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아주 희한한 소리를 들었어.” 서래 정씨 16대 종손인 백야식품 정 회장의 둘째 손자, 정이준 전무. 그리고 정 회장의 장손인 정귀현의 정혼녀로 25년을 살아온 김시연. “어렸을 때 형이 입던 옷이나 쓰던 물건 중 쓸 만한 걸 가끔 물려받긴 했지만, 형이 내내 끼고 있던 여자까지 물려받는 건 너무하지.” 그는 어딜 찔러야 시연이 고통을 느끼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걸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평생 시동생으로 생각했던 남자를 남편으로 맞을 수는 없다고 네가 정리하면 될 일이야.” 그가 여유 있는 태도로 커피 잔을 들어 마셨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어요.” “알아들었다니 다행이네.” “형하고 붙어먹던 여자가 어떻게 동생하고 결혼할 수 있겠냐고 말씀드리라는 거잖아요.” 찻잔 속을 응시하던 그의 시선이 느리게 올라왔다. “정확해.” 깔끔하게 떨어지는 답변이었다.
“어제 내가, 아주 희한한 소리를 들었어.” 서래 정씨 16대 종손인 백야식품 정 회장의 둘째 손자, 정이준 전무. 그리고 정 회장의 장손인 정귀현의 정혼녀로 25년을 살아온 김시연. “어렸을 때 형이 입던 옷이나 쓰던 물건 중 쓸 만한 걸 가끔 물려받긴 했지만, 형이 내내 끼고 있던 여자까지 물려받는 건 너무하지.” 그는 어딜 찔러야 시연이 고통을 느끼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걸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평생 시동생으로 생각했던 남자를 남편으로 맞을 수는 없다고 네가 정리하면 될 일이야.” 그가 여유 있는 태도로 커피 잔을 들어 마셨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어요.” “알아들었다니 다행이네.” “형하고 붙어먹던 여자가 어떻게 동생하고 결혼할 수 있겠냐고 말씀드리라는 거잖아요.” 찻잔 속을 응시하던 그의 시선이 느리게 올라왔다. “정확해.” 깔끔하게 떨어지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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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우는 대학 졸업기념 파티를 위해 동기들과 갔던 클럽에서 23살(?) 여대생 가현을 만났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인연으로 만나 서로 데이트를 하게 되는 두 사람. 신우는 외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앳되어 보이고 순진한 그녀가 예쁘고, 가현은 모델 같은 한신우의 근사한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3월. 신우는 첫 부임한 대한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게 되는데, 3학년 1반 반장 진가현……? . . “혹시. 너한테 언니가 있어?” 신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없습니다.” 가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 “예약 취소가 안 됐어. 밥만 먹고 금방 나올 거야.” “…좋아하면 안 된다고 그랬잖아요.” 가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 안 돼.” “그런데 왜 가요?” 신우는 이를 아득 깨물었다.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향이 좋은 와인까지 맞추어 예약을 해 두었다. 혹시나 눈이 내린다면 바깥 풍경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일부러 창가 자리를 골라서 말이다. 그곳에, 2주 만에 교복 입은 꼬맹이로 변신한 가현을 데리고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신우는 대학 졸업기념 파티를 위해 동기들과 갔던 클럽에서 23살(?) 여대생 가현을 만났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인연으로 만나 서로 데이트를 하게 되는 두 사람. 신우는 외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앳되어 보이고 순진한 그녀가 예쁘고, 가현은 모델 같은 한신우의 근사한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3월. 신우는 첫 부임한 대한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게 되는데, 3학년 1반 반장 진가현……? . . “혹시. 너한테 언니가 있어?” 신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없습니다.” 가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 “예약 취소가 안 됐어. 밥만 먹고 금방 나올 거야.” “…좋아하면 안 된다고 그랬잖아요.” 가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 안 돼.” “그런데 왜 가요?” 신우는 이를 아득 깨물었다.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향이 좋은 와인까지 맞추어 예약을 해 두었다. 혹시나 눈이 내린다면 바깥 풍경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일부러 창가 자리를 골라서 말이다. 그곳에, 2주 만에 교복 입은 꼬맹이로 변신한 가현을 데리고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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