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크리스마스> 폭스코너 청소년소설 1권. 청소년소설 <나쁜 엄마>로 사랑받았던 박성경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사춘기, 갱년기, 발정기, 노년기로 구성된 가족의 유쾌한 소동극을 그린,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청소년 가족소설이다. ‘가족’이 중심 이야기이긴 하지만, 주인공 중학생 소녀를 통해 왕따 문제와 이성 문제까지 지금 청소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경’은 크리스마스에 태어나, 크리스마스가 생일인 중2 사춘기 소녀이다. 매사에 “귀찮아”와 “짜증 나”를 입에 달고 살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가족 구성원을 소개하자면, 25년째 준비운동만 하고 있는 영화감독이자 사실상의 백수인 아빠, 입바른 소리를 잘해 가위 입으로 통하는 미용실 원장 엄마, 막냇동생 부려먹는 게 특기인 대학생 군바리 오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왕재수 천재 여고생 언니, 그리고 남몰래 <소녀경>을 탐독 중인 전직 교장 선생님 할아버지다. 늘 서로 투닥대고 부딪치기 일쑤인 가족이 웬일인지 크리스마스에 함께 식사를 하잔다. 모처럼 생일 대접을 받나 싶었던 경은, 열다섯 살 생일이자 크리스마스인 그날, 엄마 아빠의 이혼 통보를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하나뿐인 단짝 친구에게는 갑자기 잡힌 가족모임 때문에 미리 약속한 크리스마스 계획을 깼다는 이유로 절교를 당하는데….
<나와 아로와나> ‘아직은’ 부족하지만, ‘아마도’ 빛날 거라고 믿으며 오늘도 전진하는 우리 시대 청춘의 이야기! 『쉬운 여자』와 『나쁜 엄마』 이후 세 번째 장편소설을 펴낸 박성경 작가는 아직 우리 문단에서는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유수의 문학상 본심에 여러 번 오를 만큼 실력 있는 작가로, 소영현 문학평론가는 시종일관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엮는 역량이 돋보인다고 평한 바 있다. 그의 신작 소설 『나와 아로와나』는 에어컨도 없고 보일러도 고장 난 옥탑방에서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버티며 영화판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무작정 택배로 맡겨놓고 간 아로와나를 노심초사 몰래 키우고, 저작권 따위는 깡그리 무시한 채 자신의 이름과 권리를 강탈해간 영화사와 싸우면서 별난 이웃들과 웃고 울며 공생하는 우리 시대의 고단한 청춘의 삶을 담고 있다. ‘나’와 ‘아로와나’에 관한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워, 청춘에 아로새겨진 주홍글자(A)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자, ‘아직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만개하게 될 것을 알기에 유머와 낙관을 기어이 포기하지 않는 청춘에 바치는 유머러스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쉬운 여자> <추천평> 왜 이렇게 책장이 술술 넘어가나 했더니 대사 빼고는 문장들이 죄 현재형 어미를 가졌다. ‘그녀는 글을 썼다’ 하지 않고 ‘쓴다’고 하는 식이어서 지금 한창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진다. 영화 각본 비슷하다. 각본가들이 지문을 그렇게 쓴다. 출신은 못 속인다기보다도 이야기에 걸맞은 형식을 작가가 찾은 결과겠지. 이야기보다도 캐릭터에 맞춘 스타일이겠지. 이 캐릭터는 매사 행동이 시원시원하다. 망설이거나 눈치 보지 않고 돌아보는 법도 없이 막 나간다. 이렇듯 지금 벌어지는 일을 따라가려니 책장 넘기는 손이 바빠질 밖에. 영사기의 모터란 천천히 돌면 안 되는 거니까. 하지만 잘 보면 이 주인공의 맘속에서 작동하는 모터는 여기저기 흠집이 많다. 순정부품이 아닌 부속도 들었고 그래선지 고장도 잦다. 그런 기계를 달고 이 여자, 용케도 팔랑팔랑 살아간다. 무거운 사람이 가볍게 살고자 하니 노력이 많이 들겠다. 연비가 형편없다고 해야 할까, 감정의 연료를 잔뜩 때야 겨우 굴러간다. 사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조차도 안쓰러워, 나는 책장이 술술 넘어가질 때 심지어 주인공한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던 것이다. - 박찬욱(영화감독) 운명의 잔인한 화살 앞에서 어떤 전략이 현명할까? 여기, 불운을 의기양양하게 만들 햄릿의 이항(二項)을 버리고 제3의 길을 택한 여자가 있다. 허허실실 보살행이랄까, 존재론적 선택에 의해 ‘쉬운 여자’가 되는 것. 