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 “아…….” 이게 무슨 일이지? 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 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작품입니다.쿵!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멘트 바닥에 나동그라진 뒤였다.“아…….”이게 무슨 일이지?목덜미가 선득할 정도로 공기 흐름이 달라졌다. 이국의 밤공기에 날이 섰다고 느낄 무렵 불길한 예감을 적중하듯 시야 사이로 수제화 한 켤레가 파고들었다. 기다란 다리를 거슬러 오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매섭게 표정을 굳힌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악마라도 본 얼굴이군.”* * *결혼 한 달 전 갑자기 파혼을 통보받았다.살기 위해 허니문으로 예약했던 뉴욕에 홀로 향한 유주는 사고로 악마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알고 보니 그 남자, 세계적인 명품 로퍼 '스토즈'의 CEO이자 AC팔레르모의 구단주, 악명 높은 이태리 마피아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라는데…….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남자에게 찍혀버렸다. 유주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안녕.” 무심코 인사를 뱉어 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리가 ‘안녕.’ 하고 인사할 사이인가. “…하세요.” M홀딩스 이사이자 해신 그룹의 개라 불리는 남자, 권정헌. 그와 11년 만에 나선 갤러리에서 조우한 갤러리스트, 고우연. “어디까지 할 수 있어요?” 테두리가 선명한 검은 눈이 우연에게 고정되었다. 묘한 질문과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선에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다. “여기에선 원하는 걸 다 구할 수 있다고 들어서.” 끝이 좋지 않았던 첫사랑은 불시에 나타나 우연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여름이 타는 줄도, 가을이 지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던 그때와 다르게, 열아홉과 서른하나의 간극을 또렷하게 지닌 채로. 《이븐 모어》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그래서, 어떻습니까? 나는?”류태한입니다, 하고 반듯하게 인사하던 해신그룹 차남이자 오너의 일가, 그리고 사주의 아들.언감생심 꿈꿔 볼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남자가 물었다.불의의 사고로 상처를 극복하느라 흩날렸던 20대의 끝자락에서, 서은은 흔들렸다.“제가 많이 계산적이에요. 손해가 날 것 같으면 빠르게 손절하죠.”적당한 계산 속에 내두른 방패를 가르고 그가 말했다.“그럼 한번 재 봐요.”“네?”“계산적이라면서. 그럼 실컷 재고, 어떤 결론이 나는지 알려 줘요.”그러니까 시작하지 말자는 말을 하고 있는데, 실컷 재고 결론을 알려 달라니.“나도 목적 달성에 한해서는 어디서 지지 않으니까. 계산적인 주서은 씨하고 대책 없는 나하고, 어느 쪽이 더 승산 있는지. 궁금하잖아요.”“굳이 그럴 이유가….”“마음에 들어서.”그가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서은에게 말했다.“이렇게는 물러설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네가 그렇게 콧대가 높다면서.”국회의원의 사생아라는 딱지를 달고도 절대 꺾이지 않는 여자, 윤이서.그녀에게 든 감정의 시작은 내기였다.“그래서 내가.”“…….”“너 꺾어 보려고.”모든 걸 가졌기에 세상이 무료한 남자, 류태조.“우리 세 번째 만나는 날, 잘 거야.”쥐어뜯을 것 같은 시선과는 다르게 커피나 한잔하자 묻는 정도의 가벼움이었다.그의 관심은 단순한 흥미에 지나지 않았다.알면서도 충동적으로 시작된 일탈.이것이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나락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더라도, 사랑은 아니길 바랐다.일러스트: 감람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손을 떼고 돌아서라는 경고조차 소용없었다. 의리는 더 깊은 것들을 나누는 사이에서나 가능하다던 오빠 친구와 마주한 시선 사이로 서로를 향한 욕망이 겹겹이 쌓였다. “그런 눈으로는 보지 말고요.”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던 친구 동생, 지하연은. 친오빠의 친구이자 두 번 파혼한 과거를 가진 남자, 류진한의 먹이였다. “내가 널 어떻게 보고 있는데.” 눈가를 쓸어내리며 알고도 묻는 표정은 뻔뻔했다. 안기고 싶다. 당기고 싶어. 진득한 시선 속에 점철된 감정을 마주할수록 하연은 견딜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내가, 욕심나는 눈.” 머뭇거리던 그의 손가락이 코끝을 슬쩍 누르고, 인중을 지나 마침내 입술을 긋고 내려왔다. 다시금 그의 품에 파묻혀 입술을 물고 싶은 욕구를 일깨우듯이. 선이 또렷한 입술 경계를 매만지던 손끝에 하연의 입김이 닿았다. “정답.” 달큼한 숨이 흘러들었다. 결국은 예견된 일.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함께 뒤척이며 생각했다. 여름에 시작되어 여름에 모든 걸 잃은 너에게 이번만큼은 일생에서 가장 찬란한 계절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엔드리스 서머(Endless Summer)》
의욕과 달리 파리만 날리던 출판사 프런티어에협업을 제안하며 동아줄을 내린 AZ그룹의 후계자, 공주헌.“다시 일하게 된 소감은요?”“조… 습니다.”“뭣 같습니다, 라고 얼굴에 쓰여 있지만 좋다고 하니 믿겠습니다.”AZ그룹 회고록 출간을 위해 그를 마크하기로 한 3개월.빨간 펜을 든 공주헌만큼 무서운 게 없지만. “마지막은 뭡니까? 공포의, 주둥아리. 헌은?”“허, 헌신하겠습니다.”시비를 걸듯 시선을 건네고.“생각보다 난 서원영 씨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어요.”간섭 같은 관심을 보이며.“글쎄요. 어쨌거나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 건 맞으니까.”호의를 운운하는 남자의 순정은 기어이 너울을 일으키는데.*“저희 이러면 안 되는 거… 아시잖아요.”질끈 눈을 감았다 뜨며 욕망을 삼키려는 순간, 원영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손길이 금세 단추가 달린 상의로 내려왔다.“이러는 건 되고?”톡, 그의 손끝에서 단추 하나가 풀어졌다.달로 현대 로맨스 장편 소설 <플러팅 게임>
※ 본 작품은 19세 관람가 작품을 15세이용등급에 맞게 클린버전으로 수정한 작품입니다.야반도주하듯 파리로 떠났던 강이도가 2년 만에 돌아왔다.“아니야.”몸 선이 다 비치는 얄팍한 연회색 스포츠 티셔츠 아래로 사뿐사뿐 걸을 때마다 현혹하는 검은색 쇼츠가 문제였을까. 아니면 자신감 때문이었을까.“이제 슬슬 관심이 생기나 보지?”“뭔 소리야.”“아니면 눈 좀 떼.”“미쳤어?”아웅다웅. 티격태격.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질긴 인연.관계 정리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하여간 밝혀.”“밝히긴. 하…. 너 진짜… 외국물 먹더니 발랑 까졌어. 알아?”“확인해 봐, 그럼.”서로에게 연결된 줄을 적당히 밀고 당기며 지켜 온 우정의 축이 기울어진다.이번에는 절대로 헷갈릴 수 없는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