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에토
모리 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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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다

<다시, 만나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의 작가 모리 에토가 전하는 인생의 특별한 만남에 관한 여섯 빛깔 이야기 「다시, 만나다」는 소설의 삽화를 그리는 일러스트 작가와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 「마마」는 어려서 잃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상상 속에서 재구축한 남자와 그의 아내가 된 여자, 「매듭」은 초등학교 시절의 생을 짓누르는 어두운 기억의 매듭을 풀기 위해 다시 만난 그 시절의 친구, 「순무와 셀러리와 다시마 샐러드」는 저녁 시간 도심에서 언뜻 스친 살인범을 뉴스에서 다시 보게 되는 중년의 여자, 「꼬리등」은 세상과 세상을 오가며 옴니버스식으로 전개되는 세 이야기 속 남녀와 투우, 「파란 하늘」은 위기 상황에서 죽은 아내의 환영과 다시 만나는 남자와 그 아들의 이야기다.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다시, 만나다』는 이렇게 일상 속에 자리한 만나고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일시적이든 영원하든 어제의 만남과 헤어짐이 낳은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안타까움과 애틋함을, 오늘 다시 만나 매듭을 풀듯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한다. 지금의 삶에서 다하지 못한 만남을 다음 세상에서 다할 수 있기를 기약하며 오늘의 삶을 새롭게 승화시키고 만남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

클래스메이트1

<클래스메이트1> 『클래스메이트』 ’1학기’와 ‘2학기’는 중학교 1학년 한 반의 1년간을 클래스메이트 스물네 명의 시점으로 릴레이하듯 이어간 연작소설이다. 이제 막 청소년 문턱에 들어선 한 학급 스물네 명 모두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로, 중학생들은 “이거 완전 내 얘기!” 하며 절대 공감할 내용이다. 그 또래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선생님과 부모는 아이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데 훌륭한 소재이자 지난날의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는 어른들의 옛날이야기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그 다감한 시기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듯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검은 마법과 쿠페 빵

<검은 마법과 쿠페 빵> <추천평> 이 소설은 일본소설이지만,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연작,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은희경의 『새의 선물』, 이명랑의 『꽃을 던지고 싶다』, 이근미의 『17세』와 같은 여성 성장소설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편으로는 더 낮은 곳에서 더 쉽게 독자를 장악하는 일본소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중적 요소를 갖춘 소설이기도 하다. 일본은 미워도 일본 소녀를 미워할 수 없음이, 또 일본소설을 무시할 수 없음이, 이 소설로 확인되었다. 역시 문학은 동질감의 확인이고, 공감의 확산이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소녀들은 사랑하고, 질투하고, 웃고 울고, 재잘거리고 그리고 별을 바라보며 성장한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소설이다. - 하응백(문학평론가) 내가 이 소설을 보고 울었다면, 나의 영등포 시장에서의 소녀 시절이 다시금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했고, 지겨웠고, 순수했고, 즐거웠고, 또 안타까웠던 지나가버린 소녀 시절의 절실함이 이 소설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검은 마법과 쿠페 빵』은 여자에게 어린 시절은 무엇이었는지, 사춘기는 어떠했는지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렇게 해서 나는 여자가 되었구나! 그리고 엄마가 되었구나! - 이명랑(소설가) 초등학교를 졸업해 중학교에 진급하면서 몰려드는 초조와 불안, 그리고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면서 빗나가기 시작해 일명 불량청소년으로 치닫던 중학교 시절, 그리고 실연의 상처와 사회의 일면을 체험하며 앞으로 자신은 무슨 일을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는 그녀는, 지금 “자신은 건강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것은 흔들리면서 열심히 살았던 10대라는 시절이 있었기에, 좌절할지라도 앞으로 나아갈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믿기에 미래가 두렵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나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어떤 자신감과 용기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 10대에 겪었을 일들, 거기에서 오는 느낌과 생각, 혹은 무엇을 느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찰나를 고스란히 되살리고 있어, 독자들은 ‘어머, 내 이야기야.’, ‘우리 반에도 이런 애가 있었어.’, ‘나도 그랬는데.’라면,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양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일본소설 특유의 눈높이를 낮춘 감각적 성장소설로, 10대 시절의 회상을 통해 인생의 참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감동적 성장소설이다!