다

유복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고귀한 여자, 윤유화. 그녀의 울타리는 너무나도 허망하게 망가졌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론할 여지없이 화류계에 입문하다!표면적으론 재벌가 장남으로 부족함 없는 삶을 사는 것 같은 남자, 이지원. 그는 사실 괄대 받고 자란 양자(養子)로 그룹의 어두운 이면을 담당하며 살아온다. 그런 그가 무너뜨린 삶 중엔 그 여자, 윤유화가 있었다.가질 수 없는 여자와 가지면 안 되는 남자의 애끓는 로맨스.

사랑이 분다

고아출신의 스타 사진작가인 준은 대한민국 여심을 사로잡는 화제의 중심에 놓여있다.  말하자면 그가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일상이 화제가 될 만큼 핫한 남자인 것이다! ‘사랑’을 주제로 작품을 해온 그였지만 모순적이게도 사랑을 잘 알지 못한다.  알고는 싶지만 겪기는 두렵다.  사랑, 그것은 그에게 힘겹게 쌓은 자신을 잃을지도 모를 미지의 세계라 여겨졌기 ..

아내 앓이

“사랑은 모르겠고, 너랑 하면서 살고 싶어.”사랑은 모르겠다라.매정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남자에게 왜 내 마음은 이토록 흔들리는 걸까.하영의 붉어진 눈가를 엄지로 쓰다듬으며, 그가 물었다.“싫어?”절대로 싫다는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까.“제가… 아내라서, 그래서 저와 잠자리를 갖겠다는 뜻인가요?”질문의 저의를 파악하려는 듯, 은일은 하영을 깊게, 그저 깊게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말문을 열었다.“네 몸이 좋다는 뜻이야.”모든 명분을 상쇄시키는 직설적인 고백이었다.

짐승의 처음

“나 몸 파는 남자 아니에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던져진 폭탄. 꽤 나이스한 발언이었다. 나를 배신한 전남친과 나란히 듣기에. “네 몸값 아니야.” 나는 싱긋 웃었다. “서로가 좋았는데 왜 화대를 주겠어. 나도 남자 사는 취미 같은 거 없어.” 남자의 뺨에 키스하며 속살거렸다. “…여러모로 고마워.” 손까지 살랑살랑 흔들며 태연자약하게 떠나왔다. 다시는 볼 일 없다고 여겼던 남자. 잠시 복수와 위로가 되어주었던 남자. 그 불장난의 상대는 이튿날 나의 회사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그것도 말끔한 얼굴로. 내 속에서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쉬-. 흥분하지 말아요. 우리 사이 들키겠어.”  눈앞이 표백되고, 심장이 맥박친다. 으름장을 놓자, 그가 이번엔 내게 폭탄을 던졌다. “책임져요.” 권지후가 웃는다. “내 처음을 가진 거.” 일견 뻔뻔하게.

사랑에 제대로 미치면

“이재인 씨랑 하는 게 욕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게 납득이 안 돼서. 납득이 되거나, 아니면 질릴 때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비서에게 보고받던 재인의 일상은 흠잡을 데 없이 평이했다. 바쁘고, 열심이고. 바꿔말하면 지루해 보이는. 그러니 나랑 놀아, 따분하게 사는 거 그만하고. “연애가 필요하다면 그런 것도 해도 좋고.” 채근하듯 말하자, 재인이 아니요, 라고 입술을 뗐다. “그냥 잠만 자요.” 정도가 속으로 웃었다. 그러니까 잠은 자겠다고. “그럽시다.”

사랑은 개나 줘

내 후원을 받고 자란 여자아이가 남편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했다. 죄송하다고 흐느끼며 이혼을 요구해왔다.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고 선택해야 했다. 오물 같은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기만한 이들을 벌하기 위해. 더 나쁜 남자와 손을 잡는 것만이 벼랑 끝에 내몰린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이었다. “단, 사랑은 없어.” “바라던 바예요.” 이제, 정당방위를 시작한다.

쉬운 관계

“아이를 가졌다고.”지완이 던지듯 싸늘한 음성으로 물어왔다. 일순 심장이 철렁했지만, 혜련은 독해져야 한다고 되뇌며 입을 열었다.“넌 그냥 지금처럼 살아. 나 같은 건 상종하지 말고.”지완의 발목을 붙잡고 싶지 않았다. 아이 또한 탄생과 동시에 짐짝이 되게 할 순 없었다. 그건 그녀로 족했다. 끔찍한 대물림은 사양하고만 싶었다. “뱉는다고 다 말인 줄 아나.”지완이 혜련을 쳐다보며 사납게 일갈했다.“책임질게. 대신,”“…….”“쥐 죽은 듯이 살아. 평생 내 옆에서—”그의 새카만 눈동자 안으로 증오의 불꽃이 탁, 하고 피어올랐다.“불행하게.”

