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규(박생강)
박진규(박생강)
평균평점
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

<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 『치킨으로 귀신 잡는 법』에는 개성 넘치고 유쾌한 16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며 찾은 동네 치킨집, 그리고 우연히 치킨집 사장으로부터 음력 2월 22일에 나타나는 차가운 귀신을 통해 옛 애인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고 전해들은 주인공은 먹다 남은 치킨으로 귀신을 잡으러 가기도 하며(「치킨과 차가운 귀신」) 인천공항의 비밀 지하 벙커에서 사육 중인 에일리언의 치아를 닦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자의 이야기(「에일리언의 청소부」) 등 기이하고 솔깃한 이야기들을 통해 2019년을 사는 현대의 기담을 풀어내고 있다.

보광동 안개소년

<보광동 안개소년> 진실과 허위가 뒤섞인 욕망의 세상!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박진규의 소설 『보광동 안개소년』. 기발한 상상력으로 진실과 허위가 뒤섞인 혼란스러운 사회 현실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안개로 뒤덮인 얼굴로 태어난 '안개소년'이 겪게 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칼칼한 성격의 외할머니 '로즈마리', 냉혹한 '회장'과 그의 통역사 '안', 캐스팅 매니저 '윤덕호'와 '강만호' 등 소년을 둘러싼 인물들을 통해 눈으로 보이는 현실 이면의 진실, 허위와 진실이 뒤바뀌는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낸다. 정체가 모호한 경계적인 인물인 안개소년은 그런 현실과 몽상을 뒤섞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10년 6월부터 9월까지 인터파크에 연재되었다.