불운이 더는 자국을 남기지 못하도록 한없이 자기를 연화(軟化)하는 것. 자기를 개방함으로써 자기를 방어하는 것. 이 모순과 역설 위에 갖가지 역설이 중첩된다. 무골의 연체동물 같은 태도 뒤에 단단히 고치를 튼 자의식, 끊임없이 관찰, 판단, 평가하는 ‘쉬운’ 여자의 ‘의식 과잉’, 사고의 표면을 물수제비를 뜨듯 스치며 빠르고 가볍게 던지는 짧은 문장들, 그 사이사이에 끼워 박은 가볍지 않은 아포리즘들까지. ‘베풂’의 이중성,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의 역학관계 전도까지. 냉소와 비관주의의 얼굴을 한 이 역설들 속에서 인생에 대한 연민과 궁극적 긍정이 마지막 역설로 피어나는 것을 보며 나는, 슬픔과 분노, 질문 가득한 시를 쓰던 학생시절에서 박성경이 아주 멀리 왔다는 생각을 한다. 변하지 않은 채로. - 심민화(불문학자, 전 덕성여대 교수) ■ 세상을 꼬집는 ‘쉬운 여자’ 나이지의, 사랑에 대한 통쾌한 청개구리 전법, 그 역설의 미학! 새로운 문학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발굴해 온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이 열한 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박성경의 《쉬운 여자》이다. 불임클리닉 간호사인 주인공 나이지(易之) 양은 자신에게 찾아온 모든 불행과 불운과 불륜 등 불(不)붙은 것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역설적으로 어떤 부탁이든 쉽게 들어주는 ‘쉬운 여자’의 길을 택한 여자다. 자기를 개방해 자신을 방어하는 이 독창적인 캐릭터의 역설적인 이야기를, 작가는 예리한 통찰과 유머, 탄탄한 문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나간다. 불임클리닉 의사와 동료, 환자들, 레즈비언 친구, 이웃집 남자, 동네슈퍼 할아버지, 동호회 회원, 이복오빠 등 쉬운 여자를 이용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드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과, 기꺼이 자신을 내놓으며 그런 그들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쉬운 여자의 고백, 그리고 그녀를 두고 자살해버린 엄마의 음성을 통해, 사랑의 진의도 모른 채 사랑을 운운하는 이기적인 세상을 예리하게 꼬집는다. 그 꼬집는 맛이 너무 유쾌하고 유머러스해 시종일관 웃음기를 배어 물다가, 한심해 보이는 쉬운 여자의 청개구리 전법이 외려 사랑의 진의를 드러내는 데까지 이르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맛보게 된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답게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하고, 맛깔 나는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내처 읽게 만드는 놀라운 흡인력을 지닌 작품이다. 예리한 비판과 냉소 속에서 역설적으로 피어나는 인생에 대한 연민과 궁극적 긍정이 세련된 문장으로 유쾌하게 펼쳐진 소설이다. ■ 제6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 영화 각본처럼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쉬운 여자는 아빠와 엄마에게 두 번 버림받은 상처 많은 여자이다. 그래서 쉽게 살아간다는 것이 더더욱 역설적이다. 그녀는 무슨 부탁이든 들어주지만, 딱 하나만 들어주지 않는다. 엄마와 자신을 버린 아버지와의 만남을 거부한 것.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조금도 상투적이지 않다.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구성으로 무장한 저자의 필력 덕분이다. 어려운 세상을 쉽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쉬운 여자’라는 독창적인 캐릭터만으로도 인상적인 이 소설은 한 편의 영화처럼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필력 덕분에, 마치 영화각본 보듯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제6회 세계문학상 최종심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작품성과 재미를 고르게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새롭고 창의적인 캐릭터와 유쾌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볼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