남편 역할

윤정혁은 은설의 교복에 묻은 오물을 닦아준 유일한 어른이었다.은설은 감히 생각했다.선생님 같은 분이 있어서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6년 후.다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이번엔 제자가 아닌 여자로서.“…결혼해 주셨으면 해요.”“결혼이 뭔지는 알고.”짓씹듯 내뱉는 음성은 벼른 날처럼 서늘했다.깨달음은 부지불식간에 찾아왔다.더 이상 그때의 선생님은 없다는 것을.“담임이었던 나랑 붙어먹을 수 있냐고 묻는 거야.”찰나 저열한 발언이 은설의 심장으로 파고들었다.

늦은 후회

“……김 비서는 다 좋은데 쉬운 게 가장 마음에 들어.” 저열한 발언을 빙글 웃으며 하던 남자였다. 그런 이도경을 지원은 애석하게도 사랑했다. “그런 얘기가 있어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이 편하면 나머지 한 사람이 불편을 감수한 거라고요.” “그걸 네가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사랑했으니까요.” “그럼 계속해, 사랑!” 그가 짜증 섞인 음성으로 버럭 했다. 마치 그깟 짝사랑 좀 한 거로 유세떨지 말라는 듯이. 차라리 고마웠다. 마지막 정까지 떨어지게 해 줘서. 티끌의 미련도 남지 않게 해 줘서.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공손하게 끝을 말하는 그녀를 그가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간다면 누가 붙잡을 줄 알아요?” 이도경은 이도경이었다. 몹쓸 남자. 영원히 변하지 않을 쓰레기. . . 너무 늦어버린 당신의 후회, 「늦은 후회」

결혼 합의서

제1조 배우자의 외도 허용. 1) 권리인의 외도는 너그러이 용인한다. . . 목적이 분명한 도희에게 '결혼'은 수단이자,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따라서 불평등이 만연한 계약서에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식장에서 처음 보게 될 남편이 사이코패스나 폭군이라도 상관없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그녀 역시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하나 백재호는 상상을 뛰어넘는 인물이었다. 남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건 바로 저였음을 자각한 무렵. “……이혼이라도 하실 건가요.” "협상은." 감히 간을 보냐는 듯, 남자가 차갑게 되받아쳤다. “가진 패를 다 보여줄 수 있을 때나 하는 겁니다.” 숨통을 조여오는 조언이었다.

오빠 역할

열아홉의 그는“뭘 안다고 끼어들어.”까칠했고,스물의 그는“주목받는 거 싫어하잖아.”섬세했으며,스물 하나의 그는 “난 앞만 보고 달릴 거야.”그녀를 실컷 울게 했다.그리고 지금.“너 나 사랑해. 그것도 많이.”“……뭐?”“너한테 내가 어떤 존재인지 몰라도, 적어도 나한테 너는 그리 복잡한 존재가 아니야.”그러면서 이 관계를 정의하기를.“너는.”가족이자, 연인이자, 친구이자, 동생이라고.많은 걸 내포한 유일한 사람이라고.그래서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했다.단순히 오빠 친구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접근

등을 떠미는 불행에 졸도할 것 같았던, 그때.한 남자가 나타났다.“팔 거면 나한테 팔아요. 비싸게 쳐 줄 테니까.”번듯한 외모만 봤을 땐 사기꾼인지, 깡패인지도통 분간이 어려운 상대였다.그저 조용히 돈 놈이라 생각했다.자연히 경계심이 커졌고, 부단히 거리를 두었다.반복되는 거절과 거절과 거절.하지만…….“다른 놈이랑 한 적 있어?”결국 그와 잠자리를 갖게 되었고,“말해 봐.”제 턱을 부술 듯 잡는 남자를 노려보며 짓씹듯 뱉었다.“…미친 새끼.”“칭찬 고맙고.”첫 만남부터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그때 눈치챘어야 한다.이 모든 것이 황건호의 계획이었음을.*#계략남 #소유욕/독점 #집착남

접근

등을 떠미는 불행에 졸도할 것 같았던, 그때.한 남자가 나타났다.“팔 거면 나한테 팔아요. 비싸게 쳐 줄 테니까.”번듯한 외모만 봤을 땐 사기꾼인지, 깡패인지도통 분간이 어려운 상대였다.그저 조용히 돈 놈이라 생각했다.자연히 경계심이 커졌고, 부단히 거리를 두었다.반복되는 거절과 거절과 거절.하지만…….“다른 놈이랑 한 적 있어?”결국 그와 잠자리를 갖게 되었고,“말해 봐.”제 턱을 부술 듯 잡는 남자를 노려보며 짓씹듯 뱉었다.“…미친 새끼.”“칭찬 고맙고.”첫 만남부터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그때 눈치챘어야 한다.이 모든 것이 황건호의 계획이었음을.*#계략남 #소유욕/독점 #집착남

너는 어리고 예쁜

“조카야, 안녕.” 어느 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삼촌이 나타났다. ‘보호자’라는 명분으로. 하지만. “의무감으로 널 떠맡기는 했지만, 난 그렇게 친절한 쪽이 아니야.” 바란 적 없던 적선이었다. “주제넘은 의문 가지지 말고 조용히 학교나 다녀. 내 밑에서.” “설마, 같이 살자는 얘기예요?” 따라서 윤서 또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야.” 그러자 도일이 짜증을 삼킨 음성으로 일갈했다. “너 같은 어린애는 줘도 안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