내가 없는 세월

<내가 없는 세월> 『수상한 식모들』의 작가 박진규가 펼쳐 보이는 꿈과 현실과 사랑이 뒤섞이는 몽상의 시간! 역사에 대한 전복적인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의 젊은 소설가 박진규의 두번째 장편『내가 없는 세월』을 선보인다. 장편소설『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의 낡은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번에 출간된 두번째 장편소설 『내가 없는 세월』은 그 이후 이 년 만에 그가 고심 끝에 집필한 작품으로 전과는 또다른 기발함과 상상력을 발판삼아 ‘서울’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그녀’들의 일대기를 역사적 사건들 안에 접목해 과거와 미래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그녀’들의 성장기이자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한 이 소설은 때론 웃기고, 때론 짠하며, 때론 서글픈 한 편의 가족사(史)를 박진규 만의 따듯한 감성으로 녹여내고 있다. 1988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지는 '그녀'들의 삶과 욕망과 잉여에 대한 이야기. 열 살배기 꼬마아가씨 미령. 첩의 자식이란 소리를 들어도 그 말의 의미를 모를 나이. 아직은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경험하지 않아도 될 귀엽고 천방지축인 조랑말 소녀 미령. 하지만 엄마는 쥐약을 먹고 자살하고 순식간에 고아가 된 미령은 아버지 집인 “라일락나무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서 미령은 계모 명옥과 배다른 언니 신혜, 그리고 노망든 고모 바구미여사를 대면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노망든 시누이의 누룽지 점괘를 믿고 투자하던 명옥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돌파할 때 쾌재를 불렀다(…) 공부벌레 신혜는 또래 친구들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롤팅을 하며 연애의 감성을 익히는 동안 붉은 노트에 낯선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꼬마아가씨 미령은 상봉동 집을 떠나 어른들의 기괴한 동화 속 세상에 처음 발을 디뎠다.” -본문 중에서- 소설은 차분하게 네 명의 ‘그녀’들 삶 하나하나를 밀착하여 따라간다. 미령은 계모 명옥의 박대 속에서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다 집을 나오고, 명옥은 남편의 사업자금을 대느라 바쁘고, 신혜는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꼬리를 보며 환상 속의 세계에 빠져들어 휴거집단을 경험하고, 노망든 바구미 여사는 미령에게 생쌀 다섯 알을 남기고 죽게 된다. 그녀들의 삶 속에서 20세기는 그렇게 저물어간다. “사람들은 한숨만 길게 내쉴 뿐 문제를 해결할 만한 뾰족한 방법은 다들 찾아내지 못했다. 그저 잠자리에 들면서 이제 며칠 있으면 20세기는 끝나니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빗나갔으니까. 2000년에는 어찌됐건 모든 일이 잘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만을 가지고 잠을 청할 따름이었다.” -본문 중에서- 서울은 휘황찬란하게 눈부신 어둠의 도시! 2012년. 서울에 대지진이 일어난다. 모든 건물은 휴지처럼 구겨지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묻히고, 간신히 구조되어 서울은 아수라장이 된다. 서울 각지에 이재민 캠프촌이 세워지고 가족을 찾아 떠도는 사람들이 도시를 점령한 채 죽은 자들을 위해 살풀이가 계속되는 날들이 이어진다. 빗물은 핏물로 번지고 도로는 꺾이고 비틀려 사람들은 서울에 갇힌 채 달아날 수도 없다. “사람들이 죽는 것도 억울했고, 자신이 세월에 떠밀린 신세라는 것도 억물했고, 세상만사가 도무지 억울하기만 했다. 바람은 어느새 귀신처럼 사납게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왜 살아야 돼? 왜 살아야 돼? 왜 살아야 돼?’” -본문 중에서- 서울대지진 이후 ‘그녀’들은 각각 뿔뿔이 흩어져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액세서리 장사를 하는 미령과 옛애인과 은밀한 만남을 하는 신혜. 서로에게 사랑과 원망과 화해를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겨둔 채 그녀들의 시간은 정처 없이 미래로 향하기만 한다. “‘모두 함께’라는 말은 지나간 시절의 헛헛한 농담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아무리 도시의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튼튼한 부자는 탄탄한 부자가 되었고, 어리석은 부자는 사기를 당해 쉽게 가난해졌으며, 가난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사나워질 수밖에 없었다.” -본문 중에서- 소설 속 2022년의 모습은 모두가 지난 시절의 고통과 불행을 기꺼이 다함께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그 사실은 우리들의 가족구성원뿐만 아니라 미령의 가족구성원인 ‘그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끝내 용서하지 못하는 모녀들. 서로 위안이 되어주지 못하는 부부들. 대물림되는 기구한 운명들을 알지 못한 채 그들은 ‘내가 없는 세월’을 마냥 흘려보낸다. 박진규는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채 그들이 어렴풋이 자신의 뿌리찾기와 가족의 재의미를 되짚어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 관계에 대한 물음은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가 되어서도 끝나지 않을 질문이라는 전언을 헛헛한 농담처럼 소설을 통해 우리들에 던져주고 있다. 이 세계를 떠나 잠시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온 것 같은 그 아련한 기분! (죽음을 평생 배낭처럼 짊어지고 다니는)삶과 (숫자놀이로 훌쩍훌쩍 변하는)욕망과 (인어처럼 아름답지만 서글픈 운명의 언어인) 잉여에 대해 썼으면 했다.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서울을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공 삼아. 서울은 두렵지만 분명 매력적인 텍스트였다. 너무 복잡했고 너무 비틀렸지만 너무 거대한데다 콘크리트 빌딩마냥 단단하게 단순했다. 나는 거대하고 단순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 두려워서 혹은 이해할 수 없어서. 반대로 종잡기 어렵고 비틀린 무언가는 언제나 나를 끌어당긴다. 혐오와 선망이 하나의 몸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 ‘꾸역꾸역’과 ‘그럭저럭’이 피곤의 탱고를 추며 흘러가는 시간, 어떤 소설가가 바라본 서울은 그랬다. 거대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조감할 깜냥은 없어서 정공법 대신 나는 에둘러 간다. 그래서 서울을 녹인다. 몽상의 손가락으로. 깊은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으면 어둠이 찾아와 두런두런 귓가에 들려줄 법한 속삭임으로. 잠들기 전 떠올리면 먹먹하고 짠하고 아름답고 우스꽝스럽고 그리운 추억이지만 날이 밝은 후엔 까맣게 잊히는 내가 없는 세월의 이야기를. -‘작가의 말’ 중에서-

