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o(도효원)
carbo(도효원)
평균평점 3.25
안녕이라 말할 때

파리에서 만난 태형과 유진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잠깐 한국에 다녀오겠다던 유진은 태형에게서 완벽하게 잠적해버리고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태형은 결국 유진을 직접 찾기 위해 일 년 뒤 귀국한다. 헤어지고 2년 뒤 두 사람은 정략결혼을 위해 나간 맞선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본문 중 왼손으로 턱을 받친 태형은 차를 마시는 유진을 유심히 쳐다보며 오른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리듬감 있게 두드렸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차 다 마시면 나가자. 데려다줄게.” “벌써요?” 생각보다 빠른 축객령에 유진이 아쉬운 얼굴을 했다. 좀 더 그와 있고 싶었다. 유진은 이 아늑한 공간에 꽤 마음에 들었다. “그럼 오늘 여기서 자고 갈래?” 그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빙긋 웃으며 물었다. “그쪽이랑 잘 생각으로 여길 따라온 건 아니에요.” “나랑 자자는 말은 안 했는데. 나랑 자고 싶어?” 춥고 서늘한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태형처럼 따듯한 이곳에 좀 더 머물고 싶은데, 그렇다면 그와 섹스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여기 남으면 그쪽하고 자게 될까요?” “…아마도.” 유진의 얼굴에 실망스런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이 차 다 마시면 나가요.” 아쉽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나야 했다. “내심 기대했는데 아쉽네.” “잠은 다른 여자랑 자면 되잖아요.” “…….” 유진의 불퉁한 말에 태형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왜요?” “쉽게 한 말은 아니었는데 쉽게 들리게 한 것 같아서.” 그의 눈빛이 아주 잠깐 서늘해졌다. “다른 여자들은 대부분 자고 갔어요?” “아니야.” 유진은 대답 대신 피식하고 웃었다.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은 까닭이었다. 태형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젊은 남자였다. 타인에게 붙임성도 좋은 그가 이 아파트에 자신만 불러들였을 리는 없다. “괜찮아요. 성인인데요 뭘.” 짧게 한숨을 내쉰 태형이 여전히 턱을 괸 채로 악수를 하자는 듯 오른손을 내밀었다. “진아라고 불러도 돼?” “그렇게 해요.” “그럼 악수.” “악수.” 태형이 내민 손을 맞잡았다. 그의 손이 따듯해 내민 손을 빼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가 의아한 듯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기울였다. “…원래 체온이 높은 사람인가 봐요.” “따듯하다니 기분 좋네.” “…….” 유진은 태형의 눈을 보며 마음속으로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쇼스타코비치왈츠2번

“어디로 간다고?”..“깼어요? 미안해요. 가평으로 가요.”엠티를 어디로 가냐는 질문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세준은 워낙 바쁜 사람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같은 질문을 한 번 더 한다고 해도 연아는 이해할 수 있었다...침대에 다시 누우려던 세준은 자신이 연아의 전화번호를 아직 모른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물론 알고자 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었지만 알고자 한 적이 없었다.“내 전화번호는 알아?”“……알 수 있어요.”..“전화번호 눌러.”“아…… 네.”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무엇으로 저장할지 잠깐 고민하다가 ‘평창동 채연아’라고 적어 넣은 뒤 마지막으로 저장 버튼을 눌렀다.결혼한 지 두 달이 지난 아침이었다. [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나한테 반하지 않을래?

