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이곳에 신이 있다면, 제발 걔랑 헤어지게 해주세요!” 추리소설 속, 온갖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탐정의 애인으로 빙의했다. 일신의 안녕을 위해 그와 헤어지기로 한 나는 미남의 눈물 어린 애원도 힘겹게 외면하고 뒤돌아섰다. 그렇게 안전 이별한 뒤, 유유자적한 생을 보내고 있던 내 앞에 그가 다시 나타났다. “네가 그렇게 갈구했던 자유는 어땠어?” “에드워드.” “그동안 마음껏 즐겼길 바라. 이젠 네가 도망갈 길 따윈 없으니까.” 전 애인이 도무지 헤어져 주질 않는다. * “내가 입안의 사탕처럼 굴어도 너는 내게 아무런 감정도 없잖아.” 에드워드 특유의 바닐라 향이 오싹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말했잖아. 난 널 좋아한다고. 더 이상 도망가지 않아.” “안나, 왜 네 고운 입술에선 거짓말만 나오는 것일까?” 그의 두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내가 사라졌던 사이, 탐정은 미쳐버렸다.
대제국 바할라의 위대한 황제로 군림하던 나는 누군가의 음모로 비참하게 살해당한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 눈을 떠보니, 만만하게 봤던 약소국의 아기 황녀가 되어 있었다. “황녀가 도둑을 잡았다고?” 할 줄 아는 게 뒤집기밖에 없는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어른들. 그들의 말을 귀동냥했을 뿐인데, 황궁에서 이름나는 탐정이 되어 있었다. “상자 밑에 반짝반짝이 가득!” “케리 재무장관의 마차를 조사해라!”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리쳐진 식자재 상자들, 그리고 그 밑에서 드러난 금화. “황녀님 말이 맞았습니다!” 훗, 당연히 그렇겠지. 어제 저놈의 끄나풀이 나불대더만. 이렇게 탐정으로서의 내 위상은 높아져만 갔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유명세를 등에 업고 나를 죽인 그놈을 기필코 찾아내리라. 기다려라, 범인! “그래, 황녀. 아.바.바.바.에게 오너라.” 잠시, 그 전에 이 유리멘탈 아버지 먼저 케어해 주고. 자, 이제 범인을 찾……! “넌 너무 작아서 안 되겠다. 내가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지.” 첫째 오빠가 여기서 왜 나와. 저리 비켜, 나 범인 찾아야 하니—. “이렇게 말라서야. 쯧, 요리장은 뭘 하는 거지?” 악, 저 또라이 둘째 오빠한테서 요리장의 목숨을 구해야 해! 자, 이제 본격적으로 범인를 찾아보실—. “사랑스러운 황녀님, 어디 계세요!” 하……. 황궁에서 나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나, 살인범을 잘 찾을 수 있겠지?
* 키워드 : 현대물, 학원물, 첫사랑, 친구>연인, 비밀연애, 삼각관계,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사이다남, 직진남, 능글남, 다정남, 유혹남, 짝사랑남, 순정남, 평범녀, 뇌섹녀, 능력녀, 다정녀, 짝사랑녀, 영혼체인지/빙의, 역하렘, 오해, 복수, 권선징악, 로맨틱코미디내가 빙의한 하이틴 영화의 남주인공에게 수학 과외를 해 주게 되었다.빌어먹을 추천서가 뭐라고!“기하학 말고 다른 것도 잘해? 이를테면, 키스 같은 거?”그냥 과외만 해 주고 튈 생각이었는데, 남주인공은 왜 저딴 질문을 하는 것이며,“나 예전부터 너 좋, 좋아했어…! 홈커밍 파트너가 되어 줘!”소꿉친구인 놈은 또 왜 저러고,“내 연주 보러 우리 집 갈래?”학교 유일한 밴드의 보컬은 왜 내게 추파를 던지는가?“클로이, 미안하지만 네가 학생회 일 좀 도와줘야겠다.”거기다, 일 더미를 들고 쫓아오는 학생회장까지!아, 나는 그냥 너드로 빙의한 김에 좋은 대학이나 가려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