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별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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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막에선 왕녀도 마녀가 된다

제국과 왕국 간의 길고 긴 전쟁이 막을 내렸다. 패배한 왕국은 제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내주어야 했다. 그것이 설령, 소중한 왕녀라고 해도. “...에이린 힐 아폴리오스입니다.” “알카드라고 불러 주십시오.” 처음부터 제국의 재상이라는 그가 신경 쓰였다. 달조차도 색이 바랜 밤, 홀로 새까만 남자. 그런데 그 이유가 과연....... “알카드 경도 제국이 정복한 나라의 왕족이라 들었습니다.” 단순히 나와 비슷한 처지이기 때문이었을까. “어쩌자고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예상치 못한 남자의 대답에 숨이 막힌다. 이대로라면 그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르겠다. “혹 제가... 가여워 보였습니까?” 애걸하는 것 같기도, 유혹하는 것 같기도 한 음성은 꿀과 독을 탄 홍차처럼 달콤하고도, 치명적이었다.

대신관님께 오해라고 전해주세요

내용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은 웹소설 세계에 환생했다. 원작에 없는 새로운 인물로 태어난 김에 가문의 가호를 받으며 즐겁게 살아볼까 했는데, 황제 암살 죄로 처형당할 내 최애캐 대신관 클로디우스의 운명이 너무 걱정된다. ‘이렇게 된 거, 클로디우스를 살려내 보이겠어!’ 높은 신성력을 타고난 덕에 신관이 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클로디우스는 인간을 불신하는 데다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니, 그림자처럼 몰래 암살 계획을 망쳐 미래를 바꾸려고 했는데……. “부디, 그대를 제 곁에 둘 수 있는 영광을 주십시오.” 이상하다? 왜 클로디우스가 나를 행운의 천사라고 부르지? 어째서 암살 계획을 다 알려주는 거지? 뭔가 일이 이상하게 꼬여가는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