일곱 살, 엄마의 장례식에서 처음 만난 강한을 17년째 짝사랑 중인 한지우.  그녀는 각고의 노력 끝에 강한의 대학에 입학하고 그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한다.  강한은 자꾸 선을 긋지만 언젠가는 그가 분명 자신을 사랑하게 될 거라고 믿고 전진하는 지우.  마침내 그녀는 강한의 사랑을 쟁취하고 이제는 정말 달콤한 사내 연애만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자와 연인 사이
4.83 (3)

한신우는 대학 졸업기념 파티를 위해 동기들과 갔던 클럽에서 23살(?) 여대생 가현을 만났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인연으로 만나 서로 데이트를 하게 되는 두 사람. 신우는 외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앳되어 보이고 순진한 그녀가 예쁘고, 가현은 모델 같은 한신우의 근사한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3월. 신우는 첫 부임한 대한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게 되는데, 3학년 1반 반장 진가현……?  . .  “혹시. 너한테 언니가 있어?” 신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  “…없습니다.” 가현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 “예약 취소가 안 됐어. 밥만 먹고 금방 나올 거야.” “…좋아하면 안 된다고 그랬잖아요.” 가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 안 돼.” “그런데 왜 가요?” 신우는 이를 아득 깨물었다.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향이 좋은 와인까지 맞추어 예약을 해 두었다. 혹시나 눈이 내린다면 바깥 풍경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일부러 창가 자리를 골라서 말이다. 그곳에, 2주 만에 교복 입은 꼬맹이로 변신한 가현을 데리고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안녕이라 말할 때 외전

<외전> 태형과 유진의 딸, 안제의 이야기

영애의 경호관 외전

비밀요원 김민준, 그리고 대통령 영애 강설. 서로가 서로에게 비밀을 간직한 채 거짓 속에 진실을 숨긴다. 국가정보원(NIS)의 뛰어난 비밀요원 김민준에게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임무가 새로 주어졌다. 그것은 바로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의 딸 강조국 양을 비밀리에 경호하는 것이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감추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대통령의 딸 강설(강조국), 영애와 같은 회사 직원으로 위장한 민준은 그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몰랐던 사실을 하나둘씩 알게 되며 그녀에게 속절없이 끌리게 되는데.  태어나기 전부터 운명이라는 게 이미 정해져 있었다면 우리의 인연은 운명일까 아닐까.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내가 지켜야 할 당신은 나의 하나뿐인 ‘조국’이다.

울지 마, 가고 있어

“듣자 하니, 두성그룹 딸이라던데.”지독하게 낮은 음성이 그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이번엔 지원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맞아.”“그런데 넌 여기서 뭘 하는 거야.”“…무슨 뜻이야?”“아버지는 정치인에게 뇌물을 주고 회사 공금을 횡령했는데, 딸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아주 웃긴 얘기지.”..재운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적대감도 감추지 않았다.“그렇다고 나까지 그렇게 살 순 없잖아.”“위선적으로 보여.” . .그날의 사건이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것처럼 그녀의 인생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재운은 그 애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에, 악몽을 꾸다 일어나 숨을 헐떡거리면서 그 애를 생각했다. ..가끔 그 애 생각을 했다. 오른팔에서 참기 힘든 통증을 느낄 때마다, 그녀가 괴로운 시간을 견뎌낸 것처럼 그 애도 어디선가 힘든 과거를 이겨내고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사랑은 없는 것처럼
2.3 (5)

“어제 내가, 아주 희한한 소리를 들었어.” 서래 정씨 16대 종손인 백야식품 정 회장의 둘째 손자, 정이준 전무. 그리고 정 회장의 장손인 정귀현의 정혼녀로 25년을 살아온 김시연. “어렸을 때 형이 입던 옷이나 쓰던 물건 중 쓸 만한 걸 가끔 물려받긴 했지만, 형이 내내 끼고 있던 여자까지 물려받는 건 너무하지.” 그는 어딜 찔러야 시연이 고통을 느끼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그걸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니, 평생 시동생으로 생각했던 남자를 남편으로 맞을 수는 없다고 네가 정리하면 될 일이야.” 그가 여유 있는 태도로 커피 잔을 들어 마셨다.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어요.” “알아들었다니 다행이네.” “형하고 붙어먹던 여자가 어떻게 동생하고 결혼할 수 있겠냐고 말씀드리라는 거잖아요.” 찻잔 속을 응시하던 그의 시선이 느리게 올라왔다. “정확해.” 깔끔하게 떨어지는 답변이었다.