교양 없는 밤

<교양 없는 밤> 『교양 없는 밤』은 일찍이 『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마이너리티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기존의 낡은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해낸 작가 박진규의 첫 소설집이다. 기존의 세 권의 장편소설에서 그가 진실과 허위로 가득 찬 현실세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집중 조명했다면, 이번에 출간된 첫 소설집에서는 고즈넉하고 쓸쓸한, 알레고리화된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물들이 개인의 역사에 집중한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어릴 때 엄마와 먹었던 국수를 떠올리는 남자, 매일 아침 눈뜨면 나타나 어딘가를 가리키는 죽은 아내, 인간의 체액을 빨아먹고 살아가는 흡혈귀 같은 존재들…젊은 작가 박진규가 소설집 『교양 없는 밤』에 부려놓은 블랙홀 같은 여덟 편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했으나, 결국 사라져버린 존재들을 다시 불러들인다. 현존했으나, 흔적이나 얼룩으로 남아 지금 우리 곁에 떠도는 그들. 그 떠나가버린 자들의 자취를 천천히 따라가 다시 우리들의 지금-여기를 되짚어 보게 하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뒤틀어버리고, 자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든 유니크한 세계를 지금 우리의 어둡고 쓸쓸한 현실 풍경과 연결한다. 죽은 자들이 나타나 현실 속에 침투하고, 자살한 자들의 영혼이 도시를 활보하는 그의 이야기들이 공통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라져버린 자들이 현실에 남겨진 자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고 뭔가 말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이승에서 간직했던 대화, 지울 수 없는 추억의 힘으로 애써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들을 보듬어 안음으로써 죽음은 현실의 삶과 단절되지 않고, 죽은 자가 현실에서의 하나의 목소리를 획득한 채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수상한 식모들

<수상한 식모들> 질주하는, 전복적인, 쾌활한 상상! 천기를 누설한 죄로 얼굴을 제외한 모든 신체부위가 돌이 되어버린 ‘마지막 수상한 식모’ 순애는 경호에게 수상한 식모들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예언자 염옥과, 바구니만 들고 나갔다 하면 무엇이라도 채워오는 점래, 시인 김수영에게 <식모>라는 시를 쓰게 한 식모 김수영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펼쳐 보인 수상한 식모들의 이야기가 경쾌한 화법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

