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강원랜드의 거리에서 SF와 누아르가 만나다 “어차피 능력이 아니라 저주였어” 질병은 능력이었고, 능력은 저주였다. 카지노 촌 뒷골목에서 전당포 직원으로 살아가던 소년 진. 그는 알 수 없는 자들로부터 무자비하게 사냥당하기 시작한다. 이 모든 건, 병인 줄만 알았던 그의 저주 같은 능력 때문. 그를 노리는 이들과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대립 속에서 남은 선택은 하나뿐이다. 능력을 각성하든가, 죽든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게 뭔지 알아? 내가 가진 유일한 능력이 내게서 가족도, 행복도, 목숨도 빼앗아간다는 거야!”
<언더, 스탠드>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아래로 가서 서 봐야 한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추정경이 찾은 ‘이해’의 참된 의미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우리 청소년문학의 숨겨진 잠재력”이라는 찬사와 함께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언더, 스탠드』가 출간되었다. 첫 작품 『내 이름은 망고』가 낯선 외국에서 살게 된 10대 여성 주인공의 성장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무대를 가상 세계로까지 넓힌다. 주요 등장인물 또한 10대 천재 소년부터 스타트업 대표, 죽음을 앞둔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첨예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동시에 색다른 상상력을 펼쳐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과학 기술’과 ‘가상 현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과 ‘이해’의 본질에 대해 또 한번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 도서관의 살인자, 살인자를 뒤쫓는 소년, 소년을 가로막는 검은 손… 『내 이름은 망고』의 작가 추정경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가 출간되었다. 2011년 데뷔 이래 추정경은 독립심 강한 십대들이 폭력적인 현실과 대결하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머나먼 캄보디아에서 좌충우돌 모험을 벌이는 ‘수아’(『내 이름은 망고』)부터 느닷없는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테니스 선수 ‘임석’(『검은 개』)까지, 거센 파도를 거슬러 힘겹게 전진하는 어린 주인공은 추정경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는 가상의 사이트 위키드백과에 등재된 「한국의 9등급 정보보호법」이라는 문서로 시작한다. ‘해커 독스’라는 정체 모를 인물이 최종 수정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 글에 따르면, 20××년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없고, 마음대로 읽고 배울 권리도 없는 디스토피아다. 분기별 ‘등급 시험’을 통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정보 등급이 부여되고,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등급 외 사람들은 글을 배울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신불가촉천민’으로 살아간다. 법이 시행된 지 10여 년 만에 정보 등급은 계급 고착화로 귀결되고, 인구의 5%에 불과한 7, 8, 9등급이 부의 95%를 소유하고 있다. ‘9등급 정보보호법’이 실행된 표면적인 이유는 가짜 뉴스와 혐오 표현 차단이지만, 진짜 목적은 5%의 특권을 공고히 하고 불평등을 눈가림하는 데 있음을 행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소설은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옭매고 있는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칼날을 겨눈다. ‘흙수저’라는 자괴적인 표현으로 대변되는 오늘의 상황은 본질적으로는 이 소설 속의 미래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머지않은 미래, 우리 사회를 덮친 디스토피아를 통해 오늘의 불평등을 하루빨리 개혁하라고 촉구한다. 아울러 자유롭게 읽고 쓴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책임 사이에서 어떻게 무게중심을 잡아야 할 것인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