고정점

운명처럼 정해진 선을 따라 만났던, 아니 만날 수밖에 없었던 우리는 인연이 아니라 악연이었을까. 필연처럼 운명처럼 끌렸든 고정점.반드시 만나야만 했던 두 사람이, 세 번의 접점을 통과하고 나면 나란한 평행선이 되기를 소망했다.***“원래 아침을 이렇게 먹어요?”식탁에 놓인 몇 개의 접시를 빠르게 눈으로 훑은 그가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며 물었다. 토스트와 베이컨, 스크램블을 두고 엄격한 표정을 짓는 그.[계약 전에 미리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식 조식은 어려워요.]조식 메뉴를 미리 공지했고 투숙객도 분명하게 인지했는데, 이제 와서 그가 다른 소리를 하면 곤란했다. “번거롭게 따로 만들 필요 없이 그쪽이 먹는 것과 같은 걸 먹겠다는 말이었는데.”[전 아침을 안 먹어요.]“왜죠?”[습관이에요.]“그럼 이제부터 먹는 습관을 들이면 되겠군요. 내일부터는 내가 음식을 준비할 테니 그쪽은 밥을 해요. 주방이나 식탁은 여기를 쓰든 거기를 쓰든 상관없습니다.”[아침을 같이 만들어 먹자는 말인가요?]“안됩니까?”너무도 당당한 태도에 영원은 잠시 멍한 얼굴이 되었다.

사랑이 나를 부를 때

“세상에 먹고사는 방법이 다양하다지만 이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은 처음 봅니다, 내연녀 송지안 씨.” 수만 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지안과는 다르게 무진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감정의 동요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얼굴은 평온해 보이기까지 했다.  “당신은 어쩌면 내 새어머니를 보면서 자신 역시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허나, NK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습니다. 그러니 박규형 전무의 부인이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버려요.” 무진이 이렇게 지안을 깔끔하게 비웃은 다음 날, NK 박규형 전무와 지안의 스캔들이 전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되는데. ⁝ “결혼합시다. 그쪽도 불륜녀보다는 이혼녀가 낫겠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마침내 무진이 입을 열었다.  “NK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다면서요.” “내가 마침 그걸 해낼 생각입니다.” 비틀어진 입가에 차가운 조소가 어렸다.

길사

*길사: 종가에 새 종손과 새 종부가 탄생했음을 조상에게 알리는 경사스러운 제사 명대호 선생 종가 수연당 길사의 날, 고 명기중 화백의 유작이 사라졌다. 열일곱 신이수가 스물하나 국지한을 처음 봤던 날이다. 그리고 11년 뒤. “나만 기억하는 거라고 하니까 별로 알려 주고 싶진 않았는데….” “네.” “역시 알려 주고 싶지 않네요.” 시작은 호기심과 흥미, 그저 조금 오래 머물던 눈길. “…그건 상무님의 비밀인가요?” “…이수 씨의 비밀처럼 말입니까?”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과 거짓을 감춘 채 연애가 시작된다. “상무님이 제 연극에도 출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거기서 나는 어떤 역할입니까? “…명주민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대단한 남자요.” ─오늘부터 합니까? 두 사람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어차피 사랑일 테니

“그 짓은 언제까지 할 생각입니까?”“내가 위협받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알고 싶어요.”열세 살에 재벌가로 편입된 부방 식품 셋째, 미운 오리 새끼 지서은. “우린 정략결혼이잖아요. 회장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이렇게 자존심도 없이 매달릴 줄은 몰랐는데, 혹시 내가 아니라면 달리 갈 데가 없습니까?”태음 그룹 막내 손자, 유통 신규 사업 본부 사도영 상무는결혼 상대 지서은의 정체를 알게 된 뒤 파혼을 요구한다.그러나 파혼을 요구받고 돌아오는 길, 서은은 사고를 당하며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그리고 마침내 하나둘씩 풀리는 과거의 비밀들....“불운한 A와 운 좋은 B가 만나면 어떻게 될 것 같아?”“마침내 평범해지겠죠. 너무 좋지도 너무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로.”“처맞고 다니지 마.”“덕담도 고맙고요.”그녀를 꾸준히 싫어하던 서울 도련님과 잘 넘어지던 시골 여자아이가 긴 시간을 넘어 운명처럼 다시 마주했다.어디 한번 무시하고, 외면하고, 힘껏 도망쳐 봐.어차피 사랑일 테니.

