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망치기 위해 제 인생을 건 남자, 도정후. 그런데 남자가, 지나치게 다정하다. 나를 부서뜨리러 왔으면서, 차라리 죽일 듯 굴었어야지. 그래서 내가 먼저 난잡해지기로 했다. “몇 번이고 전무님이랑 하고 싶어요.” 가벼운 존재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길 바란다. 거칠고 난잡하게. 잔인하고 포악하게. 그래서 깊게 빠져들 수 없게. * 내 인생에 겁도 없이 다시 나타난 여자, 서교은. 너는 쉬운 여자가 맞나. 손을 잡으면 순순히 잡히고, 입을 맞추면 잘도 받아먹으면서도, 어느 순간엔 멀리 달아나는 여자. 그래서 더 안달이 났는지도. “그럼 오늘도 나랑 해. 넌 쉽잖아.”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나왔다. 아니, 마음에는 있었지만 이딴 식으로 내뱉고 싶지는 않았지. * 거짓말의 거짓말의 거짓말이 이어진다. 내가 너에게. 너 또한 나에게. 그리고. 너를 파괴하려던 내가, 가장 먼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