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던 제국의 황태자비이자 숲의 정령술사인 아리아나. 황실보다는 자연을 더 사랑하는 어린 황태자비 앞에 날아든 한 통의 비보. 그리고 그 비보 속에 감춰진 인간의 탐욕과 욕망.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으로 하루아침에 멸문 가의 혈육이 되어버린 황태자 비가 살아남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죽음뿐이었다. 살기 위해 가문과 이름을 모두 버려야 했던 그녀 앞에 나타난 보헤리아 제국의 대 부호 에딘버러 듀크 공작.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야 하는 그녀의 목표는 하나다. 억울한 누명으로 멸문한 가문을 다시 복원시키는 것. 정체도 알 수 없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 에딘버러 듀크 공작과 죽은 줄만 알았던 아리아나 황태자비를 만난 클라이던 제국의 황제 윈스테드 데 필리프. 그리고 그녀가 키우는 앞날을 예언하는 새 재피틀까지. 정령술사인 그녀를 두고 격돌하는 윈스테드 황제와 에딘버러 듀크 공작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 그리고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정치적 대 서사시가 판타지의 세계관으로 펼쳐진다!
한순간의 일탈이었다, 그를 유혹한 건. 그리고 잠시 추억했던 옛사랑에 대한 변명이었다. 도준 선배와 똑같은 얼굴로 단비 앞에 나타난 한 남자. 도경은 단비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던 도준 선배의 쌍둥이 동생이었다. 쌍둥이 형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관심에도 없는 거성 그룹 승계 서열 1위에 오른 남자, 윤도경. 4년이 지난 지금도 형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도경에게 한때 형의 사랑이었던 여자가 나타났다. 그것도 여성 편력이 심한 K팝 스타 이안과 함께. 그녀 주위를 맴도는 파렴치한에게서 지켜주고 싶었다, 처음엔. 그런데 이제는 도경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다. * “죄송하다니 나도 하나만 묻자. 정말 이안과는 사귀는 사이가 아닌 건가?” “혹시, 외람된 질문이지만 이안 씨에게 집착하시는 이유, 물어봐도 되나요?” “질문엔 질문으로 답하는 게 한단비 씨 대화법인가?” 도경의 차가운 시선이 단비의 눈빛을 훑었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저에게 이러시는 게 이안 씨에 대한 집착으로 느껴져서요.” “내가 지금 집착하는 게 이안으로 보이나? 내 관심사가 ‘너’일 거라는 생각, 한 번도 안 해 봤어? 그날 밤 나와 키스까지 해 놓고.” 그날 밤, 자신과 한 키스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다. 한순간의 일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윤도경 대표의 눈빛에 사로잡힌 단비의 심장이 순간, 의미도 알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내가 분명 말했을 텐데, 난 실수가 아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