에버 애프터(Ever After)

“부모님 일에 취업 준비에, 그 와중에 연애까지 하면서 참 열심히 사네?” 선량해 보이지 않았던 시민을 폭행해 일간지에 대서특필된 불스 그룹 류 회장의 손자 류지승.  그는 지리산 등반길에서 보람슈퍼 딸 연시은을 만난다. 오래전 죽은 그 애를 닮은 그녀를. 불스 그룹이 아닌 기음 그룹에 입사한 지승은 그곳에서 신입 사원 연시은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러는 대리님이야말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 내가 무슨 말을 했는데. “…사람들이 오해할 만한 말씀을 하셨잖아요.” - 다른 대답이 더 좋았을까?   가끔 어떤 거대한 폭풍우 같은 것이 불어오기 직전의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를테면 나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거라는 예감 같은 것.   “그런데 나는 아직도 어딘가를 떠나온 것 같아요. 늘 돌아갈 곳이 남아 있는 기분이에요.” 타인에게 관심 없고 모두에게 불친절한 지승이 연시은에게 직진하며 20여 년 전 기음 그룹에 일어났던 불행한 사건의 비밀이 풀어진다.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특별 외전

“왈츠를 추고 나면 내가 선물을 줄게. 당신이 가장 바라는 선물을.” 기업 간의 정략 결혼으로 부부가 된 연아와 세준. 결핍과 트라우마를 가진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냉담하고 외로웠다. 엇갈리던 마음을 붙잡으려 애써도 연아에게 남은 건 절망으로 무기력해진 삶이었다. 연아가 제 곁에서 불행할 뿐이라는 걸 깨달은 세준은 결국 놓아주기로 결심한다. 끝내, 그는 정원에 홀로 남아 텅 빈 자리를 바라보며 인정했다.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 게 아니라는 말도, 떠났어도 계속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그 사람을 찾는 것보다, 그 사람을 보지 않기 위해 견뎌야 하는 시간이 훨씬 더 고통스러울 거라는 말도. 연아의 말이 맞았다. 지금의 나처럼.

윈터 인 써머(winter in summer)

“어떤 여름은 춥고 쓸쓸하지. 내겐 네가 차가운 여름 같아.” “그렇게 가끔 일해서 월급 받겠어요?” 시강 바이오제약 신 회장의 유일한 직계 손, 법무팀 수장인 신태문 상무. “전 낙하산이라서 괜찮아요.” 해동 종합산업개발 함 회장 집 별채에 사는 간헐적 알바생 이비채. 차가운 풀장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어린 여자애가 십수 년 뒤 머리에 꽃을 꽂고 신태문 앞에 나타났다. 여전히 파리한 낯빛에, 무감한 표정을 갑옷처럼 두른 채로.  “낙하산 잘못 타면 죽습니다.” “낙하산을 타지 않아도 사람은 쉽게 죽어요.” 서로의 진짜 정체를 감춘 채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는 두 사람. 이비채는 수상하고 신태문은 그보다 더 수상하다. “상대방을 힘들게 하느니 그냥 내가 힘든 게 낫다. 이게 바로 사랑 아닙니까?” “잘못 알고 있네. 그거 사랑 아니야.” 무더운 여름에도 한겨울 같던 어린 여자애. “어렵게 살고 싶지 않다며. 피해 주고 싶지도 않고.” “…….” “쉽게 살아요. 머리에 꽃이나 꽂으면서.” 태문은 자신이 꽤나 동정하는 이비채를 눈앞에서 치워버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