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제
김교제
평균평점
목단화 牧丹花 (원문)

<목단화 牧丹花 (원문)> 『목단화(牧丹花)』는 김교제의 한국개화문학 계몽기 신소설로 1911년 ‘광학서포’에서 발간한 초판 딱지본으로 그의 여러 작품 중에서 최초 처녀작으로 시도한 작품이다. 김교제의 작품은 그리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 생애에 관해서도 물론 알려진 바가 많지않 다. 그는 신소설의 대표작가로 충분히 평가받는 인물로 당시 신소설의 기조로 잘 알려진 이인직 등과 동조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들에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우리 소설의 근간 속에서 근대적인 개혁의 영향들은 낡은 체제를 타파하고 사회 전반에 대한 가족제도와 관습까지도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나타난 모든 것들은 인식의 차이를 새롭게 가져오도록 영향을 받게 되었다. 물론 일제 강점기 속에서 상실된 사회적으로나 문화적 개화의 바람은 불가피하게도 외래의 문화를 답습하는 것으로 귀추 될 수밖에 없었으며 중국을 배척하거나 친일의식의 자취를 감출 수는 없었다. 이로써 시기적으로 다수 작품들은 과거의 작품을 모의하거나 외국작품을 번안한 결과로 고취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전반적인 작품은 주로 사회 풍조에 대한 인습타파, 민중의식의 새로운 의식 고양, 남녀의 결혼관 등 주제의식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근대 초기 신소설 중에 하나로 초판 원본 그대로 영인하여 처음으로 그대로 발간하게 되었다.

지장보살 초판본

<지장보살 초판본>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창작이 아닌 번역소설이라는 점에서 ≪지장보살≫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작품으로 남았다. 그런데 번안과 창작 시비를 일단 제쳐 놓고 한 편의 ‘작품’으로 ≪지장보살≫을 읽어 보면 기본적인 소설적 요소와 형태를 갖추진 못한 이야기여서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울 것이다. 황당무계한 상황, 작위적인 구성, 인과성이 결여된 사건 전개, 종잡을 수 없는 인물 성격, 식상한 교훈, 주제의식의 착종 등 소설이 피해야 할 모든 결격 사유를 집약시켜 놓았다고 할 정도로 ≪지장보살≫은 소설적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원작의 내용을 자의적으로 축소하고 변조한 번역이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장보살≫의 이야기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는 우물 안 동굴에 갇히게 된 복내덕과 고명녀의 생존기이고, 후반부는 형리의 고백으로 고명녀의 정체가 밝혀지는 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지장보살≫은 원작에서 기본적인 서사적 얼개만 차용하고, 구체적인 사건들과 그에 대한 서술방식은 신소설의 그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장보살≫은 번역이라기보다는 번안에 근접해 있다. 원작의 내용을 거의 해체한 서사적 틀에 삽입된 신소설적 내용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전통적인 유교적 도덕률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적 흥미를 유발하는 다소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서사적 상황과 사건들이다. 김교제가 쓴 신소설은 대개 선악의 구별이 뚜렷한 가족 갈등을 주로 다뤘다. ≪지장보살≫에서도 주요 갈등은 복내덕과 조부 사이, 형리와 고명녀 사이 등 금전적인 이유로 얽힌 가족 관계에서 비롯된다. 가족 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해결되는 방식은 여성 인물이 상실한 지위를 회복하고 이를 통해 가족들이 재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매개로 한 이러한 갈등 해소는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를 보존하고 강화하는 서사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지장보살≫에서도 가족 갈등 문제와 그 해결은 고명녀의 상실된 지위 회복을 매개로 이루어지는데, 여타 신소설과 다른 점은 고명녀가 동굴에서 기거하는 미개인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족서사의 틀에 모험소설적 요소가 가미된 이러한 서사가 대중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게 됨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 여성 인물의 상실된 지위 회복이 미개인이 문명인으로 개화하는 서사와 포개어진다는 점도 이색적인 설정이다. ≪지장보살≫을 지탱하는 서사의 한 축은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고명녀가 인간으로 거듭나는 개화교육 이야기인데, 그 교육의 마지막 관문은 친족체계의 질서를 도덕률로 내면화하는 것이다. 즉 고명녀는 복내덕을 사랑하는 일이 왜 불가능한지를 깨닫게 됨으로써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동시에 개화된 여성이 될 수 있다. 여기서 근대적인 개화사상이 전통적인 유교적 도덕질서와 아무런 갈등 없이 결합하는 양상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지장보살≫은 번역소설이지만, 신소설적 주제를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