<에어비앤비의 청소부> 그런 날이 있다. 집과 회사가 아닌 어딘가에 하룻밤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여행가방처럼 처박히고 싶은 순간이. 나는 그때 그곳, 이태원 에어비앤비에 간다. 위트와 상상력이 번뜩이는 박생강 장편소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 2017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를 펴낸 작가 박생강의 신작 장편소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는 작가가 이태원의 어느 ‘에어비앤비’ 룸 세팅 및 청소 프리랜서 일을 제안 받았고 실제로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겪었던 흥미로운 문학적인 일화가 이번 소설의 주재료가 되었다. 소설은 이태원 ‘에어비앤비’에서 하룻밤 묵게 된 주인공 ‘나’가 전직 해커 출신 청소부 ‘운’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비밀에 깃든 삶의 진실의 면면에 천천히 스며들면서 타인의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내 삶을 온전히 결정짓게 되는 과정을 명랑하고 유려한 필치로 보여준다. 각박한 현실 앞에 무력하게 끌려 다니기만 했던 두 주인공 ‘나’와 ‘운’. 그 둘은 ‘에어비앤비’에서의 찰나적인 만남을 통해 각기 온전한 나로 우뚝 서 두려움 없이 세상과 대면할 수 있는 용기를 품게 된다. 소설은 아무 연관 없는 타인이 나의 삶에 직접 개입한 이후 벌어지는 일화를 통해 진정 내 삶에서의 중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이 물음에 처음으로 대답을 준비하는 두 주인공, 그들은 타인에 대한 끈질기고 깊은 이해만이 우리 삶을 앞으로 한 발 한 발 밀어 나아가게 한다는 중요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게 된다. * ‘박생강’이란 독특한 필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2005년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 세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본명 ‘박진규’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이후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필명 ‘박생강’으로 바꾼 뒤 2017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와 신작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를 펴냈다.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 ‘문학동네소설상’,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박생강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 조기유학 광풍이 한창이던 시절, 엄마와 함께 미국 이민 길에 오른 고등학생 이태리, 이태조 남매. 테디, 니키, 루이, 민형, 애니가 기다리는 미국의 오렌지 고등학교. 학교 최고의 아웃사이더에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인싸가 된 한 소년의 이야기.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생계 때문에 사우나 매니저가 된 남자 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1퍼센트들의 숨은 얼굴 ‘갑’들의 세계에 들어간 ‘병’의 초밀착 관찰기 대한민국 1퍼센트 남자들이 벌거벗고 있는 사우나 거기서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는 소설가 상류층 세계의 ‘구멍’을 들여다보는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박생강의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잠정적 실업자인 소설가가 대한민국 1퍼센트 부자들이 다니는 신도시 고급 사우나에서 일하며 겪는 일들을 경쾌하게 그린 작품으로 “운율이 잘 맞는 문장과 맛깔스러운 문체”로 “상류층 세계의 ‘구멍’을 관찰하고 보고”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 박생강은 2005년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세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본명 박진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필명을 박생강으로 바꾸고 신인의 마음으로 새로이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는 그 무렵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등단 10년 차를 맞은 2015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작가는 신도시의 한 고급 피트니스 사우나에서 1년간 일했는데, 그때의 문화적 충격과 흥미로운 경험이 이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 작가 자신이 이 작품은 과거와 다른 식으로 썼다고 밝힌다. “나는 원래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먼, 현실과 허구 사이의 발랄한 망상에 기댄 작품을 쓰는 작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엿들은 상류층 남자들의 별것 없는 대화나 혼잣말, 누군가와 통화할 때의 속닥거림, 나에게 투덜대며 한 말 등등을 생생하게 소설로 옮기고픈 욕심이 들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사우나 회원들의 대사 중 70퍼센트 정도는 내가 들은 그대로다.” _‘작가의 말’에서 실제로 이 작품은 사우나 매니저라는 직업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상류층의 허상과 그늘을 실감나게 풍자한다. 뿐만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의 세목들이 신뢰감을 주면서 작품의 배경인 신도시 사우나는 우리 사회의 한 축도이자 문제적 공간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소설의 제목 또한 그 세계를 정의하는 위트 있고 상징적인 한 문장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전복적 상상력의 작가 박생강(박진규)의 신작 장편소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력의 작가 박생강(본명 박진규)의 신작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정통 소설, 흥미로운 괴담, 유쾌한 난센스, 풍자적 유희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전복적 서사와 능청스러운 화법으로 화제를 모았던 등단작 『수상한 식모들』(2005년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을 즐긴 독자라면 작가의 색다른 귀환을 반길 듯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필명을 ‘생강’으로 바꿨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는 제목에서부터 작심한 듯 상품명 ‘빼빼로’를 공공연히 노출해 작품의 파격성을 짐작하게 한다. 세칭 ‘빼빼로데이’를 앞둔 시점에 출간된 것도 눈길을 끈다. 작품에 상업적 기호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데 대하여 작가는 “물신의 기호와 문학의 기호를 믹스 앤드 매치해서 그럴듯함과 그럴듯하지 않음의 경계를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 빼빼로는 단순한 상징이나 가벼운 소품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은 우리가 이 대중적인 과자를 통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방향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느 날, 심리 상담소를 찾아온 한 소녀. 자신의 연인이 빼빼로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이상 증세가 있다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상담사는 그 ‘빼빼로포비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마침내 문제의 인물과 대면하는 날, 모든 예측을 허물어 버리는 일대 전복이 일어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