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노보단
목노보단
평균평점 3.00
꽃이기를 거부한다
3.0 (2)

“단 한 번이라도, 제게 진심이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왕의 정부로 살아온 여자, 파밀라.  처음으로 왕에게 물었던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쓸데없는 말을 하는군.”  경멸보다 못한 무관심이었다.  “안녕히 계세요, 전하. 우리 다신 보지 말아요.”  마지막 말을 남긴 그녀는 난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던 발을 허공을 향해 띄웠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겨우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때야? 당신이 가장 후회하던 순간이.]  눈을 떠보니, 10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내 남자들이 위험하다

달빛에 빛나는 백금색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가슴께까지 내려오더니 그녀의 밑에 깔려 있던 남자의 뺨을 간지럽혔다. 황홀한 듯 여자를 보던 남자가 신음하더니, 여자를 불렀다. “폐하…….” “……하.” 폐하라 불린 여자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엘리사.” “…….” “엘리사라고 불러야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은 그녀의 말에, 남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어서.” 엘리사의 재촉에 남자는 못 이기겠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입을 열었다. “……엘리사.” “옳지.” 칭찬하듯 남자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남자의 눈이 취한 듯 풀렸다. “이리 와.”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연중 된 역하렘 소설 속 악녀 엘리사가 되었다. 그것도 남편들한테 배신당해 폐위되는 것도 모자라 하룻밤 상대였던 남자의 손에 목숨을 잃는 비운의 황제가! 연중 된 소설이라 엘리사를 살해하는 남자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이대로면 꼼짝없이 죽게 된다. 죽게 되는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다. 개죽음을 피하기 위해 원작을 바꾸기로 결심한 엘리사. 그런데… 어째 남편들이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